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이 귀중하다”던 김정은, 경제개발 구상 제동..지도력도 도마에

핵·경제 병진노선서 경제총력으로 목표 수정한 뒤 첫 시련
대북 제재 완화 이끌어내지 못하며 지도력에 타격
"트럼프 대신 美조야에 책임 물을 가능성 높아"
  • 등록 2019-02-28 오후 6:51:36

    수정 2019-02-28 오후 6:51:36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8일 회담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을 떠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치적 시련에 직면했다. 지난 2011년 집권 이후 내부 결속에 힘을 기울이며 안정된 집권 체제를 마련한 김정은 위원장이지만 세계 최강국 지도자와의 ‘협상 결렬’이라는 실패를 안으면서 지도력에 흠집이 났다.

김 위원장은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회담 4일 전인 23일, 평양을 떠나면서 무려 66시간의 대장정에 올라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차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외교안보라인 뿐만 아니라 경제라인 실세들도 대동하면서 ‘하노이 선언’ 합의에 자신감을 보였다.

회담에 돌입해서도 성급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에 대고 길게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에도 김 위원장은 말을 아끼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더 많은 시간을 바랐다. 김 위원장은 취재진의 질의가 이어지자 “우리가 좀더 이야기할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다. 우리는 1분이라도 귀중하다”고도 절실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분위기가 180도 뒤집혔다. 지난해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으로 외교 데뷔전을 치렀던 김 위원장으로서는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3차례 정상회담, 역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승승장구했지만 처음으로 제동이 걸리게 된 셈이다.

지난 2017년 9월과 11월 각각 마지막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마치고 외교전에 나선 김 위원장은 그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지형을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이끌었다. 오래도록 담을 쌓고 있던 한국과 소통의 물꼬를 텄고 악화일로를 걷던 중국과의 관계도 회복했다. 지난해 4월 20일 당중앙위 7차 3기 전원회의에서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의 종료를 선언하고 새롭게 경제건설 총력노선을 채택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외교적 성취가 기반이 됐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경제건설 총력노선을 채택하며 인민들을 독려했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경제개발은 난망한 목표가 됐다. 집권 자체에까지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추후 협상 과정에서 부담감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 조야를 분리해 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우호 관계를 여전히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 역시 회담 무산의 화살을 미국 보수세력에게 돌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협상 무산의 원인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기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가질 부담이 크다”라며 “협상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이번 회담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미 조야의 전문가들에게 실패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백악관은 예정보다 일찍 종료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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