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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야기가 가져오는 치유와 구원
  • [문화대상 이 작품]자기 이야기가 가져오는 치유와 구원
  • [김미희 연극평론가] 이성열 연출의 ‘서교동에서 죽다’(7.1~17, 씨어터 쿰)가 지난해 6월 짧게 선보인 후 1년 만에 같은 공간에서 다시 관객을 맞았다. 실향민의 후예로 미국에 거주하며 작품을 발표해온 고승범이 자신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희곡이다. 작가가 오랫동안 부여잡고 마침내 풀어놓은 자전적 이야기로, 자기 치유와 구원을 찾아가는 연극이다.연극 ‘서교동에서 죽다’의 한 장면. (사진=극단 백수광부)미국에 사는 59세 진영이 암이 재발한 누나를 보러 한국에 돌아와 조카 도연을 만나며 자신의 아픈 개인사를 들려주는 내용이다. 과거 어느 특정한 날의 풍경을 복원하는 글쓰기를 시도한다는 도연을 통해 진영은 1974년의 어느 날, 자신의 모습을 기억으로 소환해 낸다.서교동에서 살던 진영의 가족은 부친의 사업실패로 화곡동 시장통으로 이사를 하며 고단한 삶을 살게 된다. 부친은 간경화로 누워있었고, 모친은 과일장사에 바빴으며, 형 진석은 장남의 기대를 안고 학원다니기에 바빴고, 누나 진희는 집안일을 떠맡았다. 차남 진영은 어린 동생 진수를 돌보며 아버지의 약심부름과 집안 연탄불 관리를 책임져야 했다. 부친의 심부름으로 작은 아버지댁으로 돈을 빌리러 가는 날이면 수치심으로 죽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어느 날 돈 심부름을 위해 동생 진수에게 연탄갈이를 맡기고 나갔다 돌아온 진영은 연탄가스에 중독돼 쓰러진 동생을 발견한다.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동생이 죽은 그해 겨울, 진영은 자신도 죽었다고 선언한다. 현재 치매에 걸린 모친의 시간도 1974년에 멈춰있다.연극 ‘서교동에서 죽다’의 한 장면. (사진=극단 백수광부)무대는 현재와 1974년 그 날의 풍경들을 수시로 넘나든다. 배우의 연기 공간에 따라 현재와 과거, 현실과 환상의 세계로 변신한다. 나무판자로 덮여 있는 무대, 쓰러질 듯 경사져 틈새가 벌어진 바닥은 밟으면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1974년 위태롭던 진영의 집을 시각화했다.진영의 1974년 세상은 외롭고 갑갑하고 억압적이었다. 탈출을 꿈꾸던 그는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나 동생의 죽음에 대한 그의 죄의식을 떨쳐내지는 못했다. 그런데 도연의 글쓰기로 인해 진영은 50여 년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과거의 어두운 기억들을 조카에게 들려주고, 조카가 삼촌의 기억을 토대로 소설 ‘서교동에서 죽다’를 완성했기 때문이다.환갑을 바라보는 작가가 자기의 내면과 정면으로 만나 가족에 대한 죄책감을 털어놓는 솔직함과 용기는 ‘밤으로의 긴 여로’를 쓴 유진 오닐을 연상시킨다. 다만 고승범은 오닐처럼 사실주의적 방식으로 풀지 않았다. 자기연민을 피하기 위해 보다 냉철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진영이 등장인물과 내레이터 사이를 드나들고, 도연이 그의 청자로 존재하는 이유다. 연극은 파편적이고 부정확한 기억을 복원하는 일이 사실의 진위를 따지기 위함이 아니라, 가슴 한 켠에 자신을 붙들고 있는 아픔과 화해하고 자기치유에 이를 수 있다고 일깨운다.모든 연기자들이 균형감 있고 절제 있는 연기로 연극의 완성도를 높였지만 박완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외로운 영혼 진영 역을 유머러스하고 건들건들한 연기로 너무도 독창적으로 구현해 냈다.고승범의 대학 연극반 동기인 이성열 연출은 누구보다 작가를 잘 이해하는 듯하다. 작은 소극장 공간에서 효율적인 공간 구획으로 과거와 현재를 드나드는 배우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진영의 자기 이야기에 거리를 두게 하면서도 관객의 가슴을 멍멍하게 만드는 노련한 연출력을 보였다. 연극 ‘서교동에서 죽다’의 한 장면. (사진=극단 백수광부)
2022.08.11 I 김보영 기자
휠체어 탄 김지우씨 “한국 사회, 무해한 장애인 원해”
  • 휠체어 탄 김지우씨 “한국 사회, 무해한 장애인 원해”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5호선 광화문역에서 열린 ‘제34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에서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하고 있다. 전장연은 내년도 본예산에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장애인 권리 4대 법률 제개정, 서울시의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 재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 중에 있다(사진=뉴시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 사회는 무해한 장애인을 원합니다. 도와줘야 하는 불쌍한 존재로 인식할 때는 호의적이지만, 장애인이 권리를 요구하면 비난과 조롱의 말을 서슴지 않죠.”뇌병변 장애를 가진 유튜버 김지우(21)씨가 경험해온 한국 사회의 민낯이다. 최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나 김씨는 시청자들이 자폐 스펙트럼을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는 열광하지만,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차가운 시선을 보이는 이유의 지점이 여기에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드라마 ‘우영우’의 등장에 대해서는 “반갑다”면서도 “현실에서는 장애인을 만나는 일도 쉽지 않다. 양날의 검처럼 느껴졌다. EBS ‘딩동댕 유치원’에 나오는 휠체어를 탄 친구 ‘하늘이’처럼 서사를 지닌 인물이 아니라, 그냥 학교, 놀이터에서 마주치는 것이 진짜 편견을 없애는 길”이라고 했다.첫 책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휴머니스트)를 펴낸 뇌병변 장애인 유튜버 김지우 씨가 매달 자신의 ‘휠체어 꾸미기’ 작업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이달의 휠체어’ 모습. 웨딩드레스, 한복 등 다양한 의상을 입고 그에 맞는 휠체어 디자인을 선보이는 화보 프로젝트로, 단순히 휠체어의 외형만 바꾸는 게 아니라 삶에서 휠체어를 어떻게 패션으로 치환하는지, 타인의 시선을 당당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사진=포토그래퍼 유흐름 제공).◇“출근길에 장애인이 없다”김씨는 7년차 인기 유튜버다. 고등학생 시절인 2017년부터 유튜브 채널 ‘굴러라 구르님’을 운영하며 장애 이슈를 다루고 있다. 그는 어리고 장애가 있는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장애 이슈를 건드릴 때마다 자주 소환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의 첫 책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휴머니스트)는 유투버이자 20대 여성, 휠체어를 탄 뇌병변 장애인으로서 겪어온 일상과 관계의 면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김씨는 “아무래도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이다보니 활자보다 영상에만 익숙해지더라. 유튜버 활동을 해오면서 언젠가 내 이야기를 정리된 무언가로 풀어내야겠다는 생각은 꾸준히 갖고 있었다”면서 “글로 만날 수 있는 독자층은 또 다를 텐데, 이번 작업을 통해 많은 독자를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웃었다.김씨 유튜브에 구독자가 많은 이유는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근사한 농담처럼 건넨다는 점이다. 이 같은 강점은 김씨의 책에도 잘 녹아있다. 이를테면 김씨 자신의 부모님 이야기를 꺼낼 때 엄마가 아닌 ‘현미’라고 지칭하는 식이다.“어린 내가 겪어야 했던 배타의 과정을 감당한 건 내가 아니고 현미였다. 그래서 현미는 자연스레 ‘쌈닭’이 됐다. 어릴 때 내게 익숙했던 현미의 모습은 뭔가 부당한 일이 생겼을 때 따박따박 따지는 거였다. (중략) 나와 분리되지 않는 삶을 산 현미는 어떤 것들을 견뎌야 했을까. 이제는 현미를 마주할 때다.”김씨는 엄마를 이름으로 부른 의도에 대해 “장애인인 저를 이야기할 때 가족 얘기를 빼고 쓸 수 없다. 좋든 싫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장애인으로서 가족들에게 돌봄을 받고 자란다. 다만 ‘엄마’ ‘아빠’라고 쓰면 사회적 맥락에서 모성애, 희생 같은 것들이 너무 쉽게 달라붙을 것 같았다. 장애인 부모로서 읽히는 게 아닌 그냥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고 말했다.성에 대한 얘기도 책에 거침없이 썼다. 그는 “장애 여성으로서 다층적 차별을 겪게 되더라. 출산을 장려하면서도 장애여성들은 임신중절을 권유받기도 한다”며 “당연한 욕망인 성욕도 장애인이 이야기를 꺼내면 공격 당하는 일도 적지않다. 정당하지 않다”고 했다. 책에는 장애 이슈를 다루는 기획자로서 장애인의 삶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 ‘덜’ 준비된 사회를 향해 어떻게 목소리를 낼지 등에 대한 사유와 통찰이 녹여져 있다. 준비가 ‘덜’된 사회를 향한 촌철살인도 잊지 않는다. 김씨는 책에서 “뇌성마비의 걸음이란 한 발자국, 손을 흔드는 타이밍까지 계산해야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지하철 엘리베이터가 있는 출구와 내가 가야 할 장소가 정반대라든지,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는 안내문을 본다든지, 환승을 하려면 리프트를 다섯 번 타야 한다거나 출구로 나가 100m 정도를 가서 다시 내려가야 하는 일 역시 다반사다. 지하철은 ‘대중교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꾸 대중이라는 말 안에 장애인이 있는 것은 까먹는 모양이다. 여전히 많은 것이 달라지지 않았고, 책임을 져야 할 사회는 조용한데 열의가 있는 개인만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는다.이길보라 영화감독 겸 작가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틈새를 유쾌하고 발칙하고 근사하게 가로지른다”며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휠체어를 탄 여성으로 살아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정확하게 한국 사회의 단면을 짚어낸다”고 적었다.그는 요즘 휠체어 꾸미기에 빠져있다. 지난해 9월부터 매달 한복, 웨딩드레스, 교복 등 다양한 의상을 입고 그에 알맞은 휠체어 디자인을 선보이는 화보 프로젝트 ‘이달의 휠체어’를 진행 중이다. 줄임말로 일명 ‘휠꾸’로 통한다. 단순히 외형을 꾸민다는 데 나아가 ‘당당함’을 획득하자는 의도를 담았다. 휠체어가 타인의 시선을 받아내는 수동적 존재였다면 타인의 눈길을 끄는 패션쯤으로 그 시선을 즐긴다고 했다.김씨는 ‘휠꾸’를 하나의 문화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어릴 적 ‘왜 나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지?’라는 생각을 품었던 만큼 장애 아동들을 모아 나만의 휠체어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다니는 김씨는 지난해 4월 ‘서울대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을 결성해 현재까지 관악구 예산지원으로 서울대 인근 식당 32곳에 경사로를 설치하기도 했다. 공중파 방송출연, ‘세바시’ 강연, 평창동계패럴림픽 성화 봉송 주자, 연극 배우, 잡지(보그) 화보 촬영 등을 하며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 왔다.그는 대표로 나서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표’ 자리에 올려지는 것은 대단한 권리인 동시에 사회적 소수자에겐 그 자체로 소수자성을 재확인시키는 일이기도 하다”면서 “그럼에도 직접 나서 이야기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는 아직도 장애인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김씨는 “어릴 적 나는 어른이 되면 내 장애가 낫는 줄 알았다. 알려주는 사람도, 나 같은 장애를 가진 친구도 없었다”며 “장애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김지우 씨가 자신의 휠체어에 그라피티를 새긴 뒤 촬영한 화보(사진=포토그래퍼 장모리 제공).
