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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 4.5조 폭증”…HDC현산, 아시아나 인수조건 재협상 요구(상보)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9일 한국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의 재협상을 전격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정몽규 회장이 직접 나서 아시아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사실을 알린 지 7개월,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으로 아시아나 인수계약을 마무리한 지 5개월여 만이다. 항공업계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는 등 상황변화에 따른 요구로 풀이된다. 사실상 ‘인수조건의 원점 재검토’ 요구란 해석이다. HDC현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 없다”면서도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 등 산은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계약상 인수거래 종결기한(Long Stop Date) 연장에 공감한단 의사를 밝혔다.HDC현산은 “인수 계약 체결일 이후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명백히 발생되고 확인됐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말 인수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한 점, 부채비율이 2020년 1분기말 현재 계약 기준인 2019년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해 자본총계 또한 2020년 1분기말 현재 2019년 반기말 대비 1조 772억원 감소한 점 등을 들어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란 게 HDC현산의 주장이다. 당기순손실 역시 2019년 12월말 공시 대비 증가된 2019년 순손실과 2020년 1분기 당기순손실을 합해 모두 8000억원 이상 확대된 점도 지적했다. HDC현산은 “지난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이번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아시아나항공이 지난 4월 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긴급자금 1조 7000억원 추가 차입 및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계획 등을 통보했지만,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하고 ‘부실계열사’에 총 1400억원을 지원한 점도 문제삼았다.그러면서 “계약 체결일 이후 확인되고 발생한 상황들에 4월 이후 두 달간 11회 공문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등의 정확한 현재 재무상태 및 전망, 계약 체결일 이후 추가자금 차입 규모의 산정 근거, 차입금의 사용 용도, 차입 조건, 상환 계획 등 중요한 자료의 제공을 포함하는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표했다.산은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사항도 밝혔다. 먼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하기 위해선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기준 재무제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돼 재무상황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계약 체결일 이후 4조원 이상의 부채 증대 상황 속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등 상황에 따라 지속적인 영업실적 하락, 유동성 부족, 차입금 증대, 자본 잠식 등을 극복하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책과 계약 체결 당시의 본원가치를 회복하는 것을 전제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구조에 변동이 있는 경우 충분한 대책 마련 등 인수 계약 관련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합리적 재점검과 인수조건에 대한 원점에서의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천명했다.다만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발전시킴으로써 향후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의지엔 변함 없다”는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 [사사건건]화마가 앗아간 38명 목숨…이천 물류창고 참사
-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경기 이천의 한 물류창고에서 불이 나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황금 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에서 불이 났는데요, 이곳은 한국산업안전관리공단으로부터 화재 위험에 대해 6차례나 경고를 받고도 시정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확인돼 또 다시 인재(人災)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주 키워드는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국정원 세월호 유가족 사찰 정황 확인 △‘응급실 유튜버’ 의사 직위해제 등입니다.◇또 人災…이천 물류창고서 큰 불 38명 사망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 1일 오후 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 후 놓아둔 국화꽃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지난달 29일 오후 1시 32분쯤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공사현장 지하 2층에서 불이 나 건물 전체로 옮겨 붙었다 5시간여 만에 완진됐습니다. 