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52건

툴젠 플랫폼연구소장 퇴사…R&D 동력 약화 우려
  • 툴젠 플랫폼연구소장 퇴사…R&D 동력 약화 우려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툴젠(199800)에서 3세대 유전자 편집기술인 크리스퍼 카스9(CRISPR-Cas9)의 플랫폼기술 개발을 총괄하던 이정준 플랫폼연구소장이 이달 말 퇴사한다. 회사의 중추 연구인력이었던 이정준 소장의 퇴사로 회사의 장기 자산이자 경쟁력이 될 연구·개발(R&D) 동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대체자 없다’는 핵심 연구임원 툴젠 퇴사지난 26일 툴젠은 이정준 플랫폼연구소장(이사)이 지난 22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약 4억4255만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정준 이사가 보유했던 4319주의 평균 처분단가는 약 9만1475원이다.툴젠은 지난 26일 이정준 플랫폼연구소장(이사)이 지난 22일, 26일 두 차례에 걸쳐 툴젠 주식 4319주를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정준 이사가 이달 말 퇴사를 앞두고 스톡옵션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공식적인 퇴사일자는 이달 말이지만 이 소장의 퇴사는 꽤 오래 전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관계자는 “툴젠 창업자인 김진수 박사가 초빙교수로 있는 싱가포르 국립대학교로부터 이 소장이 러브콜을 받아 교수로 선임될 예정”이라며 “이미 싱가포르로 출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툴젠에서 당장 이 소장의 자리를 대체할 후임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툴젠의 연구개발은 플랫폼기술 연구를 담당하며 이번에 퇴사한 이정준 이사, 치료제연구소장으로 지난해 입사한 유영동 전무, 종자사업본부를 총괄하는 한지학 전무 세 명이 삼각축을 이루고 있었다.이 소장은 영국 캠브릿지 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화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종합기술원,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를 거친 유전공학전문가다.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시절 김진수 박사와의 인연으로 2016년 툴젠에 입사해 약 9년간 회사의 연구개발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왔다.이 소장은 지난해 연말 미국 보스톤에서 개최된 ‘크리스퍼 2.0 학회’에서 차세대 유전자가위와 차세대 유전자가위 ‘스나이퍼2L’과 안전성평가 플랫폼 ‘스나이퍼-스크린’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는 등 이 분야에서 인정받는 인물이다. 스나이퍼2L, 스나이퍼-스크린 등 유전자 가위 플랫폼과 관련된 다수의 논문과 특허를 발표했다.이달 말 퇴사 예정인 이정준 툴젠 플랫폼연구소장 (사진=툴젠)툴젠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 소장이 연구하던 것은 크리스퍼 카스9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만드는 플랫폼 기술”이라며 “특허수익화 사업과 별개로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할 때 플랫폼 특허를 같이 이전하면 딜의 규모를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소장의 주요 개발 성과라고 볼 수 있는 ‘스나이퍼 카스9 1.0’ 및 ‘스나이퍼 카스9 2.0’ 등은 툴젠 소속으로 특허 출원을 마쳤고 기존 연구진들은 남아있으니 당장 회사에 이 소장 퇴사로 인한 가시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툴젠 내부 임원급 연구자 중에 이 소장을 대체할만한 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실제로 지난해 연구분야를 총괄하던 김영호 전 대표가 퇴사한 이후 회사 안팎에서는 이 소장이 김 전 대표의 후임을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툴젠은 김 전 대표 퇴사 이후 연구총괄 대표를 물색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경영총괄인 이병화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특허분쟁이 끝 아닌데’…장기 성장동력 우려툴젠은 크리스퍼 카스9을 진핵세포에 적용시킨 발명을 두고 글로벌 유수 연구자들과 특허분쟁을 벌일 정도로 일찌감치 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회사다. 하지만 그에 비해 신약개발을 비롯한 상업화 성과는 부진한 편이다.유전자가위 크리스퍼 카스9 기술은 지난 2020년 UC버클리 연구팀의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교수가 노벨화학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일반 대중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영국에서 세계 첫 유전자가위 치료제 ‘카스거비’가 품목허가를 받으며 상용화를 위한 본 궤도에 올랐다. 세계에서 본 임상 단계에 있는 크리스퍼 카스9 활용 파이프라인만 40건이 넘는다.반면 툴젠은 신약개발로 수익을 내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태다. 사업보고서에 공개된 신약후보물질 9개 중 가장 진도가 빠른 것이 2021년 호주 바이오텍 카세릭스에 기술이전해 임상 1상을 준비 중인 전임상 단계의 CAR-T 세포치료제 ‘CTH-004’일 정도다.이 같은 상황에서 이 소장은 툴젠에서 크리스퍼 카스9 기술이 치료제에 적용됐을 때 인체 내 표적이탈(off-target) 현상을 줄이고 타깃 정확도를 높이는 플랫폼 기술 개발을 담당해왔다. 이 때문에 그의 퇴사가 회사 연구개발 장기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툴젠 연구개발조직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툴젠에서 연구개발팀 인력의 이탈 자체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몇 달 전부터 툴젠의 연구인력이 많이 빠져나갔다고 들었다”며 “대외적으로는 특허분쟁뿐 아니라 자체 파이프라인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에 비해 연구개발 진도가 많이 진척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58명이던 툴젠의 연구개발인력은 지난해 12월 말 52명으로 3개월 만에 11%가량 줄었다.업계 관계자들은 유전자가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22년에는 4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을 가진 프라임메디슨이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서서히 유전자가위 기술의 중심축이 크리스퍼 카스9 중심의 3세대 기술에서 4세대 기술로 넘어갈 조짐이 보이고 있다.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해외 크리스퍼 카스9 개발사들은 빠르게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사업화를 했는데 툴젠은 코스닥 상장에 계속 실패하면서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었고, 그러면서 치료제 개발 등의 사업화 시점이 너무 늦어져 버렸다”며 “툴젠에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 것이 특허분쟁인 것은 맞지만 회사가 장기적으로 존속하려면 자체 개발한 신약 파이프라인, 플랫폼 기술 등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2024.03.28 I 나은경 기자
5월 ASCO 무대 등판, '티움바이오·네오이뮨텍' 승부수는?