2022.08.03 I 김미경 기자
"아이,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 "아이,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어린이날 100주년]
  • [이데일리 이소현 김윤정 기자]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하잖아요, 특히 아이에겐 그렇습니다. 예전엔 ‘사랑의 매다, 훈육이다’ 했지만 그렇게 해선 부모와 아이 간 관계도 해치고 매 맞는 아이가 반발심, 심지어 복수할 생각까지 하게 되지요.”어린이날 100주년을 맞는 올해에도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은 여전하다. 이상경(67) 한국방정환재단 이사장은 듬뿍 사랑받고 마음껏 뛰놀면서 자라야 할 아이들이 부모 등의 학대로 목숨을 잃어가는 현실에 일침을 놨다. 촉법소년 논란이 일 정도로 저연령층의 범죄가 느는 데에 대해서도 “부모와 선생님 등 주변에서 준 상처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우리 사회의 책임을 먼저 짚었다. 이상경 방정환재단 이사장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로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이상경 이사장은 3일 서울 용산구 방정환재단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에겐 무엇보다 부모의 애정이 가장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요새는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놀지 못하고 스마트폰이나 게임 중독 등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평소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관계가 좋고 부모가 자녀에게 애정이 있단 확신이 있으면 ‘회복탄력성’이 높다”고 했다. 아이 양육에 있어선 아이가 말을 듣지 않더라도 체벌을 가해선 안된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그는 “말하려는 알맹이가 전달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건 부모”라며 “매를 들어서 가르치겠단 건 지혜롭지 않고, 옳지도 않다”고 했다.이 이사장은 부모와 아이 간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최빈국에서 선진국이 되는 기적을 이룬 이면에 세계 최장 수준의 근로시간이 있다”며 “부모가 아이에게 애정이 없어서는 아닐 것이다. 직장에서 늦게 끝나다 보니 아이들과 저녁 식사를 할 시간조차 없는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자녀와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른의 배려가 필요한 존재인 아이들과 한 번이라도 더 밥 먹고, 놀아주고, 산책하는 시간이 쌓이면 독립적인 사회의 구성원으로 키워낼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한 아이를 키우는 덴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이 이사장은 우리 사회 전체의 협업 필요성도 짚었다. 그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가는 지역아동센터뿐 아니라 중산층 아이들이라도 방과 후나 학원 가기 전에 잠깐 들려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키움센터 등이 지역 곳곳에 자리 잡아 가족의 돌봄에서 틈을 메워주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상경 방정환재단 이사장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로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이 이사장은 2008년 12월에 취임해 14년째 재단을 이끌고 있다. 1987년 창업한 현대리서치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는데 전문분야를 살려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를 산출하고 있다.이 이사장은 “2009년 첫 번째 조사 당시 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가장 낮은 20위였는데 점점 개선됐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조사한 2021년 조사 결과에서는 조사대상 22개국 중 22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주관적 행복지수는 어린이가 스스로 느끼는 삶의 만족감, 외로움 등을 종합적으로 집계한 결과인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 등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다. 그는 오는 9~10월 진행할 13차 조사에서도 엇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그는 학대나 방임뿐만 아니라 지나친 학업 경쟁도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학교에서 배운 것만 갖고 평생 써먹을 수 없는 게 현실일 정도로 배워야 하는 지식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며 “어른들이 만든 치열한 경쟁사회가 어린이들의 행복은 더디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들에게 전한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그리고 어른들에게 전한 ‘어린 사람에게 수면과 운동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십시오’ 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세상의 잣대를 성인이 아닌 어린이를 기준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그는 “소파 방정환 선생님은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환기에서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고 생명의 길을 열어주자’고 하셨다”며 “‘애녀석’, ‘아해놈’처럼 낮춰 부르던 아이들을 ‘어린이’라 칭하며 존재를 부각하셨듯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어른들도 각자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소파(작은 물결)를 찾다 보면, 대파(큰 파도)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05.04 I 이소현 기자
틈새 공략 나선 이재명, 성범죄 처벌 강화 등 `여성공약`발표
  • 틈새 공략 나선 이재명, 성범죄 처벌 강화 등 `여성공약`발표
  •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성 표심 잡기에 나섰다. 전날 `민주당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사과를 한 데 이어 3일엔 `여성 안심 대통령`이 되겠다는 선언과 함께 여성공약을 내놓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후보 단일화한 틈새를 공략하며 중도층과 여성·청년 지지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을 찾아 정순택 대주교와 면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재명 `여성 안심 대통령`…성범죄 처벌 강화 등 여성공약이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구조적 성차별을 해소하고 여성의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여성안심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5대 여성공약을 내놓았다. 먼저 성범죄로부터 여성의 일상을 지킬 것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데이트폭력처벌법, 일명 ‘황예진법’을 신속하게 제정하고 성범죄 양형 감경요소를 개선해 성범죄 처벌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스토킹 범죄의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수사와 지원체계를 확대한다. 디지털성범죄 원스톱 지원센터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경찰청 내 디지털성범죄 전담수사대를 설치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청년·여성·1인 가구의 주거문제에도 팔을 걷고 나섰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가구 중 약 32%가 1인 가구다. 여성 1인가구 주거안전시설 지원과 행복마을관리소 모델을 확대하겠다”며 “혈연 관계가 아니어도 연대관계인을 지정할 수 있는 ‘연대관계등록제’를 도입으로 1인가구의 돌봄·의료·장례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근절방안도 내놓았다. 그는 △영아살해·유기죄, 일반 살해·유기죄와 동일하게 강력처벌 △잔혹한 아동학대 범죄 공소시효 폐지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 등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자동 육아휴직 등록제와 아동 돌봄교실 운영 확대, 아동수당 확대 등을 말했다.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건강의학과’로 변경하고 피임 및 임신 중지, 난임 시술에 관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도 약속했다. ◇윤-안 단일화에 붕 뜬 중도·여성에 `손짓`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집무실에서 정순택 베드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예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 민생, 경제,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짧게 의견을 말했다. 대신 안 후보를 지지해 온 중도층과 여성 유권자들이 갈 곳을 잃었다고 보고 집중적으로 여성과 중도·진보 지지층에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윤 후보의 `이대남 마케팅`과 차별화한 데이트처벌법 제정과 디지털 성범죄 처벌 강화 등 여성 공약을 묶어 다시 제시한 것도 그 일환이다. 이 후보는 전날 토론에서도 민주당 권력형 성범죄 문제에 사과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르고 당 역시 피해호소인의 이름으로 2차 가해를 하고, 그 책임을 다 지지 않은 채 공천까지 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상처입고 질타했다”며 “국민들 회초리의 무서움을 알고 앞으로 이런 일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강서구, 금천구 등 서남권을 순회하며 유세를 이어간다.
