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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대상 이 작품]자기 이야기가 가져오는 치유와 구원
- [김미희 연극평론가] 이성열 연출의 ‘서교동에서 죽다’(7.1~17, 씨어터 쿰)가 지난해 6월 짧게 선보인 후 1년 만에 같은 공간에서 다시 관객을 맞았다. 실향민의 후예로 미국에 거주하며 작품을 발표해온 고승범이 자신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희곡이다. 작가가 오랫동안 부여잡고 마침내 풀어놓은 자전적 이야기로, 자기 치유와 구원을 찾아가는 연극이다.연극 ‘서교동에서 죽다’의 한 장면. (사진=극단 백수광부)미국에 사는 59세 진영이 암이 재발한 누나를 보러 한국에 돌아와 조카 도연을 만나며 자신의 아픈 개인사를 들려주는 내용이다. 과거 어느 특정한 날의 풍경을 복원하는 글쓰기를 시도한다는 도연을 통해 진영은 1974년의 어느 날, 자신의 모습을 기억으로 소환해 낸다.서교동에서 살던 진영의 가족은 부친의 사업실패로 화곡동 시장통으로 이사를 하며 고단한 삶을 살게 된다. 부친은 간경화로 누워있었고, 모친은 과일장사에 바빴으며, 형 진석은 장남의 기대를 안고 학원다니기에 바빴고, 누나 진희는 집안일을 떠맡았다. 차남 진영은 어린 동생 진수를 돌보며 아버지의 약심부름과 집안 연탄불 관리를 책임져야 했다. 부친의 심부름으로 작은 아버지댁으로 돈을 빌리러 가는 날이면 수치심으로 죽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어느 날 돈 심부름을 위해 동생 진수에게 연탄갈이를 맡기고 나갔다 돌아온 진영은 연탄가스에 중독돼 쓰러진 동생을 발견한다.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동생이 죽은 그해 겨울, 진영은 자신도 죽었다고 선언한다. 현재 치매에 걸린 모친의 시간도 1974년에 멈춰있다.연극 ‘서교동에서 죽다’의 한 장면. (사진=극단 백수광부)무대는 현재와 1974년 그 날의 풍경들을 수시로 넘나든다. 배우의 연기 공간에 따라 현재와 과거, 현실과 환상의 세계로 변신한다. 나무판자로 덮여 있는 무대, 쓰러질 듯 경사져 틈새가 벌어진 바닥은 밟으면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1974년 위태롭던 진영의 집을 시각화했다.진영의 1974년 세상은 외롭고 갑갑하고 억압적이었다. 탈출을 꿈꾸던 그는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나 동생의 죽음에 대한 그의 죄의식을 떨쳐내지는 못했다. 그런데 도연의 글쓰기로 인해 진영은 50여 년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과거의 어두운 기억들을 조카에게 들려주고, 조카가 삼촌의 기억을 토대로 소설 ‘서교동에서 죽다’를 완성했기 때문이다.환갑을 바라보는 작가가 자기의 내면과 정면으로 만나 가족에 대한 죄책감을 털어놓는 솔직함과 용기는 ‘밤으로의 긴 여로’를 쓴 유진 오닐을 연상시킨다. 다만 고승범은 오닐처럼 사실주의적 방식으로 풀지 않았다. 자기연민을 피하기 위해 보다 냉철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진영이 등장인물과 내레이터 사이를 드나들고, 도연이 그의 청자로 존재하는 이유다. 연극은 파편적이고 부정확한 기억을 복원하는 일이 사실의 진위를 따지기 위함이 아니라, 가슴 한 켠에 자신을 붙들고 있는 아픔과 화해하고 자기치유에 이를 수 있다고 일깨운다.모든 연기자들이 균형감 있고 절제 있는 연기로 연극의 완성도를 높였지만 박완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외로운 영혼 진영 역을 유머러스하고 건들건들한 연기로 너무도 독창적으로 구현해 냈다.고승범의 대학 연극반 동기인 이성열 연출은 누구보다 작가를 잘 이해하는 듯하다. 작은 소극장 공간에서 효율적인 공간 구획으로 과거와 현재를 드나드는 배우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진영의 자기 이야기에 거리를 두게 하면서도 관객의 가슴을 멍멍하게 만드는 노련한 연출력을 보였다. 연극 ‘서교동에서 죽다’의 한 장면. (사진=극단 백수광부)
- 휠체어 탄 김지우씨 “한국 사회, 무해한 장애인 원해”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5호선 광화문역에서 열린 ‘제34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에서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하고 있다. 전장연은 내년도 본예산에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장애인 권리 4대 법률 제개정, 서울시의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 재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 중에 있다(사진=뉴시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 사회는 무해한 장애인을 원합니다. 도와줘야 하는 불쌍한 존재로 인식할 때는 호의적이지만, 장애인이 권리를 요구하면 비난과 조롱의 말을 서슴지 않죠.”뇌병변 장애를 가진 유튜버 김지우(21)씨가 경험해온 한국 사회의 민낯이다. 최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나 김씨는 시청자들이 자폐 스펙트럼을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는 열광하지만,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차가운 시선을 보이는 이유의 지점이 여기에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드라마 ‘우영우’의 등장에 대해서는 “반갑다”면서도 “현실에서는 장애인을 만나는 일도 쉽지 않다. 양날의 검처럼 느껴졌다. EBS ‘딩동댕 유치원’에 나오는 휠체어를 탄 친구 ‘하늘이’처럼 서사를 지닌 인물이 아니라, 그냥 학교, 놀이터에서 마주치는 것이 진짜 편견을 없애는 길”이라고 했다.첫 책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휴머니스트)를 펴낸 뇌병변 장애인 유튜버 김지우 씨가 매달 자신의 ‘휠체어 꾸미기’ 작업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이달의 휠체어’ 모습. 