  • 5월 ASCO 무대 등판, '티움바이오·네오이뮨텍' 승부수는?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중국 베이진의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테빔브라’를 승인했다. 테빔브라는 중국에서 개발된 면역항암제 중 ‘로크토르지’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약물이 됐다. 중국산 면역항암제가 세계 무대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면역항암제 개발업체 티움바이오(321550)는 오는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서 주력 물질인 TU2218 관련 병용임상 1b상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높이는 기전을 가진 네오이뮨텍(950220)의 T세포 증폭제 NT-I7의 병용 임상 2a상의 추가 결과 발표를 예고하고 있다.티움바이오와 네오이뮨텍이 오는 5월 미국임상종얗학회(ASCO)에서 각각 개발 중인 주력물질의 병용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제공=게티이미지, ASCO, 각 사)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FDA가 승인한 8번째 면역항암제는 테빔브라(성분명 티스렐리주맙)로 결정됐다. 지난해 미국에서 비인두암 치료제로 승인된 중국 ‘상하이 쥔스바이오 사이언스’(쥔시바이오 혹은 준시바이오)의 로크토르지(성분명 토리팔리맙) 이후 두 번째로 중국산 면역항암제가 미국의 규제 문턱을 넘어섰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베이진은 테빔브라가 미국에서 절제수술 불가 또는 전이성 식도편평세포암 치료제로 허가됐다고 밝혔다. 테빔브라는 해당 적응증으로 지난해 유럽연합(EU)과 한국 등에서도 승인됐다.베이진에 따르면 테빔브라는 중국에서 이미 고형암 관련 10여 가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테빔브라의 매출은 약 5억 3660만 달러(한화 약 7000억원)였다. 미국 시장에서 첫 적응증을 획득한 테빔브라 매출이 올해 1조원을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FDA가 테빔브라에 대해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암 관련 1차 치료 적응증도 심사하고 있어, 그 매출 확장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중국에 정통한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보다 훨씬 저렴한 테빔브라가 많이 쓰인 다”며 “가격 우위를 내세워 미국내 처방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빔브라보다 먼저 미국에 진출한 로크토르지의 가격은 바이알당 약 8892달러(한화 1190만원)로 키트루다 대비 2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바이오텍이 개발한 항암제가 속속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것에 대해, ‘치료옵션 부족의 결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바이오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중국의 임상 실태에 대한 미국의 시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수 있다”며 “다만 전이성 고형암 분야에서 치료제가 태부족한 만큼 그 옵션을 늘리는 데 중국산 약물이 일조하게 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아쉬운 것은 국내사가 이 같은 상황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지난 1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중국 베이진의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테빔브라’(성분명 티스렐리주맙)를 식도편평세포암 치료 적응증으로 품목 허가했다. (제공=베이진)◇‘티움·네오이뮨텍’ 5월 ASCO 무대 등판...요점은?실제로 국내사 중에선 키트루다나 테빔브라처럼 면역관문에 있는 수용체(PD-1 등)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기전을 가진 약물의 임상을 진전시킨 곳은 없다. 대신 체내 면역세포의 작용을 우회적으로 도와, 면역항암 효능을 유도하는 물질에 대한 주요 임상 결과가 올해 차례로 나올 예정이다.우선 티움바이오가 자사의 TU2218과 키트루다를 병용하는 글로벌 임상 1b상 중간 결과를 오는 5월 ASCO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TU2218은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활성을 저해할 목적으로 내뿜는 ‘형질전환성장인자베타’(TGF-β)와 암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관생성인자’(VEGF) 등을 동시에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회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진행된 TU2218과 키트루다 병용 임상 1b상은 현재 12명까지 투약 완료됐으며, 올해 최종인원(18명)의 투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티움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ASCO 측에 TU2218 병용임상의 중간 결과에 대한 초록을 제출했고 발표 여부는 4월 중 판가름 난다”고 했다. 이어 “임상 1b상이라 위약과의 상대적인 비교가 포함되진 않았지만 12명의 환자에서 투약후 반응률이 얼마나 나왔는지 알수 있었고, 충분히 고무적인 결과 였다”며 “키트루다 단독으로 쓸때 반응율이 10~20% 사이이지만, 우리 약물과 병용시 그 이상의 효능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까지 일부 도출된 다음 해외로 기술수출이 성사되는 추세다”며 “우리가 유럽에서 2a상 중인 자궁내막증 치료 후보물질 ‘TU2670’의 기술수출이 올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임상 2상을 통해 효능이 확인되는 시점에서 TU2218의 기술수출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한편 네오이뮨텍도 올해 ASCO에서 췌장암 및 대장암 환자에게 NT-I7과 키트루다를 병용한 임상 2a상의 결과를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회사가 내놓은 해당 임상의 중간 결과로 보면 췌장암과 대장암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각각 7.7%, 11.1%였다. 회사 관계자는 “머크와 협의 하에 두 고형암의 임상 대상자 수를 늘려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 2a상의 세부내용은 ASCO에서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24.03.21 I 김진호 기자
AI로 합성신약, 가장 앞서 개발... 이노보테라퓨틱스⑨
  • [바이오AI 강자들]AI로 합성신약, 가장 앞서 개발... 이노보테라퓨틱스⑨
  •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꽁꽁 얼었던 국내외 자본 시장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풀리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의료기기 투자도 의료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추세에 보조를 맞추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바이오AI 기술이 무르익으며, 다수 기업이 상당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데일리는 세상을 바꾸고 있는 국내 대표적 바이오 AI 기업 10곳을 집중 해부,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이노보는 2020년부터 연구개발(R&D)을 시작했습니다. 바이오벤처가 4년 만에 임상 2상을 끝낸다는 게 사실 말이 안 되죠. 그런데 딥제마(DeepZema)를 활용하다 보니까 이렇게 빠르게 임상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정종근 이노보테라퓨틱스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진=이노보테라퓨틱스)정종근 이노보테라퓨틱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6일 이데일리와 만나 빠르게 합성신약을 개발한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19년 3월 설립된 이노보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 ‘딥제마’를 기반으로 초고속으로 합성의약품(케미칼의약품)을 개발 중인 회사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만 9개며, 이 중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임상 2상 종료가 임박한 상태다.◇R&D 시작 4년 만에 임상 2상까지 추진한 비결은?국내 AI 신약개발사 중에서 자체 개발한 파이프라인으로 임상 2상까지 진행한 업체는 아직 없다. 이노보는 국소 흉터치료제 ‘INV-001’의 임상 2상을 갑상샘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말 해당 임상의 환자 등록을 마치고 오는 5월 마지막 환자의 처치를 마치게 된다. 오는 7~8월에는 최종임상결과보고서(CSR)도 수령할 수 있을 전망이다. 