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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충청, 여야 모두 `세 확장` 노린다…캐스팅보트 민심은?[총선전망]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제22대 총선이 1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강원·충청 지역의 표심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여야 모두 세 확장을 노릴 수 있는 지역이면서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 격인 곳이다. 두 당 모두 이곳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세가 강한 강원에서 기존에 차지한 지역을 굳히는 동시에 추가 의석을 얻는 게 목표다. 국민의힘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싹쓸이’ 당했던 대전 지역 탈환에 집중하고 있다. 충청권에는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윤심’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11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모의 개표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모의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강원서 압도적 우위 유지하려는 與, 과반 싸움에 나선 野강원권 의석 8석 중 국민의힘은 6석, 민주당은 2석을 점해 여전히 보수 우위 지형을 보이고 있다. 강원 출신의 권성동, 이양수, 이철규, 박정하 의원 등이 당·원내 지도부를 거치며 탄탄한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우세를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반면 민주당은 현재 확보한 2석을 유지하며 보수세가 강한 영동 지역에서 추가 의석을 확보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 갑은 지난 총선에서 허영 민주당 의원이 김진태 전 의원을 꺾고 진보 진영에선 처음으로 춘천에 깃발을 꽂았다. 이 지역에는 비례대표인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일찍부터 활동을 시작하며 치열하게 맞붙는 중이다.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 을(한기호, 3선)에서는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출마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 전 지사는 아직까지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재선을 지낸 강원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에서는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출마를 공식화했다.◇민주당 깃발 꽂았던 대전…중진 탈당·불출마로 요동치는 선거 지형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한 대전 지역은 중진 불출마와 탈당, 사법 리스크 등이 혼재돼 선거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우선 대전 동구(장철민, 초선)에서는 국민의힘 비례대표 윤창현 의원이 지역구 상륙에 나서며 현역 의원 간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박병석 전 국회의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대전 서구갑(박병석, 6선)은 여야 모두 반드시 사수해야 할 지역으로 떠올랐다. 여당에서는 검사 출신의 조수연 서구갑 당협위원장이, 야당에서는 서구청장을 지낸 장종태 대전시당 정책위원장이 대결한다.지난 3일 민주당을 탈당한 대전 유성구에서 5선을 지낸 이상민 의원의 지역구에는 ‘친명(親이재명)’계 이경 상근부대변인이 활동하는 중이다. 허태정 전 대전시장도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석봉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대전 대덕구(박영순, 초선)도 당내 경선에 관심이 몰린다. 최근 당 지도부에서 ‘친명계’인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을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며 현역인 박 의원의 대항마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대전 중구의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하명수사’ 의혹으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입장에선 ‘사법 리스크’ 이미지가 씌워진 황 의원의 출마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당 소속의 김광신 대전 중구청장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청장직을 상실하며 지역 리더십은 혼란에 빠졌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충청으로 내려온 대통령실 출신들…`캐스팅보트`의 리턴 매치에도 촉각충청권 선거에서는 ‘윤심’을 등에 업은 후보들이 여야 할 것 없이 강력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충북 청주시 청원구(변재일, 5선)에서는 서승우 전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이 출마를 예고했다. 변 의원은 6선을 달성해 21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이 목표다. 충남 천안을(박완주, 3선)에서는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출마가 유력하다. 현역인 박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었다가 보좌관 성추행 파문으로 탈당해 사실상 무주공산 지역구가 됐다.충남 홍성·예산(홍문표, 3선)에서는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비서관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 충주시(이종배, 3선)에서는 이동석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실 행정관이, 충북 제천·단양(엄태영, 초선)에서는 최지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이 출마를 준비해 당내 현역 의원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충청권이 주요 선거의 캐스팅보트가 되는 만큼, 지난 총선에서 맞붙었던 후보들의 ‘리턴 매치’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충북 증평·진천·음성에선 임호선(초선) 민주당 의원과 경대수 전 국민의힘 의원이 맞붙는다. 지난 총선에서 두 후보는 각각 경찰청 차장과 검사장 출신을 내세워 ‘검·경 대결’을 치른 바 있다.문진석(초선) 민주당 의원이 있는 충남 천안갑에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나온다. 두 사람은 지난 총선에서 득표율 49.34%대 47.92%의 접전을 펼쳤다.충남 아산시갑에서는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과 복기왕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의 리턴매치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이 의원은 복 위원장을 564표라는 근소한 차로 제쳤다.
