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업무보고]‘창의성’ 내세운 과기부 R&D…부처간 마찰은 ‘난제’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올해부터 국가연구개발(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권한을 확보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구자와 창의성에 방점을 찍었다. 혁신성장의 씨앗이 될 창의적인 연구결과 이끌기 위한 조치다.

반면 기초·원천 R&D 통합과정에서는 타 부처의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24일 세종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2018년 정부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R&D 계획을 보고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4월부터 500억원 이상의 국가R&D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권한을 기획재정부로부터 넘겨받아 행사한다. 그간 기재부는 국가R&D 예타에서 지나치게 경제성을 고려하고 필요 이상의 시간을 끈다는 지적을 받았다.

먼저 과기정통부는 종전 평균 1년 이상 걸렸던 예타 조사 기간인 절반인 6개월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예타 기간이 단축되면 예산 집행도 빨라지기 때문에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경제성 비중도 대폭 낮출 계획이다.

R&D 평가·관리체계도 연구자 중심으로 달라진다. 종전에는 결과·관리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자율·창의·신뢰를 기반으로 한 선도형 R&D 시스템으로 변화한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연구자의 창의성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취지다.

과기정통부가 올해 신진연구자 지원예산에 전년도 1482억원에서 약 28%(408억원)포인트 증가한 1890억원을 책정한 것도 창의적인 연구를 이끌기 위한 맥락이다. 자유공모 기초연구 예산도 전년(8822억원) 대비해 약 10%포인트가 증가했다.

과기정통부는 정부출연기관연구소(출연연)의 창의적 연구를 저해하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받는 성과주의예산제도(PBS)도 대폭 손질한다. PBS체계에서는 과제를 수행하는 만큼 예산을 얻기에 고유 기관의 연구보다 결과가 나오는 연구에 치중하게 된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PBS 폐지의견도 현장에서 많이 나와 옵션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출연연의 경우 한 부처가 아닌 여러 부처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PBS 폐지는 타 부처와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질병, 식품위생, 범죄예방 등과 관련된 투자도 전년 3800억원에서 올해 18%포인트(690억원) 늘어난 4490억원이 책정됐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예산방향을 2019년에도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여러 부처에서 진행 중인 기초·원천 R&D 통합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타 R&D를 진행 중인 타 부처에서 이를 순순히 내줄지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타 부처와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국정과제에 포함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며 “부처사이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라 과학혁신본부에서 가이드라인 만들고 협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