늦어도 올해 3분기 내에는 임상 2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보가 2020년부터 R&D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속도다.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 ‘딥제마’ (자료=이노보테라퓨틱스)딥제마는 타깃 발굴부터 개발후보물질 발굴까지 신약연구개발의 전 과정을 6개 카테고리와 19개 모듈의 웹 기반 가상 플랫폼(Virtual Platform)으로 이뤄져있다. 합성신약 개발에 가상 신약 개발(Virtual drug discovery)을 결합한 게 특징이다. 정 CSO는 “웻랩(손에 물을 묻히는 실험) 없이도 딥제마를 통해 미리 타깃을 볼 수 있고 물질의 물성이나 독성 등을 예측할 수 있게 했다”며 “딥제마의 특성은 빠르게 합성신약을 연구개발하는데 정말 필요한 부분만 만든 최적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딥제마는 IT와 바이오 양 분야에 정통한 임동철 부사장(최고기술책임자·CTO)이 주도해서 만들었다. 정 CSO는 “합성신약에 대한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임 소장이 BT와 IT를 접목해 사용자 친화적으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이노보는 딥제마를 합성신약을 만드는 것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툴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노보는 딥제마를 통해 섬유화에 효능이 있는 ‘열충격 단백질 47(HSP47)’이라는 타깃을 찾게 됐다. 딥제마로 구축한 후보물질을 모아놓은 컴파운드 라이브러리(Compound Library)로 고속 스크리닝(HTS)한 결과 딱 한 가지 화합물질이 나왔다. 해당 물질은 이미 통풍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의약품으로 특허도 만료된 상태였다.이노보는 해당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새로운 용도 특허를 내며 권리를 확보했다. 전 세계 11개국에 특허 출원을 냈고 등록 중이다. 해당 신약후보물질은 국내에서도 이미 먹는 약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1상을 면제 받았다. 빠르게 임상 2상에 진입할수 있었던 배경이다.이노보의 R&D 속도가 빠른 데에는 신약개발이 풍부한 인적 구성도 한몫했다. 이노보는 LG생명과학(현 LG화학 생명공학사업본부) 6대 연구소장을 지낸 박희동 대표와 5대 연구소장 출신인 임 CTO가 의기투합해 차린 회사다. 이노보의 이사급 이상 인물들은 정 CSO를 제외하면 모두 신약개발 경험이 20년 이상 쌓아왔다. 정 CSO는 “이노보의 임원들은 거의 약을 개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식약처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필요한 자료들을 잘 어필해서 임상 1상을 면제 받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창업 5년 만에 신약 파이프라인 9개 구축INV-001이 이례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라면 나머지 파이프라인은 비교적 정규 트랙을 밟고 있다. 그 중에서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은 현재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INV-101’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INV-101은 연내 임상 1상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단회 투여를 마친 상태다. 단회 투여 임상에서 특별한 이상반응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도에 INV-101의 제형을 바로 임상 2상이 가능한 정제(tablet)로 변경하면서 임상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반복 투여 임상을 정제 제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INV-004’는 전임상을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로 내년에 임상 1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INV-008’은 연내 전임상에 진입할 예정이지만 벌써 빅파마에서 관심을 표하고 있다. 그는 “기존 약이 염증 수치를 낮춰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걸 줄이는 기능을 한다면 INV-008는 여기에 추가적으로 장세포를 보호해주는 효과도 있어 빅파마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이노보는 창업 초기인 2020년 신약 파이프라인을 9개까지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창업 5년 만에 이노보는 이 같은 약속을 지켰다. 임직원수 29명인 회사가 9개 신약후보물질의 R&D를 진행한다는 것은 딥제마와 신약개발 역량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정CSO는 “AI 신약개발 플랫폼이 없었다면 물질을 전부 만들어서 확인하느라 1~2년 이상 시간이 더 소요됐을 것”이라며 “업력이 20년 이상 된 임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했다.◇올해 사업 기반 구축 마치고 안정화 단계로이제 이노보는 기술수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R&D에 재투자하면서 사업을 안정화시키는 단계로 진입할 때가 됐다. 이노보의 성장 전략에 따르면 연내 기술수출 성과를 내고, 기업공개(IPO)라는 과제를 마쳐야 한다.그는 “사업개발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나올 것 같다”며 “국내외 여러 기업과 커뮤니케이션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IPO의 경우 지난해 7월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며 상장 준비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올해 2분기 내에 기술성평가를 신청하고 연내에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외부 회계 감사인의 지정 감사도 받고 있다.정CSO는 “사업적 가치를 갖고 수익을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이노보의 목표”라며 “라이선스아웃할 만한 과제를 계속 나오도록 하는 게 중장기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첫 단추를 올해 어떻게 꿰느냐가 관건”이라며 “INV-001 임상 2상 결과가 잘 나오길 바라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한편 이노보는 합성신약 R&D에만 전념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이 아닌 합성의약품에 집중하는 이유는 창업 멤버들이 이 분야의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합성의약품은 새로운 모달리티(modality·치료접근법)에 비해 안전성이 뛰어난데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여전히 유망하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2024.03.19 I 김새미 기자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 “혈액암 후보 2종, 2년 내 조건부허가 신청”
  •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 “혈액암 후보 2종, 2년 내 조건부허가 신청”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NK/T세포 림프종 대상 ‘VT-EBV-N’의 임상 2상 투약을 지난해 완료했습니다. 해당 물질은 2년간 경과를 관찰한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르면 2026년경 허가 신청이 가능합니다. 반면 급성골수성백혈병 대상 VT-Tri(1)-A은 이런 데이터가 필요없어 내년까지 2상을 완료하면 비슷한 시점에 연달아 허가 진입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4일 서울 가톨릭대 성모병원 옴니버스파크에 있는 바이젠셀 본사에서 만난 김태규 대표는 “주력 후보물질 2종이 2026년경 국내 조건부 허가 진입권에 연이어 오르게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회사의 주력 물질의 상업화 절차가 2년 내 판가름날 수 있다는 얘기다.김태규 바이젠셀 대표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올해 주력 후보물질의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제공=바이젠셀)세포치료제 전문 기업 바이젠셀은 국내에서 임상 이상 단계에 진입한 3종의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 후보물질 ‘VT-EBV-N’(임상 2상 투약 완료)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후보물질 ‘VT-Tri(1)-A’(임상 1상 코호트1 투약 완료) △이편대숙주질환 신약 후보 ‘VM-GD’(임상 1/2a상 승인) 등이다. 이중 VT-EBV-N과 VT-Tri(1)-A 등 2종은 ‘세포독성T세포’(CTL)를 활용한 물질이다. 이에 비해 VM-GD는 제대혈 유래 골수성 억제세포로 구성됐다.