이 사고로 총 38명이 사망하고 10명(중상자 4명, 경상자 6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사망자 38명 중 29명은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했으며 이 중 중국인 1명, 카자흐스탄인 2명 등 외국인이 3명 포함돼 있었습니다. 9명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불이 난 곳은 연면적 1만1000㎡규모의 지하 2층·지상 4층짜리 물류창고 공사현장으로 사고 발생 당시 9개 업체 78명이 동시에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공간에서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상황전파 등 비상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지하 2층에서 발생한 불로 지상 근로자도 다수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밝혀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 정부 당국은 2차 현장감식을 벌였는데요. 지하 2층, 지상 4층짜리 건물 내부 곳곳에서, 단열효과는 높지만 가연성이 높은 우레탄폼 발포제를 사용하면서 유증기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화원을 만나 폭발하면서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앞서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시공사인 건우 측에 화재 위험성을 수차례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단은 건우가 제출한 유해위험방지계획서에서 서류심사 2차례, 현장 확인 4차례에 걸쳐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결국 해당 업체가 공단의 개선 요구를 지키지 않아 화재를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국정원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 검찰 수사 의뢰국정원 정보원(오른쪽)이 서울동부시립병원 병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사참위 제공)사회적참사 특별조사회원회(사참위)가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유가족 등 민간인을 사찰한 정황을 확인, 이를 검찰에 수사요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참위는 국정원의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 및 개인정보 수집 등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등 범죄혐의에 대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 검찰에 수사요청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27일 밝혔습니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국가 정보기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에 의한 사찰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는데요. 참사 직후 진도 팽목항과 안산 등에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찰과 여론 조작 정황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7년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 적폐청산TF가 조사에 나섰지만 정황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이와 관련해 검찰 수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사참위는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정황을 확인했고 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우선 사참위가 서울동부시립병원 등 폐쇄회로(CC)TV와 국정원 작성 보고서 및 진술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최소 2인 이상의 국정원 직원이 ‘유민 아빠’ 김영오씨와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해 내부망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정원 직원이 김씨와 관련해 보고한 내용을 보면 김씨에 대한 여론의 동향과 더불어 보수세력의 대응계획까지 포함됐다는 것입니다. 특히 김씨가 단식 과정에서 진료를 받고 입원을 했던 동부병원 CCTV에는 국정원 정보원(IO)이 병원장과 면담을 하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정보 수집 정황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사참위 관계자는 “국정원은 반대 여론을 형성하고 이슈 전환 및 정국 전환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세월호 유가족과 민간인들에 대한 사찰을 진행, 청와대 등에 보고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적나라한 응급실 유튜브’…건대충주병원, 의사 직위해제지난달 15일 유튜브 ‘응급실 일인칭 브이로그’에 교통사고 환자에게 심폐소생을 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사진=유튜브 캡처)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응급실에서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사망에 이르는 과정을 촬영해 개인 유튜브에 올려 의료 윤리 위반 논란이 일었습니다. 건국대 충주병원 A교수는 지난달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ER story[응급실 일인칭 브이로그]’에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치료하는 영상을 올렸는데요, 흐릿하게 처리하기는 했지만 영상에는 교통사고를 당한 후 의식이 없는 한 남성이 응급실로 실려 들어와 심폐소생술을 받고 사망하기까지 과정이 담겼습니다. 같은 날 올라온 또다른 영상에서는 환자의 둔부가 드러나고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이물질을 꺼내는 장면까지 나왔습니다. 