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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검색결과 203건

  • "느이 아버지 뭐하시노?"…취준생에게 구시대적인 질문은 No
  • (사진=tvN제공)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동훈(이선균) 지안(이지은)에게 “아버지는 뭐하시냐”하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지안은 “난 아저씨 아버지 뭐하시는지 하나도 안 궁금한데, 왜 우리 아버지가 궁금할까?”라고 응수한다.드라마 속 상황에 불과하지만, 시청자들은 “사이다”라며 환호했다. 이런 반응은 “어른들은 애들 보면 그냥 물어봐”라는 동훈의 대사처럼, 그동안 민감한 개인정보를 당연하게 묻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피로도가 높았음을 보여준다.그런데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이 질문을 기업으로부터 받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미지=항공사 입사지원서 갈무리)왜 저 말고 부모님이 궁금하신가요?매년 공채시즌이면 끊이지 않는 논란이 있다. 바로 기업입사지원서에서 가족의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일이다. ‘옛날 옛적 일 아니야?’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최근까지 일어난 문제다.지난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 기업을 처벌해 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저는 어느덧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취업준비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원하려는 기업에서 “사람을 뽑는데 가족의 최종직장명과 직위를 쓰라고”했다며, “저처럼 인맥도 없고 백도 없는 평범한 취준생은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호소했다. 또한, “이런 나쁜 관행들을 사기업이니 제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냥 내버려두면 공정한 사회 건설은 영원히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비슷한 문제는 올해도 일어났다. 승무원 지망생 김서인(25·가명)씨는 상반기 공채시즌에 모 항공사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다 깜짝 놀랐다. 지원하려는 기업에서 기재 항목으로 가족의 신상정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가족란에서는 지원자 가족의 이름, 나이는 물론이고, 학력·졸업구분·직업·직장명·직장 내 직위까지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다. 비록 가족의 개인정보를 기록할지는 직접 판단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었지만, 서인씨는 고민 끝에 모든 요구사항을 적어서 제출했다. “불이익은 없다고 하지만 뭔가 써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있었어요”서인씨가 가족의 개인정보를 적은 이유다.직장인 김다혜(26·가명)씨도 “직접 질문을 받은 적은 없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원래 가족관련 질문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 선 넘으면 위법이야 beep하지만 앞으로 기업에 지원할 때, 국민청원 청원인이나 서인씨 같은 고민을 겪지 않아도 된다. 오는 17일부터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지원자에게 용모ㆍ키ㆍ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출신지역ㆍ혼인여부ㆍ재산에 대한 정보를 요구할 수 없다. 또한, 지원자 가족의 학력ㆍ직업ㆍ재산 정보를 요구하는 것도 금지된다.이에 따라 기업에서 지원자에게 직무와 관계없는 지원자 본인이나 그 가족의 신상정보를 요구하면, 관할 지방 고용청 고용관리과나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민원 신고를 하면 된다. 기업이 이를 어길 시 1회 위반에는 300만원, 2회 400만원이 부과되고, 3회 이상 위반부터는 500만원이 부과된다.한편, 관련 법 개정안에는 채용에 관한 청탁과 압력을 금지하는 내용과 노동자의 기숙사 환경 기준에 관한 내용이 함께 추가되었다./스냅타임
2019.07.08 I 이선경 기자
부산銀, 벡스코서 '2019 부산광역권 일자리 박람회' 개최
  • 부산銀, 벡스코서 '2019 부산광역권 일자리 박람회' 개최
  • 빈대인(오른쪽 네번째) BNK부산은행장이 지난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부산광역권 일자리 박람회’에서 오거돈(오른쪽 다섯번째) 부산광역시장 등 주요 관계자들과 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부산은행 제공)[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BNK부산은행은 지역 내 고용환경 개선과 구인·구직난 해소를 위해 부산 벡스코에서 ‘2019 부산광역권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했다고 31일 밝혔다.부산은행과 부산시가 공동 주최하고 부산경제진흥원·부산중소벤처기업청·부산고용노동청이 주관·후원한 이번 박람회는 지역 우수 중견·중소기업 130여개 사가 참여했다.이날 행사는 현장면접 특화존, 가장현실(VR) 면접, 진로선호도 검사 및 해석, 심리상담 등 체험관이 운영됐다. 또 인공지능(AI) 취업지원관, 메이크업, 이미지 메이킹, 사진촬영, 면접 정장대여 등의 다양한 취업서비스가 제공됐다. 부산은행은 현장 면접에 참여하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총 1200만원의 면접지원금을 지원하는 한편 참가 기업에 무료 경영컨설팅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했다.빈대인 부산은행장은 “일자리는 기업이 안정되어야 늘어난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안정적 경영활동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19.05.31 I 김범준 기자
심평원 공채시험 중 불미스러운 일…원장 취준생에 사과
  • 심평원 공채시험 중 불미스러운 일…원장 취준생에 사과
  • 심평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승택 원장의 사과문[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규직원 채용 필기시험 중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심평원장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23일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진행된 심평원 신규직원 채용 필기시험(심사직 5급 일반) 중 일부 고사장에서 답안지 배포 및 교체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했다.1교시 시험 문제는 80문항이었지만, 답안지는 50문항짜리가 잘 못 배포됐다. 이를 뒤늦게 확인한 응시자들이 OMR 카드 교체를 요청했고 1교시 시험 중간에 카드가 교체됐다. 문제는 2교시 NCS인적성 직무능력검사 때였다. 시험 감독관이 OMR 카드가 교체된 반에 추가시간을 주고 중간에 교체한 OMR 카드에 적었던 답을 그대로 옮겨 적으라고 한 것. 이 과정에서 일부 반은 10분을, 어떤 반은 시간제한을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부정행위가 발생할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공기업 취준생 카페 등에 관련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한 취준생은 “수험표를 마지막에 걷어가지 않아 수험표에 문제나 답을 적으려면 적을 수도 있었다”며 “1~2문제로 합격과 불합격이 갈리는 상황에서, 그것도 공공기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다른 취준생은 “시간 넘어서까지 답안지를 쓰는 분이 혹시 답을 바꿔서 쓰느라 남들보다 오래 걸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심지어 주어진 시간이 지나서까지 답안지를 썼는데, 감독관이 눈감아준 건 불공평한것 같다”고 했다.김승택 심평원장은 홈페이지에 “이번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빠른 시일 내에 최선의 대책을 마련해 알려드리겠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원은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계기로 더욱 더 공정한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2019.04.23 I 이지현 기자