◇“‘VT-EBV-N’ 유럽서 매출 돌파구 마련”바이젠셀이 보유한 후보물질 중 가장 진행이 빠른 VT-EBV-N의 경우 1998년부터 NK/T세포 림프종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연구자 주도 임상 1상이 시도됐다. 이후 회사는 같은 적응증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VT-EBV-N의 상업용 임상 2상의 투약을 지난해 9월 완료했다. 이밖에도 해당 물질은 ‘장기 이식 후 림프 증식 질환’(PTLD·2명)와 ‘안지오센트릭’(Angiocentric·3명) 등과 같은 다른 면역 질환을 대상으로도 연구자 임상이 수행된 바 있다.김 대표는 “VT-EBV-N의 상업용 허가를 위해 2년 경과를 관찰해야 해서 국내에서 허가 이후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해당 물질로 빠르게 매출을 창출하기 위해 유럽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지난해 12월 유럽의약품청(EMA)이 VT-EBV-N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김 대표는“한국이나 미국에서는 연구자 임상이나 치료방법이 없는 환자에게 적용하는 동정적 사용승인이 된다고 해도 모든 비용을 회사가 부담해야 한다”며 “반면 유럽에서 치료 목적의 사용승인이 되면 그 약물 비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의 림프종 분야 권위자를 접촉하고 있다. 2025년 초에는 치료 목적 사용 용도로 유럽에서 VT-EBV-N을 처음 투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큰 폭의 매출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로 내년부터 첫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바이젠셀 주력 후보물질 3종 임상 개발 현황(제공=바이젠셀)◇제조소 변경한 ‘VT-Tri(1)-A’ 1/2상 투약 속도 올린다 바이젠셀은 VT-EBV-N의 2상 경과 분석 및 유럽 진입 절차를 진행하면서 국내에서 임상 1상 중인 VT-Tri(1)-A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VT-Tri(1)-A의 제조원을 가톨릭대 성모병원 기관 GMP에서 바이젠셀이 직접 건설한 GMP 시설로 변경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자체 GMP 시설에서 VT-Tri(1)-A을 원하는 대로 생산할 수 있게 된 셈이다.김 대표는 “우리가 임상 중인 3종은 자체 GMP 시설이 없을 때 임상에 진입했고 당시 (제가 몸담았던) 가톨릭대 기관 GMP에서 생산하는 걸로 절차를 밟았다”며 “문제는 다양한 기업과 연구소가 가톨릭대 GMP를 이용해서 우리 후보물질의 생산을 제때 가동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VT-EBV-N는 투약이 거의 완료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다음으로 빠른 VT-Tri(1)-A부터 빠르게 제조원 변경을 시도했고 이번에 성공한 것”이라며 “생산 및 비용 문제로 미뤄뒀던 VM-GD도 비교동등성을 입증할 자료를 준비해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고 덧붙였다.김 대표에 따르면 VT-Tri(1)-A의 초기버전으로 통하는 ‘WT1-CTL’에 대해 2007년부터 급성골수성 환자 11명에게 연구자 임상 1상을 실시한 바 있다. WT1-CTL은 여러 암에서 공통적으로 발현하는 WT1 항원을 타깃하도록 만든 세포독성T세포였다. 하지만 해당물질을 치료받은 환자에서 병이 재발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그는 WT1을 비롯해 Survivin, TERT까지 총 3종의 암항원을 동시에 타깃하도록 개량한 VT-Tri(1)-A를 만들게 됐다. 세 종의 항원을 동시에 바꿔 암이 공격을 회피할 확률은 낮다는 판단이었다.이날 기준 바이젠셀은 연구자주도 임상(4명)과 상업용 임상 1상(6명) 등 총 10명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VT-Tri(1)-A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물질을 개량하면서 VT-EBV-N과 달리 VT-Tri(1)-A의 임상 1상을 생략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 제조소 변경 승인으로 전제 개발 기간을 앞당길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회사는 2025년까지 VT-Tri-A의 2상까지 모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미국에서 종양침윤림프구(TIL) 기반 ‘암타그비’가 흑색종 치료제로 최초 승인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대표는 “최근 이슈가 된 CAR-T와 달리 고전적인 면역세포 치료제인 암타그비는 1983년에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이 만든 물질로 40년만에 결국 승인됐다. 해당 물질에 대한 순도나 효능 등 규제적인 관점을 설정하는 기간이 오래 소요됐다”며 “우리가 보유한 물질도 이런 정통 세포치료제이고 암타그비처럼 충분히 허가 가능한 요건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 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암타그비와 같은 개발사례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2024.03.06 I 김진호 기자
강원·전북·대전·부산 제안 사업, 예산 연계 후보사업 선정
  • 강원·전북·대전·부산 제안 사업, 예산 연계 후보사업 선정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강원, 전북, 대전, 부산에서 제안한 사업이 예산 연계 후보사업으로 선정됐다. 추후 타당성 검토를 거쳐 예산도 확보할 계획이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주영창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주재로 17개 시·도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제3회 지방과학기술진흥협의회(지방협의회)’를 개최했다.지방협의회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17개 시·도 부단체장과 관계부처 실장급 공무원으로 구성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협의회이다. 지자체와 관계부처 간 지역 과학기술 정책 사업을 조정, 협의하고, 협력과제를 발굴한다.이번 회의에서는 지역에서 수립 중인 과학기술혁신계획 추진현황과 지역에서 제안한 신규사업 추진계획 검토 결과를 논의했다.지역별 과학기술혁신계획은 지역이 수립하는 지역에 특화된 과학기술 기반의 중장기 발전전략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022년 12월에 수립한 ‘제6차 지방과학기술진흥종합계획’에 따라 지자체가 과학기술혁신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지역 간 계획의 차별성 확보와 전략성 제고를 위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광주, 대구, 대전, 부산, 강원, 경남, 경북, 전남, 전북, 충남, 충북의 11개 지역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컨설팅 결과를 반영해 지역에서 집중 육성할 중점기술 분야와 해당 기술 분야 연구역량을 보유한 거점연구기관을 설정했다. 11개 지역은 올해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추진전략과 과제를 담은 혁신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지자체에서 지역별 혁신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핵심 신규사업 추진계획을 제안하고, 지방협의회 자문위원회와 소관부처에서 이를 검토했다.혁신계획을 수립 중인 11개 지역에 더해 세종, 울산, 경기, 제주에서도 신규사업을 제안했다. 검토 결과 강원, 전북, 대전, 부산에서 제안한 사업이 예산 연계 후보사업으로 선정됐다.강원에서는 전주기 천연물 연구개발을 통한 건강노화 기능성 바이오소재 개발, 전북에서는 지역 주력산업인 농·건설기계 등 특수목적기계의 산업전환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 대전에서는 유전자세포치료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 혁신을 위한 기술 개발, 부산에서는 친환경 해양모빌리티용 저가의 고안전성 이차전지 개발을 신규사업으로 제안했다.예산 연계 후보사업들은 검토 결과를 반영해 기획안을 보완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세부 기획을 위한 컨설팅을 지속 지원할 예정이다.보완한 기획안은 지방협의회 자문위원회, 소관부처의 타당성 검토를 거쳐, 올해 4월께 예정된 ‘제4회 지방협의회’에서 예산 연계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주영창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지역이 지속성을 갖고 전략적으로 과학기술, 연구개발을 통한 지역 산업 경쟁력 제고, 활력 회복에 나선다”며 “지방과학기술진흥협의회를 통해 지역별 과학기술혁신계획이 이행되도록 관계부처가 예산 연계를 지원하고, 지역에서 과학기술, 연구개발이 이뤄지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2024.01.22 I 강민구 기자
“업프론트만 56%”…오름테라퓨틱의 선택이 K바이오에 주는 교훈