논란이 일자 지난달 29일 새벽 3시쯤 A교수는 해당 채널을 삭제했습니다. A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교육용 영상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가슴에 착용한 보디캠 영상에 찍힌 응급처치 장면을 편집해 유튜브에 올렸다는 입니다. A교수는 “응급실 분위기나 응급의학과의 특성을 학생들에게 알려주려고 했지 돈을 벌 목적은 아니었다. 환자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현직 의사의 ‘응급실 유튜브’에 의료계는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해당 병원은 A교수를 즉시 직위해제했으며 대한의사협회(의협)에 징계 요청도 할 예정입니다. 1일 대한응급의학회도 A교수의 위법이 드러날 시 의협 중앙윤리위원회 제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코로나19 관련 오보 인용한 종편 방송, ‘법정제재’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가 어제(22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 관련하여 사실과 다른 내용이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보도한 방송프로그램 5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제재를 결정했다.대구에서 상경한 사실을 숨긴 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입원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입원 전에 보건소로부터 코로나19 검사를 거부당했다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방송한 TV조선 , 채널A <뉴스A LIVE>, MBN <뉴스파이터>에 대해 ‘법정제재(주의)’를 의결하고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찾은 한 남성이 마스크를 빨리 사게 해달라고 항의하다 쓰러져 숨졌다며, 사실이 아닌 내용을 단정적으로 보도한 YTN <뉴스특보-코로나19>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권고’를, 정부가 의료인에게 공급될 마스크를 수거하고 있다며, 특정 사이트에 올라온 공지문만을 근거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한 MBN 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결정했다.방송심의소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공적매체인 방송은 사실 관계에 대해 철저한 확인을 거쳐 신속성보다는 정확성을 추구해야 하며, 오보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고 결정이유를 밝혔다.o TV조선 ‘TV조선 뉴스특보’(2020.3.9.월, 13:00-15:00)서울 중구 백병원에서 입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여성이 대구 지역 거주 사실을 숨긴채 입원해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대담하면서, 출연자인 기자가 ‘병원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 환자가 최근에 대구에서 서울의 모 대형병원을 오가면서 진료를 받아왔다... 코로나19사태 이후에 다니던 병원에서 거주지가 대구라는 이유로 예약조차 받지 않았고, 이후에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갔던 보건소에서도 검사를 거부당했던 것으로 알려진 겁니다.’라고 해당 환자의 사정을 설명하고, 이어 ‘다니던 병원에서는 대구에 산다고 거부를 당하고 보건소에서는 소화기 증상이라고 검사를 또 안해주고’라는 진행자 발언 및 ‘보건소 측에서는 검사를 거부한 이유는 환자의 증상이 기침과 발열과 같은 코로나19의 일반적인 증상이 아니라 구토나 복부불편감등 소화기 증상이었기 때문에 검사를 안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존에 다니던 병원과 보건소에서 모두 진료를 거부를 당하자 서울 백병원을 방문해서 대구에서 온 사실을 밝히지 않고 진료를 받았던겁니다.’라는 출연 기자 발언, 이어 진행자가 ‘환자가 거짓말을 한 것은 분명히 잘못이에요. 그렇지만 아픈데도 불구하고 계속 진료를 거부당하고 심지어 보건소에까지 연락을 했는데 ‘아이 그거 코로나 아니니까 안 하셔도 돼요’이랬다는 거잖아요.‘라고 언급하는 내용 등을 방송.o 채널A ‘뉴스A LIVE’(2020.3.9.월, 10:50-12:10)서울 중구 백병원에서 입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여성이 대구 지역 거주 사실을 숨긴채 입원해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대담하면서, 출연자가 ‘환자가 그럼 왜 대구를 속였냐... 환자가 처음에 원래 다니던 서울의 대형병원... 거기서 치료를 거부당했다고 합니다. 대구ㆍ경북이라는 사실만으로 거부를 당했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지금 보건소에 또 연락을 했는데 코로나 검사 하고 싶다 그랬더니 당신의 증상이 발열, 호흡기 이런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검사 대상이 안된다라고 언론보도에서 지금 보도가 되고 있는 만큼 두 번의 거절이 있었던 겁니다.’라고 언급하는 내용 등을 방송.o MBN ‘뉴스파이터’(2020.3.9.월, 16:20-17:50)서울 중구 백병원에서 입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여성이 대구 지역 거주 사실을 숨긴채 입원해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대담하면서, 진행자가 ‘이 여성분... 바로 백병원에 간 게 아닙니다... 서울에 원래 다니던 병원... 입원하려고 했더니 ‘대구 거주자는 입원할 수가 없습니다.’하니까 거부를 당한 거예요. 그 이후에... 개인 병원도 방문했는데 거기서도 입원이 안 된 거예요. 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싶다고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예요, 왜? 소화기 증상만 있으니까... 보건소도 방문합니다. 그런데 보건소 방문해서도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으려고 했는데 이마저도 거부를 당합니다. 왜? 소화기 증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한 거예요. 그러다가... 지난 3일 날 서울 백병원을 찾아갑니다.‘라고 언급하는 내용 등을 방송.o MBN ‘MBN 종합뉴스’(2020.3.3.화, 19:20-20:3)<“환자 어떻게 돌보라고?”