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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이 아버지 뭐하시노?"…취준생에게 구시대적인 질문은 No
- (사진=tvN제공)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동훈(이선균) 지안(이지은)에게 “아버지는 뭐하시냐”하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지안은 “난 아저씨 아버지 뭐하시는지 하나도 안 궁금한데, 왜 우리 아버지가 궁금할까?”라고 응수한다.드라마 속 상황에 불과하지만, 시청자들은 “사이다”라며 환호했다. 이런 반응은 “어른들은 애들 보면 그냥 물어봐”라는 동훈의 대사처럼, 그동안 민감한 개인정보를 당연하게 묻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피로도가 높았음을 보여준다.그런데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이 질문을 기업으로부터 받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미지=항공사 입사지원서 갈무리)왜 저 말고 부모님이 궁금하신가요?매년 공채시즌이면 끊이지 않는 논란이 있다. 바로 기업입사지원서에서 가족의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일이다. ‘옛날 옛적 일 아니야?’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최근까지 일어난 문제다.지난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 기업을 처벌해 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저는 어느덧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취업준비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원하려는 기업에서 “사람을 뽑는데 가족의 최종직장명과 직위를 쓰라고”했다며, “저처럼 인맥도 없고 백도 없는 평범한 취준생은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호소했다. 또한, “이런 나쁜 관행들을 사기업이니 제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냥 내버려두면 공정한 사회 건설은 영원히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비슷한 문제는 올해도 일어났다. 승무원 지망생 김서인(25·가명)씨는 상반기 공채시즌에 모 항공사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다 깜짝 놀랐다. 지원하려는 기업에서 기재 항목으로 가족의 신상정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가족란에서는 지원자 가족의 이름, 나이는 물론이고, 학력·졸업구분·직업·직장명·직장 내 직위까지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다. 비록 가족의 개인정보를 기록할지는 직접 판단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었지만, 서인씨는 고민 끝에 모든 요구사항을 적어서 제출했다. “불이익은 없다고 하지만 뭔가 써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있었어요”서인씨가 가족의 개인정보를 적은 이유다.직장인 김다혜(26·가명)씨도 “직접 질문을 받은 적은 없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원래 가족관련 질문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 선 넘으면 위법이야 beep하지만 앞으로 기업에 지원할 때, 국민청원 청원인이나 서인씨 같은 고민을 겪지 않아도 된다. 오는 17일부터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지원자에게 용모ㆍ키ㆍ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출신지역ㆍ혼인여부ㆍ재산에 대한 정보를 요구할 수 없다. 또한, 지원자 가족의 학력ㆍ직업ㆍ재산 정보를 요구하는 것도 금지된다.이에 따라 기업에서 지원자에게 직무와 관계없는 지원자 본인이나 그 가족의 신상정보를 요구하면, 관할 지방 고용청 고용관리과나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민원 신고를 하면 된다. 기업이 이를 어길 시 1회 위반에는 300만원, 2회 400만원이 부과되고, 3회 이상 위반부터는 500만원이 부과된다.한편, 관련 법 개정안에는 채용에 관한 청탁과 압력을 금지하는 내용과 노동자의 기숙사 환경 기준에 관한 내용이 함께 추가되었다./스냅타임
- "유능한 인재 모십니다"…신입사원 공채 나선 유통가