정부, 올해 공적임대주택 17.6만가구 공급한다
  • 정부, 올해 공적임대주택 17.6만가구 공급한다
  • ‘19년 공공임대주택 지역별 공급계획(만 가구). 국토부[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국토교통부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공적 임대주택 18만여가구를 공급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2019년 주거종합계획’을 23일 발표했다. 우선 공공임대주택 13만6000가구(준공·입주), 공공지원임대주택 4만가구(부지확보) 등 공적임대주택 17만6000가구를 공급한다. 공공임대주택은 교통과 생활이 편리한 도심의 주거수요를 감안하여, 매입임대(3만1000가구)를 확대하고, 전세(4만5000가구)·건설(6만가구) 임대도 지속할 예정이다.신혼부부, 청년, 노인 등 맞춤형 주거지원을 강화한다. 신혼부부 특화형 공공임대는 작년 3만가구에서 올해 4만3000가구로 확대한다. 맞춤형 청년주택은 5만3000실을 공급하고 희망상가를 통한 창업공간 80실을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기존 대학생·취준생에서 19~39세 청년으로 확대한다. 고령층은 문턱제거, 높낮이 조절 세면대 등 무장애 설계를 적용한 어르신 맞춤형 공공임대 5000가구와 매입·전세임대 4000가구를 공급한다. 또한 저소득 취약계층에 공적임대주택 8만가구를 , 중증 장애인에게 주거약자용 주택 우선 공급한다. 공공임대 입주기간 단축 및 임대료 부담을 완화한다. 주거급여 소득기준인 중위소득은 기존 43%에서 44%로 상향해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110만가구를 지원한다. 수요자 특화형 주거금융 지원 확대한다. 급여지급 상한을 현행 대비 5.0~9.4% 인상하고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연간 약 26만명에게 저리의 구입·전월세자금을 지원한다. 무주택 서민·신혼부부의 내집마련 10만가구, 청년·신혼·저소득층의 전월세 대출 16만가구 등이 해당한다. 이를 위해 올해 재정(1조8000억원) 및 주택도시기금(25조6000억원)에서 총 27조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2019.04.23 I 정병묵 기자
"유능한 인재 모십니다"…신입사원 공채 나선 유통가
  • "유능한 인재 모십니다"…신입사원 공채 나선 유통가
  • 유통업계가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 시즌에 돌입했다. 예년보다 채용규모가 늘어 취업 문이 넓어졌다. 지난해 ‘청년취업 두드림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유통업계가 상반기 공채 시즌에 돌입했다. 주요 유통업체는 예년보다 채용 규모를 늘리며 우수 인재 확보에 열을 내고 있다. 특히 온라인 채용설명회 등을 강화하며 채용 정보 공유에 공을 들이면서 취업준비생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14일부터 27일까지 상반기 신입사원 및 하계 인턴십 채용 모집을 시작한다. 모집 회사는 식품, 관광·서비스, 유통, 화학, 건설·제조 등 41개사이며, 모집 직무는 영업관리, 마케팅, IT, UX, 생산관리, 재무 등 224개이다. 모집인원은 1만3000명으로 작년보다 1000명 증가했다. 지원자는 롯데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으며 서류 전형, 엘탭(L-TAB, 조직·직무적합도 검사), 면접전형을 거쳐 6월 초 최종합격자가 발표된다. 엘탭은 내달 27일 그룹 통합으로, 하루에 모든 전형이 이뤄지는 ‘원스톱 면접’은 계열사별 일정에 맞춰 5월에 진행한다.CJ그룹도 오는 20일까지 상반기 신입공채를 모집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 CJ ENM, CJ 대한통운 등 7개사가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서류 전형 통과자들은 다음 달 20일 CJ종합적성검사와 5월 말 실무·임원진 면접 과정을 거쳐 6월 중 합격자가 결정된다. 모집인원은 지난해와 비교해 10% 늘렸다. 특히 CJ그룹은 2020년 그레이트 CJ(매출 100조원 달성)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 채용 비중을 40%까지 확대했다.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역시 24일(오후 1시 마감)까지 BGF리테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입공채 서류 접수를 받는다. 영업관리직군과 전략기획군, 재경지원직군, 상품운영직군, 전문직군 총 5개 분야에서 채용하며 모집입원은 100명 이내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통업계는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한다. 롯데그룹과 BGF리테일은 서류검사에 AI를 활용해 지원자들의 직무 적합도를 분석할 계획이다. 다만 AI 결과는 참고 사항으로 최종 결정은 채용담당자의 판단에 맡겼다. CJ그룹은 AI 챗봇 상담을 24시간 운영해 지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온라인 채널을 통한 소통 강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초 팟캐스트 ‘롯데백화점 취준생 라디오’를 개설했다. 취준생의 이야기를 주요 소재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할 목적으로 개설한 것으로 지원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기 위해서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온라인 채용설명회, SNS 라이브 채용설명회 등을 도입한 바 있다. CJ그룹은 직무 소개 영상인 잡티비(JOB TV)를 강화했다. 한국어로만 제작했던 잡티비를 올해부터는 영어와 중국어로도 제작하고 직무 소개 범위도 확대했다.업계 관계자는 “올해 공채 시즌은 예년과 비교해 채용 규모가 늘어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각 기업들이 온라인 채널을 통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다면 취업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03.11 I 송주오 기자
포스코, 5년간 청년인재 5500명 육성 본격 가동
  • 포스코, 5년간 청년인재 5500명 육성 본격 가동
  • 포스코가 지난달 처음으로 진행한 ‘기업 실무형 취업교육’ 교육생들이 교육 수료 후 인천 포스코인재창조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포스코 제공[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포스코는 지난달 처음으로 인천 포스코인재창조원에서 취업준비생 30명을 대상으로 ‘기업 실무형 취업교육’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최정우 회장 취임 이래 사회전반에서 함께 성장 발전하자는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새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으며 향후 5년간 5500명의 청년인재를 육성해 취업 및 창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교육 역시 이의 일환으로 전개된 것이다.교육생들은 기업 인사담당자를 직접 만나 대화를 하는 ‘토크 콘서트’에 참여했다. 또 기업의 경영방식을 배울 수 있는 게임 활용 경영시뮬레이션과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 등 포스코그룹 임직원과 함께 취업에 필요한 기본역량과 실무역량을 강화하는 시간을 가졌다.교육생 대표인 임수정씨는 “취업준비가 혼자서 외로운 싸움이었는데 대학에서 배우기 힘들었던 기업실무형 과제 수행 등을 포스코와 함께 하니 큰 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교육에서 성적 우수자는 포스코 인재창조원 인턴기회가 부여됐으며 과제수행 우수팀에게는 태블릿 PC가, 교육 수료자 전원에게는 50만원의 교육수당이 지급됐다.포스코는 현재 1월 ‘기업실무형 취업교육’을 진행 중이며, 2~3월 교육 대상자를 홈페이지에서 모집중이다. 교육은 인천 송도·포항·광양 포스코 인재창조원에서 3주간 무상합숙으로 진행되며 포스코는 5년 동안 매년 800명의 취준생에게 실무교육을 전수할 계획이다.이외에도 창업전 단계에서 성공적인 창업을 지원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과 4차 산업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청년 AI(인공지능)·빅데이터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은 현재 3월 교육생을 모집 중이며 청년 AI·빅데이터 아카데미는 1차수 교육(1~4월)이 포스텍에서 진행 중이다.