…의사들 마스크 수거> 제하의 보도에서, ‘정부가... 의사들에게 공급될 마스크마저 수거하려고 해 논란’이라고 언급하고, 기자가 ‘의사나 병·의원 종사자 등이 의료용품을 구매하는 온라인 사이트...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이 사이트에서도 한 명당 50개로 개수를 제한해 마스크를 선착순 판매했습니다. 1분도 안 돼 7천 건이 넘는 주문이 몰렸지만, 돌연 ‘마스크 예약 신청이 보류됐다’는 긴급공지... 마스크 제조업체에 배정된 공적판매 물량 전부를 정부기관으로 수급하라는 정부 시책으로, 업체들로부터 입고불가 통지를 받았단 내용... 이미 병·의원 곳곳에서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데, 공식 판매처까지 막히면서 일선 의료 현장의 혼란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마스크 공급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의사들의 인터뷰를 소개하는 내용 등을 방송.o YTN ‘뉴스특보-코로나19’(2020.3.13.금, 16:00-18:30) <“마스크 달라” 대기 줄에 ‘버럭’ 70대 쓰러져 숨져> 제하의 보도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기다리던 70대 남성이 쓰러져 숨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마스크를 빨리 사게 해달라고 항의하던 이 남성은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라는 앵커 멘트에 이어, 기자가 ‘오늘 오전 9시 50분 쯤, 일흔두 살 남성 김 모 씨가 약국 앞에서 쓰러졌습니다... 의사들이...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김 씨는... 마스크를 사려고 약국을 찾았습니다... 손주를 유치원에 데려다줘야 하는데 늦게 생겼다며 재촉했다는 증언도... 그러다 밖으로 나간 김 씨가 갑자기 쓰러진 겁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김 씨가 심장마비 증세로 쓰러진 걸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라고 보도.인터뷰이로 자사 직원 활용한 CJB, ‘법정제재’아울러,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에 대해 다루면서, 취재 기자가 소속된 방송사 내부 직원 2인을 제보자 등 인터뷰이로 활용해 보도한 CJB-TV(청주방송·SBS 민영 네트워크) 에 대해 ‘법정제재(주의)’를 의결하고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지역화폐 발행소식을 전하며, 해당 지역 공무원을 섭외해 일반 시민의 인터뷰인 것처럼 보도한 MBC충북-TV 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결정했다.방심위 소위는 “기자가 취재의 편의만을 위해 소속 방송사 내부 직원 등을 섭외해 인터뷰하거나, 해당 정책과 관련된 공무원을 일반 시민의 인터뷰인 것처럼 보도한 것은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결정이유를 밝혔다.이외에도, 두 남성이 서로의 성기를 절단하고, 이를 요리하여 섭취하는 장면 등을 연출한 내용을 방송한 패션앤 <룸 104 시즌2>에 대해서도 ‘법정제재(주의)’를 의결하고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권고’ 또는 ‘의견제시’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내려지는 ‘행정지도’다, 해당 방송사에 대해 법적 불이익이 주어지지는 않는다.반면,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중대한 경우 내려지는 ‘과징금’ 또는 ‘법정제재’는 소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심의위원 전원(9인)으로 구성되는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지상파, 보도·종편·홈쇼핑PP 등이 과징금 또는 법정제재를 받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매년 수행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 SW법·전자서명법·양자정보통신법 과방위 넘었지만..통과는 ‘안갯속’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노웅래)가 5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SW(소프트웨어)진흥법’, ‘전자서명법’, ‘정보통신융합촉진법(양자정보통신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했지만 절차상 논란으로 2월 임시국회가 열리는 3월 17일 이전에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 지 미지수다.▲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해 9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제공ICT 혁신성장 입법 과방위는 통과소프트웨어진흥법 개정안은 소프트웨어 저변 확대, 제값 실현, 산업 생태계 건전성 확보, 우수 인력 양산 등 해묵은 소프트웨어 산업 과제를 해소할수 있는 정책과 제도가 망라돼 있다. 법안을 발의한 과기정통부나 업계뿐 아니라 여야 모두 공감한다.전자서명법 개정안은 공인인증서 지위를 폐지하는 내용으로 공인인증서와 공인전자서명 개념을 삭제해 전자서명 기술 경쟁을 활성화하고국민의 기술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다. 이 역시 과기정통부뿐 아니라 업계도 공감한다.양자정보통신 진흥을 담은 정보통신융합촉진법도 비쟁점 법안이다. 양자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사업 지원, 전문인력양성, 국제표준화 지원 등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담았다.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굴지의 ICT 기업들이 앞다퉈 양자컴퓨터 개발에 나서는 가운에, 우리나라는 몇몇 대기업의 투자에 의지할 뿐 정부 차원의 지원은 거의 없다. 