  • “업프론트만 56%”…오름테라퓨틱의 선택이 K바이오에 주는 교훈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투심이 얼어붙은 국내 바이오 시장에서 오름테라퓨틱(이하 오름)의 이례적인 기술수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이제 막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은 신약물질을 글로벌 빅파마 BMS에 매각하며 전체 계약금의 56%에 달하는 선급금(업프론트)을 수령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술수출을 할 때 대개 5% 이하의 선급금을 수령함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오름의 사례가 돈줄이 막힌 한국 바이오업계에서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지, 오름이 이 같은 딜을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분석해봤다.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비상장벤처의 소규모 딜에 업계 주목한 까닭14일 한국제약바이오 협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 11일까지 3년간 체결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계약은 총 68건, 평균 계약 규모는 3억6758만 달러(약 4800억원)다(비공개 계약 제외).지난달 오름이 BMS와 체결한 계약의 전체 규모는 1억8000만 달러(약 2400억원)로, 거래 규모 자체는 3개년 간 이뤄진 평균 기술이전 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작다. 그럼에도 계약 이후 이승주 대표에게 바이오벤처 대표들의 강의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업계가 주목한 부분은 전체 계약규모에서 50%를 넘는 업프론트 비중이다. 보통 기술이전 계약에서 현금흐름은 △착수금 개념의 업프론트 △임상 개발 단계마다 주어지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상업화 이후 판매 금액에 따라 책정되는 로열티 등 3가지로 구성된다. 이중 반환의무가 없는 업프론트 비중은 작고 기술반환 및 임상 실패시 받지 못하는 금액인 마일스톤과 로열티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다수다.반면 오름은 업프론트로만 전체 계약금의 56%인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받았다. 임상 초기 단계인 1상이 종료되면 나머지 44%도 전부 수령하게 된다. 일반적인 사례와 반대로 마일스톤 비중이 작고 로열티는 아예 없는 구조다.GSK, 한국애보트 등을 거쳐 현재 메디라마에서 기술이전 컨설팅을 총괄하는 임윤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보통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와 글로벌 빅파마간 기술이전 계약시 업프론트 비중은 1.5~5%밖에 되지 않는다”며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 회사들이 받는 업프론트 비중이 유난히 작은 편인데, 오름이 받은 업프론트는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포기한 것을 감안해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불확실성 큰 대규모 계약 대신 확실한 현금 선택오름이 택한 계약 구조는 당장 유입되는 현금 규모는 크지만,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업프론트 비중을 높인 대신 전체 계약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빅파마들은 주로 업프론트가 작은 조 단위 계약을 선호한다”며 “일반적인 형식으로 갔다면 계약 규모를 더 키울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계약의 형태에 BMS의 입김보다는 오름의 주장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특히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몇년간 조 단위 기술이전 계약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과 같은 부가적인 이득을 얻어왔다. 지난해 말 암젠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원천기술에 대한 1조6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레고켐바이오(141080)의 경우 계약 발표 이후 4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했고, 결과적으로 발표 이전보다 주가가 18% 올랐다. 당시 레고켐은 선급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업계에서는 물질 발굴을 위한 플랫폼의 기술이전인 만큼 선급금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이번 오름의 기술수출 계약 형태는 자산 규모가 작은 바이오벤처들이 신약개발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의 바이오산업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개발 단계에서의 임상 실패나 빅파마의 개발 전략 변경으로 인한 기술반환 등 불확실성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오름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오름은 내년 중 기술성평가를 계획하고 있어 기술이전 실적이 필요하기도 했고, 이번 딜이 성사되지 않았다면 기업공개(IPO) 전 한 번 더 자금유치를 해야 했을 것”이라며 “바이오 투심이 아예 사그라든 상황에서 성공 여부를 담보할 수 없는 자금유치 리스크를 안고 가기보다 당장의 현금을 확보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름은 지난 6월 브릿지 라운드를 통해 260억원을 유치했는데 이 과정도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연 매출 34조 거대제약사 BMS 설득한 오름, 비결은?업계에서는 이번 딜이 △기술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타이밍 삼박자가 어우러진 성과라고 평가한다. 임윤아 COO는 “한국 바이오텍들은 규모가 작고 재정이 튼튼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가능한 한 얼리 스테이지에서 빨리 신약후보물질을 팔고자 한다”며 “대부분 국내 바이오텍이 5% 미만의 업프론트밖에 받지 못하는 것도 절박함이 발목을 잡기 때문인데, 오름이 임상 1상 IND만 허가받은 상황에서 이렇게 높은 업프론트를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났다는 뜻”이라고 했다.특히 설립 초기부터 미국 현지에서 연구소를 운영한 것이 BMS와의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오름 관계자는 “설립 초기에 연구 및 임상시료의 원활한 물류흐름을 위해 미국 보스턴에 거점을 마련했는데, 결과적으로는 ‘ORM-6151’ 매각 과정에서 빅파마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며 “이번 딜에서 미국 현지 사업개발부서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오름의 TPD² 접근법. TPD²는 각 모달리티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TPD의 강력한 성능과 ADC 기술의 정밀성을 결합하도록 설계됐다. TPD는 일반적으로 몸 전체의 많은 세포에 무차별적으로 들어가는 작은 분자인데, 오름은 단백질 분해제를 항체에 공유 결합함으로써 특정 세포로 국소화를 유도한다. (자료=오름테라퓨틱)양사는 이번 계약과 관련,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나 BMS의 니즈와 오름이 가진 자산이 맞아 떨어졌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있다.지난 9월 BMS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을 타깃으로 한 GSPT1 분해제 ‘CC-90009’의 임상 1상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독성 이슈 때문이었다. 이번에 매각된 오름의 ‘ORM-6151’ 역시 항 CD33 항체 기반의 GSPT1 분해제로, AML 및 고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치료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1상 IND를 승인받은 신약물질이다. 오름이 자체 개발한 TPD² 플랫폼이 적용된 물질인데, 세계 최초로 TPD를 항체에 결합함으로써 GSPT1만을 타깃해 분해할 수 있어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지난해 말 글로벌 학회에서 오름이 발표한 ORM-6151와 CC-90009 비교 비임상 결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ORM-6151이 임상적으로 동등한 용량에서 CC-90009에 비해 CD33 발현 세포주와 환자 유래 AML 세포에서 우수한 효력과 효능을 보였다는 내용이었다. ORM-6151은 건강한 조혈모간세포에서 CC-90009 대비 세포 독성 활성도 낮았다. 결과적으로는 BMS를 정확히 겨냥한 연구였던 셈이다. BMS는 ORM-6151을 통해 CC-90009의 단점을 보완함으로써 AML 치료제를 다시 개발하려는 수요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임 COO는 “전임상 단계의 물질이 임상 3상까지 성공해 상용화될 가능성은 극도로 낮고, 한국은 당장 2년치 운영자금도 보유하지 못한 바이오벤처들이 많아 임상 후기 단계의 마일스톤이나 상용화 이후의 로열티를 기다릴 여력이 없는 경우가 다수”라며 “경영진 입장에서 미래에 유입될 큰 규모의 마일스톤이나 로열티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한국적 상황에서는 오히려 이번 (오름-BMS 계약 같은) 사례가 이상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빅파마가 선호하는 계약 형태가 아니어서 바이오텍이 쉽게 취할 수 있는 기술이전 전략은 아니다. 하지만 오름이 후발주자들에 하나의 선례를 만들어 길을 텄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2023.12.20 I 나은경 기자
