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이집트에서 군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유혈 진압으로 사상자의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에 과도 내각은 전격적인 총사퇴를 발표했다.
| ▲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위대의 모습(출처:가디언) |
|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AP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집트의 민주화 성지로 불리는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권력 이양을 하지 않는 군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이에 경찰과 군은 최루탄과 고무탄 등의 진압도구를 이용,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사흘 동안 최대 3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의 수도 1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이로 외에 알렉산드리아와 수에즈, 키나 등 다른 도시에서도 시위가 점차 확산되는 등 이집트인의 성난 민심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이에 이집트 과도 내각은 총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모하메드 헤가지 정부 대변인은 현지 관영뉴스통신사인 메나를 통해 에삼 샤리프 총리가 최고군사위원회에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부의 수용 여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정국 혼란이 계속되면서 오는 28일로 예정된 하원 선거의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당초 계획된 이집트의 민주화 일정도 상당 부분 난항을 겪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