2022.03.03 I 배진솔 기자
동작구, 맞벌이 가구 위한 '우리동네키움센터' 확대 운영
  • [동네방네]동작구, 맞벌이 가구 위한 '우리동네키움센터' 확대 운영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동작구가 오는 3월부터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대 맞벌이 가구의 돌봄 수요 충족을 위해 우리동네키움센터 2개소에서 돌봄시간 연장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동작구 우리동네키움센터 프로그램 활동 모습(사진=동작구청)이번 사업은 작년 하반기 우리동네키움센터를 통한 수요조사와 보건복지부 심사를 거쳐 서울에서는 사당5동 우리동네키움센터(동작3호점)과 사당2동 우리동네키움센터(동작7호점)이 최종 선정되어 추진하게 됐다.현재 우리동네키움센터는 △학기 중 평일 오후 1시~7시 △방학기간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 동작3?7호점에서 아침과 저녁 돌봄시간 공백 해소를 위해 1일 4시간 연장 운영을 시범적으로 시행한다.학기중에는 △오전 7시~9시 △오후 7시~9시, 방학기간에는 △오전 7시~오후 8시까지 운영해 1일 4시간씩 연장한다. 이용아동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김인숙 아동청소년과장은 “우리동네키움센터 운영시간 연장 시범사업을 통해 맞벌이 가정 부모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우리동네키움센터는 방과후 돌봄 공백이 우려되는 아동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도록 일상생활 지원, 놀이활동, 방과후 틈새 돌봄 등을 제공하고 있으다. 부모의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만 6세 이상 12세 미만 아동이면 월 5만원, 일 2500원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신청은 우리동네키움포털에서 가능하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동작구청 아동청소년과로 문의하면 된다.한편, 구는 2019년 노량진2동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시작으로 지난해 11호점까지 개원했다. △상도2동 우리동네키움센터(3월) △사당4동 우리동네키움센터(6월) △상도3동 우리동네키움센터(7월) 등 올해 3개소 확충해 14호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22.02.25 I 김은비 기자
국민의힘 갈등 봉합에…이재명 "저흰 너무 잘하고 있죠?" 경계
  • 국민의힘 갈등 봉합에…이재명 "저흰 너무 잘하고 있죠?" 경계
  •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7일 “원래 선대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선거운동을 어떻게 하는지 보면 집권 후에 어떻게 할지 다 보인다”며 “송영길 대표에게 너무 감사하다. 특히 다른 데와 비교하니 너무 잘하고 있죠?”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극적으로 화해하며 내홍을 겪었던 국민의힘 선대위가 안정을 찾아가자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 선대위 출범식에서 약속매듭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 후보는 이날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존경하는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께서 다리 부상을 입고 휠체어 타고도 1분1초를 아껴가며 선거 운동에 열성이시다”라며 “당 선대위를 물 샐 틈 없이 확실하게 단결시켜서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어떻게 나아갈지, 국가경영을 어떻게 할지 잘 보여주고 있다”며 송 대표를 추켜세웠다.이 후보는 이어 “국민이 보시기에 민주당 선대위가 든든해 보일 것”이라며 “진정한 리더는 위기 때 발현된다. 위기를 견뎌내는 것을 넘어서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도약으로 가는 건 구성원의 단결된 힘과 각오, 열정”이라고 했다. 당내 혼선이 거듭됐던 국민의힘과 비교해 민주당은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전날(6일) 윤 후보와 이 대표는 그간의 갈등 관계를 일시에 전격 봉합하고 ‘원팀’으로 급선회했다. 윤 후보는 결별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도 조만간 찾아갈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의원과의 만남도 조만간 성사될 거라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이 후보는 출범식 이후 취재진과 만나서는 ‘국민의힘 내홍이 정리됐는데, 어떤 각오이시냐’는 질문에 “정당 간 경쟁은 바람직한 것이기에 앞으로 신속하게 정책 경쟁으로 이 나라와 국민 삶을 얼마나 어떻게 개선할지 합리적 경쟁을 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당에 내부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며 “미래지향적으로 신속하게 국민 중심, 정책 경쟁, 잘하기 경쟁하자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날 출범식에서 민주당 서울시당은 △1인가구 전성시대 서울 △사람과 동물의 동행 서울 △모바일 라이프 서울 △청년 Y·E·S(Youth Economy in Seoul) 서울 △실버붐업, 돌봄 서울 △탄소중립 서울 등 6대 핵심 의제를 선정했다. 6대 의제별로 전문가 또는 활동인 1~3명을 영입해 현역 국회의원 및 시의원 1명과 짝을 이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2022.01.07 I 배진솔 기자
초등돌봄교실 오후 7시까지…거점 돌봄기관 운영 추진
  • 초등돌봄교실 오후 7시까지…거점 돌봄기관 운영 추진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교육부가 코로나19로 확대된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돌봄전담사의 근무시간을 늘리고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오후 7시까지 확대한다. 외부 시설을 활용한 ‘거점 돌봄기관’을 시범 운영하고 방과후학교와 돌봄을 통합한 ‘방과후학교·돌봄 통합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한 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 2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4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 방안’을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초등 돌봄교실은 전국 6163개교, 1만4278실이 운영되고 있으며 25만6213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2022년까지 연 700실을 확충, 총 1만5678실을 확보해 31만명 학생의 돌봄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수도권 등 대도시 밀집지역의 돌봄 대기수요 해소를 위해 학교 설립(신설)시부터 수요에 따른 돌봄공간 설치가 가능하도록 지방교육행정기관 재정투자심사 지침을 개정하고 돌봄교실 증실 및 환경 개선을 위한 재정을 지속해서 지원한다. 학부모 수요를 반영해 오후 7시까지 돌봄 운영을 권장해 돌봄 제공 시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그간 부모의 퇴근 시간이 반영된 돌봄교실 시간 운영에 관한 요구가 있었지만 오후 5시 이후에도 운영되는 돌봄교실은 전체의 11.1%(1581실)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돌봄전담사의 근무시간을 늘려 돌봄 운영 시간을 늘리고 질적 개선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지역내 가용 공간이 있는 학교 또는 외부 시설을 활용한 ‘거점 돌봄기관’을 시범 운영해 지역 내 돌봄 수요에 기반한 새로운 운영 모형을 마련키로 했다. 거점 돌봄기관은 인근 학교 간 돌봄 수요에 대응해 참여 대상과 운영 시간 등을 확대·운영하고 돌봄과 방과후학교의 통합적 제공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교육(지원)청에서 거점형 돌봄교실 운영 전반에 관한 실무를 총괄해 단위 학교의 돌봄 행정업무를 줄이고 필요시 교육(지원)청 내 별도 조직을 구성해 거점 돌봄기관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거점 돌봄기관 시범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특별교부금을 활용해 운영을 희망하는 교육청을 대상으로 지원한다.여기에 돌봄 확대와 다양한 활동 중심의 돌봄 수요 충족을 위해 방과후학교와 돌봄을 통합해 ‘방과후학교·돌봄 통합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기존 방과후학교와 돌봄의 연계는 방과후학교 연계형 돌봄교실을 거점으로 활용해 방과후학교 수강 전후 시간의 틈새 휴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이를 방과후학교와 통합한 돌봄 프로그램이 운영되도록 한다는 것. 예를 들어 3~6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3시간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방과후학교 2시간과 돌봄 1시간 운영을 연계해 다양한 방과후학교 강좌에 돌봄 기능을 포함한 통합 형태의 돌봄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형태다. 사전에 방과후학교 시간을 고려해 ‘모듈형 돌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모듈참여 학생의 동선을 고려한 교실 편성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서는 학부모의 수요, 돌봄 여건 등을 고려해 돌봄 운영 시간을 결정하며 시설 및 출입 인원 관리, 돌봄 학생의 귀가 안전 등 안전관리도 철저히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시도교육청별 여건에 따라 돌봄운영 시간, 준비·정리 시간, 행정업무 시간 등을 고려해 전담사의 적정 근무시간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오후 7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할 경우 6시간 돌봄 운영에 더해 1~2시간을 연장해 준비·정리, 행정업무 등을 할수 있도록 했다. 시도교육청별로 결정한 적정 근무시간에 따른 돌봄전담사 인건비 소요 예산은 2022년 총액인건비에 반영해 지원한다. 교육부는 또 돌봄전담사 중심의 행정 지원 체계를 구축해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단위 학교 내 업무 분장을 통해 돌봄전담사를 포함한 교무행정지원팀을 운영하고 초등돌봄교실 운영에 관한 사항은 일괄 담당키로 했다. 시도교육청은 이번 개선안에 맞춰 여건 및 돌봄 수요 등을 고려해 실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번 방안은 학생과 학부모를 우선에 두고 안정적인 돌봄이 제공되는 것을 목표로 마련했다”면서 “시도교육청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학교별 여건 등에 따라 제공되는 돌봄서비스의 질을 관리하고 돌봄이 꼭 필요한 학생들이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2021.08.04 I 오희나 기자
경단녀 고용시 세액공제 기준 완화…경단기간 3년→2년
  • 경단녀 고용시 세액공제 기준 완화…경단기간 3년→2년
