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02일자 2면에 게재됐습니다. |
“문재인예? 택도 없심니더. 대통령 할라고 사상을 이용하는기라. 폐족이라 캐놓고 무슨 대통령입니꺼. 젊고 당찬 손수조를 찍을랍니더.” (엄궁동 주민 이모씨)
4·11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사상 지역구의 선거 열기는 말그대로 ‘용광로’처럼 들끓고 있다. 새누리당의 정치 신인 손수조 후보와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맞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 사상구 괘법동에 있는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유권자 반응도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철새 문재인 불가론’을 외치는 60대 택시기사부터 ‘정권 심판’을 주장하는 젊은 대학생까지 상반된 주장들이 쏟아졌다.
판세는 문 후보가 앞선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로 승부의 추는 이미 기울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손 후보의 추격세와 오랫동안 새누리당을 지지해온 부산 정서를 감안할 때 이변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두 후보는 선거를 열흘 남겨둔 주말 동안 표심잡기 강행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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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열세는 맞지만 토박이 정서가 꿈틀거린다”며 “박근혜 위원장이 다녀가면 판세가 요동치는 만큼 뒤집기는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여유있는 모습이다. 특히 부산서부버스터미널 인근 선거사무소에 내건 ‘사상이 시작입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은 의미심장하다. ‘권력 의지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가 이미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에 충분하다. 실제 문 후보의 유세 현장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하고 있다.
문 후보는 주말 동안 사상 지역구 뿐만 아니라 문성근(북·강서 을), 김경수(경남 김해 을) 후보 지원에 적극 나섰다. 정권 교체를 위해 낙동강 벨트의 공동 승리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문 후보는 1일 김해를 방문, “노무현 가치의 상징인 김해는 절대 새누리당에 내줄 수 없다”며 김경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또 국무총리실 불법 사찰과 관련 “참여정부였으면 10번도 탄핵당했을 사안”이라며 청와대에 맹공을 퍼부었다.
문 후보는 지난 31일 화명동 등에서 문성근 후보와 공동 유세에 나섰다. 문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 사찰을 보고받거나 지시했다면 정치적 책임은 물론 법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당선되면 사상을 떠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사상을 떠난다는 것은 대통령이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마다 지지자의 환호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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