공공기관 도입 시 우선 구매 조항이나 보안 인증 관련 사항은 국가정보원 반대로 빠졌지만, 양자정보통신 산업에 대한 큰 틀의 육성 정책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미래통합당 패싱 논란..5월 임시회까지 연기되나하지만 이들 법안이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를 넘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비쟁점 법안부터 통과시켜 기업의 숨통을 틔워져야 한다는 입장이나, 통합당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어제 소위에서 합의한 드루킹 여론조작사건의 재발을 막는 실검조작금지법(매크로금지법) 처리는 나중에 하고 우선 민생법안을 소위에서 정상 처리하자는 제안을 했고 간사간 합의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깨고 법안을 날치기 처리한 만큼 법사위에 절차상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며 “안타깝지만 4월 총선 이후 5월 국회에서 논의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통합당 과방위원들은 통합당을 배제한 채 법안을 처리한 노웅래 위원장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고, 이 사실을 원내 지도부에 알렸다. 민생당 관계자도 “현재로선 IT 혁신법안들의 2월 임시회 통과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된다”며 “절차상 문제가 커서 법사위를 통과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날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는 통신사의 알뜰폰 도매제공 기간을 연장하고 통신요금 인가제를 유보신고제로 바꾸는 전기통신사업법도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막판에 빠졌다.
- 구혜선 측 법무법인 "이혼 의사, 혼인파탄 귀책사유 없다"(전문)
- 안재현(왼쪽)과 구혜선(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배우 구혜선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남편 안재현과 이혼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혼인파탄에 관한 귀책사유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법무법인 리우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혜선의 법률대리인 자격으로 구혜선-안재현 간 이혼과 관련한 구혜선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했다. 리우 측은 “구혜선은 안재현과 이혼에 ‘협의’한 바는 있으나 이혼에 ‘합의’한 적은 없다”며 구혜선이 이혼과 관련해 지난 18일 SNS에 올렸던 주장을 되풀이했다.리우 측은 “이혼합의서 초안이 두 사람 사이에 오고가기는 했지만 전혀 이에 대해 날인이나 서명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구혜선이 합의이혼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정신적 충격을 받고 건강도 악화한 어미니를 위하는 마음과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지난 18일 SNS를 통해 밝혔듯 현재도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리우 측은 구혜선과 안재현이 이혼에 ‘합의’했다는 기사는 전혀 증거가 없는 사실무근이라고 조했다. 아울러 구혜선은 현재 소속 연예인의 사생활에 일방적으로 관여하면서 신뢰를 깨뜨린소속사와도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며 조속히 전속계약관계가 원만하게 종료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법무법인 리우 측 입장문 전문.본 법무법인은 구혜선씨의 법률대리인으로서, 지난 주 일요일부터 구혜선, 안재현 간의 이혼과 관련된 구혜선 본인의 공식적인 입장을 본 보도자료를 통해서 밝혀 드립니다.우선, 다시 한 번 구혜선씨의 연예활동과 결혼생활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신 많은 팬들과 지지를 보내주신 분들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려 송구스러운 당사자의 마음을 전달해 드립니다.아울러, 구혜선씨는 안재현씨와 이혼에 ‘협의’한 바는 있으나, 이혼에 ‘합의’한 적은 없으며, 현재 이혼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혼인파탄에 관한 귀책사유도 전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이혼합의서 초안이 두 사람 사이에 오고가기는 하였지만, 전혀 이에 대해 날인이나 서명된 바가 없습니다. 이미 구혜선씨 본인이 밝힌 바와 같이, 상대방 안재현씨의 결혼 권태감과 신뢰훼손, 변심, 주취상태에서 다수의 여성과 긴밀하고 잦은 연락 등의 이유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구혜선씨가 합의이혼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구혜선씨 어머니의 정신적 충격과 건강악화, 그리고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 이혼에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구혜선씨 본인이 이미 SNS를 통해서 명백히 밝힌 바 있습니다.그리고 구혜선씨의 어머니를 위하는 마음과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현재도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따라서 구혜선씨와 안재현씨가 이혼에 ‘합의’하였다는 기사는 전혀 증거가 없는 사실무근임을 알려드립니다.또한, 구혜선씨는 현재 소속 연예인의 사생활에 일방적으로 관여하면서 신뢰를 깨뜨린 구혜선씨의 소속사와도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음을 확인하고, 조속히 전속계약관계가 원만하게 종료되기를 희망합니다. 다만, 구혜선씨의 소속사가 이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따라서 구혜선씨와 안재현씨의 이혼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근거 없는 추측에 기한 기사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다시 한 번 사적인 일이 공론화되어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게 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잘 헤쳐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헬스장이 '전투장' 돼가는 이유