- 유통업계가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 시즌에 돌입했다. 예년보다 채용규모가 늘어 취업 문이 넓어졌다. 지난해 ‘청년취업 두드림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유통업계가 상반기 공채 시즌에 돌입했다. 주요 유통업체는 예년보다 채용 규모를 늘리며 우수 인재 확보에 열을 내고 있다. 특히 온라인 채용설명회 등을 강화하며 채용 정보 공유에 공을 들이면서 취업준비생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14일부터 27일까지 상반기 신입사원 및 하계 인턴십 채용 모집을 시작한다. 모집 회사는 식품, 관광·서비스, 유통, 화학, 건설·제조 등 41개사이며, 모집 직무는 영업관리, 마케팅, IT, UX, 생산관리, 재무 등 224개이다. 모집인원은 1만3000명으로 작년보다 1000명 증가했다. 지원자는 롯데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으며 서류 전형, 엘탭(L-TAB, 조직·직무적합도 검사), 면접전형을 거쳐 6월 초 최종합격자가 발표된다. 엘탭은 내달 27일 그룹 통합으로, 하루에 모든 전형이 이뤄지는 ‘원스톱 면접’은 계열사별 일정에 맞춰 5월에 진행한다.CJ그룹도 오는 20일까지 상반기 신입공채를 모집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 CJ ENM, CJ 대한통운 등 7개사가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서류 전형 통과자들은 다음 달 20일 CJ종합적성검사와 5월 말 실무·임원진 면접 과정을 거쳐 6월 중 합격자가 결정된다. 모집인원은 지난해와 비교해 10% 늘렸다. 특히 CJ그룹은 2020년 그레이트 CJ(매출 100조원 달성)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 채용 비중을 40%까지 확대했다.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역시 24일(오후 1시 마감)까지 BGF리테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입공채 서류 접수를 받는다. 영업관리직군과 전략기획군, 재경지원직군, 상품운영직군, 전문직군 총 5개 분야에서 채용하며 모집입원은 100명 이내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통업계는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한다. 롯데그룹과 BGF리테일은 서류검사에 AI를 활용해 지원자들의 직무 적합도를 분석할 계획이다. 다만 AI 결과는 참고 사항으로 최종 결정은 채용담당자의 판단에 맡겼다. CJ그룹은 AI 챗봇 상담을 24시간 운영해 지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온라인 채널을 통한 소통 강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초 팟캐스트 ‘롯데백화점 취준생 라디오’를 개설했다. 취준생의 이야기를 주요 소재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할 목적으로 개설한 것으로 지원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기 위해서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온라인 채용설명회, SNS 라이브 채용설명회 등을 도입한 바 있다. CJ그룹은 직무 소개 영상인 잡티비(JOB TV)를 강화했다. 한국어로만 제작했던 잡티비를 올해부터는 영어와 중국어로도 제작하고 직무 소개 범위도 확대했다.업계 관계자는 “올해 공채 시즌은 예년과 비교해 채용 규모가 늘어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각 기업들이 온라인 채널을 통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다면 취업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취준생 10명 중 8명 "'면접 들러리' 경험한 적 있어"
- (자료=잡코리아)[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올해 면접을 치른 취업준비생 10명 중 8명은 면접에서 들러리라고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가 올해 면접을 치른 적이 있는 취준생 1127명을 대상으로 ‘면접 중 자신이 들러리라고 느껴진 적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취준생 76.5%가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80.9%로 여성(75.0%)보다 소폭 높았다. 취업을 목표로 하는 기업 유형에 따라서는 외국계기업이 80.7%, 대기업이 79.9%로 소폭 높았으나 공기업(75.8%) 및 중소기업(75.1%) 지망 취준생이 들러리로 느낀 비중도 적지 않았다.취준생들이 자신을 면접 들러리처럼 느낀 이유(복수응답)는 ‘특정 지원자에게만 질문이 쏟아져서(45.5%)’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나에게 질문하거나 응답을 듣는 태도가 건성처럼 느껴져서(37.1%)’, ‘내정자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26.5%)’, ‘질문을 거의 받지 못해서(25.4%)’, ‘특정 지원자에게 면접관이 계속 호의적이라는 인상을 받아서(24.8%)’라는 응답이 나왔다. 이밖에 ‘면접 과정에서 오던지 말던지라는 인상을 받아서(21.3%)’, ‘나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 태도 탓에(17.4%)’, ‘거르기로 작정한 듯 나한테만 압박/송곳 질문이 이어져서(15.7%)’, ‘내 지원서와 다른 지원자의 지원서에 대한 숙지도가 달라서(10.1%)’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자신이 들러리라고 느껴지는 경우에도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최선을 다해 면접에 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들러리라고 느꼈던 면접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묻는 질문에 51.0%의 취준생이 ‘아무렇지 않은 듯 준비한대로 담담히 임했다’고 답한 것. 15.9%의 취준생들은 ‘오히려 더 필사적으로 임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반면 ‘포기하고 편안히 임했다(25.9%)’, ‘어차피 떨어질테니 대충 임했다(7.2%)’고 답한 취준생들도 있었다.