- 방심위, KBS ‘주진우 라이브’ 등 15개 프로그램 제재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KBS 주진우 라이브 등 15개 프로그램에 대해 제재를 내렸다. 1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KBS-1AM ‘주진우 라이브’ 등 15개 프로그램에 대해 법정제재 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먼저 방심위는 KBS-1AM 주진우 라이브, TBS(교통방송)-FM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주의’를 의결했다. 특정 업체의 서울중앙지검 증축 공사 설계 용역 수주와 관련해 설계용역 계약비를 전체 사업비로 오인할 수 있는 내용을 방송했다는 이유다. 또 김어준 뉴스공장과 함께 MBC-AM ‘김종배의 시선집중’도 주의를 받았다. 김어준 뉴스공장은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논란에 대해, 진행자가 해당 의혹을 제기한 의원의 입장은 옹호하고 이에 반박한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거나,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 수용 관련 대통령의 발언을 조롱·희화화했다는 이유다.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발사에 대한 강원도의 채무(지급)보증 결정 당시 강원도의회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의 불명확한 주장을 검증 없이 방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SBS TV ‘월드컵 특집 골 때리는 그녀들’에 대해서는 특정 브랜드의 주류 상품을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해당 주류의 상품명이 표시된 응원도구, 상품을 연상시키는 소품과 그래픽 자막 등을 노출했다는 이유로 ‘주의’를 의결했다.경제 및 생활 정보 등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에서 특정 제품의 특징과 종류를 반복 소개함으로써 경쟁 업체 및 상품 등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한 매일경제TV ‘M마켓’,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성폭행하는 장면 및 피해자가 괴로워하는 모습 등을 클로즈업해 자세하게 묘사하는 내용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한 MBN PLUS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에 대해서도 ‘주의’를 의결했다.이외에도, 기능성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줄기세포가 함유된 제품인 것처럼 시청자를 오인케 하고, 특정 성을 비하하는 내용을 방송한 롯데홈쇼핑 ‘셀로니아 줄기세포배양액 앰플’, 일반 상품을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케 하거나, 특정 성분의 함량을 실제보다 많이 포함된 것처럼 안내하고, 결제 및 구매 이후 반품・환불해주는 판매방식을 ‘무료체험’으로 표현해 시청자를 기만한 중화TV・TV조선2・실버아이TV의 ‘BNS 상어연골 콘드로이친 1200’ 방송광고에 대해 ‘주의’로 최종 의결했다.한편 이날 방심위에서는 12일 방송소위에 ‘뉴스타파 김만배 인터뷰 인용보도’를 긴급심의에 올린 것을 두고 논의를 했다. 야당 추천 위원 등은 긴급심의 안건을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여당 추천위원인 황우석 방심위원은 “전례에 따른 진행”이라며 “뉴스타파 건은 방송사들이 먼저 사과하고, 이게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다는 여론이 있기 때문에 긴급 안건으로 적절하다. 오히려 이걸 나중에 언제 해야 한다고 정하는 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 오늘의 부고 종합
- [이데일리 편집국] ▲정영혜씨 별세, 한요섭(미래에셋증권 OCIO운용팀 이사)씨 부인상, 한정원·한지헌씨 모친상, 정기준(세계금융연구원장)씨 누나상 = 7일 오후 2시4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실, 발인 9일 낮 12시, 장지 분당 봉안당 홈. 02-3010-2000 ▲여주현씨 별세, 여운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씨 부친상 = 8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 발인 10일. 02-2258-5979▲권광남(전 매일신문 기자)씨 별세, 이화숙씨 남편상, 권오현씨 부친상, 김소연·김미래씨 시부상 = 7일 오후 9시6분, 예천 권병원 장례식장 3층 특실, 발인 10일 오전 8시, 장지 예천읍 서본리 선영. 054-655-0456▲송인순씨 별세, 백승호(세무법인 이지택스 세무사)·백승준(세무법인 이지택스 사무장)·백승욱(삼성화재 부장)씨 모친상, 홍성준(개인사업)·송영진(공인중개사)·황덕구(강내농협 상임이사)씨 장모상 = 8일 오전 9시,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 발인 10일 오전 8시, 장지 세종시 미곡리 선영. 02-6986-4440▲김창경씨 별세, 이현우·순우·선우씨 모친상, 송영백·최문순(전 강원도지사)·권혁천씨 장모상 = 7일 오후, 춘천호반장례식장 특1호실, 발인 10일 오전 6시, 장지 대전 현충원. 033-252-0046▲하연수씨 별세, 하정미(금융감독원 수석조사역)씨 부친상 = 8일, 순천향부천장례식장 3호, 발인 10시 오전 7시. 032-327-3060
- 與 "민주당, 원칙 없이 민생 볼모로 '이재명 방탄'" 비판