웨딩드레스, 한복 등 다양한 의상을 입고 그에 맞는 휠체어 디자인을 선보이는 화보 프로젝트로, 단순히 휠체어의 외형만 바꾸는 게 아니라 삶에서 휠체어를 어떻게 패션으로 치환하는지, 타인의 시선을 당당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사진=포토그래퍼 유흐름 제공).◇“출근길에 장애인이 없다”김씨는 7년차 인기 유튜버다. 고등학생 시절인 2017년부터 유튜브 채널 ‘굴러라 구르님’을 운영하며 장애 이슈를 다루고 있다. 그는 어리고 장애가 있는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장애 이슈를 건드릴 때마다 자주 소환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의 첫 책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휴머니스트)는 유투버이자 20대 여성, 휠체어를 탄 뇌병변 장애인으로서 겪어온 일상과 관계의 면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김씨는 “아무래도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이다보니 활자보다 영상에만 익숙해지더라. 유튜버 활동을 해오면서 언젠가 내 이야기를 정리된 무언가로 풀어내야겠다는 생각은 꾸준히 갖고 있었다”면서 “글로 만날 수 있는 독자층은 또 다를 텐데, 이번 작업을 통해 많은 독자를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웃었다.김씨 유튜브에 구독자가 많은 이유는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근사한 농담처럼 건넨다는 점이다. 이 같은 강점은 김씨의 책에도 잘 녹아있다. 이를테면 김씨 자신의 부모님 이야기를 꺼낼 때 엄마가 아닌 ‘현미’라고 지칭하는 식이다.“어린 내가 겪어야 했던 배타의 과정을 감당한 건 내가 아니고 현미였다. 그래서 현미는 자연스레 ‘쌈닭’이 됐다. 어릴 때 내게 익숙했던 현미의 모습은 뭔가 부당한 일이 생겼을 때 따박따박 따지는 거였다. (중략) 나와 분리되지 않는 삶을 산 현미는 어떤 것들을 견뎌야 했을까. 이제는 현미를 마주할 때다.”김씨는 엄마를 이름으로 부른 의도에 대해 “장애인인 저를 이야기할 때 가족 얘기를 빼고 쓸 수 없다. 좋든 싫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장애인으로서 가족들에게 돌봄을 받고 자란다. 다만 ‘엄마’ ‘아빠’라고 쓰면 사회적 맥락에서 모성애, 희생 같은 것들이 너무 쉽게 달라붙을 것 같았다. 장애인 부모로서 읽히는 게 아닌 그냥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고 말했다.성에 대한 얘기도 책에 거침없이 썼다. 그는 “장애 여성으로서 다층적 차별을 겪게 되더라. 출산을 장려하면서도 장애여성들은 임신중절을 권유받기도 한다”며 “당연한 욕망인 성욕도 장애인이 이야기를 꺼내면 공격 당하는 일도 적지않다. 정당하지 않다”고 했다. 책에는 장애 이슈를 다루는 기획자로서 장애인의 삶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 ‘덜’ 준비된 사회를 향해 어떻게 목소리를 낼지 등에 대한 사유와 통찰이 녹여져 있다. 준비가 ‘덜’된 사회를 향한 촌철살인도 잊지 않는다. 김씨는 책에서 “뇌성마비의 걸음이란 한 발자국, 손을 흔드는 타이밍까지 계산해야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지하철 엘리베이터가 있는 출구와 내가 가야 할 장소가 정반대라든지,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는 안내문을 본다든지, 환승을 하려면 리프트를 다섯 번 타야 한다거나 출구로 나가 100m 정도를 가서 다시 내려가야 하는 일 역시 다반사다. 지하철은 ‘대중교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꾸 대중이라는 말 안에 장애인이 있는 것은 까먹는 모양이다. 여전히 많은 것이 달라지지 않았고, 책임을 져야 할 사회는 조용한데 열의가 있는 개인만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는다.이길보라 영화감독 겸 작가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틈새를 유쾌하고 발칙하고 근사하게 가로지른다”며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휠체어를 탄 여성으로 살아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정확하게 한국 사회의 단면을 짚어낸다”고 적었다.그는 요즘 휠체어 꾸미기에 빠져있다. 지난해 9월부터 매달 한복, 웨딩드레스, 교복 등 다양한 의상을 입고 그에 알맞은 휠체어 디자인을 선보이는 화보 프로젝트 ‘이달의 휠체어’를 진행 중이다. 줄임말로 일명 ‘휠꾸’로 통한다. 단순히 외형을 꾸민다는 데 나아가 ‘당당함’을 획득하자는 의도를 담았다. 휠체어가 타인의 시선을 받아내는 수동적 존재였다면 타인의 눈길을 끄는 패션쯤으로 그 시선을 즐긴다고 했다.김씨는 ‘휠꾸’를 하나의 문화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어릴 적 ‘왜 나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지?’라는 생각을 품었던 만큼 장애 아동들을 모아 나만의 휠체어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다니는 김씨는 지난해 4월 ‘서울대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을 결성해 현재까지 관악구 예산지원으로 서울대 인근 식당 32곳에 경사로를 설치하기도 했다. 공중파 방송출연, ‘세바시’ 강연, 평창동계패럴림픽 성화 봉송 주자, 연극 배우, 잡지(보그) 화보 촬영 등을 하며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 왔다.그는 대표로 나서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표’ 자리에 올려지는 것은 대단한 권리인 동시에 사회적 소수자에겐 그 자체로 소수자성을 재확인시키는 일이기도 하다”면서 “그럼에도 직접 나서 이야기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는 아직도 장애인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김씨는 “어릴 적 나는 어른이 되면 내 장애가 낫는 줄 알았다. 알려주는 사람도, 나 같은 장애를 가진 친구도 없었다”며 “장애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김지우 씨가 자신의 휠체어에 그라피티를 새긴 뒤 촬영한 화보(사진=포토그래퍼 장모리 제공).