- 현대사회가 뿌려놓은 각종 신화를 무너뜨리는 작업을 해온 저자 바러라 에런라이크가 이번엔 ‘수명연장’의 꿈을 깨버렸다. 의료계·헬스케어·실리콘밸리 등 거대산업이 앞장서 건강·장수를 향한 강박적인 집착을 부추겨온 행태를 맹비난한다(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오늘도 그들은 뛴다. 움직이는 기계 앞에서 헉헉대는 중이다. 저들이 죽자고 뛰는 헬스클럽의 커다란 통창 밖 이쪽 세상에서 볼 땐 심경이 복잡하다. “저 사람들, 참 힘들게 사는구나.” “그런데 오래 살긴 하겠다.” 그래서 누군가 다가가 물었다. “왜 그리 미친 듯이 뜁니까?” 그런데 참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다. “내가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게 몸이니까요.” 내막은 이렇다. 사회나 국가, 취업이나 결혼 등 수많은 요소에서 좌절하다 보니 의지할 건 자신밖에 없더라는, 내 몸과 마음뿐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는 소리다. 이 가상사례는 앞으로 전개할 저자의 심오한 ‘배신’ 시나리오에 근거한다. 사회비평가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활동해온 저자는 ‘배신 시리즈’의 저술로 유명하다. 전작 ‘노동의 배신’(2001), ‘희망의 배신’(2005), ‘긍정의 배신’(2009)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국내 독자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현대사회가 뿌려놓은 각종 신화를 무참히 깨버리는 작업으로 어느덧 ‘건강의 배신’에까지 온 거다. 책에는 세상에 배신당할 일이 넘치는데 ‘내 몸뚱이’ 지키는 일에서까지 배신당해야 하는가란 냉소가 질펀하다. 그중 하나가 ‘수명연장의 꿈’이다. 쉬고 먹고 싶은 본능을 억제하고 자기절제만 잘하면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약속. 사실 여기에는 ‘노화’에 대한 부정성이 깔려 있다. 노화는 막아야 할 적이고 병이며, 젊음만이 완벽한 인생을 만든다는 그것. 헬스케어니 웰니스(웰빙·해피니스·헬스의 합성어)니 하는 산업이 불황을 모르고 뻗쳐나가는 이유기도 하다. 건강과 장수를 향한 강박적인 집착을 부추기는 거다. 의료계도 예외는 아니다. 건강검진을 앞세운 현대의학에 맹렬히 충성하고, 질병 없이 오래 살게 한다는 예방의학을 보조시행령쯤으로 여기게 한다. 저자의 문제제기는 바로 여기에 있다. 언제부터 생로병사가 불편한 진실이 돼 버렸느냐는 거다. 이를 밝히기 위해 저자는 현장을 들쑤시고 다녔다. 헬스클럽·피트니스센터를 찾아다니며 ‘안티에이징’이란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따졌다. 실리콘밸리로 가선 바이오해킹 산업이 주도한 ‘마음 근육 단련’이 진짜인가를 캐묻는다. 한마디로 그들이 말하는, 몸이든 마음이든 자의적으로 통제하는 일이 가능한가를 추궁한 거다. △‘추가 검사’했다고 화내는 환자는 없다 저자가 심하게 딴죽을 건 상대는 ‘거대산업’이다. 의료계와 헬스케어, 실리콘밸리 등. 우선 의료계의 과잉 검사·검진을 꼬집는다. 멀쩡한 사람을 건강염려증에 시달리게 한 그것은 ‘이윤’ 때문이란다. ‘건강한 환자’를 상대로 돈 벌 방법이, 죽을 때까지 멈춰선 안 된다고 윽박지르는 검사·검진뿐이니까. 한 번에 끝낸다면 그나마 다행일 터. 왕왕 ‘추가’ 검사·검진도 따라붙는다. 뭔가 잘 안 보인다,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 등으로. 그렇게 ‘추가’에까지 돈을 쓴 환자에게 “아무 일 없더라”는 결과를 말한다면 과연 그들이 ‘과잉진료’라고 화를 낼까. 천만에. 그저 무탈한 걸 고마워할 거다. 돌아오는 길에 다음 검사·검진일을 예약하는 일도 잊지 않고. 현대의학이 걸핏하면 들이대는 ‘증거’를 따지며 저자는 이런 반증을 내놓는다. ‘유방조영검사’를 통한 유방암 조기 발견이 5년 생존율을 급격히 줄인 건 맞단다. 그렇다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은 덕에 유방암 사망률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증거는 없지 않느냐는 거다. 검진에서 찾아냈다는, 의사가 치료하겠다고 덤벼든 작은 점조차 본격적인 암으로 진행하지 않는 비활성 상태일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비난은 이내 피트니스·웰니스산업으로 튀는데. ‘나이를 거스르는’ 사탕발림에서 나아가 ‘나이를 되돌려주겠다’고 사기를 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거다. 그러니 헬스장이 갈수록 ‘전투적’이 돼갈 수밖에. “어쨌든 달리세요. 달릴 수 없으면 걷고.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구호 같지 않은가. 예전 공장노동자를 향한 작업감독의 어투, 바로 그거다.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퇴보한다!”고 다그쳐 댔던. 결국 언제부턴가 운동은 노동이 됐고, 헬스장은 노동자의 일터가 된 거고. 하지만 어쩌랴. 이 ‘생쇼’를 하고도 이제껏 노화를 되돌리는 피트니스와 다이어트 비법은 찾아내지 못했으니. 마음을 다스리는 법이 IT 분야서 나온 건 참 의외였다. 몸을 바이오해킹해 영생을 탐했던 테크놀로지가 마음까지 다스릴 수 있다고 친 큰소리가 근거다. 여기에 저자가 들이댄 건 2014년 실행한 메타분석 결과. 명상 프로그램이란 게 스트레스를 줄이는 덴 도움이 될지 몰라도 근육이완·약물치료·심리치료보다 효과적이란 결과는 어디에도 없더라고 했다. 그러곤 ‘마음 챙김’이란 광풍이 불게 한 배경은 온전히 실리콘밸리란 이름값이었음을 확신한다. 그 바람이 제과업체나 의류업계에서 나왔다면 그만큼의 위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합리와 과학, 미래지향까지 등에 업은 실리콘밸리가 마음을 만지는 종교기능까지 갖췄다는 뜻이기도 하고. △몸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단 환상사실 우리가 세뇌를 당해온 신념이 하나 있다. ‘사람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마음이 튼튼해야 몸이 건강하다’ 등. 이 모두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몰아갈 순 없다. 일정 부분 마음에 빚을 지기도 했으니까. 그렇다고 몸과 마음을 컨트롤할 수 있단 행위로 돈벌이 삼아선 곤란하다는 거다.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은 잣대를 들이대며. 어차피 노화의 치료법은 “없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니까. 건강을 향한 불타는 의지, 늙지 않는 실용적 지침 등을 바랐다면 책은 별로 줄 게 없다. ‘배신’ 시리즈가 아닌가. 진을 빼는 운동, 굶주리는 다이어트, 때마다 컨베이어벨트처럼 돌리는 건강검진. 그 어떤 것도 젊음이나 무병장수를 보장할 수 없다고 발등을 찍으니. 막바지까지 일사천리로 흘린 저자의 논지에서 절정은 ‘죽음을 어찌 볼 건가’에 닿아있다. 죽기에 충분한 나이가 됐다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성취”라는 확신에서다. 이 성취를 ‘의료화한 삶’에 이어 ‘의료화한 죽음’으로 덮어씌우는 게 정말 당신이 원하는 일인가를 묻고 있는 거다. 죽음은 삶의 비극적 중단이 아니란다. 그걸 늦추겠다고 아등바등 난리칠 건 더욱 아니고.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일을 그저 “살아 있는 세상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짧은 기회”쯤으로 보자고 한다. 그게 자연스럽다고. 피트니스든 웰니스든 강박적인 추구로는 삶과 죽음의 간격을 한없이 벌려놓을 뿐이란 행간이 읽힌다.