면접장에서 들러리라고 느꼈던 취준생의 83.9%는 ‘해당 면접에서 탈락했다’고 밝혔다. 반면 들러리라고 느끼지 않았던 취준생들의 탈락 비중은 38.9%로 절반 이하로 낮았다. 다만 똑같이 들러리라고 느꼈다고 하더라도 면접에 임하는 태도에 따라 결과는 달랐다. ‘포기하고 대충’ 임했다고 밝힌 취준생 그룹의 탈락율이 전체 응답군 중 91.9%로 가장 높았던 반면, ‘오히려 필사적으로’ 임했다고 밝힌 취준생 그룹은 69.3%로 22%P 이상 낮았다.똑같이 면접에 탈락했다고 하더라도 면접에서 ‘들러리였다’고 느꼈던 경험이 있다면 이후 구직 과정에서 더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이 이후 구직과정에 미친 영향에 대해 물은 결과 면접 들러리 경험이 있는 취준생 그룹에서 ‘구직, 취업의욕이 떨어졌다(37.2%)’, ‘자격지심 등 슬럼프를 겪었다(21.7%)’, ‘짜증, 스트레스가 늘어 예민해졌다(8.9%)’ 등 부정적인 감정이 67.8%로 높게 나타났다.반면 면접 들러리라는 느낌을 받지 않았던 취준생 그룹에서는 이같은 부정적인 영향이 50.5%로 17%P 가량 낮았다. 이들에게서는 ‘반드시 취업에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일깨웠다(16.5%)’, ‘고칠 점을 발견하고 나를 정비하는 새로운 준비의 계기가 됐다(20.4%)’, ‘마음을 다잡고 평정심을 찾게 됐다(5.8%)’ 등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도 42.7%로 적지 않았다.
- “옷이 너무 좋아서 MD가 되고 싶어요” - 취준생에 11년 차 MD의 조언
-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패션계 취업을 원하는 이들 다수가 고려하는 직무는 MD다. MD는 상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책임지는 머천다이저(merchandiser)로, 패션 트렌드의 한가운데 있는 직업이다. 반면 “MD는 ‘뭐든지 다 한다’의 약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만만치 않은 업무강도로 알려졌다.좋아하는 옷에 파묻혀 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옷을 좋아한다고 해서 MD일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는 MD 지망생을 대신해 11년 차 MD에게 조언을 들어봤다.김정아 스페이스눌 대표김정아 스페이스눌 대표는 2007년부터 국내에서 수입 브랜드 편집숍 ‘스페이스눌’을 운영한다.그는 편집숍을 통해 ‘에르노’ ‘하쉬’의 여성복 라인을 국내 처음 소개했고, ‘호프’ ‘타이거오브스웨덴’ ‘메릴링’ ‘스테판슈나이더’ 등 국내 소비자에게 낯선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서 성장시켰다.서울대 노어노문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러시아 문학박사이자 패션 중소기업 사장으로 이중생활 중이다.패션 전공이나 패션계 커리어로 시작하지도 않은 그가 11년간 수익구조가 탄탄한 회사를 만든 것에는 경영자이기 전 탁월한 MD였기 때문이다.그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패션 MD(부제-패션MD가 알아야 할 모든 것)’ 1~3권을 출간, 자신이 패션계에서 좌충우돌하며 얻은 정보를 공유하는 등 패션계 후배에게 애정이 많다. 다음은 김정아 대표와의 문답. ◇ MD 업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패션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다 한다고 보면 맞다. 구체적으로 브랜드 찾기, 바잉(매입) 준비, 오더 넣기, 오더 팔로업(후속 업무)와 같이 바잉 전반에 관한 것, 또 재고량 조절, 급한 완불 주문 건에 가격표 붙이기 등이다.제 생각에 이중 가장 중요한 일은 매장이 하나인 경우에는 바잉을 잘 하는 것이다. 고객 성향을 파악해 샵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유행을 선도해야 한다. 매장이 여러 개일 경우에는 특정 아이템이 잘 팔리는 점포에 알티(rotate: 물건 넣어주기)를 잘해 판매를 촉진하는 것이다.◇ 기업 규모, 유통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지나우선 백화점의 경우 MD나 바이어라 불리는 직함이 있지만, 이는 백화점 매장 입·퇴점 관리 업무가 주요하기 때문에, 편집숍 MD의 일과는 성격이 다르다. 내가 얘기하는 것은 여성복 편집숍에서 브랜드를 직접 바잉하는 MD다.기업규모가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업무는 비슷하지만, 대기업은 한 편집숍 내에서도 MD가 국가별 등으로 분화된 곳도 있다. 모든 업무를 다 배우려면 아무래도 중소기업에서 시작해야 기본기가 탄탄해 질 것이라 생각한다.수입 패션계를 봤을 때 살짝 슬픈 점은 대기업이 아니라면 단단한 멀티숍이 많지 않아, 수입 MD 지망생들이 설 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 하지만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아니겠나. 