- "아이,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어린이날 100주년]
- [이데일리 이소현 김윤정 기자]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하잖아요, 특히 아이에겐 그렇습니다. 예전엔 ‘사랑의 매다, 훈육이다’ 했지만 그렇게 해선 부모와 아이 간 관계도 해치고 매 맞는 아이가 반발심, 심지어 복수할 생각까지 하게 되지요.”어린이날 100주년을 맞는 올해에도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은 여전하다. 이상경(67) 한국방정환재단 이사장은 듬뿍 사랑받고 마음껏 뛰놀면서 자라야 할 아이들이 부모 등의 학대로 목숨을 잃어가는 현실에 일침을 놨다. 촉법소년 논란이 일 정도로 저연령층의 범죄가 느는 데에 대해서도 “부모와 선생님 등 주변에서 준 상처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우리 사회의 책임을 먼저 짚었다. 이상경 방정환재단 이사장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로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이상경 이사장은 3일 서울 용산구 방정환재단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에겐 무엇보다 부모의 애정이 가장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요새는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놀지 못하고 스마트폰이나 게임 중독 등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평소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관계가 좋고 부모가 자녀에게 애정이 있단 확신이 있으면 ‘회복탄력성’이 높다”고 했다. 아이 양육에 있어선 아이가 말을 듣지 않더라도 체벌을 가해선 안된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그는 “말하려는 알맹이가 전달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건 부모”라며 “매를 들어서 가르치겠단 건 지혜롭지 않고, 옳지도 않다”고 했다.이 이사장은 부모와 아이 간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최빈국에서 선진국이 되는 기적을 이룬 이면에 세계 최장 수준의 근로시간이 있다”며 “부모가 아이에게 애정이 없어서는 아닐 것이다. 직장에서 늦게 끝나다 보니 아이들과 저녁 식사를 할 시간조차 없는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자녀와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른의 배려가 필요한 존재인 아이들과 한 번이라도 더 밥 먹고, 놀아주고, 산책하는 시간이 쌓이면 독립적인 사회의 구성원으로 키워낼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한 아이를 키우는 덴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이 이사장은 우리 사회 전체의 협업 필요성도 짚었다. 그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가는 지역아동센터뿐 아니라 중산층 아이들이라도 방과 후나 학원 가기 전에 잠깐 들려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키움센터 등이 지역 곳곳에 자리 잡아 가족의 돌봄에서 틈을 메워주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상경 방정환재단 이사장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로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이 이사장은 2008년 12월에 취임해 14년째 재단을 이끌고 있다. 1987년 창업한 현대리서치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는데 전문분야를 살려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를 산출하고 있다.이 이사장은 “2009년 첫 번째 조사 당시 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가장 낮은 20위였는데 점점 개선됐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조사한 2021년 조사 결과에서는 조사대상 22개국 중 22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주관적 행복지수는 어린이가 스스로 느끼는 삶의 만족감, 외로움 등을 종합적으로 집계한 결과인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 등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다. 그는 오는 9~10월 진행할 13차 조사에서도 엇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그는 학대나 방임뿐만 아니라 지나친 학업 경쟁도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학교에서 배운 것만 갖고 평생 써먹을 수 없는 게 현실일 정도로 배워야 하는 지식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며 “어른들이 만든 치열한 경쟁사회가 어린이들의 행복은 더디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들에게 전한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그리고 어른들에게 전한 ‘어린 사람에게 수면과 운동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십시오’ 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세상의 잣대를 성인이 아닌 어린이를 기준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그는 “소파 방정환 선생님은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환기에서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고 생명의 길을 열어주자’고 하셨다”며 “‘애녀석’, ‘아해놈’처럼 낮춰 부르던 아이들을 ‘어린이’라 칭하며 존재를 부각하셨듯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어른들도 각자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소파(작은 물결)를 찾다 보면, 대파(큰 파도)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틈새 공략 나선 이재명, 성범죄 처벌 강화 등 `여성공약`발표
-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성 표심 잡기에 나섰다. 전날 `민주당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사과를 한 데 이어 3일엔 `여성 안심 대통령`이 되겠다는 선언과 함께 여성공약을 내놓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후보 단일화한 틈새를 공략하며 중도층과 여성·청년 지지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을 찾아 정순택 대주교와 면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재명 `여성 안심 대통령`…성범죄 처벌 강화 등 여성공약이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구조적 성차별을 해소하고 여성의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여성안심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5대 여성공약을 내놓았다. 먼저 성범죄로부터 여성의 일상을 지킬 것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데이트폭력처벌법, 일명 ‘황예진법’을 신속하게 제정하고 성범죄 양형 감경요소를 개선해 성범죄 처벌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스토킹 범죄의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수사와 지원체계를 확대한다. 디지털성범죄 원스톱 지원센터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경찰청 내 디지털성범죄 전담수사대를 설치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청년·여성·1인 가구의 주거문제에도 팔을 걷고 나섰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가구 중 약 32%가 1인 가구다. 여성 1인가구 주거안전시설 지원과 행복마을관리소 모델을 확대하겠다”며 “혈연 관계가 아니어도 연대관계인을 지정할 수 있는 ‘연대관계등록제’를 도입으로 1인가구의 돌봄·의료·장례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근절방안도 내놓았다. 그는 △영아살해·유기죄, 일반 살해·유기죄와 동일하게 강력처벌 △잔혹한 아동학대 범죄 공소시효 폐지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 등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자동 육아휴직 등록제와 아동 돌봄교실 운영 확대, 아동수당 확대 등을 말했다.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건강의학과’로 변경하고 피임 및 임신 중지, 난임 시술에 관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도 약속했다. ◇윤-안 단일화에 붕 뜬 중도·여성에 `손짓`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집무실에서 정순택 베드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예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 민생, 경제,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짧게 의견을 말했다. 대신 안 후보를 지지해 온 중도층과 여성 유권자들이 갈 곳을 잃었다고 보고 집중적으로 여성과 중도·진보 지지층에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윤 후보의 `이대남 마케팅`과 차별화한 데이트처벌법 제정과 디지털 성범죄 처벌 강화 등 여성 공약을 묶어 다시 제시한 것도 그 일환이다. 이 후보는 전날 토론에서도 민주당 권력형 성범죄 문제에 사과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르고 당 역시 피해호소인의 이름으로 2차 가해를 하고, 그 책임을 다 지지 않은 채 공천까지 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상처입고 질타했다”며 “국민들 회초리의 무서움을 알고 앞으로 이런 일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강서구, 금천구 등 서남권을 순회하며 유세를 이어간다.
