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소미아 종료, 중국이 웃는 이유

  • 등록 2019-08-30 오전 6:00:00

    수정 2019-09-01 오전 8:15:25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소식에 중국은 공식적으론 “주권국가의 자주적 권리”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겉으로만 담담한 척 할 뿐 속으론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는 게 중국 정부 주변의 전언이다.

지난 2016년 11월 23일 한·일 지소미아 체결 당시 중국 외교부는 강도 높게 이를 비난했다.

“관련국들이 냉전적 사고를 고수하고 정보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한반도의 대립을 심화시킨다. 이는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불안요인을 더하고 평화발전의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으며 지역 각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당시 중국 외교부가 내놓은 공식 논평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었다. 환구시보는 ‘사면초가’에 처한 박근혜 정부가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지소미아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가뜩이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문제로 냉각된 한중관계가 더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과거 2012년 이명박 정부에서 해당 협정을 추진했을 때도 중국 언론은 이를 ‘잠재적 위협’으로 규정했다.

이 때도 환구시보는 ‘한국은 중국을 억제하려는 미·일을 돕지 말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지소미아 체결을 추진하는 우리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중국은 지소미아를 미국이 자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의심해 왔다. 지소미아가 한·미·일 3각 공조의 연결고리인 만큼 북한뿐 아니라 중국도 함께 겨냥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선 일본과 동중국해의 영유권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미·일의 양자 동맹이 한·미·일 3각 동맹으로 확대되면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한일간 갈등 격화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간 균열인 만큼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으로선 반색할 일이다.

게다가 중국은 한술 더 떠 미국이 한일간 갈등 중재에 소극적인 틈을 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모습이다. 중국은 연말 베이징에서 한·중·일 3개국 정상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한국과 일본, 중국이 합의해 2008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이 의장국이다.

이때 한국과 일본 양국이 화해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주최 측인 중국의 위상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손톱 밑 가시였던 지소미아 종료에 웃는 중국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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