패션계에 귀와 눈을 열어 놓고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MD로서 느끼는 보람과 어려움은가장 행복한 점이자 뿌듯한 점은 누구보다 먼저 새로운 시즌의 따끈따끈한 아이템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 출장 시 시차와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몸이 아플 정도로 피곤할 때도 어쩌다 예쁜 아이템, 신선하고 포텐셜이 높은 브랜드를 발견하면, 눈이 반짝반짝 해 진다. 그 아이들을 한국에 소개했을 때, 판매로까지 자연스레 이루어지면 더없이 행복하다. 어려운 점은 MD의 역할이 사실은 시장이 만들어진 뒤 팔릴 아이템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시장과 트렌드를 만드는 것이다. 편집숍 고객들은 얼리어댑터다. 편집숍에서 소비자 반응을 보며 브랜드와 아이템을 키운 뒤, 대중화 되면 모노 브랜드로 나오는 순인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또 브랜드를 소개해서 키워 놓으면 큰 회사들이 빼앗아 가고 다른 데서 똑같이 오더 하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디자이너는 많고, 브랜드도 많다. 항상 발품과 손품을 팔고 열린 눈, 깨어있는 마음으로 있으면 이런 문제들도 어느 정도는 해결된다.◇관련 전공도 아니고, 경력도 없지만 옷이 좋아서 MD가 되고 싶다면?옷을 정말 좋아해서 MD가 되겠다는 건 좋다. 실제로 내가 그랬기 때문에 11년차가 된 지금도 너무 재밌다.어느 만큼 좋아해야 하냐? 묻는다면 ‘한 달간 굶더라도 내가 원하는 아이템은 사야 직성이 풀릴 정도의 강한 열정’이라고 하겠다. 만약 이것이 허영으로 느껴진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나이가 들면 현실과 균형을 맞춰 타협하게 되는데, 막 시작하는 젊은 시절에 이정도 열정은 있어야 한다.세세하게 말하면 분야를 선택할 때도 내가 좋아하고 많이 사본 옷, 안 되면 많이 입어본 옷이어야 한다. 아니라면 백전백패다. 내 라이프스타일 속에 있는 물건이어야 대상 고객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두 번째 이유는 바잉은 두 세 시즌 가르치면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옷에 애정을 가지고 브랜딩하려는 열정, 자신이 자발적으로 키운 ‘패션을 보는 눈’은 가르칠 수 없다.반대로 그냥 직장인으로서 MD가 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발품을 정말 많이 팔아야 하고 쉴 시간도 적고. 쉽지 않다.지난 10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에비뉴엘에서 열린 ‘프랑스 열정의 역사-가죽 패션 제품’ 전시. 프랑스 대표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 로저 비비에 등 시대상을 보여주는 브랜드와 상품을 전시했다. 김정아 대표는 프랑스 현대 브랜드 200개 중 한국 시장에 맞는 상품을 바잉해 선보였다.◇ 그밖에 MD한테 필요한 자질핫한 또는 핫하게 될 브랜드 빠르게 발굴하기, 현장 판매 경험을 통한 판매직원에 대한 이해, 알티와 불량의 빠른 처리를 위한 재고 수위 관리다.패션에 대한 열정 만큼 판매 직원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외국 MD는 대부분 훌륭한 판매직 출신이다. 물건을 알고 고객을 알아야 좋은 바이어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패션에 대한 열정은 대부분 MD에게서나 찾을 수 있지만, 판매 직원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는 MD는 아주 드물다. 정말로 다양한 고객이 있기 때문에 판매직은 MD 업무의 열 배, 스무 배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MD가 되고자 한다면 1년 정도는 판매를 해보며 고객의 눈 높이에 맞춰 생각하고 재고 관리하는 법을 익힐 것을 추천한다.◇팔리는 옷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나요약하면 스타일링 센스, 아이템을 보는 직감, 다년간의 경험이다.또 최상의 체력과 체격을 갖추고 6개월에 한 번씩 돌아오는 바잉 전쟁에 임해야 한다. 팁으로는 바잉을 앞둔 시점에 내 체중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바잉에 나가 새로운 옷들을 입어보면서 사이즈를 정확히 체크하기 위해서다. 옷을 굉장히 좋아하고 평범한 몸매를 가진 MD들이 입어서 예쁜 옷이 실제 판매도 잘 되는 옷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밖에 매장의 고객의 연령대를 꼭 염두에 두고 바잉하는 것이다. 아무리 귀여워도 내 매장 고객의 연령대가 높다면 그런 옷은 살 수 없다. 고객의 연령대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선호도 등을 고려해서 바잉을 해야 판매로도 연결이 된다.◇ 눈에 확 띄는 옷이 있고, 평범하지만 잘 팔리는 옷이 있다.맞다. 유니크해서 바잉하는 게 있고 커머셜해서 하는 것이 있다. 커머셜(상업적)하면서 꾸준한 팬층을 누릴 수 있는 아이템이 70% 정도가 되는 걸 권장한다. 나머지 30% 정도는 톡톡 튀는 유니크한 아이템을 넣어 주면 좋다. 