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스페셜', 뮤직 다큐 새 장을 열다

  • 등록 2008-08-07 오후 2:35:55

    수정 2008-08-07 오후 2:36:45

▲ 6일 방송된 MBC '북공고 1학년 1반 25번 서태지'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가요계 제왕의 컴백 방송은 역시 화려했다.

MBC ‘북공고 1학년 1반 25번 서태지’ 스페셜 방송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6일 오후 전격 공개됐다.

4년 8개월 여만의 컴백이라는 긴 공백기 탓도 있었겠지만 방송을 통해 좀처럼 사적인 부분은 물론 음악적 이야기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서태지였기에 이번 방송은 방송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샀다.

서태지가 데뷔 후 최초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16여년간의 뮤지션 ‘서태지’의 음악적 고뇌와 37살 평범한 정현절로서의 삶을 가감없이 들려줬기 때문이다.

서태지는 이날 방송에서 “사람들은 내 인생에서 가수 서태지의 비중이 클 것이라 생각하지만 여전히 마음 속에는 정현철과 서태지의 삶이 싸우고 있다"며 "나는 평범한 삶에 대한 동경도 크다”고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지난 1996년 돌연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와 동시에 은퇴를 선언한 것에 대해 서태지는 “1집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너무 큰 사랑을 받았다”며 “이후 짧은 시간 안에 음악을 만든다는 것이 큰 부담이 돼 3집을 하고 나서 4집을 만들 때 이미 은퇴에 대한 마음의 결정을 하고 있었다”고 깊은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또 “그 때는 너무 어려 계산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내 인생에 있어 은퇴라는 말을 다시는 꺼내지 못할 것이다. 음악은 죽는 날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태지의 솔직한 개인사와 더불어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 7월 31일 MBC 일산 드림센터에서의 미니콘서트와 1일 코엑스 피아노 분수 앞에서 열린 게릴라 콘서트 장면을 방송하며 새 음악에 대한 소개도 놓치지 않았다. 또 이준기와의 여행 도중 숲 속에서 촬영한 8집 싱글 타이틀곡 ‘모아이’(리믹스)의 공연도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물론 서태지의 새 싱글에 대한 음악적 이야기가 부족했다는 점은 이날 방송의 피할 수 없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새 음악을 들려주거나 보여주기는 했지만 시청자들이 그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가 빠졌다며 아쉬워한 것도 그 때문이다. 서태지가 지난 16여 년간 ‘문화대통령’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태지의 개인사가 아니라 음악적 결과물에 대한 음악 팬들의 환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날 방송된 컴백 스페셜은 뮤직 다큐 프로그램에 새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 방송에서는 시청률 부진으로 인해 뮤지션의 음악적 연대기와 그의 인간적 면모를 조명하는 뮤직 다큐 프로그램이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또 형식 또한 딱딱한 아나운서가 가수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을 벗어나 연예인이 연예인에 대해 묻는 모습은 신선했으며, 갇힌 스튜디오가 아닌 여러 야외 촬영을 통해 출연진들이 주고 받는 이야기는 공간이 주는 자유스러움으로 인해 한층 솔직하게 다가왔다. 

물론 이날 방송은 다른 뮤지션이 아닌 ‘서태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스페셜 방송이 가수 서태지의 삶을 집중 조명했듯, 조용필과 나훈아 등 가요계의 전설적인 인물들을 지속적으로 담게 된다면 그 또한 나름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이번 방송은 한동안 뮤직 다큐멘터리의 가뭄 현상에 목말라 있던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기고, 불황으로 시름하고 있는 가요계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상당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가수들의 이런 스페셜 방송을 볼 수 있을까?

고재형 CP는 “이번 방송은 방송 콘셉트에 서태지를 맞춘 것이 아니라 서태지를 위해 방송 콘셉트를 맞춘 것”이라며 “똑같은 형식은 아니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조용필이나 비 같은 가수들도 이런 스페셜 방송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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