- 경단녀 고용시 세액공제 기준 완화…경단기간 3년→2년
-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앞으로 기업들은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의 채용시 경력단절기간이 2년만 되더라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정부는 이와 함께 재직여성의 고용유지를 위해 상담·컨설팅 등 관련한 맞춤형 지원 모델을 개발해 내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돌봄운영시간의 연장 및 시설 확충 등을 통해 부모의 육아부담을 완화해 저출산 문제 해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여성가족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여성고용확대 및 모든 가족의 안정적 삶 지원방안’을 발표했다.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합계출산율 0.84라는 세계 최저수준의 초저출산 현상뿐만 아니라 향후 심각한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가 우려되지만 여성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못미친다”며 “경력단절, 유리천장 상황은 여전히 존재하고 가족구성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발생하는 주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자료= 여성가족부)◇세제혜택 부여 경단기간 3년→2년경단녀의 재취업을 독려하고 전문인력 양성에 참여하는 부처를 확대한다.기획재정부는 이에 따라 경단녀 고용기업 세액공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경단기간 3년을 2년으로 완화한다.또 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한 디자인·빅데이터 등 고부가가치 유망직종 직업교육훈련 지원 규모를 확대 올해 2600명(164개)에서 내년에는 2800명(175개)로 늘리기로 했다.여성창업 지원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여성기업 성상자금을 2024년까지 공급키로 했다. 아울러 여성 청소년 및 청년의 이공계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내년에 진로 탐색과 경력 설계, 취·창업에 이르기까지의 통합 지원 프로그램 개발을 검토하는 등 이공계 분야에의 여성 진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올해 상장기업 성별 임금차이 발표정부는 여성들도 직종을 가리지 않고 경제활동에 더 많이 참여토록 다양한 제도를 개선·추진한다는 계획이다.여가부는 “재직여성 고용유지를 위해 과학기술 분야 등 업종별 특화, 일반형 모델 등 상담·컨설팅·돌봄 관련 맞춤형 지원 모델을 올해 개발, 내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용상 성차별, 직장 내 성희롱 시 사업주의 조치 관련 구제절차를 노동위원회 내에 신설하기 위한 세부 지침을 마련해 2022년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정보공개도 확대한다.정구창 여가부 기획조정실장은 “공시제도를 활용해서 성별 임금정보를 공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현재 공공기관과 상장법인은 각 공시시스템을 통해서 성별 평균보수액 정보를 공개 중이다. 이를 지방공사·공단, 지방출연·출자기관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올해는 지난해 공공기관에 이어 상장기업까지 포함한 성별 임금격차를 분석·발표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전반적인 성평등 현황을 공시하기 위한 종합 분석 틀 마련을 내년까지 마련키로 했다.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고용유지 및 사회진출 확대를 위해 돌봄시간 운영을 연장하는 등 돌봄서비스를 강화한다. 사진은 지난 14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수도권 학교들이 전면 원격수업에 들어간 가운데 서울 성동구 무학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 2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내년부터 저출산 해결 위해 돌봄서비스 강화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꺼낸 카드는 결국 돌봄서비스 강화다. 정 실장은 “인구감소 상황에서 부모는 맞벌이 등으로 점차 아이의 출산과 육아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다시 저출산 심화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다함께돌봄센터의 운영시간을 아침·저녁 등으로 연장하고, 지역아동센터·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주말 운영 등을 통해 틈새돌봄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내년부터는 집으로 찾아가서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돌봄서비스’를 한부모, 장애아동 외에도 청소년부모, 아동학대 우려 가정 등을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외에도 내년부터 ‘정부24’의 ‘온종일돌봄 원스톱서비스’에서 학교돌봄터, 지역사회 자체 돌봄 프로그램까지 신청·배정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돌봄서비스 역시 시간대별, 사업별로 신청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키로 했다.◇주민등록상 재혼가정 미표시해도 된다여가부는 한부모, 재혼가정, 1인가구 등의 증가로 가족 형태가 다양화되는 환경 변화에 맞추어 정책적 지원을 강화카로 했다.이를 위해 주민등록상 재혼가정 표시를 선택이 가능토록 추진한다. 현재는 ‘계부, 계모, 배우자의 자녀’ 등으로 표시하는 것을 본인 선택 시, ‘부, 모, 자녀’ 등으로 하는 것.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는 지난 5일 주민등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만 24세 이하의 청소년 부모의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을 확대하고 심리·정서지원도 할 예정이다.퇴근 1인 가구 증가 등 가구형태 변화에도 적극 대응키로 했다.내년부터 1인가구 자조모임 등 사회관계망 형성을 지원하고 정신건강상담 강화와 더불어 1인가구의 고독사 예방을 위한 실태조사 시행 및 기본계획 수립 등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1인가구가 많은 청년·고령자 등 지원을 위해 2025년까지 청년주택 24만3000호, 고령자임대주택 5만2000호를 공급하는 등 청년·고령자에 대한 맞춤형 주거서비스 지원을 강화한다.