하지만 그것은 재정적인 여유가 있을 때 이야기고, 만약 빡빡한 자금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유니크 아이템 10%, 커머셜 90% 정도도 괜찮다. 각 샵의 사정에 따라 유니크 아이템은 10-30% 정도 범위에서 조정하면 정체성도 유지하며, 재미도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MD 일을 시작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뭐든 2~3년이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A부터 Z까지 다 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말고 늘 깨어 있기를 당부한다. 꼭 옷이 아니더라도 모든 것에서 영감을 느끼고 그걸 디스플레이, 매장 내 오브제, 팝업 시안 등과 연결해봐야 한다. 보고 듣는 모든 것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 살아 있는 MD의 의식이자 매너리즘을 방지하는 방법이다.
- [스냅타임] 좀 놀아본 언니와 청춘의 고민 함께 풀고 싶다
- [인터뷰]‘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 장재열 대표해답자가 아니라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날 위해 시작한 고민상담이 상담사 길로” 장재열대표 (사진=스냅타임)“전 해답자(Solver)가 아니라 리스너(Listener)입니다. 요즘 화두는 모든 청년들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자생력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지 돕는 거에요. 단지 고단한 현실에 지쳐 잠재된 자생력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일 뿐이죠. 그 자생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상담사로서 제 역할이라고 믿습니다.”‘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의 장재열(34) 대표는 청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말벗을 해주는 직업을 갖고 있다. 그는 멘토가 아니라 ‘좀 놀아본 언니’라고 칭한다.‘어벤져스 급’ 멘토가 넘치는 시대. 토익학원의 강사처럼 모든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주는 듯한 멘토들의 일장 설명을 듣고 나면 청년들은 그저 서푼 짜리 감동만을 지닌 채 고된 일상으로 다시금 돌아간다.2013년 11월 상담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3만4000여 청년들의 고민상담과 강연을 해온 장 대표의 상담소에는 청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유튜브에 올리는 언니TV 구독자가 2만8000명을 넘어섰고 네이버 포스트에 기고하는 ‘좀 놀아본 언니들’의 팔로워 수가 5만6000여명을 넘는다.이미 청년 카운슬링으로 유명해진 장 대표에게 청년들의 상담역을 자처한 이유와 고민하는 청년들을 만나 무얼 하고 싶은지 물었다.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멤버들 (사진=장재열대표)“언니 상담 좀 요…”유명해진 탓에 ‘언니’라 부르는 사람이 줄었지만 초창기 상담을 시작했을 때 블로그에 쓴 글을 보고 대부분 언니라고 불렀다. 지금도 “언니 상담 좀 요” 하면서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단다.블로그에서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던 탓에 사람들은 글만 보고 그를 ‘언니’라고 불렀다. 이것이 무료로 2030 청년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의 첫발이었다.“처음에 제가 블로그에 쓴 글을 보면서 다들 저를 여자로 아는 거예요. ‘저는 24살인데 대학 나오고 퇴사하셨다니 저보다 언니이실 것 같아요’ 하면서 상담을 청하고. 그래서 그냥 언니로 지내기로 했어요. 여기서는 저의 여성성이 격의 없이 대화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돼요.”상담을 해준다며 사회구조적 문제는 덮어둔 채, 처세술, 대인관계, 마인드컨트롤 같은 걸로 풀도록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장 대표는 이러한 틀에 박힌 상담이 아니라 동네 언니나 형처럼 만나고 싶다고 했다.“상담이 필요한 사람의 ‘발심’ 즉, 마음을 이끌어 내는 것. 그게 중요하다고 느꼈죠. 그럼 그 마음을 이끌어 내보자. 그러고 그들이 서로 조언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자. 그런 생각에 NGO(비영리단체)로 정식 등록을 했고 인원도 늘렸죠.” 장재열대표 (사진=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페이스북 페이지)“누구나 고민을 말할 수 있는 사회”홈페이지 소개 글에 ‘누구나 고민을 말할 수 있는 사회’라는 미션을 지향한다고 적혀 있다. 장 대표는 상담자에 의한 일방적 멘토링이 아닌 내담자 간 집단 지성을 통한 상호상담으로 ‘청년의 자생적 문제 해결’을 지향한다고 했다. 비슷비슷한 고민과 상담이 이어지면서 지겹지 않냐는 질문에 세상 모든 종류의 아픔을 다 보기에 지겹지 않다고 했다. 우문현답이었다..“사실 비슷해 보여도 다 달라요. 