[강경래의 CEO스토리]'찜질방 전전' 기업가…中에 1억弗 수출 '인생역전'

김태곤 파이온텍 대표, 中빠이e국제그룹에 화장품 등 1억달러 수출 계약
빠이e국제그룹과 글로벌 뷰티 브랜드 '라디올럭스'도 공동 출시·판매키로
과거 경영난으로 찜질방 전전, 황철주 주성 회장 '엔젤투자'로 기사회생
'볼륨톡스' 출시 후 승승장구, 화장품 이어 건기식 등 영역 확장
  • 등록 2019-10-05 오전 6:00:00

    수정 2019-10-05 오전 6:00:00

김태곤 파이온텍 대표(파이진글로벌 회장)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최근 국내 한 뷰티 관련 업체가 중국에 대규모로 화장품을 수출키로 하면서 업계 관심을 불러 모았다. 파이진글로벌이 그 주인공. 이는 현재 미중무역갈등과 함께 한일경제전쟁 등 글로벌 무역 환경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나온 결과여서 의미를 더했다.

파이진글로벌은 중국 빠이e국제그룹에 화장품 등 개인 유전자 맞춤형 솔루션 ‘지니코드28’(genecode28)과 함께 비즈니스모델 사용권을 향후 3년 간 총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로 공급하기로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

빠이e국제그룹은 중국시장에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방식으로 판매하는 유통업체로 연매출은 1조원에 달한다. 파이진글로벌이 빠이e국제그룹에 공급하게 될 지니코드28은 ‘DTC’(Direct-to-Consumer)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후 총 165가지 처방을 통해 화장품 등을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솔루션이다.

뿐만 아니라 파이진글로벌은 빠이e국제그룹과 함께 기능성화장품(코스메슈티컬)과 건강기능식품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이너뷰티 브랜드 ‘라듀올럭스’(LaDuollux)도 공동 출시했다. 빠이e국제그룹은 향후 라듀올럭스 제품군을 중국시장에 공급하는 한편, 파이진글로벌은 동남아 등 중국 외 시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이뤄진 대규모 화장품 수출.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김태곤 파이온텍 대표다. 기능성화장품에 주력하는 파이온텍은 자체 개발·생산한 제품을 파이진글로벌에 납품한다. 파이진글로벌은 파이온텍 제품군을 국내외 시장에 독점으로 공급하는 형태다. 김태곤 대표는 파이온텍 수장과 함께 파이진글로벌 회장을 겸한다.

이렇듯 최근 뷰티업계에서 주목 받는 김태곤 대표에게도 과거 빚쟁이를 피해 찜질방을 전전해야 했던 ‘흑역사’가 있었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그는 다국적 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하지만 그는 ‘젊음’ 하나 밑천 삼아, 나이 서른이던 2001년에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나노화 기초기술 및 분리정제기술 등을 바탕으로 공기청정기를 출시할 수 있었다. 다행히 관련 제품은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고 회사 실적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기업공개를 위한 파트너를 만났다. 하지만 이게 화근이었다. 파트너가 회사 자금을 모두 빼내 달아난 것. 이후 김 대표는 은행과 외주생산업체, 부품협력업체 등 사방에서 자금 압박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는 채권자들을 피해 2년여 동안 찜질방을 전전해야만 했다.

사실상 ‘인생의 절벽’에 내몰린 김 대표는 서둘러 사업전환을 모색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공기청정기 노하우를 나노 바이오 기술로 발전시켜 화장품 사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나노 이중 캡슐화와 미세 버블링 등을 이용해 화장품 유효물질을 피부 깊숙이 전달하는 기술을 구현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이 기술로 2006년 대한민국 벤처창업대전에서 산업자원부장관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상을 받을 당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036930) 회장이라는 뜻밖의 인연을 만났다. ‘벤처 1세대’ 기업인 황 회장은 1995년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해 반도체 증착장비 분야 글로벌 회사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황 회장은 당시 김 대표에게 인사치레로 “어디에 사는가”하고 물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찜질방에 삽니다”라고 답했다. 가벼웠던 대화는 이내 심각해졌고, 황 회장은 “어떻게 하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나”라고 물었다. 김 대표는 “25억원이 있으면 가능할 듯합니다”라고 답했다. 황 회장은 며칠 후 휴지조각에 불과한 파이온텍 주식 일부를 25억원이란 거금을 들여 사들였다. 김 대표가 가진 ‘열정’ 하나 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황 회장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김 대표는 이내 빚을 청산하고 공장을 지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오랜 연구·개발(R&D) 과정을 거쳐 2015년에 ‘볼륨톡스 오리지널’ 제품군을 출시할 수 있었다. 다행히 이 제품은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수백만개가 팔리면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볼륨톡스 오리지널을 앞세워 내수시장에 안착한 김 대표는 이제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빠이e국제그룹과 협력 하에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영토 확장에 나섰다. 화장품 외에 건강기능식품 등 제품군 확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추후엔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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