- 클림트·고흐 떠난 비밀벙커… '대담한 빛'이 몰려왔다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1876) 중 한 장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빛의 벙커’가 세 번째로 올린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의 벽과 바닥에 흐르고 있다. 인상파를 앞세워 신인상파·야수파·포비즘 등을 주도한 대가들의 걸작회화 500여점을 35분짜리 영상으로 압축한 미디어아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귀포(제주)=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시간이 필요하다. 눈이 어둠에 적응하는데. 색이 빛에 적응하는데. 객관적으로는 도저히 가늠하지 못할 그 ‘예열’의 순간이 끝나면, 서서히 커튼이 걷힌다. 한바탕 잔치가 시작되는 거다. 수많은 붓끝이 빛을 불러내고, 끝없는 빛살이 색을 쏟아내는 성대한 연회. 그 자리에 꽃이 빠질 수 있겠나. 물 위에 올라탄 ‘수련’들(1910s)이 초대를 받았다. 지베르니연못에 여섯 명의 정원사를 두고도 못 미더워 몸소 돌봤다는 그 수련이 피우고 스러지길 반복할 때쯤, 꽃보다 화사한 여인들이 나선다. 들판 위로 쏟아지는 태양을 피해 ‘양산을 쓰고 오른쪽으로 몸을 돌린 여인’(1886)을 앞세우고. 꽃잎을 흔들던 바람은 여인의 머리카락을, 치맛자락을 사정없이 건드린다. 그게 신호인 양, 눈 한 번 제대로 마주칠 틈도 주지 않는 그네들이 아쉬운 잔상을 남기고 사라져 간다. 앞벽에서 뒷벽으로, 이 기둥에서 저 기둥으로. 하지만 이도 잠시, 평화롭던 전경이 이내 왁자지껄해졌다. 그 유명한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1876)가 시작된 거다.클로드 모네의 ‘양산을 쓰고 오른쪽으로 몸을 돌린 여인’(1886) 등 주요 작품들이 바람결을 따라 흘러가는 중이다. 길이 100m 폭 50m 층고 5.5m를 꽉 채운 압도감이 ‘빛의 벙커’ 전의 장기이자 무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클로드 모네(1840∼1926)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 중 단연 첫손에 꼽히는 이들이 나란히 나섰다. 아니 이들만이 아니다. 신인상파·야수파·포비즘 대가들도 차례로 불려 나왔다. 폴 시냑(1863∼1935), 앙리 에드몽 크로스(1856∼1910), 앙드레 드랭(1880∼1954), 모리스 드 블라맹크(1876∼1958), 알베르 마르케(1875∼1947), 피에르 보나르(1867∼1947), 라울 뒤피(1877∼1953). 그러다가 결국 ‘색채의 마술사’까지 기어이 소환하고야 만다. 마르크 샤갈(1887∼1985)이다. 어찌 보면 이들의 ‘조인’이야 새삼스러울 게 없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기획·상설전, 아니라면 미술사조를 망라한 크고 작은 도록과 책자, 하다못해 한때 새해 달력에도 꼭 붙어 다녔으니까. 그런데 아마 여기까진 상상하지 못했을 거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의 한 비밀벙커. 그 차가운 콘크리트 벽과 바닥을 녹이는 열기로 나서게 될 거라고는. 빛을 그렸던 이들이 빛에 의해 다시 태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거란 얘기다. 빛의 벙커가 세 번째로 올린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 중 한 장면. 수없이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린 앙리 에드몽 크로스의 그림들이 사방에서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3000㎡ 가득 채운 빛의 거장들 색의 향연 제주 ‘빛의 벙커’가 세 번째 작품을 올렸다. 2018년 11월 첫 전시 ‘클림트’, 2019년 12월 두 번째 전시 ‘반 고흐’에 이은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이다. ‘클림트’와 ‘반 고흐’가 개인전이었다면 이번에는 대규모 그룹전이라 할 만하다. ‘빛의 벙커’는 낯선 공간 낯선 방식으로 ‘그림을 감상하는 법’에 다른 길을 낸 미디어아트다. 한마디로 명작을 바탕으로 삼고 디지털 IT기술로 뼈대를 만든 뒤 음악으로 살을 붙인 종합예술인 거다. 길이 100m, 폭 50m, 층고 5.5m, 넓이 3000㎡(약 900평) 벙커, 그 벽과 기둥, 바닥까지 활용해 전방위로 ‘빛’을 투사하는데, 천장에 숨어 있는 90여개의 프로젝터가 수백 점의 이미지를 쉴새없이 쏟아내는 식이다. 빛의 벙커가 세 번째로 올린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 중 한 장면. 사적인 내부공간을 즐겨 그리던 피에르 보나르가 프랑스 남부를 여행하며 풍경화가로 변신하던 시기에 그린 작품들이 눈에 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붙들어둘 수 없는 ‘찰나’가 관건이다. 움직이는 율동감에 속도감을 붙이고 위아래, 좌우, 앞뒤에서 걸작들이 튀어나왔다가 사라지는 입체감을 빚어낸다. 이번 전시에선 앞서 소개한 모네, 르누아르, 샤갈 등의 작품 500여점을 35분짜리 압축영상으로 만들어 흘려보낸다. 10분 남짓한 짧은 ‘덤’도 있다. 지난 두 차례의 전시에서, 클림트 뒤에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 반 고흐 뒤에 폴 고갱이 나섰듯, 이번 메인전 뒤엔 독일작가 파울 클레(1879∼1940)가 서브전을 책임졌다. 바이올리니스트로 평생 ‘음악그림’을 그렸다는 그의 다재다능하고 상상력 넘치는 회화세계를 광범위하게 펼쳐놨다. 라울 뒤피의 ‘니스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들’(1926)이 물 흐르듯 흘러가는 중이다. 지중해서 옮겨온 깊은 푸른빛, 그 위에 얹은 화려한 사교계의 일상은 뒤피의 작품에 주요한 소재이자 모티프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눈만 유혹하는 게 아니다. 귀도 두들긴다. 심장박동 수를 높이는 70여개의 스피커가 배경음악을 진하게 깔아주는데, 말이 배경이지 눈을 감고 듣는다면 이 역시 주연급이다. 이번 명작을 서포트하며 기꺼이 조연을 자처한 위대한 음악가들은 모리스 라벨, 루카 롱고바르디, 클로드 드뷔시, 조지 거쉰, 존 서먼,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아마데우스 볼프강 모차르트 등. 협주곡과 오페라, 발레곡과 재즈를 넘나드는 장엄하고 서정적인 음악을 기껍게 헌정했다고 할까. 원작이 걸리지 않았다고 대놓고 외면할 일이 아니다. 원작을 거는 것 이상의 ‘수고’가 입혀지고 더해졌으니. 적어도 수십명의 전문가가 달라붙는 협업으로 이뤄낸 완성품이니까. 전시를 기획한 김현정 사업총괄이사는 “1년의 제작기간이 걸렸다”고 귀띔한다. “기획단계에서 작가와 작품을 선별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데 3개월여, 아트팀에서 연출기법을 고안한 뒤 그림·음악·공간의 세팅에 또 6개월 이상이 걸린다.” 빛의 벙커가 세 번째로 올린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 중 한 장면. 누구나 인정하는 ‘색채의 마법사’ 마르크 샤갈의 작품 중 1962년에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하다사히브리 대학병원에 설치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재현되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전 두 전시와는 달리 이번에 치중한 건 ‘테마’란다. 이른바 스토리텔링을 입힌 건데. 전시에 출현한 화가들이 파리를 떠나 지중해 연안으로, 인상주의를 벗겨내고 모더니즘에 뛰어들게 한 여정을 캐냈다는 거다. 