  • [스냅타임] “결혼 언제?”…면접장의 불편한 질문들
  • 女 취준생 “면접 때 결혼할 거냐 질문 불쾌해”전문가 “공적 시스템으로 출산·양육 해결해야”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참석자들이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취업준비생 이모(27)씨는 모 화학회사 면접 후 분한 마음에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면접관들은 이씨에게 “집안일은 해봤느냐”는 질문부터 “남자친구는 있느냐”,“결혼할 생각이 있느냐. 결혼할 거면 언제 할 거냐”는 질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면접관의 질문에 이씨는 불쾌함을 내색하지 않고 질문 하나하나에 적극적으로 답변을 했다.이씨는 “성실성이나 인성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도 아니고 직무 능력을 시험해보는 질문도 없었다”며 “너무나 불쾌한 질문이지만 지원자로서 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남성 지원자에게도 이런 질문을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여성 취업준비생들은 면접에서 “결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최근 사회 분위기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요시하지만 면접장에서는 ‘결혼보다는 일에 집중하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다가온다.여성 직원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퇴직할 직원이라고 보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입을 모은다. 면접 때부터 상당한 성차별을 겪고 있는 셈이다.이현재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 연구소 교수는 “기업이 개인적 삶과 노동자로서의 가치를 분리해 평가해야 하는데 개인적 삶으로 노동자로서의 가치를 보기 때문”이라며 “과거 남성에게는 같은 원리로 강압적으로 가정을 꾸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온라인상에서 최근 여성 취준생에게 취업 조건 1순위가 ‘비혼’이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결혼과 출산, 양육에 지장을 받지 않고 일만 하기를 강압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교수는 “노동시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길어 일과 양육을 병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가정과 일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공적 정책이 제대로 뒷받침되면 개인적 요건으로 노동자의 가치를 판단하는 질문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2018.12.21 I 한정선 기자
  • [스냅타임] “삶이 고단한데 연애요? 꿈도 못꿔요”
  • [2030연애, 안녕하십니까②]높아지는 취업 문턱·생활물가…“데이트 비용도 부담돼”연애에도 자격이 필요한 20대…“현실은 텅장인데 무슨” (사진=이미지투데이)취준생 김모(27)씨는 친구에게 소개팅 제안을 받았다. 마침 지원한 회사에서 서류전형 합격통지를 받아 들떠 있던 터라 주저하지 않고 소개팅을 했다. 2주 정도 만남을 이어가다 둘은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첫 데이트를 즐기던 중 그는 면접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느껴진 그는 지금의 연애가 사치라고 느껴지면서 부담스러워 지기 시작했다.현실 앞에 선 취준생에게 연애는 사치다. 학자금 대출과 하루가 멀다고 오르는 방세를 벌려면 아르바이트 하나로 부족하다.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 앞에 본인 앞가림 하기도 어려 취준생에게 “연애 안 하느냐”는 주위에 질문은 자존심마저 땅에 떨어뜨린다. (사진=이데일리 DB)“현실은 텅장인데 연애는 무슨”취준생 양모(26)씨는 “편의점에서 컵라면 먹으면서 데이트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했다.그는 “방세는 부모님께서 지원해줘 그나마 다행이지만 1년 내내 알바를 2개나 해도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려워 한 개를 더 늘릴 생각 중인데 연애는 무슨”이라며 “데이트 한번 하려면 5만원은 써야 하는데 그 돈이면 생활비에 보태야지”라고 했다.취준생·청년실업자의 지갑은 날이 갈수록 가벼워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활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2030세대의 데이트 비용의 부담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텅텅 빈 통장’을 의미하는 ‘텅장’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통계청에 따르면 청년고용률은 42.9%로 과반수에 미치지도 못한다. 올해 5월 청년실업률이 5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분기 청년실업률은 9.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외식비, 영화 관람료 등 치솟은 생활물가도 연애를 가로막는 장벽이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청년에게 엎친데 덮친격이다.CGV는 지난달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해 성인 1명의 가격이 1만원 이상으로 올랐다. 버거킹, 롯데리아,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브랜드뿐만 아니라 카페 브랜드도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지난 3월 기준 외식업체 24.4%가 지난해 대비 약 10% 포인트 이상 가격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아직 인상하지 않은 업종도 78.8%가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취준생의 주 수입원인 알바비도 방세와 생활비를 충당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부동산 중개 앱인 ‘다방’이 지난해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의 평균 보증금과 월세를 조사한 결과 각각 1378만원, 49만원으로 드러났다.청년세대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은 청년 구직자의 한 달 평균 생활비가 84만원이라고 발표했다. 취업포털 알바몬도 1년 내내 알바를 하는 ‘프로알바러’의 1년 평균수입이 1019만원 수준으로 집계했다. 한 달 수입으로 환산하면 약 85만원 정도다.알바몬은 “부모님의 도움을 빌려 방세를 내더라도 알바 해서 번 수입은 고스란히 한 달 생활비로 간신히 충당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2018.12.19 I 김민지 기자
  • [스냅타임] 취업시장 ‘꽁꽁’…‘스펙 알바’만 인기
  • “대기업 알바도 감지덕지”경쟁 치열비정상적인 ‘취업 생태계’ 구도 형성정부·기업 나서서 지원체계 구축해야 (자료=알바몬)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박모(26)씨는 ‘패션MD’를 꿈꾸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규직·계약직·인턴 등 고용형태를 가리지 않고 패션업과 관련한 직무에 모두 지원했다. 그가 지원한 기업만 수십 곳이지만 서류전형에서 번번이 탈락했다.직무경험이 부족하다고 느낀 박씨는 결국 의류를 제조·판매하는 대기업에서 아르바이트(알바)로 역량을 쌓기로 했다.인사 담당자 10명 중 9명, 실무경험 따져박씨처럼 취업준비생이 직무와 관련한 경험을 쌓기 위해 알바를 택하는 일이 늘고 있다. 인턴조차 경쟁이 치열한 취업시장에서 알바로 직무경험을 쌓겠다는 의도에서다.11일 취업포털 알바몬이 인사담당자 16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지원기업의 업종과 맞는 알바(50.6%)를 구한다고 응답했다.이와 함께 실무경험이 있는 알바(46.4%)를 채용과정에서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담당자 10명 중 9명이 채용 시 알바 경험을 고려한다는 것이다.취준생 역시 취업에 알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몬은 취준생 9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6.8%가 취업준비와 알바를 병행 중이라고 답했다.