  •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앞으로 기업들은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의 채용시 경력단절기간이 2년만 되더라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정부는 이와 함께 재직여성의 고용유지를 위해 상담·컨설팅 등 관련한 맞춤형 지원 모델을 개발해 내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돌봄운영시간의 연장 및 시설 확충 등을 통해 부모의 육아부담을 완화해 저출산 문제 해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여성가족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여성고용확대 및 모든 가족의 안정적 삶 지원방안’을 발표했다.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합계출산율 0.84라는 세계 최저수준의 초저출산 현상뿐만 아니라 향후 심각한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가 우려되지만 여성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못미친다”며 “경력단절, 유리천장 상황은 여전히 존재하고 가족구성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발생하는 주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자료= 여성가족부)◇세제혜택 부여 경단기간 3년→2년경단녀의 재취업을 독려하고 전문인력 양성에 참여하는 부처를 확대한다.기획재정부는 이에 따라 경단녀 고용기업 세액공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경단기간 3년을 2년으로 완화한다.또 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한 디자인·빅데이터 등 고부가가치 유망직종 직업교육훈련 지원 규모를 확대 올해 2600명(164개)에서 내년에는 2800명(175개)로 늘리기로 했다.여성창업 지원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여성기업 성상자금을 2024년까지 공급키로 했다. 아울러 여성 청소년 및 청년의 이공계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내년에 진로 탐색과 경력 설계, 취·창업에 이르기까지의 통합 지원 프로그램 개발을 검토하는 등 이공계 분야에의 여성 진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올해 상장기업 성별 임금차이 발표정부는 여성들도 직종을 가리지 않고 경제활동에 더 많이 참여토록 다양한 제도를 개선·추진한다는 계획이다.여가부는 “재직여성 고용유지를 위해 과학기술 분야 등 업종별 특화, 일반형 모델 등 상담·컨설팅·돌봄 관련 맞춤형 지원 모델을 올해 개발, 내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용상 성차별, 직장 내 성희롱 시 사업주의 조치 관련 구제절차를 노동위원회 내에 신설하기 위한 세부 지침을 마련해 2022년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정보공개도 확대한다.정구창 여가부 기획조정실장은 “공시제도를 활용해서 성별 임금정보를 공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현재 공공기관과 상장법인은 각 공시시스템을 통해서 성별 평균보수액 정보를 공개 중이다. 이를 지방공사·공단, 지방출연·출자기관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올해는 지난해 공공기관에 이어 상장기업까지 포함한 성별 임금격차를 분석·발표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전반적인 성평등 현황을 공시하기 위한 종합 분석 틀 마련을 내년까지 마련키로 했다.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고용유지 및 사회진출 확대를 위해 돌봄시간 운영을 연장하는 등 돌봄서비스를 강화한다. 사진은 지난 14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수도권 학교들이 전면 원격수업에 들어간 가운데 서울 성동구 무학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 2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내년부터 저출산 해결 위해 돌봄서비스 강화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꺼낸 카드는 결국 돌봄서비스 강화다. 정 실장은 “인구감소 상황에서 부모는 맞벌이 등으로 점차 아이의 출산과 육아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다시 저출산 심화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다함께돌봄센터의 운영시간을 아침·저녁 등으로 연장하고, 지역아동센터·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주말 운영 등을 통해 틈새돌봄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내년부터는 집으로 찾아가서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돌봄서비스’를 한부모, 장애아동 외에도 청소년부모, 아동학대 우려 가정 등을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외에도 내년부터 ‘정부24’의 ‘온종일돌봄 원스톱서비스’에서 학교돌봄터, 지역사회 자체 돌봄 프로그램까지 신청·배정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돌봄서비스 역시 시간대별, 사업별로 신청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키로 했다.◇주민등록상 재혼가정 미표시해도 된다여가부는 한부모, 재혼가정, 1인가구 등의 증가로 가족 형태가 다양화되는 환경 변화에 맞추어 정책적 지원을 강화카로 했다.이를 위해 주민등록상 재혼가정 표시를 선택이 가능토록 추진한다. 현재는 ‘계부, 계모, 배우자의 자녀’ 등으로 표시하는 것을 본인 선택 시, ‘부, 모, 자녀’ 등으로 하는 것.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는 지난 5일 주민등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만 24세 이하의 청소년 부모의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을 확대하고 심리·정서지원도 할 예정이다.퇴근 1인 가구 증가 등 가구형태 변화에도 적극 대응키로 했다.내년부터 1인가구 자조모임 등 사회관계망 형성을 지원하고 정신건강상담 강화와 더불어 1인가구의 고독사 예방을 위한 실태조사 시행 및 기본계획 수립 등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1인가구가 많은 청년·고령자 등 지원을 위해 2025년까지 청년주택 24만3000호, 고령자임대주택 5만2000호를 공급하는 등 청년·고령자에 대한 맞춤형 주거서비스 지원을 강화한다.
2021.07.28 I 박철근 기자
크레이치코바, '복식전문' 딱지 떼고 생애 첫 메이저 단식 우승
  • 크레이치코바, '복식전문' 딱지 떼고 생애 첫 메이저 단식 우승
  • 체코의 바르보라 크레이체코바가 프랑스오픈 테니스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AP PHOTO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이룬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 사진=AP PHOTO[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복식 전문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33위·체코)가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크레이치코바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총상금 3436만7215 유로·약 470억원)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32위·러시아)를 세트스코어 2-1(6-1 2-6 6-4)로 눌렀다.이로써 크레이치코바가 메이저 대회 단식 첫 우승을 달성했다. 체코 출신 선수가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과거 체코슬로바키아 시절까지 포함하면 1981년 하나 만들리코바에 이어 크레이치코바가 두 번째다..그동안 크레이치코바는 단식보다 복식에서 큰 성공을 거둔 선수였다. 복식에서는 메이저 대회 본선에 19번 출전해 2018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2차례 우승했다. 복식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적도 있다.반면 단식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는데 이번에 메이저대회 단식까지 우승을 차지하면서 여자 테니스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섰다. 세계랭킹을 33위에서 15위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크레이치코바는 같은 체코의 카테리나 시니아코바와 팀을 이뤄 여자복식 결승에도 올라 있다. 결승 상대인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베서니 매틱샌즈(미국) 조를 이기면 2000년 마리 피에르스(프랑스) 이후 21년 만에 이 대회 여자 단·복식을 석권하는 선수가 된다.반면 30살의 나이에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4강 이상 오르는 성과를 거둔 파블류첸코바는 첫 우승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크레이치코바는 1새트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6게임을 연속으로 이겨 1세트를 6-1로 손쉽게 가져갔다.2세트는 파블류첸코바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파블류첸코바는 크레이치코바가 범실을 쏟아내며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다. 2세트를 6-2로 이기면서 승부를 마지막 3세트로 끌고 갔다.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쪽은 크레이치코바였다. 크레이치코바는 장기인 백핸드로 파블류첸코바의 허를 찔렀다. 때로는 과감한 네트플레이로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반면 파블류첸코바는 2세트 막판 왼쪽 다리에 통증을 호소해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른 이후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3세트 우위를 점한 크레이치코바는 5-4로 앞선 상황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생애 첫 우승을 확정했다. 크레이치코바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지난 2017년 세상을 떠난 자신의 멘토이자 체코의 테니스 영웅 야나 노보트나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렸다. 그는 “노보트나가 지난 2주 동안 하늘에서 나를 돌봐준 덕분이다”면서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 덕분에 지금의 우승이 가능했다”고 말했다.이어 “지금 내게 일어난 일들이 믿어지지 않고 너무 행복하다”면서도 “이번 우승이 내 인생을 많이 바꿀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나는 아직 체코의 작은 도시에서 온 젊은 선수일 뿐이고 계속 열심히 일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2021.06.13 I 이석무 기자
클림트·고흐 떠난 비밀벙커… '대담한 빛'이 몰려왔다