-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제 그만 원칙 있고 상식적인 당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후속조치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국회 의석을 이용한 횡포 정치, 지금 민주당에는 원칙도, 상식도, 이성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박 대변인은 “민주당의 비협조로 정우택 국회부의장 선출 안건은 본회의에 상정조차 못 했다”며 “부의장직과 비대위원장직을 겸직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국회부의장 선출마저도 몽니 부리고 있다”며 “민주당의 원칙은 무엇인지 알 도리가 없다”고 했다.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을 22대 국회 후반기 여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선출하려 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의사일정 협의가 되지 않으면서 한차례 연기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및 이재명 대표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한 사과 없이는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박 대변인은 또 “애꿎은 서해 공무원 월북 몰이 안 했다고, 질질 끌려가던 북한 주민 강제 북송 안 했다고 기자회견 열어 세상 시끄럽게 한다”며 “켕긴다고 감사원법 고친다며 감사완박 외친다. 자꾸 법안 장난 말고 그냥 수사받으면 된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주 발의할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감사원법 35조에 ‘중간 조사결과 발표 또는 수사요청, 수사참고자료 송부 등의 방법으로 수사기관에 자료를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 신설을 골자로 한다.박 대변인은 아울러 “레고랜드로 강원도정 파탄 내 놓고 이제 와 뒤집어씌우기 한다”며 “무원칙, 비상식, 몰염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민생을 볼모로 잡고 ‘이재명 방탄’하지 않는 것이 국가와 국민에 대한 도리이자, 합리적 이성이면 그리하는 게 맞다”며 “이제 그만 원칙 있고 상식적인 민주당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후속조치 점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김진태발 금융위기’라는 표현을 두고 “김진태 지사의 조치고 적절했던 건 아니라고 보여진다”면서도 “레고랜드를 추진해왔던 민주당 출신 최문순 지사 때의 문제가 뭔지를 덮으려는 것 같고,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 경제용어 없이 ‘레고랜드 사태’ 설명 드립니다
- [이데일리 한승구 인턴기자] 최근 레고랜드로 인해 한국 금융시장 전체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레고랜드 건설을 위해 빌린 돈 2050억원을 갚지 못하게 된 것인데요. 여기에 당초 강원도가 빚을 갚겠다며 보증했다가 최근 다시 말을 바꾸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23일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무려 ‘50조원 플러스 알파’ 규모의 돈을 자금시장에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레고랜드에서 시작된 빚 문제, 어쩌다 한국 금융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까요? 스냅타임에서 이번 레고랜드 사태를 경제 용어 없이 최대한 쉽게 설명해드립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사건의 발단2020년 강원중도개발공사가 각 증권사들로부터 레고랜드 건설 자금을 빌리면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먼저 강원중도개발공사는 2012년 레고랜드 사업을 담당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강원도가 4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레고랜드 같은 대규모 건설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다른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중개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자금을 빌리기 위해 먼저 ‘아이원제일차’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아이원제일차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임시 회사로 목적을 다하면 사라지는 특징을 가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회사는 모기업(강원중도개발공사)의 재무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되면서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고, 이것은 돈을 빌릴 때 더 유리하게 작용합니다.그렇게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아이원제일차를 이용해 증권사들로부터 2050억원을 빌렸는데요. 그 과정에서 레고랜드의 사업성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채권은 쉽게 말하면 돈을 빌렸다는 차용증입니다. 일종의 외상 증서로 투자자들끼리 사고팔 수도 있습니다. 물론, 채권은 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외상한 사람이 도망쳐버리면 돈을 받을 수 없듯이, 채권을 발행한 주체가 망해버리면 돈을 돌려받을 수 없겠죠.그럼에도 2050억원의 돈을 빌리는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강원도에서 채무관계를 보증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사업에 차질이 생겨,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돈을 갚기 어려워지면 강원도가 대신 갚아주겠다고 약속한 것이죠. 국가 기관인 지자체에서 보증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안심할 수 있던 것입니다. 실제로, 레고랜드의 사업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신용평가사들은 2050억원 규모의 채권에 대해 최고등급인 신용평가 A1 등급을 매겼습니다. 