온화한 기후를 반영한 붓터치에 아낌없이 끌어들인 푸른빛, 어디까지 영감이고 어디까지 화풍인지 구분할 수 없게 한 ‘혼돈 같은 붓의 질서’를 살려내는 데 공을 들였다고 했다. 전시에 붙은 ‘지중해의 화가들’이란 부제는 그렇게 나왔다. ◇어두운 벙커 안에서 벌어진 일…빛에 빚진 색의 반란한때 국가기간 통신망 시설로 썼던 비밀벙커. 태생이 비운했던 그 시절이 이런 식으로 보상을 받으리라곤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1985년 설계를 시작, 1990년 착공한 뒤 2012년까지 한국통신 해저 광케이블센터와 서버기지로 쓰였더랬다. 이후 5년여, 쓰임을 다해 방치된 공간을 ‘빛의 벙커’가 임대해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탈바꿈시켰다. 파울 클레의 ‘음악을 그리다’ 전에 나온 ‘황금물고기’(1925)가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다. 빛의 벙커가 세 번째로 올린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 중 메인전에 이은 10분짜리 별도의 미디어아트로 제작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번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은 ‘세 번째’의 고민을 온전히 입고 나왔다. 첫 전시 ‘클림트’, 두 번째 ‘반 고흐’에 이은 ‘다음’이라면 누가 나서도 부담이 됐을 터다. 그새 이룬 성과도 이미 만만치 않다. ‘클림트’에 56만명, ‘반 고흐’에 48만명이 다녀가 누적 관람객 수 100만명을 기분 좋게 넘겼다. 제주에 내려 빼놓으면 섭섭한 ‘코스’가 된 셈이다. 그러니 어찌 고민이 되지 않겠나. 그 갈림길에서 제작진은 굳이 대중성에만 집착하지 않기로 했나 보다. 움직임을 덜어낸 대신 세련된 화면을 선택하는 대담한 승부수가 보인다. 빛이 없다면 그림자가, 그림자가 없다면 빛이 의심을 받는다. 그럼에도 ‘빛의 벙커’에는 그림자가 없다. 대신 색이 있다. 오래전 인상주의의 태동이 그랬듯 빛에 빚을 진 건 색이다. 하기야 뭐든 상관이 있겠나. 그저 마음을 뚝 떨어뜨리면 된다. 감각을 열어둔 만큼만 보인다, 빛이든 색이든.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파울 클레의 ‘음악을 그리다’ 전 중 한 장면. 그림과 그림이 이어지는 순간에 잡아낸, 넓이 3000㎡(약 900평)를 가득 채운 가히 ‘빛과 색의 랑데부’라 할 만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게임 삼매경 초딩, 방과 후 숙제 '척척'…키움센터 보내볼까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 ○○구에 사는직장맘 A씨는 오는 4월 복직을 앞두고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의 방과 후 시간이 고민이다. 업무 특성상 야근을 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시댁과 친정 모두 비수도권에 있어 아이를 맡길 곳이 없기 때문이다. 퇴근 전까지 아이를 돌봐 줄 베이비시터(육아 돌보미)를 알아봤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시기 가족이 아닌 사람이 왕래하는 것도 신경쓰이고, 비용 부담도 크다.서울 구로구 우리동네키움센터 9호점에서 아이들이 방과 후 공부를 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제공)서울시의 ‘우리동네키움센터(이하 키움센터)’는 A씨처럼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 등의 초등학생 자녀가 방과 후 방학, 휴일 ‘틈새보육’을 메우기 위한 보편적 초등돌봄시설이다. 키움센터는 규모와 성격에 따라 일반형과 융합형, 거점형으로 운영한다. 일반형 키움센터는 소규모(66㎡이상)로 집 학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서 방과 후 틈새 돌봄을 책임진다. 융합형은 중규모(210㎡ 이상)으로 일반형과 돌봄 역할 수행은 동일하지만 마을돌봄 자원 연계 등 역할이 추가된다. 거점형은 1000㎡ 이상 대규모로 센터로 문화·예술, 부모교육 강화 등 지역대표 특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지난해부터 지속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키움센터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키움센터 돌봄 서비스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90.6%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또 학부모의 81.2%는 ‘경제 활동 참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실제로 서울 각 지역의 맘카페(육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만족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맘 B씨는 “주택가에 위치해 영신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이가 혼자 다닐 수 있다”면서 “숙제도 봐주고, 다양한 활동도 진행해 유튜브와 게임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포구에 사는 C씨는 “작년 12월에 신설돼 내부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헤드폰을 가져가면 온라인 수업도 지도해준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더라도 맡길 곳이 있어 안심된다”고 말했다.서울 서초구 네이처힐2단지 내 초등키움센터.(사진=서울시)서울시는 2019년 103개(일반·융합·거점형)를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8일 관악 1~2호점, 은평 4~5호점 등 5곳을 추가로 열었다. 이로써 이달 현재 개설된 센터는 154개소다. 시는 키움센터를 올 연말까지 총 254개소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돌봄 수요 반영과 자치구별 균형 있는 설치를 목표로 5개소 미만 설치 구에 우선 물량 배치하고, 철저한 공정 관리로 기존 확정된 키움센터를 빠르게 개소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는 키움센터의 운영 내실화도 중점 추진한다. 코로나 블루,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지친 아이들이 쉬고 놀 수 있도록 놀이 중심의 활동 콘텐츠(PBL) 매뉴얼을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구로구 9호점에서는 요가 프로그램, 과학 T로보 활동, 연극 연습, 컵타 음악 활동 등 다양한 문·예·체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키움센터를 이용하려면 ‘우리동네키움포털’에서 회원가입 후 예약할 수 있다. 올해는 입소 서류 100% 온라인 접수 등으로 개선, 이용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다만 일부 센터는 대기가 필요해 전화로 이용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 대전서 노인·장애인 대상 통합재가돌봄서비스 선보인다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 서구와 유성구에 노인과 장애인의 재가 돌봄서비스를 위한 종합재가센터가 문을 연다.