바이오 투심 한파 속 카스큐어·JD바이오사이언스 주목받는 이유
  • 바이오 투심 한파 속 카스큐어·JD바이오사이언스 주목받는 이유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바이오 벤처를 향한 투심이 지난해보다 악화됐다는 평가지만, 일부 유망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는 여전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유전자 가위로 잘 알려진 크리스퍼 기술 기반 기업과, 줄기세포 분야 세계적 리더로 평가받는 권위자가 설립한 기업, 국내 대기업과 협업하고 있는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등은 투자자들로 큰 호응을 얻어 투자 유치에 청신호를 켰다는 분석이다.6일 오후 서울 강남 삼성동 대화빌딩에서 열린 데일리파트너스 2023 디랩스 데모데이(D’LABS DEMO DAY)에서는 유망 바이오 벤처 7개사가 투자 설명회 무대에 올랐다. 이날 발표에 나선 기업은 △클라스비테라퓨틱스(줄기세포치료제) △카스큐어테라퓨틱스 △팬토믹스 △씨위드 △리젠이노팜 △옵티코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다. 권태준 카스큐어 이사.(사진=송영두 기자)◇크리스퍼 활용한 DNA 타깃 혁신적 항암 기술 : 카스큐어이날 7개 기업 중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카스큐어다. 이 회사는 유전자 가위로 잘 알려진 크리스퍼(CRISPR) 기술을 활용해 4세대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특히 크리스퍼 연구에 정통한 명경재, 조승우 박사가 공동 창업했고, 세계적인 유전자 가위 기업인 툴젠 대표이사를 지낸 김종문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조 박사는 크리크퍼 3대 핵심 특허 중 하나를 세계 최초로 발명한 권위자기도 하다.암은 DNA가 고장나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이상한 행동을 하게 돼 발생하는데, 현재까지 개발된 암 치료 방법은 문제의 단백질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단백질을 공격하는 방식은 개발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자금도 많이 투여된다. 때문에 카스큐어는 기존 암 치료 방식과 다른 고장난 DNA를 타깃하는 방식의 혁신적 기술인 신델라(CINDELA) 플랫폼을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발표에 나선 권태준 이사는 “크리스퍼를 활용하면 DNA를 타깃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크리스퍼의 원래 기능은 세균에서 바이러스가 침입했을때 그 바이러스의 DNA를 부수는 역할을 한다”며 “신델라 기술은 암세포에서의 DNA는 손상되지만, 정상세포에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훨씬 더 선택적으로 암 세포를 줄일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카스큐어는 신델라 기술을 바탕으로 특이적 세포 사멸을 확인할수 있는 대규모 라이브러리 제작 기술과 크리스포 스크리닝 기술을 확보했다. AI 기반 고효율 절단 및 세포 사멸 성능 표적 선정 알고리즘도 개발해 환자 개인의 암 조직 분석부터 모든 암 종에 적용이 가능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또 기존 항암제와 병용 치료도 가능해 해외에서 크리스퍼 분야 차세대 리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권 이사는 “단백질을 타깃한 기존 화학-면역항암제 대비 원리가 훨씬 더 간단하다. 유전자 편집이 아닌 DNA 파괴에 포커스를 하고 있다”며 ”현재 대장암과 간암 치료제를 개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고, 2024년 하반기까지 전임상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오일환 리젠이노팜 대표.(사진=송영두 기자)◇줄기세포 권위자가 선택한 신개념 차세대 재생치료 기술 : 리젠이노팜줄기세포 원리에 착안해 차세대 재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리젠이노팜도 눈길을 끌었다. 2019년 설립된 리젠이노팜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생물의약품분과 위원장과 첨단바이오제품평가연구단 단장인 오일환 가톨릭대 의과대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다. 오 대표는 성체줄기세포 분야 글로벌 권위자로 줄기세포를 직접 활용하는 것이 아닌 원리를 이용, 리보핵산(RNA)와 펩타이드 기반 재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오 대표가 개발한 ‘웨이크 업 스템셀’(Wake-up Stem-Cell) 플랫폼은 생체 내 장기에 존재하는 내인성 줄기세포를 깨워 조직재생을 유도한다. 오일환 대표는 “우리 기술은 줄기세포를 더 활성화하면서 재생이 된다. 신재생의료 컨셉으로 그런 부분들을 증명해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포투과형 RNA 기술로 개발되고 있는 급성 심근경색증은 현재 표준치료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이 활용된다. 하지만 PCI는 손상된 심근 등 조직 재생이 안돼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 심근을 살리고 혈관 재생 효과가 동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이를 위해 리젠이노팜은 miRNA를 활용한다. 리젠이노팜이 개발 중인 ‘RH001’의 경우 심근을 보호하고 혈관을 재생하는 효과를 돼지 모델에서 입증했다. 오 대표는 “미니 돼지 모델에서 심근경색을 유도한 후 후보물질을 투여했는데, 급성 심근경색 후 심장 기능의 90%를 회복했다. 대조군의 경우 회복률이 40%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 외에도 재생 펩타이드를 활용해 신개념 당뇨족부궤양 치료제(2024년 임상 1상 진입 예정)를 개발 중이다. 두 가지 연구 모두 국가신약개발과제로 선정됐다. 특히 올해 글로벌 제약사 B사와 비밀유지계약(CDA)도 체결한 상태다. 안진희 JD바이오사이언스 대표.(사진=송영두 기자)◇셀트리온·알테오젠이 주목한 대사질환 기술 : JD바이오사이언스JD바이오사이언스는 2017년 설립된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안진희 대표(광주과학기술원 화학과 교수)인 안진희 대표와 글로벌 제약사 머크에서 당뇨치료제 자누비아를 개발한 김두섭 박사가 공동창업했다. 안 대표는 한국화학연구원 과학기술원(GIST)에서 20여년간 대사질환을 연구한 전문가다. JD바이오사이언스는 다년간의 기초연구를 통해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했고, 현재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마바지 단계인 임상 1상이 완료되면 미국에서 임상 2a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기술에 화이자, 베링거인겔하임,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와 더불어 레고켐바이오(141080), HLB(028300)(에이치엘비) 등 국내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회사는 신규 페이로드를 기반으로 기존 약물보다 향상된 항체약물접합체(ADC) 약물을 개발 중이다. 특히 셀트리온(068270)과 ADC 신약 개발을 협업하고 있고, 박순재 알테오젠(196170) 대표도 JD바이오사이언스의 신규 페이로드를 주목하고 있다. 안 대표는 “시리즈 C 투자 후 내년 기술성평가를 통해 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12.06 I 송영두 기자
②임상 개발 히스토리 비상식적...“약물 자체 문제 가능성↑”
