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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11월 한국은행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은 24일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 회의인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3.25%로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2년 7월 이후 10년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해 8월 이후 1년4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총 2.75%포인트 인상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다음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전문.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00%에서 3.25%로 상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높은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인상폭은 경기 둔화 정도가 8월 전망치에 비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완화되고 단기금융시장이 위축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0.25%p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세계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 및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 지속,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졌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로 위험회피심리가 일부 완화되면서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으며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원자재가격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 향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국내경제는 소비가 회복 흐름을 이어갔지만 수출이 감소로 전환하는 등 성장세 둔화가 이어졌다. 고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둔화되었지만 낮은 실업률 수준이 이어지는 등 양호한 상황이 지속되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치(2.1%)를 상당폭 하회하는 1.7%로 전망된다.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전기·가스요금 인상, 가공식품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10월에도 5.7%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대 초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경기 둔화 영향 등으로 상승률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5% 수준의 높은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및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치(5.2% 및 3.7%)를 소폭 하회하는 5.1% 및 3.6%로 전망되지만, 환율 및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전기·가스요금 인상폭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국 통화긴축 속도 조절 기대 등으로 장기 국고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주가가 상승하였지만, 단기금융시장에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기업어음(PF-ABCP) 등의 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거래도 위축되었다. 가계대출은 소폭 증가에 그쳤고,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폭이 확대되었다.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
- "은행업, 예금금리 경쟁 과열…당분간 투자의견 중립"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금융당국의 금융 안정 지원에도 카드채 등 회사채 스프레드가 연일 상승하고 저축은행,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의 유동성 위험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 키움증권은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4일 “금융사의 유동성 위험은 단기간 과도한 금리 인상이 금융회사 및 기업의 유동성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한국보다 더 높은 기준금리 인상을 추진한 미국도, 금리 인상에 고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여타 선진국도 한국처럼 유동성 위험이 수면 위에 드러났다는 보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7월에서 10월까지 4개월간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인상했는데, 4개월간 은행 저원가성 예금은 전체 수신의 5%(저원가성 예금의 12%)가 이탈했으며 평균 잔액 기준 조달금리도 같은 기간 0.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미국 등 해외 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저원가성 예금 이탈을 어느 정도 겪고 있지만 한국처럼 규모가 크지 않으며, 예금 확보를 위한 과도한 예금금리 인상 경쟁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서 연구원은 “미국, 대만 등 주요 대형은행의 조달금리 및 대출금리 상승 폭은 제한적이며, 이 과정에서 높은 순이자마진 상승의 수혜를 입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장기화될 경우 여타 선진국 금융회사, 금융시장 역시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지만 현재 여건 상 금리 인상이 유동성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과 달리 영향이 제한적으로 금융위기, 외환위기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정책당국은 은행의 과도한 예금금리 경쟁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 연구원은 “금융회사간 과도한 금리 경쟁에서 문제가 비롯됐다는 판단으로 의미 있는 변화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이를 금융 안정을 위한 정책 기조의 전환으로 볼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등 금융회사 경쟁을 유도해 대출금리를 낮추려는 정책 또한 준비하고 있다. 