처음엔 저도 비슷한 유형이 되풀이되면 일이 쉬워질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성전환자, 미혼모, 성폭력 피해자, 습관적 자살 시도자도 있고. 고급 유흥업소 종사자나 아이돌 연습생도 있어요. 부모님께 어떻게 커밍아웃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트렌스젠더 청년이 상담을 요청했어요. 트렌스젠더에 대해 무지했기에 어떻게 얘기해 줘야 하나 무척 고민스러웠죠.”어린 시절 종이인형을 좋아했던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11년간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여성스럽다는 이유에서였다. 유일한 친구였던 3살 어린 남동생도 화제사고로 세상을 떴다. 서울대 미대에 진학한 후 수석으로 제일모직에 입사해 신입사원으로선 파격적으로 인사채용 담당자가 됐다. 하지만 입사 1년도 안 돼 퇴사했다.“취준생에서 하루아침에 채용담당자로 변신했으니 재미도 이런 재미가 없죠. 근데 그 일이 싫었어요. 합격자 발표 다음날이면 전화통에 불이 났고 엉엉 울면서 떨어진 이유라도 알려달라고 매달리는 지원자를 보면 세상에 못할 짓을 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어요. 급기야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왔고 면접 대상자들 앞에서 눈물을 참기 어렵게 되더니 하루 16시간씩 잠을 자거나 무단결근을 하는 날이 잦아졌어요. 회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다 자살 충동을 느끼고 나선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 사표를 제출했죠.”그의 나이 불과 29살때였다. 퇴사 후 정신과의사의 권유로 자문자답 치료를 시작했다. 자신의 블로그에 고민을 써내려간 후 다른 계정으로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고민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기회였다.그러던 중 그를 상담사라고 생각한 청년들로부터 고민을 털어놓는 이메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동질감을 느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로 마음먹었다.“그때 내가 올린 질문이 ‘왜 나는 죽도록 달렸는데 여기로 왔을까. 우울증의 나락으로’였고 거기 스스로 단 댓글이 ‘너는 열심히 달려왔다. 근데 트랙을 모르고 갈지자로 뛰었으니 땀만 나지. 그래 갖고 너한테 무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하는 거였어요. 그런 걸 보고 어떤 사람이 메일을 보냈어요. ‘블로그 닫으셨나요. 이제 상담 안 하시나요. 저도 비슷한 경우인데 제 것까지만 상담받아주시면 안 돼요’ 하고. 또 다른 사연을 보낸 사람도 있었어요. 고민에 대한 해답을 주지는 못해도 들어주는 것만으로 그 청년에게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이 일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는 온라인 전문 상담소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 페이스북 페이지)일상적 고민, 행동으로 이어주기하나둘 고민을 들고 방문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다 보니 그의 인생만 불운하고 억울한 것이 아니었다. ‘세상이 다 이랬구나, 우리 또래가 다 이랬구나’ 하고 깨달았다고 했다.“같은 고민처럼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민의 지점들이 다 달라요. 원칙이 하나씩 생겼죠. 아이들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아이들이 답을 원해도 제가 그래요. ‘내가 답 주면 할 거야. 네가 결정해야지.’ 모든 사람은 다 다르다. 월권 하지 않는다. 나는 선생님도, 강연자도 아니고 그냥 언니다. 심리상담은 하지 않는다. 심리상담이 필요하면 병원으로 보낸다.”요즘 장 대표의 화두는 일상적인 고민을 작은 행동으로 어떻게 이어지게 할 수 있느냐다.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청년들의 일상적 고민을 행동으로 풀어내는’ 본보기로 지자체와 사회적 기업 등 17개 단체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만 9개의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요즘 제일 큰 화두는 ‘그들의 일상적 고민을 어떻게 작은 행동으로라도 이어지게 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먹고사는 데 급급해서 그 어떤 횡적인 유대도 가지기 어려운 청년들. 막다른 골목에 다 달은 청춘들이 맘 놓고 고민을 털어놓고 용기 있게 한 발 내딛게 하는 것. 그 방식을 찾고자 하고 있죠.”
