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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원조 냉동 삼겹살’ 식당들은 주로 학생들이 많은 대학가에 위치했다. 오랫동안 보관이 쉬운 냉동 삼겹살을 대패로 얇게 썰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내어 주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과거 대학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냉동 삼겹살은 2030세대에서 ‘냉삼’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다시 핫해졌다. 냉삼은 1980~1990년대의 분위기를 복원한 인테리어와 짝을 이뤄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힙스러운’ 코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뉴트로 열풍 속 ‘힙지로’로 불리는 을지로에서 1989년부터 운영한 31년 전통의 냉동 목 삼겹살집을 찾아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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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이미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어르신들부터 직장인, 그리고 학생들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각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첫 느낌부터 ‘정말 맛집이구나’라는 생각이 단번에 들었다.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젊은 직장인과 학생들이 북적이는 테이블에는 각자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힙지로에 온 만큼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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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익은 고기는 그냥도 먹고 노른자가 뒤섞인 파절이와 함께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새콤함이 기분을 좋게 했다. 어떤 이는 냉삼을 맛본 뒤 “어렸을 때 엄마가 집에서 고기를 구워주던 그 맛”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뉴트로 열풍으로 냉삼이 대세 메뉴로 떠올랐지만 그만큼 ‘맛’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냉삼집들은 저렴한 가격의 수입 냉동 삼겹살을 내놓았지만, 지금의 소비자들은 신선한 재료를 바탕으로 최상의 맛과 품질을 원한다.
이곳 역시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켰던 이유가 있었다. 신선한 고품질의 냉장육을 급냉장시켜 당일에 손님상에 내놓는다고 했다.
세월을 돌아 냉삼에 다시 열풍 하는 현재 누군가는 변변치 않았던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이것이야말로 모두가 뉴트로에 열풍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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