이미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역대 보지 못한 수준에 직면해 있고, 향후에도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정부는 채권시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행채 발행 자제를 요구한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 규제로 충분한 예금 확보가 어려워진다면 은행의 자금 중개 능력마저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평이다.서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빨라지면서 금융안정을 위한 은행의 부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유동성 지원과 같은 간접적 영향을 넘어 순이자마진,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접적인 지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은행업종에 대한 중립의견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 분석대상이 '고객'…'매도' 말했다간 거래 끊기고, '중립'도 눈치 보여
- [이데일리 안혜신 양지윤 기자]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투자의견은 이제 못 믿겠어요. 작년 이맘때 23만~24만원으로 목표가를 제시하고선, 이제 와서 ‘매도’ 의견도 없이 6만~7만원이라니요.”컴투스 주주 A씨는 “애널리스트들이 양심이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16일 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6만5000원으로 기존 11만원에서 40.9%나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불과 1년 만에 목표주가를 최대 70% 이상 낮추면서도 매도 의견은 내놓지 않았다. 이날 컴투스 주가는 장중 6만5600원까지 올라 목표주가를 넘어섰고, 종가 기준 상승여력은 1%대에 쳤다. 주주들은 사실상 매도하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매도’ 금기 깼다간…거래 중단에 탐방 기회 박탈 ‘후폭풍’올해 국내외 증시가 역대급 하락장을 맞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매도 리포트를 찾아보기 힘들다. 손절 시기를 놓치거나 증권사의 부정적 리포트로 주가가 떨어진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무책임하다”며 아우성을 치는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리포트가 한결같이 ‘매수’ 일색인 이유는 연구원들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증권사 입장에서 기업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존재다. 분석 대상인 동시에 고객사이기도 하다. 특히 기업금융(IB) 부서는 기업공개(IPO), 주식·채권 발행, 인수합병(M&A) 등 기업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한다. 증권사 수익의 상당 부분이 IB 사업부에서 나오는 만큼 기업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은 일종의 자해 행위로 여겨진다. 더구나 리포트를 발간하는 리서치센터의 경우 증권사 내부에서 돈을 쓰는 ‘비용부서’이다보니 안팎의 입김에 더욱 취약하다는 평가다. 연구원 입장에서도 ‘득’보단 ‘실’이 많다는 항변이 나온다. 매도 리포트를 발간하면 해당 기업들로부터 탐방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정보 수집도 제한된다. 실적 추정과 분석은 해당 업체의 기업설명(IR) 담당자와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기반으로 이뤄지는데, 매도 의견을 내면 업체 담당자가 소통을 거부하는 게 다반사다. 애널리스트의 눈과 귀가 막혀 기업 분석이 아예 불가능해진다는 얘기다.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도 의견을 내면 기업 출입 금지 뿐만 아니라 회사와 대출 등 기존 거래도 다 끊어버리기 때문에 내부에서 연쇄적인 갈굼(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면서 “‘중립’ 의견을 내더라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그조차도 쉽지 않다”고 푸념했다. 한 고참급 연구원은 “특정 산업을 오래 맡은 시니어들은 해당 기업과 오랜 기간 관계를 형성해 그나마 ‘중립’ 의견을 내는 것은 가능하다”면서 “다만 보고서가 나오기 전 업체에 미리 연락해 귀띔을 해야 서로 껄끄럽지 않게 넘어갈 수 있다”고 털어놨다.◇분석 대상이자 고객사 ‘딜레마’…결국, 콘텐츠의 문제정보기술(IT)과 조선, 철강 등 업종에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이 투자의견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의 입김이 강한 기업들도 여의도발(發) 리포트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왕왕 있다는 게 증권가 전언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도 연구원들이 움츠러들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종목 투자자들로부터 협박성 전화가 쏟아지는 것은 물론 지점 영업장의 경우 고객 이탈을 각오해야 한다. 이 같은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투자의견은 뒷북 조정이 되기 일쑤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불신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최근 투자의견이 조정된 카카오페이(377300)가 대표적인 예다. 씨티증권은 지난달 초 실적 악화를 예상하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과감하게 낮췄다. 반면 국내 일부 증권사들은 중립이나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 의견을 내는 데 그쳤다. 완곡한 매도 의견이다. 투자자들에게 눈치껏 대응하라고 신호를 주되 해당 기업으로부터 면죄부를 얻는 꼼수를 부린 셈이다. 한 개인 투자자는 “국내 증권사들은 주가가 하락 추세를 보이거나 급락할 때 뒤늦게 뒷북치듯 투자의견을 내기 때문에 무시하는 편”이라며 “오죽하면 증권사에서 매수 의견이 나올 때 팔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겠느냐”고 꼬집었다. 낙관론 일색인 보고서 관행을 깨기 위해서는 콘텐츠에 제값을 쳐주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는 고객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일종의 미끼 역할을 한다. 반면 해외 증권사의 경우 투자자들이 비즈니스에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유료로 제공한다. 물론 국내 증권사의 보고서는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일부 완화해주는 순기능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콘텐츠는 질이 담보되지 않아 보고서 전반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매수, 매도 의견과 무관하게 기업분석을 잘한 보고서에 인센티브를 주고, 콘텐츠를 유료로 전환해 연구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해외처럼 독립리서치를 활성화시켜 문화도 함께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