강원도, 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결정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 입니다. 그 후 2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강원도에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새롭게 부임하면서 레고랜드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기 시작합니다. 최근의 경제 불황과 더불어 강원도의 재정 상태를 고려할 때 2050억원의 빚을 떠안기 부담스럽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9월 28일, 강원도는 2050억원을 갚아야 할 날을 하루 남겨두고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한 기업회생을 신청하기로 합니다.기업회생은 기업이 혼자서 도저히 사업을 진행할 수 없을 때 법의 도움을 받는 방법인데요. 투자자들은 이 말을 사실상 강원도가 빚을 갚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을 하게 되면 법원이 정한 법정관리인이 기업의 자산을 팔아 번 돈을 통해 빚을 갚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은 빚을 독촉할 수 없고, 자산이 제값에 팔리지 않으면 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회생 절차도 사실상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투자자들은 불만이 생기 수밖에 없죠.시간은 흘러 9월 29일. 2050억원의 만기일이 됐고, 강원중도개발공사는 결국 돈을 갚지 못했습니다. 강원도는 회생 신청이 부실 사업을 털어내기 위함이고, 올해 안으로 빚을 상환할 것이라 강조했지만 평가단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10월 5일.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만든 아이원제일차는 신용등급이 A1에서 D까지 떨어지면서 최종 부도처리가 된 것입니다. 그렇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국가와 비슷한 신뢰를 가진 지자체도 채무에 대한 보증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죠. 얼어붙은 자금시장...경제위기 뇌관 우려아이원제일차 채권의 부도 소식에 자금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기 시작했습니다. 지자체가 보증한 채권도 부도가 난 와중에 민간기업도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채무관계에 대한 불신은 기업의 자금 조달 위기로 이어졌습니다.자금 조달 위기는 기업 경영에 치명적입니다. 기업들은 자금을 통해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사업을 추진하는 등의 경영 활동을 하죠. 그 가운데, 보유한 돈을 남기지 않고 계속 써줘야 하는데요. 돈이 남아있는 것 자체가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기회를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업은 늘 새로운 돈이 필요한데, 바로 채권이 그것을 조달하는 수단인 것입니다.안그래도 최근 금리 인상 등의 경제 불황으로 자금이 원활하게 돌지 못하며 채권 시장이 위축된 상태였습니다. 거기에 이번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치니, 신뢰도마저 잃은 채권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게 된 것입니다. 이른바 ‘돈맥경화’로 기업들의 돈줄이 끊기게 된 것이죠.기업 입장에서는 돈을 제때 투자받지 못하면, 빚이 과도하게 증가하고 심하면 부도에 이르게 됩니다. 증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증권사들은 대규모 건설사업을 중개할 때 사업 리스크를 모두 떠안는 조건을 통해 자금을 가져옵니다. 기업들이 돈을 갚지 못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증권사의 몫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자칫 ‘도미노 도산’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것입니다.실제로 최근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높은 신뢰도로 평가받는 공기업 한국전력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1200억원 가량의 돈을 빌리지 못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1000억원 규모로 채권을 발행하려 했으나 전액 무효가 되기도 했죠. 또,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둔촌주공 재건축 역시 7천억원 규모의 빚을 새로 돈을 빌려 갚으려다 실패했습니다.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중소 건설사의 경우, 최근 부동산 거래 비용은 하락한 반면 건설비용이 증가하면서 업황 자체가 좋지 못합니다. 거기에 사업자금 조달마저 차질이 생기면 부실 재정 위기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레고랜드발 경제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10월 23일. 정부는 이 사태를 진정시키고자 ‘50조원+알파’의 돈을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색된 시장에 다시 활기를 띄우겠다는 의도입니다. 이번 연말에 기업들이 빌린 돈의 만기일이 대거 겹치면서 단기적으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임시방편인 만큼 시장 전반의 활기를 찾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지자체에서 비롯한 경제 위기를 국민 세금으로 메꿨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