대전시는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서구 및 유성구에 종합재가센터 설치를 완료하고, 9일 개소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종합재가센터는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직접 설치하고 운영하는 시설로 지역 내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다양한 재가 돌봄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핵심기관이다.서구와 유성구 종합재가센터는 지난해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전액 국비를 지원 받아 인력채용 및 설치신고, 장기요양기관 지정을 완료했다.올해 중구 1개소 설치를 포함해 2024년까지 5개 자치구에 8개소로 확대·설치할 계획이다.설치된 종합재가센터는 장기요양 및 이동지원서비스, 민간기관 기피대상자 관리, 긴급·틈새 돌봄서비스, 지역사회 통합돌봄 등 대상자에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연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또 시민의 복지수요를 바탕으로 민간기관의 운영상황 등을 검토해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장애인활동보조, 산모·신생아사업 등 향후 서비스 제공범위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담당 인력은 사회서비스원에서 2024년까지 320명을 직접 채용하고, 정년 보장 및 임금형태 개선 등 처우개선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했다.대전시사회서비스원은 종합재가센터가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자치구, 민관기관과의 협업·상생을 통해 지역사회 내 안정적 정착과 함께 시민이 만족하고 신뢰하는 대전형 돌봄모델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대전시사회서비스원은 지난해 11월 대전복지재단이 전환·설립한 공익법인으로 국공립시설 수탁운영, 종합재가센터 설치운영, 민간제공기관 운영지원, 사회서비스 정책연구 등을 수행하는 대전시 출연기관이다.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종합재가센터 본격 운영을 통해 노인 등 취약계층 재가 돌봄서비스의 공공성 강화와 함께 효율적, 통합적 서비스 제공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맞벌이부부 돌봄 고민없도록"…서울시 ‘우리동네키움센터’ 154개소 돌파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가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 등을 대상으로 한 초등돌봄시설인 ‘우리동네키움센터’를 25개 전 자치구에서 운영을 본격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우리동네키움센터(이하 키움센터)는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 등의 초등학생 자녀 방과 후 방학, 휴일 ‘틈새보육’을 메우기 위한 보편적 초등돌봄시설이다. 이날 관악 2호점, 은평 4호~7호점 등이 새로 문을 열어 키움센터는 전체 자치구에서 총 154개소가 운영하게 됐다. 지역사회 돌봄 기관의 허브 역할을 하는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 2호도 동작구 스페이스 살림 내에 문을 열고 3월부터 단계별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다. 거점형 시설은 기존 초등돌봄시설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문화·예술·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사회 돌봄 기관을 통합 지원하는 시설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키움센터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키움센터 돌봄 서비스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90.6%가 만족하고, 학부모의 81.2%가 경제 활동 참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시는 키움센터를 올 연말까지 총 254개소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돌봄 수요 반영과 자치구별 균형 있는 설치를 목표로 5개소 미만 설치 구에 우선 물량 배치하고, 철저한 공정 관리로 기존 확정된 키움센터를 빠르게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키움센터의 운영 내실화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 블루,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지친 아이들이 쉬고 놀 수 있도록 놀이 중심의 활동 콘텐츠(PBL) 매뉴얼을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예컨대 구로구 9호점에서는 요가 프로그램, 과학 T로보 활동, 연극 연습, 컵타 음악 활동 등 다양한 문·예·체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키움센터를 이용하려면 ‘우리동네키움포털’에서 예약할 수 있다. 올해는 입소 서류 100% 온라인 접수 등 우리동네키움포털 개선으로 온라인 이용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송다영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새학기 시작과 함께 우리동네키움센터를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촘촘한 초등돌봄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더 이상 맞벌이부부가 아이 맡길 곳이 없어 고민하는 일은 없도록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혁신교육지구 참여 청소년 행복지수 높아"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혁신교육지구 참여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비참여학생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2020년 혁신교육지구 참여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82.8점으로 비참여 청소년(78.6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2019년 처음 조사한 청소년 행복지수에서도 참여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83.7으로 비참여 청소년의 행복지수(78.5)보다 높았다. 혁신교육지구 정책 성과평가로 측정하는 ‘청소년 행복지수’는 서울교대 정바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것으로 ‘삶의 만족도와 사회적 신뢰도’를 기반으로 산출한 것으로 매년 10월~11월 실시된다. 지난 2019년에는 청소년 6247명, 2020년에는 청소년 4393명이 참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로 인해 청소년 자치활동, 동아리, 청소년 축제 등 다양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와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졌으나 사업참여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정책을 통해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25개 자치구청, 11개 교육지원청이 학교,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통합적 교육 지원의 성과로 분석된다. 2020년에는 총 6635명의 시민이 25개 자치구의 265개 협의체에서 어린이·청소년의 행복하고 주체적인 성장을 위해 활동했다. 