- 김현종 "美, '日조치' 동북아 안보협력 영향에 우려…필요 역할 할것"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귀국해 방미 결과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4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갈등 조정과 관련한 미국의 역할에 대해 “미측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미국을 찾은 김현종 차장은 이날 오후 3박 4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당초 생각했던 목표를 충분히 이뤘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 결과에 대해서 만족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차장은 “이번에 백악관 인사들, 상·하원 의원들을 두루두루 만나서 일본의 우리에 대한 일방적 조치의 부당성을 잘 설명을 했고 그리고 일본의 이런 조치가 동북아 안보 협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미측 인사들은 예외없이, 이런 우리 입장에 공감을 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특히 미측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미국 기업이 입을 타격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한미일 협력이 훼손되선 안된다는 점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글로벌 공급체계에 영향을 미쳐 미국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많이 우려했고 우리 입장에 대해서 잘 이해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차장은 일본의 조치에 대한 미국에 직접적인 중재를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언론은 자꾸 미국의 중재를 요청했는지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이번 방미시 미측인사들이 우리 입장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한 만큼, 미측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미측에 직접적으로 중재를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 국무부 대변인이 어제 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 관계 강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라고 한 언급 자체가 제 답을 아마 대신 한 것 같다”며 “제가 워싱턴에서 들은 내용과 다소 온도차가 있지만, 국내에서 미국 대사관이 한 언급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 그 이상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과 국무부는 3국의 양자 간, 3자간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나 막후에서나 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는 지난 12일 “지금은 미국 정부가 한일관계를 중재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중재 역할에 대해 미국 내 온도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김 차장은 아울러 한미일 3국 협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일본측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한미는 언제든지, 한미일 협의를 개최할 수 있단 입장이나, 일본이 아직도 준비가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측이 이번 수출 규제 조치의 근거로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도 무분별한 의혹 제기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우리는 전략물자가 북한으로 밀반출 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일본 주장에 대해 미측도 우리와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단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차장은 이번 방미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관련 논의 외 북미 협상의 후속조치,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이번 방미 시 한일관계 외에도 북핵 문제 미중 관계 중동 정세 등에 대해서도 미국과 폭넓은 의견교환을 했다”며 “지난번 판문점 북미 회동이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좋은 여건을 마련해줬다는 데에도 공감을 했고 한미 북핵 수석 대표간의 계속 긴밀한 협의를 하도록 이제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미중 무역협상이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에 미측으로부터 관련 동향에 대해 상세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미국측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김 차장은 “자꾸 언론에서 해협 파병 가능성을 보도하고 계시는데 이번 방미시 제가 먼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최근 동향에 대한 미측 평가를 문의를 했던 것이고 미측으로부터 파병 관련 요청이나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차장은 “한미관계를 북핵 문제라는 하나의 프레임만을 갖고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한미 양국은 북핵 문제뿐만 아니라 역내 그리고 국제사회의 평화·안정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방미 기간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먼 NSC 부보좌관 등과 연이어 면담을 갖고 일본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는 한편 북미 실무협상과 한미 현안 등을 논의했다.