치열한 알바 구하기 경쟁…‘스펙 알바’ 서비스 등장알바로 취업 스펙을 쌓는 취준생이 늘자 스펙 알바를 소개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알바몬은 취업 가산점 알바·직무경험 알바·능력 활용 알바를 엄선해 ‘스펙 UP 알바’ 항목을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알바천국 역시 스펙을 쌓을 수 있는 알바를 보여주는 ‘취업우대알바’ 항목을 신설했다.취업 시 알바 경험을 우대하는 기업은 롯데리아, 파리바게뜨, 스타벅스 등 주로 F&B 프랜차이즈다. 알바 기간에 따라 서류전형 면제, 가산점 혜택 등을 제공한다.이외에도 유통, 패션, IT, 건설 등 다양한 업계의 기업이 알바를 채용하고 있다. 서류정리, 사무보조 등 단순 업무와 3~6개월의 단기 근로가 대다수로 취준생은 자신의 희망 진로와 관련한 직무를 선택할 수 있다.비정상적 취업 생태계…정부·기업 나서야취준생 권모(27)씨는 “취업하기 위해 인턴을 하고 이제는 인턴하기 위해 알바를 해야 하느냐”며 “스펙을 쌓기 위해서는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 알바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정규직 지원은 언감생심이고 알바도 스펙쌓기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알바로 스펙을 쌓는 현상이 도를 넘어서면서 비정상적인 취업 시장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청년유니온 관계자는 “아르바이트로 스펙을 쌓아 취업으로 이어지면 좋지만 확실히 보장하는 곳은 거의 없다”며 “알바로 스펙을 쌓는 동안 취업에 적절한 시기를 놓칠 수도 있어 취업 시장 생태계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알바는 고용기간이 짧고 불안정한데다 임금도 낮아 생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취준생에게는 여러 부작용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건전한 취업시장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기업 등이 나서서 양질의 일자리와 그에 걸맞은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8.12.11 I 한종완 기자
취업률 높이려 묻지마 채용…체험없는 '체험형 인턴' 2만명
  • 취업률 높이려 묻지마 채용…체험없는 '체험형 인턴' 2만명
  •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18 삼성(전자계열) 협력사 채용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입장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최정훈 황현규 기자] “사실 중학생 동생이 지하철 안내 봉사활동을 하는 것과 지금 하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네요.”코레일에서 모집한 ‘체험형 인턴’에 합격해 근무하고 있는 김모(28)씨는 역에서 길 안내를 하거나 노인분들 발권을 돕는 일을 주로 한다. 김씨는 “실제로 코레일이라는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 지 체험해 볼 기회는 인턴기간이 끝날 때까지 없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레일은 이번 하반기에 면접전형 없이 서류전형으로만 1000명의 체험형 인턴을 선발했고 이중 900명은 사무영업직으로 뽑았다. 이들은 지난 11월부터 내년 1월 말까지 3개월간 근무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무영업직으로 선발한 만큼 사무 업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객안내 업무 등도 사무영업직 업무로 편재되어 있는 일인 만큼 규정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체험형 인턴제도는 2008년 기회재정부가 청년들을 대상으로 직무 역량 이해도를 높이고자 도입했다. 채용형과는 달리 재계약 또는 정규직 의무 전환 없이 3~6개월 간 고용해 업무 경험과 조직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목적이다.[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취업률 끌어올리려 채용 늘려…올해 2만명 달할 듯 정부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도입한 체험형 인턴제도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정부가 청년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자리를 급조한 탓에 준비없이 운영돼 취업준비생과 공공기관 양쪽 모두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취업률 끌어올리기에 급급한 일자리 창출이 아닌 실질적으로 청년들의 역량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인턴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체험형 인턴은 최근 4년간 매년 증가했다. 연도별로 △2015년 9452명 △2016년 9284명 △2017년 1만506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1만5561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자체 자체 선발 인원까지 합하면 올해 체험형 인턴 규모는 2만명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또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국토부 산하 공기업·공공기관 23개 기관이 올 10~12월까지 체험형 인턴(2003명)에 채용에 투입헤 예산은 약 46억 원이다.이를 전체 체험형 인턴 규모인 2만명으로 환산할 시 체험형 인턴에 1년 간 드는 비용은 약 460억에 달한다. 문제는 3개월간이란 짧은 기간동안 운영되다보니 채용하는 공공기관이나 일하는 인턴이나 양측 모두에게 별 도움이 안된다는 점이다. 올해 지방의 한 공공기관에서 인턴을 했다는 정모(30)씨는 “인턴 업무를 하면서 제대로 된 업무 경험을 한 적은 거의 없다”며 “회의에 들어가 실무 분위기도 경험해보고 싶었지만 인턴이라 회의에 들어올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듣고 서럽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모(25·여)씨도 “직원 분들로부터 할 일이 없으니 와서 공부하라는 얘기도 들었다”며 “돈도 받고 공부도 한다며 남들은 부러워했지만 업무 경험은 전혀 해보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뽑아도 할일 없는데 정부방침 따라 채용 늘린 탓”인턴을 채용하는 공공기관에는 이같은 불만을 알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확대 방침에 따라 체험형 인턴을 선발 규모를 늘리기는 했지만 인턴이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인턴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돼 있는데 인턴사원만 늘고 있다”며 “체험형 인턴이 회사에 도움이 되지는 않아도 정부 정책이다 보니 뽑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보안 등급이 있는 회의에 참석시키기 어렵고 길어야 3개월 일할 인턴들을 붙잡고 업무를 가르칠수도 없어 놀고있는 인턴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체험형 인턴이 머릿수 채우기로 전락하면서 하루나 이틀짜리 인턴마저 등장했다. 최근 한국전력기술은 근무기간이 2일인 초단기 체험형 인턴 130명을 모집했다가 SNS 등을 통해 비난여론이 일자 공고명을 ‘체험형 인턴’에서 ‘PES(Power Engineering School·1차)’로 바꿨다.근무 시간을 터무니없이 짧게 잡는 경우도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올해 하반기 체험형 인턴 100명을 모집하면서 하루 근무시간을 4시간으로 제한해 원성을 샀다. 남승하 숙명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예산, 재정 사업을 활용해 공공기관 체험형 인턴을 확대해 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이상의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며 “예산 들여 의미 없는 인턴을 만들고 청년들에게 새로운 스펙에 대한 부담을 지우는 것보다 대학과 연계해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하는 등 실효성 있는 방안에 예산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국남부발전 2018년도 하반기 체험형 인턴 채용공고.