해마다 늘어나는 시민 참여는 교육의 문제가 학교나 교육청만의 일이 아닌 시민 모두의 것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자치구별 협의체 참여 시민은 지난 2016년 3617명에서 2019년 5536명 2020년 6635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임에도 혁신교육지구는 배움의 범위를 교실에서 더 나아가, 학교, 가정, 지역사회로 확대해 교과적 지식을 구체적, 실천적 지식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 서울형혁신교육지구 마을결합형교육과정 성과전시회를 개최해 어린이 청소년의 주체적 성장 지원을 위해 제작했던 다양한 결과물을 시민과 공유한다. 초등학교 3학년 사회과 마을교과서, 중·고등용 마을교과서, 마을교육활동 학습꾸러미, 동영상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성과전시회는 22일부터 3월 12일까지 서울교육갤러리(서울시교육청 본관 1층)에서 열린다. 관람을 원하는 시민은 서울형혁신교육지구 누리집, 또는 서울교육갤러리로 방문하면 된다. 2021년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형혁신교육지구를 중심으로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와의 협업의 폭과 깊이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방과후활동, 틈새없는 통합 돌봄, 학생 통합 지원 체제 등 서울형혁신교육지구의 교육안전망 기능을 대폭 확대해 어린이, 청소년이 행복하게 성장하는 성장지원체제를 확충할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시, 자치구와의 협업을 통해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입학준비금’, ‘전면 무상급식’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며 “2021년에도 서울시, 자치구 등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력해 어린이 청소년이 행복하게 성장하는 혁신교육도시 ‘서울’의 밝은 미래를 열겠다”고 밝혔다.
- [동네방네]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2호점 개관…석식·주말돌봄 등 제공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 성북구는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2호점이 지난달 21일 화랑로 214에 개관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 성북구에 지난달 개소한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2호점.(사진=성북구 제공)만6~12세 아동이면 누구나 방과 후, 요일별, 학원 사이 틈새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일반 키움센터와 달리 융합형 센터로 마을돌봄자원 연계, 석식제공, 평일야간과 주말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만간 숙제 지도, 기초학습지도, 아동이 좋아할 문화, 예술, 환경 등 자기주도형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이용 인원은 42명으로 학기 중에는 오후 1시부터 8시, 방학 기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토요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운영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돌봄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적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면서 방학 중 오전 9시∼오후 8시를 적용한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장기화에 따라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서비스에 대한 부모님들의 욕구가 높기에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2호점에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로 안심과 든든함 그리고 행복을 드리는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충남도 "초등 돌봄 사각지대 없앤다"…'충남형 온종일 돌봄' 확대
- [홍성=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남도는 초등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충남형 온종일 돌봄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충남형 온종일 돌봄 사업’은 기존 정부 주도의 공적돌봄 틈새를 보완하고, 학교·마을·학부모 등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협력에 기반을 둔 것으로 2019년부터 추진해왔다.충남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중 돌봄 서비스를 제공 받는 아동은 2만 9000명으로 2만 1000명의 아동이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충남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안과 밖, 도심과 농어촌 지역으로 구분, 지역 맞춤형 돌봄정책을 추진해 2023년까지 초등돌봄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올해 총사업비 16억 6259만원을 투입한다.주요 사업으로는 △초등돌봄교실 연장운영(1억 7000만원) △충남형 온종일돌봄센터 확대(4억 9259만원) △마을방과 후 돌봄 활성화 프로그램비 지원(10억원) 등이다.충남도는 맞벌이 가정 등의 돌봄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후 7시까지 돌봄 교실을 연장하는 학교에 교실당 최대 월 150만원을 지원한다. 또 돌봄 시설을 설치하지 못한 시설을 대상으로 설치·인건비 및 운영비 등 최대 1억 3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마을 방과 후 돌봄 활성화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초등학생 대상 돌봄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 공간 확보가 가능한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 주민자치조직 등을 대상으로 공모, 최대 7000만원을 지원한다.이와 함께 충남형 온종일 돌봄 사업의 총괄 지원을 위해 ‘(가칭)충남형 온종일 돌봄 통합지원 센터’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김석필 충남도 저출산보건복지실장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돌봄 주체의 다원화로 현장의 혼란과 학부모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돌봄은 정부와 지자체, 학교, 지역사회, 학부모와의 협력과 소통이 중요한 것으로 통합 돌봄 기반마련을 위한 제도개선 및 정책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