  • 클림트·고흐 떠난 비밀벙커… '대담한 빛'이 몰려왔다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1876) 중 한 장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빛의 벙커’가 세 번째로 올린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의 벽과 바닥에 흐르고 있다. 인상파를 앞세워 신인상파·야수파·포비즘 등을 주도한 대가들의 걸작회화 500여점을 35분짜리 영상으로 압축한 미디어아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귀포(제주)=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시간이 필요하다. 눈이 어둠에 적응하는데. 색이 빛에 적응하는데. 객관적으로는 도저히 가늠하지 못할 그 ‘예열’의 순간이 끝나면, 서서히 커튼이 걷힌다. 한바탕 잔치가 시작되는 거다. 수많은 붓끝이 빛을 불러내고, 끝없는 빛살이 색을 쏟아내는 성대한 연회. 그 자리에 꽃이 빠질 수 있겠나. 물 위에 올라탄 ‘수련’들(1910s)이 초대를 받았다. 지베르니연못에 여섯 명의 정원사를 두고도 못 미더워 몸소 돌봤다는 그 수련이 피우고 스러지길 반복할 때쯤, 꽃보다 화사한 여인들이 나선다. 들판 위로 쏟아지는 태양을 피해 ‘양산을 쓰고 오른쪽으로 몸을 돌린 여인’(1886)을 앞세우고. 꽃잎을 흔들던 바람은 여인의 머리카락을, 치맛자락을 사정없이 건드린다. 그게 신호인 양, 눈 한 번 제대로 마주칠 틈도 주지 않는 그네들이 아쉬운 잔상을 남기고 사라져 간다. 앞벽에서 뒷벽으로, 이 기둥에서 저 기둥으로. 하지만 이도 잠시, 평화롭던 전경이 이내 왁자지껄해졌다. 그 유명한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1876)가 시작된 거다.클로드 모네의 ‘양산을 쓰고 오른쪽으로 몸을 돌린 여인’(1886) 등 주요 작품들이 바람결을 따라 흘러가는 중이다. 길이 100m 폭 50m 층고 5.5m를 꽉 채운 압도감이 ‘빛의 벙커’ 전의 장기이자 무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클로드 모네(1840∼1926)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 중 단연 첫손에 꼽히는 이들이 나란히 나섰다. 아니 이들만이 아니다. 신인상파·야수파·포비즘 대가들도 차례로 불려 나왔다. 폴 시냑(1863∼1935), 앙리 에드몽 크로스(1856∼1910), 앙드레 드랭(1880∼1954), 모리스 드 블라맹크(1876∼1958), 알베르 마르케(1875∼1947), 피에르 보나르(1867∼1947), 라울 뒤피(1877∼1953). 그러다가 결국 ‘색채의 마술사’까지 기어이 소환하고야 만다. 마르크 샤갈(1887∼1985)이다. 어찌 보면 이들의 ‘조인’이야 새삼스러울 게 없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기획·상설전, 아니라면 미술사조를 망라한 크고 작은 도록과 책자, 하다못해 한때 새해 달력에도 꼭 붙어 다녔으니까. 그런데 아마 여기까진 상상하지 못했을 거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의 한 비밀벙커. 그 차가운 콘크리트 벽과 바닥을 녹이는 열기로 나서게 될 거라고는. 빛을 그렸던 이들이 빛에 의해 다시 태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거란 얘기다. 빛의 벙커가 세 번째로 올린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 중 한 장면. 수없이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린 앙리 에드몽 크로스의 그림들이 사방에서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3000㎡ 가득 채운 빛의 거장들 색의 향연 제주 ‘빛의 벙커’가 세 번째 작품을 올렸다. 2018년 11월 첫 전시 ‘클림트’, 2019년 12월 두 번째 전시 ‘반 고흐’에 이은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이다. ‘클림트’와 ‘반 고흐’가 개인전이었다면 이번에는 대규모 그룹전이라 할 만하다. ‘빛의 벙커’는 낯선 공간 낯선 방식으로 ‘그림을 감상하는 법’에 다른 길을 낸 미디어아트다. 한마디로 명작을 바탕으로 삼고 디지털 IT기술로 뼈대를 만든 뒤 음악으로 살을 붙인 종합예술인 거다. 길이 100m, 폭 50m, 층고 5.5m, 넓이 3000㎡(약 900평) 벙커, 그 벽과 기둥, 바닥까지 활용해 전방위로 ‘빛’을 투사하는데, 천장에 숨어 있는 90여개의 프로젝터가 수백 점의 이미지를 쉴새없이 쏟아내는 식이다. 빛의 벙커가 세 번째로 올린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 중 한 장면. 사적인 내부공간을 즐겨 그리던 피에르 보나르가 프랑스 남부를 여행하며 풍경화가로 변신하던 시기에 그린 작품들이 눈에 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붙들어둘 수 없는 ‘찰나’가 관건이다. 움직이는 율동감에 속도감을 붙이고 위아래, 좌우, 앞뒤에서 걸작들이 튀어나왔다가 사라지는 입체감을 빚어낸다. 이번 전시에선 앞서 소개한 모네, 르누아르, 샤갈 등의 작품 500여점을 35분짜리 압축영상으로 만들어 흘려보낸다. 10분 남짓한 짧은 ‘덤’도 있다. 지난 두 차례의 전시에서, 클림트 뒤에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 반 고흐 뒤에 폴 고갱이 나섰듯, 이번 메인전 뒤엔 독일작가 파울 클레(1879∼1940)가 서브전을 책임졌다. 바이올리니스트로 평생 ‘음악그림’을 그렸다는 그의 다재다능하고 상상력 넘치는 회화세계를 광범위하게 펼쳐놨다. 라울 뒤피의 ‘니스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들’(1926)이 물 흐르듯 흘러가는 중이다. 지중해서 옮겨온 깊은 푸른빛, 그 위에 얹은 화려한 사교계의 일상은 뒤피의 작품에 주요한 소재이자 모티프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눈만 유혹하는 게 아니다. 귀도 두들긴다. 심장박동 수를 높이는 70여개의 스피커가 배경음악을 진하게 깔아주는데, 말이 배경이지 눈을 감고 듣는다면 이 역시 주연급이다. 이번 명작을 서포트하며 기꺼이 조연을 자처한 위대한 음악가들은 모리스 라벨, 루카 롱고바르디, 클로드 드뷔시, 조지 거쉰, 존 서먼,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아마데우스 볼프강 모차르트 등. 협주곡과 오페라, 발레곡과 재즈를 넘나드는 장엄하고 서정적인 음악을 기껍게 헌정했다고 할까. 원작이 걸리지 않았다고 대놓고 외면할 일이 아니다. 원작을 거는 것 이상의 ‘수고’가 입혀지고 더해졌으니. 적어도 수십명의 전문가가 달라붙는 협업으로 이뤄낸 완성품이니까. 전시를 기획한 김현정 사업총괄이사는 “1년의 제작기간이 걸렸다”고 귀띔한다. “기획단계에서 작가와 작품을 선별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데 3개월여, 아트팀에서 연출기법을 고안한 뒤 그림·음악·공간의 세팅에 또 6개월 이상이 걸린다.” 빛의 벙커가 세 번째로 올린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 중 한 장면. 누구나 인정하는 ‘색채의 마법사’ 마르크 샤갈의 작품 중 1962년에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하다사히브리 대학병원에 설치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재현되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전 두 전시와는 달리 이번에 치중한 건 ‘테마’란다. 이른바 스토리텔링을 입힌 건데. 전시에 출현한 화가들이 파리를 떠나 지중해 연안으로, 인상주의를 벗겨내고 모더니즘에 뛰어들게 한 여정을 캐냈다는 거다. 온화한 기후를 반영한 붓터치에 아낌없이 끌어들인 푸른빛, 어디까지 영감이고 어디까지 화풍인지 구분할 수 없게 한 ‘혼돈 같은 붓의 질서’를 살려내는 데 공을 들였다고 했다. 전시에 붙은 ‘지중해의 화가들’이란 부제는 그렇게 나왔다. ◇어두운 벙커 안에서 벌어진 일…빛에 빚진 색의 반란한때 국가기간 통신망 시설로 썼던 비밀벙커. 태생이 비운했던 그 시절이 이런 식으로 보상을 받으리라곤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1985년 설계를 시작, 1990년 착공한 뒤 2012년까지 한국통신 해저 광케이블센터와 서버기지로 쓰였더랬다. 이후 5년여, 쓰임을 다해 방치된 공간을 ‘빛의 벙커’가 임대해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탈바꿈시켰다. 파울 클레의 ‘음악을 그리다’ 전에 나온 ‘황금물고기’(1925)가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다. 빛의 벙커가 세 번째로 올린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 중 메인전에 이은 10분짜리 별도의 미디어아트로 제작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번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은 ‘세 번째’의 고민을 온전히 입고 나왔다. 첫 전시 ‘클림트’, 두 번째 ‘반 고흐’에 이은 ‘다음’이라면 누가 나서도 부담이 됐을 터다. 그새 이룬 성과도 이미 만만치 않다. ‘클림트’에 56만명, ‘반 고흐’에 48만명이 다녀가 누적 관람객 수 100만명을 기분 좋게 넘겼다. 제주에 내려 빼놓으면 섭섭한 ‘코스’가 된 셈이다. 그러니 어찌 고민이 되지 않겠나. 그 갈림길에서 제작진은 굳이 대중성에만 집착하지 않기로 했나 보다. 움직임을 덜어낸 대신 세련된 화면을 선택하는 대담한 승부수가 보인다. 빛이 없다면 그림자가, 그림자가 없다면 빛이 의심을 받는다. 그럼에도 ‘빛의 벙커’에는 그림자가 없다. 대신 색이 있다. 오래전 인상주의의 태동이 그랬듯 빛에 빚을 진 건 색이다. 하기야 뭐든 상관이 있겠나. 그저 마음을 뚝 떨어뜨리면 된다. 감각을 열어둔 만큼만 보인다, 빛이든 색이든.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파울 클레의 ‘음악을 그리다’ 전 중 한 장면. 그림과 그림이 이어지는 순간에 잡아낸, 넓이 3000㎡(약 900평)를 가득 채운 가히 ‘빛과 색의 랑데부’라 할 만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1.04.26 I 오현주 기자
게임 삼매경 초딩, 방과 후 숙제 '척척'…키움센터 보내볼까
  • 게임 삼매경 초딩, 방과 후 숙제 '척척'…키움센터 보내볼까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 ○○구에 사는직장맘 A씨는 오는 4월 복직을 앞두고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의 방과 후 시간이 고민이다. 업무 특성상 야근을 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시댁과 친정 모두 비수도권에 있어 아이를 맡길 곳이 없기 때문이다. 퇴근 전까지 아이를 돌봐 줄 베이비시터(육아 돌보미)를 알아봤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시기 가족이 아닌 사람이 왕래하는 것도 신경쓰이고, 비용 부담도 크다.서울 구로구 우리동네키움센터 9호점에서 아이들이 방과 후 공부를 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제공)서울시의 ‘우리동네키움센터(이하 키움센터)’는 A씨처럼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 등의 초등학생 자녀가 방과 후 방학, 휴일 ‘틈새보육’을 메우기 위한 보편적 초등돌봄시설이다. 키움센터는 규모와 성격에 따라 일반형과 융합형, 거점형으로 운영한다. 일반형 키움센터는 소규모(66㎡이상)로 집 학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서 방과 후 틈새 돌봄을 책임진다. 융합형은 중규모(210㎡ 이상)으로 일반형과 돌봄 역할 수행은 동일하지만 마을돌봄 자원 연계 등 역할이 추가된다. 