2018.12.11 I 최정훈 기자
  • [생생확대경]절박함이 낳은 대기업 취업학원
  •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지난 13일자 이데일리 스냅타임에서는 “대기업 취업 준비반은 148만원입니다”라는 웃지 못할 취업학원의 진풍경을 보도했다. 하반기 취업 시즌이 본격화하자 대기업 취업에 대비한 취업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는 내용이다. 올해 하반기 삼성, LG 등 대기업은 4만6000명에 달하는 신입직원을 선발한다. 오랜만에 취업시장에 ‘큰 장’이 선 것이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유명한 K취업학원의 대기업 정규반은 내년 상반기까지 자리가 다 찼다. 외국계 기업 준비반은 수강신청을 시작하자마자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대학생 10명중 4명 ‘취업 사교육’아예 대기업 인사팀 출신이 운영하는 이른바 ‘삼성·LG·현대차 면접학원’까지 등장했다. 2~3년 전부터 입소문을 타고서 성장한 이들 학원은 서울 강남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 사설 학원으로 등극했다. 실제 삼성전자 임원 출신이 만든 취업학원은 삼성 공채로 특화해 운영 중이다. 학원 입구에는 ‘삼성은 삼성맨이 가장 잘 압니다’라는 슬로건까지 붙여 다른 취업학원과 차별화했다. 학원 강좌 이름도 ‘삼성합격PASS’다. ‘삼성합격 보장반’, ‘삼성합격 집중완성반’,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종합완성반’ 등으로 세분화했다. 삼성 외에도 LG와 현대자동차, SK 등 대기업 입사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원들도 인기다.취업학원의 열풍은 고액 강의료로 연결된다. K취업학원은 24회 강의에 148만원을, 외국계 기업 준비반은 10회에 78만원이다. 삼성그룹 취업 전문 학원에서는 ‘면접 첨삭’ 비용으로 1시간당 60만원을 받는다.대기업 취업 전문학원 관계자는 “삼성맨이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가는 삼성맨이 가장 잘 아는 것 아니냐”며 “취준생들도 부담스러운 금액이긴 하지만 컨설팅을 통해 합격에 도움만 된다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일자리 양극화 해결해야시간당 60만원짜리 족집게 과외가 취업에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은 취준생에게 ‘우문(愚問)’이다. 대기업 입사야말로 ‘절체절명’의 과제라는 것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봉이 1억2700만원, 중견기업 직원 평균 연봉은 3400만원이다. 약 3.7배나 차이 난다. 삼성전자 입사가 ‘변호사 자격증보다 낫다’는 말이 괜한 게 아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10월 취업자가 6만 4000명으로 9월보다는 개선됐지만, 4개월 연속 10만명에 못미치는 고용쇼크가 지속됐다. 10월 기준으로 실업률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시적으로 취업자가 증가했지만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취준생들은 고액의 과외비를 들여서라도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고액의 취업 과외가 성행하는 것 역시 ‘절실함’에서 출발한 것이다. 대학생 10명중 4명이 취업 사교육을 받고 여기에 연평균 215만원을 쓴다고 한다. 사석에서 만난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지금의 채용 프로세스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갈수록 일자리가 양극화되고 좋은 일자리는 사라지니 취준생들의 절박한 상황은 나아지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취업학원’은 더 성업할 수 밖에 없다.
2018.11.15 I 문승관 기자
취준생 10명 중 8명 "'면접 들러리' 경험한 적 있어"
  • 취준생 10명 중 8명 "'면접 들러리' 경험한 적 있어"
  • (자료=잡코리아)[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올해 면접을 치른 취업준비생 10명 중 8명은 면접에서 들러리라고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가 올해 면접을 치른 적이 있는 취준생 1127명을 대상으로 ‘면접 중 자신이 들러리라고 느껴진 적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취준생 76.5%가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80.9%로 여성(75.0%)보다 소폭 높았다. 취업을 목표로 하는 기업 유형에 따라서는 외국계기업이 80.7%, 대기업이 79.9%로 소폭 높았으나 공기업(75.8%) 및 중소기업(75.1%) 지망 취준생이 들러리로 느낀 비중도 적지 않았다.취준생들이 자신을 면접 들러리처럼 느낀 이유(복수응답)는 ‘특정 지원자에게만 질문이 쏟아져서(45.5%)’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나에게 질문하거나 응답을 듣는 태도가 건성처럼 느껴져서(37.1%)’, ‘내정자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26.5%)’, ‘질문을 거의 받지 못해서(25.4%)’, ‘특정 지원자에게 면접관이 계속 호의적이라는 인상을 받아서(24.8%)’라는 응답이 나왔다. 이밖에 ‘면접 과정에서 오던지 말던지라는 인상을 받아서(21.3%)’, ‘나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 태도 탓에(17.4%)’, ‘거르기로 작정한 듯 나한테만 압박/송곳 질문이 이어져서(15.7%)’, ‘내 지원서와 다른 지원자의 지원서에 대한 숙지도가 달라서(10.1%)’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자신이 들러리라고 느껴지는 경우에도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최선을 다해 면접에 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들러리라고 느꼈던 면접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묻는 질문에 51.0%의 취준생이 ‘아무렇지 않은 듯 준비한대로 담담히 임했다’고 답한 것. 15.9%의 취준생들은 ‘오히려 더 필사적으로 임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반면 ‘포기하고 편안히 임했다(25.9%)’, ‘어차피 떨어질테니 대충 임했다(7.2%)’고 답한 취준생들도 있었다.면접장에서 들러리라고 느꼈던 취준생의 83.9%는 ‘해당 면접에서 탈락했다’고 밝혔다. 반면 들러리라고 느끼지 않았던 취준생들의 탈락 비중은 38.9%로 절반 이하로 낮았다. 다만 똑같이 들러리라고 느꼈다고 하더라도 면접에 임하는 태도에 따라 결과는 달랐다. ‘포기하고 대충’ 임했다고 밝힌 취준생 그룹의 탈락율이 전체 응답군 중 91.9%로 가장 높았던 반면, ‘오히려 필사적으로’ 임했다고 밝힌 취준생 그룹은 69.3%로 22%P 이상 낮았다.똑같이 면접에 탈락했다고 하더라도 면접에서 ‘들러리였다’고 느꼈던 경험이 있다면 이후 구직 과정에서 더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이 이후 구직과정에 미친 영향에 대해 물은 결과 면접 들러리 경험이 있는 취준생 그룹에서 ‘구직, 취업의욕이 떨어졌다(37.2%)’, ‘자격지심 등 슬럼프를 겪었다(21.7%)’, ‘짜증, 스트레스가 늘어 예민해졌다(8.9%)’ 등 부정적인 감정이 67.8%로 높게 나타났다.반면 면접 들러리라는 느낌을 받지 않았던 취준생 그룹에서는 이같은 부정적인 영향이 50.5%로 17%P 가량 낮았다. 이들에게서는 ‘반드시 취업에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일깨웠다(16.5%)’, ‘고칠 점을 발견하고 나를 정비하는 새로운 준비의 계기가 됐다(20.4%)’, ‘마음을 다잡고 평정심을 찾게 됐다(5.8%)’ 등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도 42.7%로 적지 않았다.