- 김동연, 상속세·유류세 인하-가상화폐·구글세 과세 검토(종합)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 “청와대·부처 등과 계속 협의 중”이라며 다음 주에 대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제공][세종=이데일리 최훈길 조진영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고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가상화폐(암호화폐) 과세, 구글세(디지털세)를 도입엔 적극적인 대책을 모색한다. ◇“중소기업 상속세 애로, 전향적 검토”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께까지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조세 정책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는 중소기업과 서민의 과세 부담을 줄이고, 가상화폐 과세 등 새로운 과세 기반을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구글세는 국내 기업의 역차별을 해소하는 측면도 있다. 김 부총리는 상속세와 관련해 “중소기업들이 가업상속(세금)에 대해 애로를 많이 호소하고 있다”며 “조금 전향적인 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에 따라 상속세가 강화됐다. 현재는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인 가업영위 기간이 10년이면 200억원, 20년이면 300억원, 30년이면 500억원까지 상속재산 세금을 공제해 준다. 올해부터 가업영위 기간이 작년보다 늘어나 세법이 강화됐다.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라며 “평생 축적된 자산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절망하는 중소·중견 기업인들을 많이 만났다”며 상속세 인하를 촉구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상속세 전반(개편)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중소기업 관련 가업상속에 대한 의원 말씀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부총리는 유류세에 대해선 10% 넘게 인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부총리는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이 ‘유류세 10% 인하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하자 “일리 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30%까지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도 유류세가 굉장히 높다. 10%를 인하하면 1년에 세수가 2조6000억원 정도 (줄어드는) 부담이 있다”고 답했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 13일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등이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하 시점·기간·수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대중·이명박정부 당시 한시적 인하 선례, 교통·에너지·환경세법(2조)에 따르면 약 2~10개월간 최대 30% 이하로 인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4일 오전(잠정)에 김 부총리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유류세 한시적 인하안을 포함한 ‘최근 고용·경제 동향과 대응방향(잠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시행령 입법예고, 국무회의 의결 절차 등을 고려하면 내달부터 휘발유·경유·LPG 부탄에 붙는 유류세가 인하될 전망이다. 휘발유 평균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다. 2015~2017년은 평균치, 올해는 10월 둘째 주 기준. 단위=원/ℓ.[출처=한국석유공사 오피넷]◇“가상통화 과세 조사..구글세 TF 만들 것”김 부총리는 가상화폐에 대해선 과세 검토 입장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과세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조사·분석을 했다”며 “가상통화 전반적 방향과 국조실(국무조정실)과 궤를 맞추기 위해 같이 페이스(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무조정실, 기재부,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은 가상화폐 정의, 과세, ICO(가상통화공개) 허용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 앞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감에서 ICO에 대해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두 달간의 실태조사를 통해 10월 말에 결과가 나오면 11월에 정부 입장을 형성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정부가 블록체인에 대해서 진흥을 시키겠다고 하는 의지는 분명하다”며 “(저는 ICO에 대해) 상당히 전향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구글세도 본격 논의된다. 구글을 비롯한 외국계 기업의 과세 사각지대와 관련해 대응팀이 구성될 전망이다. 