거점형은 1000㎡ 이상 대규모로 센터로 문화·예술, 부모교육 강화 등 지역대표 특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지난해부터 지속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키움센터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키움센터 돌봄 서비스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90.6%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또 학부모의 81.2%는 ‘경제 활동 참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실제로 서울 각 지역의 맘카페(육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만족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맘 B씨는 “주택가에 위치해 영신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이가 혼자 다닐 수 있다”면서 “숙제도 봐주고, 다양한 활동도 진행해 유튜브와 게임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포구에 사는 C씨는 “작년 12월에 신설돼 내부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헤드폰을 가져가면 온라인 수업도 지도해준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더라도 맡길 곳이 있어 안심된다”고 말했다.서울 서초구 네이처힐2단지 내 초등키움센터.(사진=서울시)서울시는 2019년 103개(일반·융합·거점형)를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8일 관악 1~2호점, 은평 4~5호점 등 5곳을 추가로 열었다. 이로써 이달 현재 개설된 센터는 154개소다. 시는 키움센터를 올 연말까지 총 254개소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돌봄 수요 반영과 자치구별 균형 있는 설치를 목표로 5개소 미만 설치 구에 우선 물량 배치하고, 철저한 공정 관리로 기존 확정된 키움센터를 빠르게 개소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는 키움센터의 운영 내실화도 중점 추진한다. 코로나 블루,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지친 아이들이 쉬고 놀 수 있도록 놀이 중심의 활동 콘텐츠(PBL) 매뉴얼을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구로구 9호점에서는 요가 프로그램, 과학 T로보 활동, 연극 연습, 컵타 음악 활동 등 다양한 문·예·체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키움센터를 이용하려면 ‘우리동네키움포털’에서 회원가입 후 예약할 수 있다. 올해는 입소 서류 100% 온라인 접수 등으로 개선, 이용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다만 일부 센터는 대기가 필요해 전화로 이용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2021.03.20 I 양지윤 기자
대전서 노인·장애인 대상 통합재가돌봄서비스 선보인다
  • 대전서 노인·장애인 대상 통합재가돌봄서비스 선보인다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 서구와 유성구에 노인과 장애인의 재가 돌봄서비스를 위한 종합재가센터가 문을 연다.대전시는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서구 및 유성구에 종합재가센터 설치를 완료하고, 9일 개소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종합재가센터는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직접 설치하고 운영하는 시설로 지역 내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다양한 재가 돌봄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핵심기관이다.서구와 유성구 종합재가센터는 지난해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전액 국비를 지원 받아 인력채용 및 설치신고, 장기요양기관 지정을 완료했다.올해 중구 1개소 설치를 포함해 2024년까지 5개 자치구에 8개소로 확대·설치할 계획이다.설치된 종합재가센터는 장기요양 및 이동지원서비스, 민간기관 기피대상자 관리, 긴급·틈새 돌봄서비스, 지역사회 통합돌봄 등 대상자에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연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또 시민의 복지수요를 바탕으로 민간기관의 운영상황 등을 검토해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장애인활동보조, 산모·신생아사업 등 향후 서비스 제공범위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담당 인력은 사회서비스원에서 2024년까지 320명을 직접 채용하고, 정년 보장 및 임금형태 개선 등 처우개선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했다.대전시사회서비스원은 종합재가센터가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자치구, 민관기관과의 협업·상생을 통해 지역사회 내 안정적 정착과 함께 시민이 만족하고 신뢰하는 대전형 돌봄모델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대전시사회서비스원은 지난해 11월 대전복지재단이 전환·설립한 공익법인으로 국공립시설 수탁운영, 종합재가센터 설치운영, 민간제공기관 운영지원, 사회서비스 정책연구 등을 수행하는 대전시 출연기관이다.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종합재가센터 본격 운영을 통해 노인 등 취약계층 재가 돌봄서비스의 공공성 강화와 함께 효율적, 통합적 서비스 제공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1.03.09 I 박진환 기자
"맞벌이부부 돌봄 고민없도록"…서울시 ‘우리동네키움센터’ 154개소 돌파
  • "맞벌이부부 돌봄 고민없도록"…서울시 ‘우리동네키움센터’ 154개소 돌파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가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 등을 대상으로 한 초등돌봄시설인 ‘우리동네키움센터’를 25개 전 자치구에서 운영을 본격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우리동네키움센터(이하 키움센터)는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 등의 초등학생 자녀 방과 후 방학, 휴일 ‘틈새보육’을 메우기 위한 보편적 초등돌봄시설이다. 이날 관악 2호점, 은평 4호~7호점 등이 새로 문을 열어 키움센터는 전체 자치구에서 총 154개소가 운영하게 됐다. 지역사회 돌봄 기관의 허브 역할을 하는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 2호도 동작구 스페이스 살림 내에 문을 열고 3월부터 단계별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다. 거점형 시설은 기존 초등돌봄시설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문화·예술·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사회 돌봄 기관을 통합 지원하는 시설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키움센터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키움센터 돌봄 서비스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90.6%가 만족하고, 학부모의 81.2%가 경제 활동 참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시는 키움센터를 올 연말까지 총 254개소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돌봄 수요 반영과 자치구별 균형 있는 설치를 목표로 5개소 미만 설치 구에 우선 물량 배치하고, 철저한 공정 관리로 기존 확정된 키움센터를 빠르게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키움센터의 운영 내실화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 블루,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지친 아이들이 쉬고 놀 수 있도록 놀이 중심의 활동 콘텐츠(PBL) 매뉴얼을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예컨대 구로구 9호점에서는 요가 프로그램, 과학 T로보 활동, 연극 연습, 컵타 음악 활동 등 다양한 문·예·체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키움센터를 이용하려면 ‘우리동네키움포털’에서 예약할 수 있다. 올해는 입소 서류 100% 온라인 접수 등 우리동네키움포털 개선으로 온라인 이용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송다영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새학기 시작과 함께 우리동네키움센터를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촘촘한 초등돌봄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더 이상 맞벌이부부가 아이 맡길 곳이 없어 고민하는 일은 없도록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2021.03.08 I 김기덕 기자
"혁신교육지구 참여 청소년 행복지수 높아"
  • "혁신교육지구 참여 청소년 행복지수 높아"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혁신교육지구 참여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비참여학생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2020년 혁신교육지구 참여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82.8점으로 비참여 청소년(78.6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2019년 처음 조사한 청소년 행복지수에서도 참여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83.7으로 비참여 청소년의 행복지수(78.5)보다 높았다. 혁신교육지구 정책 성과평가로 측정하는 ‘청소년 행복지수’는 서울교대 정바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것으로 ‘삶의 만족도와 사회적 신뢰도’를 기반으로 산출한 것으로 매년 10월~11월 실시된다. 지난 2019년에는 청소년 6247명, 2020년에는 청소년 4393명이 참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로 인해 청소년 자치활동, 동아리, 청소년 축제 등 다양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와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졌으나 사업참여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정책을 통해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25개 자치구청, 11개 교육지원청이 학교,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통합적 교육 지원의 성과로 분석된다. 2020년에는 총 6635명의 시민이 25개 자치구의 265개 협의체에서 어린이·청소년의 행복하고 주체적인 성장을 위해 활동했다. 해마다 늘어나는 시민 참여는 교육의 문제가 학교나 교육청만의 일이 아닌 시민 모두의 것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자치구별 협의체 참여 시민은 지난 2016년 3617명에서 2019년 5536명 2020년 6635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임에도 혁신교육지구는 배움의 범위를 교실에서 더 나아가, 학교, 가정, 지역사회로 확대해 교과적 지식을 구체적, 실천적 지식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 서울형혁신교육지구 마을결합형교육과정 성과전시회를 개최해 어린이 청소년의 주체적 성장 지원을 위해 제작했던 다양한 결과물을 시민과 공유한다. 초등학교 3학년 사회과 마을교과서, 중·고등용 마을교과서, 마을교육활동 학습꾸러미, 동영상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성과전시회는 22일부터 3월 12일까지 서울교육갤러리(서울시교육청 본관 1층)에서 열린다. 관람을 원하는 시민은 서울형혁신교육지구 누리집, 또는 서울교육갤러리로 방문하면 된다. 2021년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형혁신교육지구를 중심으로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와의 협업의 폭과 깊이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방과후활동, 틈새없는 통합 돌봄, 학생 통합 지원 체제 등 서울형혁신교육지구의 교육안전망 기능을 대폭 확대해 어린이, 청소년이 행복하게 성장하는 성장지원체제를 확충할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시, 자치구와의 협업을 통해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입학준비금’, ‘전면 무상급식’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며 “2021년에도 서울시, 자치구 등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력해 어린이 청소년이 행복하게 성장하는 혁신교육도시 ‘서울’의 밝은 미래를 열겠다”고 밝혔다.
