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국내외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아왔던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33년간 집권했던 권력을 내놓고 대통령 권좌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살레 대통령은 사우디 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지켜보는 가운데 권력이양안에 서명했다.
서명 후 압둘라 사우디 국왕은 "이제 예멘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음을 선언한다"며 "사우디는 예멘의 지원자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이양안에 따르면 살레 대통령은 즉각 권력을 압둘 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에게 이양한다. 하지만 살레 대통령은 선거로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명목상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살레 대통령이 퇴진하게 되면 `아랍의 봄` 영향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퇴진한 국가수반은 총 4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살레 대통령의 퇴진 소식이 전해지자 예멘 국민들은 길거리로 나와 춤을 추며 승리를 환호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도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환영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살레의 퇴진은 예멘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이제 예멘 국민들은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살레 대통령은 지난 1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자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며 1000명 이상의 시민을 숨지게 해 국제 사회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