2018.11.14 I 이재길 기자
“옷이 너무 좋아서 MD가 되고 싶어요” - 취준생에 11년 차 MD의 조언
  • “옷이 너무 좋아서 MD가 되고 싶어요” - 취준생에 11년 차 MD의 조언
  •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패션계 취업을 원하는 이들 다수가 고려하는 직무는 MD다. MD는 상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책임지는 머천다이저(merchandiser)로, 패션 트렌드의 한가운데 있는 직업이다. 반면 “MD는 ‘뭐든지 다 한다’의 약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만만치 않은 업무강도로 알려졌다.좋아하는 옷에 파묻혀 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옷을 좋아한다고 해서 MD일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는 MD 지망생을 대신해 11년 차 MD에게 조언을 들어봤다.김정아 스페이스눌 대표김정아 스페이스눌 대표는 2007년부터 국내에서 수입 브랜드 편집숍 ‘스페이스눌’을 운영한다.그는 편집숍을 통해 ‘에르노’ ‘하쉬’의 여성복 라인을 국내 처음 소개했고, ‘호프’ ‘타이거오브스웨덴’ ‘메릴링’ ‘스테판슈나이더’ 등 국내 소비자에게 낯선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서 성장시켰다.서울대 노어노문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러시아 문학박사이자 패션 중소기업 사장으로 이중생활 중이다.패션 전공이나 패션계 커리어로 시작하지도 않은 그가 11년간 수익구조가 탄탄한 회사를 만든 것에는 경영자이기 전 탁월한 MD였기 때문이다.그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패션 MD(부제-패션MD가 알아야 할 모든 것)’ 1~3권을 출간, 자신이 패션계에서 좌충우돌하며 얻은 정보를 공유하는 등 패션계 후배에게 애정이 많다. 다음은 김정아 대표와의 문답. ◇ MD 업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패션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다 한다고 보면 맞다. 구체적으로 브랜드 찾기, 바잉(매입) 준비, 오더 넣기, 오더 팔로업(후속 업무)와 같이 바잉 전반에 관한 것, 또 재고량 조절, 급한 완불 주문 건에 가격표 붙이기 등이다.제 생각에 이중 가장 중요한 일은 매장이 하나인 경우에는 바잉을 잘 하는 것이다. 고객 성향을 파악해 샵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유행을 선도해야 한다. 매장이 여러 개일 경우에는 특정 아이템이 잘 팔리는 점포에 알티(rotate: 물건 넣어주기)를 잘해 판매를 촉진하는 것이다.◇ 기업 규모, 유통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지나우선 백화점의 경우 MD나 바이어라 불리는 직함이 있지만, 이는 백화점 매장 입·퇴점 관리 업무가 주요하기 때문에, 편집숍 MD의 일과는 성격이 다르다. 내가 얘기하는 것은 여성복 편집숍에서 브랜드를 직접 바잉하는 MD다.기업규모가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업무는 비슷하지만, 대기업은 한 편집숍 내에서도 MD가 국가별 등으로 분화된 곳도 있다. 모든 업무를 다 배우려면 아무래도 중소기업에서 시작해야 기본기가 탄탄해 질 것이라 생각한다.수입 패션계를 봤을 때 살짝 슬픈 점은 대기업이 아니라면 단단한 멀티숍이 많지 않아, 수입 MD 지망생들이 설 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 하지만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아니겠나. 패션계에 귀와 눈을 열어 놓고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MD로서 느끼는 보람과 어려움은가장 행복한 점이자 뿌듯한 점은 누구보다 먼저 새로운 시즌의 따끈따끈한 아이템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 출장 시 시차와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몸이 아플 정도로 피곤할 때도 어쩌다 예쁜 아이템, 신선하고 포텐셜이 높은 브랜드를 발견하면, 눈이 반짝반짝 해 진다. 그 아이들을 한국에 소개했을 때, 판매로까지 자연스레 이루어지면 더없이 행복하다. 어려운 점은 MD의 역할이 사실은 시장이 만들어진 뒤 팔릴 아이템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시장과 트렌드를 만드는 것이다. 편집숍 고객들은 얼리어댑터다. 편집숍에서 소비자 반응을 보며 브랜드와 아이템을 키운 뒤, 대중화 되면 모노 브랜드로 나오는 순인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또 브랜드를 소개해서 키워 놓으면 큰 회사들이 빼앗아 가고 다른 데서 똑같이 오더 하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디자이너는 많고, 브랜드도 많다. 항상 발품과 손품을 팔고 열린 눈, 깨어있는 마음으로 있으면 이런 문제들도 어느 정도는 해결된다.◇관련 전공도 아니고, 경력도 없지만 옷이 좋아서 MD가 되고 싶다면?옷을 정말 좋아해서 MD가 되겠다는 건 좋다. 실제로 내가 그랬기 때문에 11년차가 된 지금도 너무 재밌다.어느 만큼 좋아해야 하냐? 묻는다면 ‘한 달간 굶더라도 내가 원하는 아이템은 사야 직성이 풀릴 정도의 강한 열정’이라고 하겠다. 만약 이것이 허영으로 느껴진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나이가 들면 현실과 균형을 맞춰 타협하게 되는데, 막 시작하는 젊은 시절에 이정도 열정은 있어야 한다.세세하게 말하면 분야를 선택할 때도 내가 좋아하고 많이 사본 옷, 안 되면 많이 입어본 옷이어야 한다. 아니라면 백전백패다. 내 라이프스타일 속에 있는 물건이어야 대상 고객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두 번째 이유는 바잉은 두 세 시즌 가르치면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옷에 애정을 가지고 브랜딩하려는 열정, 자신이 자발적으로 키운 ‘패션을 보는 눈’은 가르칠 수 없다.반대로 그냥 직장인으로서 MD가 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발품을 정말 많이 팔아야 하고 쉴 시간도 적고. 쉽지 않다.지난 10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에비뉴엘에서 열린 ‘프랑스 열정의 역사-가죽 패션 제품’ 전시. 프랑스 대표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 로저 비비에 등 시대상을 보여주는 브랜드와 상품을 전시했다. 김정아 대표는 프랑스 현대 브랜드 200개 중 한국 시장에 맞는 상품을 바잉해 선보였다.◇ 그밖에 MD한테 필요한 자질핫한 또는 핫하게 될 브랜드 빠르게 발굴하기, 현장 판매 경험을 통한 판매직원에 대한 이해, 알티와 불량의 빠른 처리를 위한 재고 수위 관리다.패션에 대한 열정 만큼 판매 직원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외국 MD는 대부분 훌륭한 판매직 출신이다. 물건을 알고 고객을 알아야 좋은 바이어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패션에 대한 열정은 대부분 MD에게서나 찾을 수 있지만, 판매 직원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는 MD는 아주 드물다. 정말로 다양한 고객이 있기 때문에 판매직은 MD 업무의 열 배, 스무 배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MD가 되고자 한다면 1년 정도는 판매를 해보며 고객의 눈 높이에 맞춰 생각하고 재고 관리하는 법을 익힐 것을 추천한다.