2021.02.22 I 오희나 기자
비건문화 적극 수용하는 2030... 먹거리에서 패션·뷰티로 확산
  • 비건문화 적극 수용하는 2030... 먹거리에서 패션·뷰티로 확산
  • “동물성 원료인 울, 캐시미어 등으로 만든 옷은 사지 않으려고 합니다. 화장품은 비건 원료에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동물실험을 하지 않거나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 공정을 거친 화장품만 쓰구요.”지난해부터 채식을 시작한 박성화(29·여)씨는 먹는 것뿐 아니라 입는 옷, 바르는 화장품에까지 비건(vegan)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동물성 재료를 먹지도 사용하지도 않는 것. 매일같이 출근할 때 채식 도시락을 챙기는 등 평소 하지 않던 노력이 들어 번거롭지만 박씨는 비건을 실천하는 매일매일이 보람차다고 말한다.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배제하고 식물성 식품을 기본으로 섭취하는 식이요법 비건의 범위가 확장하고 있다. 식품업계뿐 아니라 뷰티, 패션 등 다양한 업종에서 비건 제품을 선보이면서 이제는 비건이 생활방식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환경 위해 시작한 비건...의식적 소비 가능해졌죠”최근 기후 변화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노력으로 채식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동물성 식품을 생산하는 데에 발생하는 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알려지면서다. 과거 건강상의 이유나 동물 복지가 주된 원인이었다면 ‘환경’이 비건의 또 다른 실천 동기로 등장한 것.교사 박성화(29·여)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비건 라이프를 시작했다.박씨는 “평소 돌봐주던 길고양이가 폭우를 맞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지난해 여름 극심하게 내렸던 비가 단순 장마가 아닌 기후변화라는 말을 듣고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다”고 전했다.그는 “폭우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임을 깨닫고 나니 걱정과 속상함이 죄책감으로 변했다”며 채식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급식을 먹을 수 없어 매일 학교에 도시락을 챙겨 다닌다는 그는 “비건을 선언한 이후 늘 하루가 보람찬 느낌이다. 매일매일 채식을 도전하고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속마음을 전했다. 이연지씨는 하루에 한 끼를 채식으로 섭취하며 매일 식단 사진을 SNS에 기록하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하루 한 끼 채식’, ‘비건 간식’...다변화된 실천 방법비건에 대한 인식도 다양해졌다. 단순히 ‘고기를 먹거나 먹지 않는다’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하루에 한 끼 채식 실천하기, 비건 간식 소비하기 등으로 다양화되는 모양새다.지속가능한 환경과 삶을 위해 비건을 시작했다는 이연지(30·여)씨는 “하루에 한 끼만이라도 채식으로 챙겨먹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에서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 목표라는 이씨는 “비건 생활양식을 실천하면서 의식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채식을 시작한 김수진(27·여)씨는 기초 화장품과 세면도구, 옷에도 조금씩 비건을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다.지속가능한 작은 행동에서 시작해 꾸준한 습관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김씨는 “비건을 시작한 이후 세상과 연결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어떠한 행동을 할 때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만 생각했다. 그러나 비건을 실천한 이후에는 다른 사람들을 포함해 동물, 지구환경까지 더 넓게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비건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는 패셔너블한 디자인으로 ‘비건패션도 멋있을 수 있다’를 보여주며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사진=비건타이거) 틈새시장에서 당당한 선택지로...비건 뷰티·패션 열풍비건은 단순히 동물성 음식을 배제하는 채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먹는 것을 넘어 입고 바르는 것까지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는 ‘비건 뷰티’와 ‘비건 패션’ 역시 주목받고 있다.소비자들은 제품의 성분과 소재의 친환경성은 물론 제작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는지 등의 사회적 영향까지 고려해 소비한다. 소수의 특이한 식문화로 여겨지던 비건이 이제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국내 대표 비건 패션 브랜드로 사랑받고 있는 비건타이거의 양윤아 대표는 “요즘엔 환경이나 동물보호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옷이 예뻐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일반 소비자의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전했다.양 대표는 “사업 초창기에는 환경과 동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주 소비자였다”며 “그 당시 ‘비건 패션’이라는 것이 대중들에게 생소하기도 했고 단순히 친환경을 마케팅의 도구로 사용하는 그린워싱(green washing, 친환경 위장술) 브랜드들이 많다 보니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다”고 말했다.그러나 지난해부터 구찌·지미추 등의 대형 브랜드들이 모피 제품 포기 선언을 하며 환경을 생각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패션계에서 비건의 인식도 조금씩 변했다. 양 대표는 “대형 브랜드들의 친환경 행보 선언 이후에 비건타이거의 브랜드 호감도도 덩달아 올라간 것 같다”고 전했다.한편 패션업계에서는 비건 패션이 더 이상 틈새시장이 아닌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을 것이라 분석한다.양 대표는 “지구 환경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예전만큼 꺼려하지 않는다”며 “생산자가 비건의 가치를 어떻게 진정성 있게 지켜나갈지에 따라 소비자의 반응이 달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앞으로는 비건이 틈새시장이 아닌 하나의 옵션으로 자리 잡아 패션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서 더욱 성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냅타임 정지윤 기자
2021.02.22 I 정지윤 기자
송파키움센터 15호점 개소…"돌봄 틈새 없앤다"
  • [동네방네]송파키움센터 15호점 개소…"돌봄 틈새 없앤다"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 송파구는 지난 1일 송파키움센터 15호점을 개소했다고 21일 밝혔다.송파키움센터 15호점에서 학생들이 영어독서를 하고 있다.(사진=송파구 제공)송파키움센터는 초등학생들의 방과 후 돌봄을 위한 아동복지지설이다. 학교수업을 마친 학생들에게 놀이와 쉼이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주고, 맞벌이 등으로 자녀 돌봄에 어려움이 있는 학부모에게는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는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방과 후 돌봄 강화’를 선정하고 지난 2년 동안 송파키움센터 확충을 추진해왔다. 2019년 4개소, 2020년 10개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번에 개소한 곳은 전용 면적 210m², 정원 45명으로 송파키움센터 중 가장 큰 규모다. 구는 특별히 다양화 되고 있는 돌봄 수요를 고려해 15호점을 융합형으로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융합형은 아동 보호와 놀이에 주안점을 둔 키움센터 역할에 마을의 돌봄 자원과 연계한 급식 제공, 주야간 및 주말 돌봄 공백 보완 등의 기능을 더한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인근 다른 센터와 협력해 석식 제공, 오전 8시 아침 돌봄, 클라이밍 등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평일 야간과 토요일 상시 운영으로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대상은 만 6세~12세 초등학생이다. 신청과 기타 문의는 송파구청 아동돌봄청소년과로 하면 된다. 구는 2022년까지 송파키움센터를 26개소까지 확충해 늘어나는 돌봄 수요에 대비할 계획이다. 빅테이터 분석을 통해 돌봄 수요가 있는 지역에 송파키움센터를 우선 설치하고 구 고유의 교육플랫폼인 ‘송파쌤’과 연계해 문화·예술 등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말처럼 앞으로 송파키움센터와 인물도서관, 미래교육센터 등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해 지역공동체가 함께 키우는 양육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2021.02.21 I 양지윤 기자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2호점 개관…석식·주말돌봄 등 제공