  • [올리패스 임상 실패]②임상 개발 히스토리 비상식적...“약물 자체 문제 가능성↑”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올리패스는 비마약성 진통제 OLP-1002 임상 디자인에 문제가 없고, 임상 실패는 위약대조 이중맹검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초기 임상부터 여러 의문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중맹검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데이터가 훼손된 것이라면, 회사가 주장하는 OLP-1002의 강력한 진통 효능 역시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반문한다. 특히 두 번의 임상에서 같은 현상이 나왔다면 약물 자체 효과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분석이다.정신 올리패스 대표.(사진=이데일리 DB)◇임상 디자인 문제 없다 vs “임상 개발 상식적이지 않아”올리패스(244460) 측에 따르면 OLP-1002는 통증 신호를 증폭하는 역할을 하는 소듐 이온채널(Navi1.7)을 타깃하는데, Navi1.7 발현을 억제해 진통 효능을 나타내는 기전이다. 사람의 통증은 말초에서 감지된 통증 자극이 말초 신경과 척추를 거쳐 뇌에 도달해 통증으로 인지되는데, 무릎쪽의 말초 신경에서 자극해 진통 효능을 나타낸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반면 올리패스는 영국에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건강한 피험자 대상으로 캡사이신을 팔뚝에 주사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6마이크로그램(mcg) 용량의 진통 효능이 가장 강한 것을 확인했고, 호주 1b상에서 투약군 용량을 5마이크로그램(mcg), 10마이크로그램(mcg)로 설정했다. 전문가들은 관절염과 캡사이신, 팔뚝 주사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바이오기업 A 연구소장은 “OLP-1002는 Navi1.7을 타깃하는데, 캡사이신 연구는 어떤 목적으로 한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캡사이신은 Navi1.7을 액티베이션(활성화) 하는게 아닌 다른 채널을 액티베이션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캡사이신으로 유발된 통증과 관절염 통증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를 개발 중이고 기술이전 경험까지 있는 바이오기업 B 대표도 “관절염 임상을 캡사이신으로 한다는 얘긴 처음 들어본다. 캡사이신으로 통증을 유발하고, 팔뚝에 주사하는 것은 일반적인 진통제지 관절염 통증 치료제 베이스라고 볼 수 없다”며 “또 임상 1b상에서는 2주간 5회 피하 주사하고, 임상 2a상에서는 단회 투약 시험을 했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 투약 횟수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임상 1상부터 임상 2a상까지 임상 개발 흐름이 너무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CRO 문제 아닌 약물 자체 문제 가능성↑이데일리가 자문을 구한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 대부분은 올리패스 임상 결과를 두고 몇가지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약물 자체 문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데일리는 취재 과정에서 해당 물질이 OLP-1002 독성평가 및 2016년 국가신약개발사업단(前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과제로 선정돼 글로벌 비임상 안전성 평가에서 효능이 어느정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보인 것은 맞다. RNA 치료제의 문제가 세포투과성이 낮다는 것인데, 올리패스 OLP-1002는 세포 안으로 들여보내는 것까지 확인이 됐었다”며 “하지만 개발 과정을 보면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판단이 든다”고 말했다.B 대표는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어도 사람 대상 시험에서 안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비상식적인 임상 개발을 했고, 통계적 유의성이 나오지 않았다면 결론적으로 효능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회사 측에서 CRO의 이중맹검 통제 문제를 계속 주장하고 있지만, 두 번 연속 문제가 발생할 경우는 극히 희박하다”면서 “약물 자체 문제 가능성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실제로 OLP-1002(구 S638H)는 과거 BMS에 기술이전 됐지만, 기전이 불분명해 반환됐다. 정신 올리패스 대표에 따르면 당시 OLP-1002는 작용기전이 mRNA 기준으로 설계된 물질이었고, 이해 안되는 데이터가 도출됐다. 작용기전을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인데, 회사 측은 이후 연구를 통해 Pre-mRNA 타겟팅에 대한 확신이 생긴 것으로 확인된다. 단백질 생성과 억제를 조절할 수 있는 엑손 결손(Exon Skipping)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B 대표는 당시 불명확한 작용기전이 아직까지 100% 해결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임상의 선정은 누가?, OLP-1002 넥스트 플랜은 무엇?A 연구소장은 “임상에서 어떤 환자군을 대상으로 했는지도 중요하고, 스폰서가 임상의(PI)들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폰서라고 모든걸 CRO에만 맡기고 태평할 순 없다”며 “스폰서와 임상을 진행하는 임상의들은 쓰이는 약물 등 임상 전반에 대한 것들을 모두 논의하고 진행한다. 임상의들이 해당 데이터를 바꾸는 것에도 굉장히 예민하고, 논문을 써야 될 만큼 신중하기 때문에 멋대로 했다고 추정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바이오 기업 C 연구원도 “올리패스 측이 CRO의 일부 부실을 확인했다고 했는데, 이중맹검 통제가 안된 데이터는 믿을수 없기 때문에 회사가 강조하는 OLP-1002의 강력한 진통효능이 있다는 주장도 힘을 받지 못한다”며 “이미 임상 1b상에서도 CRO 일부 부실을 확인했던 만큼 그에 대한 증거와 임상시험법을 보완했다고 한 부분들도 공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특히 전문가들은 결국 OLP-1002는 비마약성 진통제로서 관절염 진통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만큼, 회사 측이 억울하다면 넥스트 플랜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벤처캐피털(VC) D 심사역은 “회사 측이 CRO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임상 결과 위약이 많이 투여됐다고 가정하면, 해당 임상 프로토콜을 짠 임상의가 문제”라며 “그 임상의는 누가 선정을 했고, 해당 임상의의 실력을 확인했는지 여부와 효능을 입증 못한 비마약성 진통제로서 OLP-1002의 향후 플랜이 무엇인지 올리패스 측이 답하면 된다”고 말했다.현재 상황으로는 정 대표와 올리패스가 주장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 개발도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B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특히 임상 개발 히스토리를 엄청 중요하게 여기는데, 히스토리 흐름을 보면 공동개발을 하자고 나설 제약사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C 연구원도 “두 번 연속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만큼 향후 기술이전이나 공동연구는 어렵다고 보는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2023.12.01 I 송영두 기자
코오롱그룹 4세경영 본격화…1년만 이규호 부회장 승진(종합)
  • 코오롱그룹 4세경영 본격화…1년만 이규호 부회장 승진(종합)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코오롱가(家) 4세인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 그룹 사장이 1년만에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됐다. 안병덕 ㈜코오롱 부회장과 각자 대표로 지주사를 이끈다.신임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좌측), 안병덕 코오롱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코오롱 그룹은 28일 지주사를 지원부문과 전략부문으로 나눠 각자대표를 내정하는 등 총 37명에 대한 2024년도 사장단·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이웅렬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부회장은 1984년생으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해 제조현장 근무부터 시작했다. 코오롱글로벌(건설)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 담당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사업 현장을 두루 거쳤으며 2019년부터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COO를 맡아 온라인 플랫폼 구축, 글로벌 시장 개척,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따른 브랜드 가치 정립 등으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1년부터는 지주사 CSO를 겸직하며 그룹을 대표해 Korea H2 비즈니스 서밋(Business Summit) 참석을 시작으로 코오롱그룹의 수소사업 밸류체인 구축을 이끌고 있는 것을 비롯, 코오롱그룹의 미래 전략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 이 신임 부회장은 지난 3년간 코오롱그룹의 자동차유통 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올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번 인사로 기존 안병덕 ㈜코오롱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게 된다. 