- "자폐아 진단, 눈 맞춤보다 시선 분석이 더 정확하다"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자폐아 진단엔 눈 맞춤보다 시선 분석이 더 정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연구에 사용된 동영상의 예시(그림 상단)와 아동이 동영상 속 배우의 눈을 응시한 시간 비율(그림 하단 그래프). 각 그래프에서 동그라미는 아동 개개인의 눈 응시 시간 비율을 나타내며 그래프 X축의 ASD는 자폐 스펙트 럼장애, ASD-Feat은 자폐 증상 몇 가지를 보이나 진단을 받을 정도는 아닌 아동들, DD는 자폐는 아니나 언어나 전반적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 TD는 자폐 및 발달장애가 없고 가족에도 자폐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없는 아동을 나타낸다. 각 그래프는 일반인의 편견과 달리 각 집단 내에서도 개인차가 크게 나타나며 자폐 집단 중에서도 눈 응시를 적게 하는 아동과 많이 하는 아동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픽=UNIST.UNIST는 기초과정부의 권미경 교수가 미국 UC샌디에이고의 캐런 피어스 박사와 함께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 이하 자폐)를 보이는 1~4세 사이의 영유아 616명을 대상으로 눈 운동을 관찰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30일 밝혔다.권미경 교수는 “기존 연구들은 주로 15명 내외의 자폐 영유아를 대상으로 연구해 신뢰도 확보가 어려웠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자폐 영유아를 포함한 616명을 분석하고 집단별로 비교도 진행해 신뢰도 높은 결과를 얻었다”고 이번 연구를 소개했다. 지금까지는 ‘자폐아는 타인의 눈을 보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어 왔다. 이를 근거로 자폐 진단에 ‘눈 맞춤’을 활용하려는 연구도 종종 나왔다. 그런데 권 교수와 캐런 피어스 박사 연구팀은 눈 맞춤은 자폐보다 개인차가 더 크며 자폐아 진단에 적절치 않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자폐아는 상황별 주의 집중에 약하므로 눈 맞춤보다 맥락별 시선 분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폐를 겪는 사람들은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만약 0~3세 사이 즉 뇌 발달을 비롯해 언어 및 사회성 발달에 중요한 시기에 자폐 진단을 받으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자폐 진단은 대부분 4세 이후에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학계에서는 영유아의 눈 움직임을 추적해 조기에 자폐 여부를 진단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이번 연구에서는 만 1세에서 4세 미만 영유아 616명의 눈 운동을 관찰했다. 실험 대상에는 자폐 진단을 받은 영유아는 물론 가벼운 자폐 증세를 보이는 영유아, 언어나 발달 전반에 장애가 있는 영유아, 일반적인 영유아 등이 포함됐다. 서로 다른 집단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대상을 포함시킨 것이다.실험 참가자들은 ‘까꿍’, ‘안녕’ 등과 같은 간단한 대화와 몸짓을 보이는 사람이 등장하는 1분 미만의 짧은 동영상을 보게 됐다. 이때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어느 부분을 얼마나 오래 보는지 컴퓨터 프로그램과 연결된 눈 운동 추적기로 분석했다.그 결과 자폐 영유아들이 동영상 속 인물의 눈을 응시한 총 시간은 다른 아동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똑같은 동영상에 자폐 아동들이 좋아한다고 알려진 기하학적 무늬를 추가하거나 인물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정지된 모습을 보여줘도 자폐 아동들이 동영상 속 인물의 눈을 응시한 총 시간은 다른 집단과 유사했다.권 교수는 “기존의 편견과 달리 자폐 영유아의 눈 응시 시간은 다른 영유아와 차이가 없었으며 개인 차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자폐 영유아들은 눈동자를 응시하지 못한다기보다는 얼굴 전체를 덜 보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자폐 영유아들은 동영상 속 인물의 눈이 아니라 얼굴 전체를 덜 쳐다봤으며 다른 기하학적 무늬에 시선을 돌리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자폐 영유아가 문맥에 맞게 중요한 정보로 주의 집중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권 교수는 “타인의 감정을 볼 때 눈을 보고 말하기를 배울 때는 입을 보며, 사람이 말할 때 옆에 다른 물체가 있어도 얼굴을 보는 게 일반적”이라며 “자폐 영유아의 경우에는 이처럼 상황이나 맥락에 맞게 무언가에 집중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어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자폐 영유아의 시선 처리를 활용하면 자폐를 진단하는 소아과 의사나 의료진, 이들을 치료하는 발달·임상 전문가 등에게 유용한 진단 도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자폐는 조기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커지는 만큼 이번 연구가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이번 연구는 미국 소아청소년정신의학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 3월 6일자 온라인판에 공개됐으며 출판을 앞두고 있다.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