  • [동네방네]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2호점 개관…석식·주말돌봄 등 제공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 성북구는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2호점이 지난달 21일 화랑로 214에 개관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 성북구에 지난달 개소한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2호점.(사진=성북구 제공)만6~12세 아동이면 누구나 방과 후, 요일별, 학원 사이 틈새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일반 키움센터와 달리 융합형 센터로 마을돌봄자원 연계, 석식제공, 평일야간과 주말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만간 숙제 지도, 기초학습지도, 아동이 좋아할 문화, 예술, 환경 등 자기주도형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이용 인원은 42명으로 학기 중에는 오후 1시부터 8시, 방학 기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토요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운영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돌봄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적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면서 방학 중 오전 9시∼오후 8시를 적용한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장기화에 따라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서비스에 대한 부모님들의 욕구가 높기에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2호점에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로 안심과 든든함 그리고 행복을 드리는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01.08 I 양지윤 기자
충남도 "초등 돌봄 사각지대 없앤다"…'충남형 온종일 돌봄' 확대
  • 충남도 "초등 돌봄 사각지대 없앤다"…'충남형 온종일 돌봄' 확대
  • [홍성=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남도는 초등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충남형 온종일 돌봄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충남형 온종일 돌봄 사업’은 기존 정부 주도의 공적돌봄 틈새를 보완하고, 학교·마을·학부모 등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협력에 기반을 둔 것으로 2019년부터 추진해왔다.충남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중 돌봄 서비스를 제공 받는 아동은 2만 9000명으로 2만 1000명의 아동이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충남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안과 밖, 도심과 농어촌 지역으로 구분, 지역 맞춤형 돌봄정책을 추진해 2023년까지 초등돌봄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올해 총사업비 16억 6259만원을 투입한다.주요 사업으로는 △초등돌봄교실 연장운영(1억 7000만원) △충남형 온종일돌봄센터 확대(4억 9259만원) △마을방과 후 돌봄 활성화 프로그램비 지원(10억원) 등이다.충남도는 맞벌이 가정 등의 돌봄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후 7시까지 돌봄 교실을 연장하는 학교에 교실당 최대 월 150만원을 지원한다. 또 돌봄 시설을 설치하지 못한 시설을 대상으로 설치·인건비 및 운영비 등 최대 1억 3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마을 방과 후 돌봄 활성화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초등학생 대상 돌봄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 공간 확보가 가능한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 주민자치조직 등을 대상으로 공모, 최대 7000만원을 지원한다.이와 함께 충남형 온종일 돌봄 사업의 총괄 지원을 위해 ‘(가칭)충남형 온종일 돌봄 통합지원 센터’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김석필 충남도 저출산보건복지실장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돌봄 주체의 다원화로 현장의 혼란과 학부모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돌봄은 정부와 지자체, 학교, 지역사회, 학부모와의 협력과 소통이 중요한 것으로 통합 돌봄 기반마련을 위한 제도개선 및 정책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1.01.05 I 박진환 기자
내년 울트라 예산 558조..민원성 SOC 예산 끼워넣기 여전
  • 내년 울트라 예산 558조..민원성 SOC 예산 끼워넣기 여전
  •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이진철 기자] 내년도 예산이 사상 최대 규모인 558조원으로 확정됐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피해 계층 지원을 위한 3차 재난지원금과 백신 확보 예산 등을 추가하면서 정부안보다 2조원 이상 늘었다. 국책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 사업 규모는 일부 축소한 반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늘어 향후 표심을 염두에 둔 선심성 예산 편성이 반복됐다는 지적이다.2일 국회 본회의에서 558조원(정부안 대비 2조2천억원 증액) 규모의 2021년도 예산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11년만 국회서 늘린 예산, 사상 최대 558조 편성2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의결했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은 정부안(555조8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 가량 늘어난 558조원이다. 지난해 본예산(512조3000억원)보다 8.9% 많은 수준이다.예산이 정부안보다 순증한 것은 2010년 예산 이후 11년만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태에서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대상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데 여야 공감대가 형성돼 새로 예산이 편성됐기 때문이다.내년도 예산안은 정부안에서 7조5000억원을 늘리고 5조3000억원 가량을 깎았다.증액한 사업에는 코로나19 피해 회복을 위한 3조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과 코로나19 백신(9000억원)이 포함됐다. 백신의 경우 기존에 반영한 예산까지 합하면 1조3000억원 규모로 최대 4400만명분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최근 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민 주거안정 대책(7000억원)과 기후변화 대응(3000억원) 고용 안정(3000억원), 돌봄보육(3000억원) 등 사업도 증액 대상에 들어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박홍근(왼쪽)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추경호 국민의힘 간사가 지난 1일 국회 소통관에서 2021회계연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예산 증액분에는 재난지원금과 함께 지역구의 민원을 감안한 SOC 사업 등 일명 ‘쪽지 예산’도 다수 포함된 상황이다.국회는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결과 관련해 적정성 검토를 위한 예산 20억원을 증액했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설계비 177억원도 증액했다.SOC 사업은 함양~울산·안성~구리·세종~안성고속도로 등 도로와 월곶~판교·수서~광주복선전철 등 철도 등의 사업 예산이 줄줄이 늘었다. 광주송정역사 증축,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등의 예산도 증액했다.재난지원금 논의로 국회가 어수선한 틈을 타 지역 민심을 노린 끼워넣기식의 예산 편성 작업이 다시 반복된 것이다. 내년 4월 열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한 정당들의 입김이 이번 예산안 의결에서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감액되는 사업 5조3000억원 중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한국판 뉴딜 사업 관련 예산도 일부 포함됐다. 당초 정부는 내년 디지털·그린 뉴딜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21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사업을 예산에 편성한 바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예산 심의과정에서 한국판 뉴딜 예산을 절반 깎아 재난지원금 재원을 마련하자고 주장하며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큰 규모의 감액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야당 “한국판 뉴딜 이름 붙인 토건예산” 비판정부는 그동안 토목·건설사업 등을 통한 경기 부양을 지양하는 정책에 따라 SOC 비중도 줄었지만 내년에는 올해에 이어 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이날 통과한 예산안을 보면 내년 SOC 분야에는 정부안인 26조원에서 5000억원 가량을 늘려 총 26조5000억원이 됐다. 올해보다 14.2% 늘어난 수준이다. 13% 가량 증가했던 올해에 이어 2년째 두자릿수 증가세로 증가폭은 더 커졌다.SOC 예산은 2010년 25조원이 넘은 후 2015년까지 23조~24조원대를 유지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2016~2018년 3년 연속 감소했다. 연도별 감소폭은 2016년 4.5%, 2017년 6.6%, 2018년 14.1%다. 하지만 2019년 4.2%로 반등한 후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기 위해 디지털·그린 분야에 예산을 투입하면서 SOC 예산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부안에 담긴 SOC 예산을 보면 도로·철도·공항 등 SOC 디지털화 사업에도 1조1577억원, 국토를 데이터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사업에 1584억원, 스마트시티에 2061억원 등을 편성한 바 있다.SOC 투자를 지양하던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핑계로 사실상 토건사업을 벌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연석히의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이라고 하는 그럴싸한 이름을 붙인 사업들이 실상은 다수가 토건예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짜임새 없이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해 앞으로 국민의 부담만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한편 고용·사회 안전망 확충을 위해서는 국민취업지원제도 신설,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에 예산을 투입한다. 최근 사회 문제가 된 택배 노동자 관련 예산은 정부안 176억원에서 618억원을 증액해 혜택 대상을 9만명에서 7만4000명 추가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2020.12.02 I 이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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