◇팔리는 옷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나요약하면 스타일링 센스, 아이템을 보는 직감, 다년간의 경험이다.또 최상의 체력과 체격을 갖추고 6개월에 한 번씩 돌아오는 바잉 전쟁에 임해야 한다. 팁으로는 바잉을 앞둔 시점에 내 체중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바잉에 나가 새로운 옷들을 입어보면서 사이즈를 정확히 체크하기 위해서다. 옷을 굉장히 좋아하고 평범한 몸매를 가진 MD들이 입어서 예쁜 옷이 실제 판매도 잘 되는 옷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밖에 매장의 고객의 연령대를 꼭 염두에 두고 바잉하는 것이다. 아무리 귀여워도 내 매장 고객의 연령대가 높다면 그런 옷은 살 수 없다. 고객의 연령대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선호도 등을 고려해서 바잉을 해야 판매로도 연결이 된다.◇ 눈에 확 띄는 옷이 있고, 평범하지만 잘 팔리는 옷이 있다.맞다. 유니크해서 바잉하는 게 있고 커머셜해서 하는 것이 있다. 커머셜(상업적)하면서 꾸준한 팬층을 누릴 수 있는 아이템이 70% 정도가 되는 걸 권장한다. 나머지 30% 정도는 톡톡 튀는 유니크한 아이템을 넣어 주면 좋다. 하지만 그것은 재정적인 여유가 있을 때 이야기고, 만약 빡빡한 자금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유니크 아이템 10%, 커머셜 90% 정도도 괜찮다. 각 샵의 사정에 따라 유니크 아이템은 10-30% 정도 범위에서 조정하면 정체성도 유지하며, 재미도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MD 일을 시작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뭐든 2~3년이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A부터 Z까지 다 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말고 늘 깨어 있기를 당부한다. 꼭 옷이 아니더라도 모든 것에서 영감을 느끼고 그걸 디스플레이, 매장 내 오브제, 팝업 시안 등과 연결해봐야 한다. 보고 듣는 모든 것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 살아 있는 MD의 의식이자 매너리즘을 방지하는 방법이다.
2018.11.14 I 박한나 기자
  • [스냅타임] “꿈에 그리던 직장이에요”…도 넘은 ‘자소설’
  • [취업난맥①]블라인드채용 확대로 서류 비중 높아지자‘부풀리고 대필하고’…‘가짜 자소서’ 넘쳐나채용 객관성 확보 위해 필기·면접 비중 높여 (사진=이미지 투데이)1. 하반기 공개채용 영업 직무에 지원한 이모(25)씨는 대학교 2학년 때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이 있다. 이마저도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다며 2주만에 그만뒀다. 그는 자기소개서에 아르바이트 경험을 기재해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키웠다’고 부풀렸다. 이씨는 회사 지원 동기 항목에 ‘회사의 전략과 비전에 동참해 함께 성장하겠다는 꿈을 키웠다’는 ‘가짜 애사심’까지 만들었다. 이씨는 “매일 10시간씩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지만 한 문장도 작성하지 못할 때가 잦다”며 “자신을 남들에게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포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2.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취업을 준비하는 최모(28)씨는 취업컨설팅 업체에 25만원을 내고 자기소개서 대필을 받았다. 최씨는 “지금까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지인과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첨삭을 받았지만 떨어지는 것은 매한가지”라며 “차라리 비싼 돈을 주고 전문 업체에 대필을 맡기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사진= 한 취업 커뮤니티 캡처)최근 기업들이 채용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원자의 나이와 학력, 자격증 등의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을 평가하는 ‘블라인드채용’을 확대하면서 채용의 첫 번째 관문인 자기소개서(자소서)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 내용을 부풀리는 것은 다반사다. 대행업체에 아예 대필을 맡기면서 가짜 자기소개서 이른바 ‘자소설’까지 등장했다. 이미 취준생 사이에서 자기소개서의 공정성 훼손에 대한 문제는 어제오늘만의 얘기가 아니다.서류전형이라도 넘어보겠다는 취준생들의 압박은 상상을 초월한다. 면접에서 들통나는 한이 있더라도 ‘자소설(자신을 조금이나마 돋보이게 하려고 과장된 내용이 포함된 자기소개서를 일컫는 말)’이라도 써서 1차 합격을 해보겠다는 취준생들이 넘쳐난다.잡코리아에서 취준생 5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8 상반기 신입 공채 서류전형 합격률이 20.6%였다. 그 중 서류 전형에 모두 탈락했다는 응답자만 40.7%에 달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 듯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자소서를 대필해달라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커뮤니티 내 자소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이 게시되자 다수의 취준생들이 공감하고 있다.(이미지=취업 커뮤니티 캡처)“대필 덕 톡톡히 봤어요”직장인 박모(26)씨는 지난해 취업에 성공했다. 박씨는 취업 준비에서 대필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밝혔다.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나고 자라 학자금 대출에 허덕였던 그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만 했다. 높은 학력은커녕 이렇다 할 대외활동 경력도 없었다.그는 “똑같이 아등바등 사는 상황에서 무슨 특별한 경험을 쓰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스펙을 키울 시간이나 돈이 없어 대필을 찾게 됐다. 자신의 이야기를 꾸미지 않고 쓰면 합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대학생 유모(23)씨는 최근 기업 내 채용설명회를 다녀왔다. 인사담당자는 블라인드채용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자소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유씨는 자소서를 작성하던 도중 난관에 부딪혔다. 결국 주위 사람에게 부탁해 대필을 알아보게 됐다. 2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에도 대필 받은 유씨는 서류전형에 합격했다. 그는 “대필이 떳떳한 건 아니지만 다들 주위에서 자소서를 첨삭 받는 편”이라며 “돈 주고 일대일 코칭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취준생에서 신입사원에 이르기까지 평균적으로 작성하는 자소서는 평균 14.4건이다. 잡코리아에서 입사 1년 미만 신입사원 2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건 이하(31.2%), 6건~10건(20.5%), 11건~20건(21.6%)이라 밝혔다. 그 중 가장 까다로웠던 자소서 문항은 ‘지원 동기’가 51.7%로 압도적이었다. 