신임 이규호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 지주사를 이끈다. 안병덕 부회장은 코오롱맨으로 1982년 사원으로 입사해 부회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안병덕 부회장은 지원부문을 맡아 기존의 사업기반을 강화하고, 전략부문을 맡은 이규호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가치 제고와 사업혁신을 맡는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미래가치 성장과 안정을 모두 지향하겠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배경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성수 미래기술원장(부사장,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 겸직)과 신상호 CEM본부장(부사장)은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성수 미래기술원장은 미래를 위한 첨단 기술 혁신을 지휘해 왔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에 부합하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아왔다. 또한 2020년부터는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도 겸직하며 현재 세포유전자치료제인 TG-C(구 인보사)의 미국 3상을 안정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다. 신상호 CEM본부장은 1983년 코오롱상사에 입사한 이후 40년 동안 글로벌 비즈니스에 앞장서 온 정통 상사맨이다. 현재는 CEM본부(그룹 해외 신사업 담당)를 맡아 새로운 해외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 발굴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지주사 신임 임원으로 승진한 신은주 상무보는 CSR분야의 전문가로, 그룹차원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 인사로 풀이 된다.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신임 상무보 16명 중 약 75%인 12명을 40대로 선임해 지난해 72%에 이어 세대교체도 이어갔다. 이번 인사는 각 계열사별 이사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3·4세 경영이 본격화하면서 재계에서는 최근 40대 초반, 1980년대생 부회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1982년생),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1983년생), 홍정국 BGF 부회장(1982년생) 등이 1980년대생이다.다음은 코오롱그룹 임원인사 명단<대표이사 내정 및 승진> ▲㈜코오롱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안병덕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미래기술원 △미래기술원장 사장 한성수 ▲CEM본부 △본부장 사장 신상호 <임원승진> ▲㈜코오롱 △상무보 신은주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 권용철 박준효 △상무 이효규 △상무보 김태연 박형규 오현진 이병탁 최현준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상무 안태준 장정애 △상무보 유동주 이준흠 ▲코오롱글로벌 △상무 박재민 이상만 이성호 최현 △상무보 김동헌 이동길 ▲코오롱글로텍 △전무 김정호 △상무 이대일 △상무보 박해동 ▲코오롱플라스틱 △상무보 박기현 박영구 ▲코오롱베니트 △상무보 최상문 ▲코오롱생명과학 △전무 양윤철 ▲코오롱제약 △상무 이정훈 ▲코오롱LSI / MOD △상무보 류현준 ▲코오롱모터스 △전무 김종하 ▲코오롱오토모티브 △전무 신진욱 ▲코오롱데크컴퍼지트 △상무보 김준목 〈전보〉 ▲㈜코오롱 △상무 이기원 △상무보 박성중
2023.11.28 I 김경은 기자
코오롱그룹, 2024년 사장단·임원 인사…이규호 사장 부회장 승진
  • 코오롱그룹, 2024년 사장단·임원 인사…이규호 사장 부회장 승진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코오롱그룹은 28일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을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하는 등 2024년도 사장단·임원 인사를 실시했다.신임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좌측), 안병덕 코오롱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코오롱그룹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고려해 안정 속에서도 미래가치 성장을 지향하기 위해 지주사를 지원부문과 전략부문으로 나눠 각자대표를 내정하는 등 총 37명에 대한 2024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신임 이규호 부회장은 지난 3년간 코오롱그룹의 자동차유통 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올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독립법인으로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최근에는 코오롱만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아우르는 ‘702’ 브랜드를 런칭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등 고객 중심의 사업의 틀을 공고히 해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해 제조현장 근무부터 시작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건설)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 담당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사업 현장을 두루 거쳤으며 2019년부터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COO를 맡아 온라인 플랫폼 구축, 글로벌 시장 개척,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따른 브랜드 가치 정립 등으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2021년부터는 지주사 CSO를 겸직하며 그룹을 대표해 Korea H2 Business Summit 참석을 시작으로 코오롱그룹의 수소사업 밸류체인 구축을 이끌고 있는 것을 비롯, 코오롱그룹의 미래 전략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이번 인사로 기존 안병덕 ㈜코오롱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게 되고 신임 이규호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서 코오롱그룹의 지주사인 ㈜코오롱을 이끌게 된다.지원부문을 맡게 된 안병덕 부회장은 기존의 사업기반을 굳건히 하는 안정적 경영활동의 토대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며, 전략부문을 맡은 이규호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가치 제고와 사업혁신을 이끌게 된다.한성수 미래기술원장(부사장,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 겸직)과 신상호 CEM본부장(부사장)은 각각 사장으로 승진해 기존 업무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한성수 미래기술원장은 미래를 위한 첨단 기술 혁신을 지휘해 왔으며 ESG 시대에 부합하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아왔다. 또한 2020년부터는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도 겸직하며 현재 세포유전자치료제인 TG-C(구 인보사)의 미국 3상을 안정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다.신상호 CEM본부장은 1983년 코오롱상사에 입사한 이후 40년 동안 글로벌 비즈니스에 앞장서 온 정통 상사맨이다. 현재는 CEM본부(그룹 해외 신사업 담당)를 맡아 새로운 해외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 발굴하고 있다.특히 이번 인사에서 지주사 신임 임원으로 승진한 신은주 상무보는 CSR분야의 전문가로, 그룹차원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 인사로 풀이 된다. 이번 인사는 각 계열사별 이사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코오롱그룹은 “예상치 못한 경영환경의 변화와 글로벌 경제 블록화가 날로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사업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그룹의 미래가치를 높이고, 위기 속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데 인사의 중점을 뒀다”고 2024년 정기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코오롱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신임 상무보 16명 중 약 75%인 12명을 40대로 선임해 지난해 72%에 이어 세대교체를 통한 변화와 혁신 기조를 올해도 이어갔다.
2023.11.28 I 김경은 기자

더보기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