김 부총리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구글세 관련해 빨리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자 “네”라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구글세(디지털세) 과세권 확보가 필요한데 미비한 것이 사실”이라며 대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세청의 ‘2013~2017년 외국계 기업의 법인세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총 외국계 기업 1만 152곳 중 법인세가 0원인 곳은 4638곳(45.7%)에 달했다. 2013년 49.9%에서 지난해 45.7%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2곳 중 1곳은 법인세를 내지 않고 있었다. 한국에서 한해 5조원 가량 매출을 올리는 구글은 200억원도 안 되는 세금을 내고 있다.(참조 이데일리 10월18일자 <[단독]매출 1조 넘는 외국기업 10곳 중 2곳은 법인세 ‘0원’>)이는 한국의 법인세가 ‘매출 발생지’가 아니라 ‘법인 소재지’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외국 국적의 IT기업 서버(법인)는 해외에 있으면서 국내에 서비스를 제공해 법인세 과세 (사각지대) 문제가 있다”며 “EU(유럽연합)는 매출의 3%(655억원 상당액인 5000만 유로 이상을 버는 인터넷기업 기준)를 세금으로 걷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논의 중이고 우리도 적극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제실, 국세청에 분석을 해보라고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2015년 이후 주세 납부액이 감소하는 추세다. 정부 개편에 따라 주세가 변동될 수 있다. 납부액 기준. 단위=억원.[출처=기획재정부,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4캔에 만원’ 바뀌나..“주세 전면 검토”소주·맥주에 붙는 주세도 개편될 수 있다. 김 부총리는 “(주세 개편은) 생맥주 문제, 외국자본 문제를 같이 연립 방정식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라며 “맥주 뿐 아니라 전체 주류에 대한 종량세 (도입) 문제에 대해 전면 검토를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맥주의 가격에 비례해 세금이 붙는 종가세 방식이다.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가격(과세표준)’이 달라 국산보다 외국산 맥주의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된다. 이 결과 ‘4캔에 1만원’ 수입맥주 할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맥주업계에서는 “국산 맥주에 세금이 더 붙어 가격 경쟁력에 뒤처지고 있다”며 출고량 기준의 종량세 개편을 요청했다. 국내 업계는 오비맥주, 하이트진로(000080), 롯데칠성(005300)이 경쟁하는 구도다. 종량세는 과세 대상의 무게나 부피, 농도, 개수 등의 기준으로 세율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개편하면 국산·수입맥주 모두 리터당 세금이 붙는 구조로 바뀌게 돼 수입맥주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김 부총리는 “국산 맥주가 리터당 1200원 정도인데 종량세를 (도입)하게 되면 350원 정도 세금이 떨어진다. 반면 생맥주는 60% 정도 세금이 올라간다”며 “생맥주가 서민들에게 주는 의미, 가격을 어떻게 할지 등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OB맥주는 브라질 자본이고 그 회사가 세계 맥주자본의 1위”라며 종량세 개편 시 외국자본에 대한 특혜 논란도 고민 중임을 내비쳤다. 이어 “‘만원에 네 캔의 맥주를 계속 먹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 소주 값을 인상하면 안 되는 문제 등을 다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뉴스1 제공]◇“이재명 국토보유세, 신중 검토 필요”김 부총리는 국토보유세 도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김 부총리는 “국토보유세는 여러 개념이 있을 수 있다”며 “모 교수, 모 광역자치단체장의 국토보유세라면 이런저런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토보유세와 관련해 “그 정도의 증세 규모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토보유세를 주장했다. 토지 과세를 강화하고 이 재원으로 기본 소득을 지급하자는 게 핵심 주장이다. 이 지사는 지난 달 11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만나 “전국 단위로 일괄 시행하면 부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현 의지가 있는 시도에 선택적으로 도입 여부를 선택하도록 조례에 위임하자”고 주장했다.김 부총리는 취·등록세 등 부동산 거래세 인하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부동산 안정화에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어서 거래세 인하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거래세 인하는) 장기적인 과제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