면접장으로 향하는 공무원 취준생들들 (사진=연합뉴스)서류 비중 줄이고 필기·면접 비중 강화인재 찾기에 골몰하는 기업들도 이런 취준생들의 현실을 모를 리 없다. 서류비중이 커지자 아예 필기와 면접으로 다시금 당락을 결정하겠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서류 심사에서 ‘자소설’을 다 솎아낼 수 없어서다.지난 8월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채용설명회에서 “자기소개서의 비중을 대폭 줄였다”며 “이는 많은 지원자에게 필기시험 기회를 제공하고 객관적인 채용을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신한은행 역시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의 비중을 줄이며 “서류심사를 간소화해 최대한 많은 지원자에게 필기시험 응시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했다.지난달 은행채용에 지원한 취준생 상당수가 서류전형에서 합격하자 온라인 취업카페와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서류를 적부(적합·부적합)로 평가한 것 아니냐’, ‘필기로 전부 떨어뜨리려나 보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시중은행은 서류전형에서 10~20배수로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등 일부 공기업은 서류전형 자체를 ‘적부’로 평가했다. 지원자가 자소서를 성실하게 작성했는지를 파악해 일부 기준만 충족하면 전부 합격시키는 평가방법이다. 사실상 적부 판정으로 서류 전형에서 많은 지원자를 통과시키고 필기시험에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다.한 기업 인사 관계자는 “서류만으로 지원자의 진정성을 완벽하게 확인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과장하거나 부풀린 자소서는 면접 전형에서 대부분 들통 난다”고 말했다.면접은 자소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지원자가 거짓으로 작성하면 진정성을 요구하는 면접관의 압박 질문에 금세 탄로 날 가능성이 크다.[한종완·박창기 기자]
2018.11.13 I 한종완 기자
  • [스냅타임] 좀 놀아본 언니와 청춘의 고민 함께 풀고 싶다
  • [인터뷰]‘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 장재열 대표해답자가 아니라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날 위해 시작한 고민상담이 상담사 길로” 장재열대표 (사진=스냅타임)“전 해답자(Solver)가 아니라 리스너(Listener)입니다. 요즘 화두는 모든 청년들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자생력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지 돕는 거에요. 단지 고단한 현실에 지쳐 잠재된 자생력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일 뿐이죠. 그 자생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상담사로서 제 역할이라고 믿습니다.”‘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의 장재열(34) 대표는 청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말벗을 해주는 직업을 갖고 있다. 그는 멘토가 아니라 ‘좀 놀아본 언니’라고 칭한다.‘어벤져스 급’ 멘토가 넘치는 시대. 토익학원의 강사처럼 모든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주는 듯한 멘토들의 일장 설명을 듣고 나면 청년들은 그저 서푼 짜리 감동만을 지닌 채 고된 일상으로 다시금 돌아간다.2013년 11월 상담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3만4000여 청년들의 고민상담과 강연을 해온 장 대표의 상담소에는 청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유튜브에 올리는 언니TV 구독자가 2만8000명을 넘어섰고 네이버 포스트에 기고하는 ‘좀 놀아본 언니들’의 팔로워 수가 5만6000여명을 넘는다.이미 청년 카운슬링으로 유명해진 장 대표에게 청년들의 상담역을 자처한 이유와 고민하는 청년들을 만나 무얼 하고 싶은지 물었다.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멤버들 (사진=장재열대표)“언니 상담 좀 요…”유명해진 탓에 ‘언니’라 부르는 사람이 줄었지만 초창기 상담을 시작했을 때 블로그에 쓴 글을 보고 대부분 언니라고 불렀다. 지금도 “언니 상담 좀 요” 하면서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단다.블로그에서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던 탓에 사람들은 글만 보고 그를 ‘언니’라고 불렀다. 이것이 무료로 2030 청년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의 첫발이었다.“처음에 제가 블로그에 쓴 글을 보면서 다들 저를 여자로 아는 거예요. ‘저는 24살인데 대학 나오고 퇴사하셨다니 저보다 언니이실 것 같아요’ 하면서 상담을 청하고. 그래서 그냥 언니로 지내기로 했어요. 여기서는 저의 여성성이 격의 없이 대화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돼요.”상담을 해준다며 사회구조적 문제는 덮어둔 채, 처세술, 대인관계, 마인드컨트롤 같은 걸로 풀도록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장 대표는 이러한 틀에 박힌 상담이 아니라 동네 언니나 형처럼 만나고 싶다고 했다.“상담이 필요한 사람의 ‘발심’ 즉, 마음을 이끌어 내는 것. 그게 중요하다고 느꼈죠. 그럼 그 마음을 이끌어 내보자. 그러고 그들이 서로 조언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자. 그런 생각에 NGO(비영리단체)로 정식 등록을 했고 인원도 늘렸죠.” 장재열대표 (사진=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페이스북 페이지)“누구나 고민을 말할 수 있는 사회”홈페이지 소개 글에 ‘누구나 고민을 말할 수 있는 사회’라는 미션을 지향한다고 적혀 있다. 장 대표는 상담자에 의한 일방적 멘토링이 아닌 내담자 간 집단 지성을 통한 상호상담으로 ‘청년의 자생적 문제 해결’을 지향한다고 했다. 비슷비슷한 고민과 상담이 이어지면서 지겹지 않냐는 질문에 세상 모든 종류의 아픔을 다 보기에 지겹지 않다고 했다. 우문현답이었다..“사실 비슷해 보여도 다 달라요. 처음엔 저도 비슷한 유형이 되풀이되면 일이 쉬워질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성전환자, 미혼모, 성폭력 피해자, 습관적 자살 시도자도 있고. 고급 유흥업소 종사자나 아이돌 연습생도 있어요. 부모님께 어떻게 커밍아웃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트렌스젠더 청년이 상담을 요청했어요. 트렌스젠더에 대해 무지했기에 어떻게 얘기해 줘야 하나 무척 고민스러웠죠.”어린 시절 종이인형을 좋아했던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11년간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여성스럽다는 이유에서였다. 유일한 친구였던 3살 어린 남동생도 화제사고로 세상을 떴다. 서울대 미대에 진학한 후 수석으로 제일모직에 입사해 신입사원으로선 파격적으로 인사채용 담당자가 됐다. 하지만 입사 1년도 안 돼 퇴사했다.“취준생에서 하루아침에 채용담당자로 변신했으니 재미도 이런 재미가 없죠. 근데 그 일이 싫었어요. 합격자 발표 다음날이면 전화통에 불이 났고 엉엉 울면서 떨어진 이유라도 알려달라고 매달리는 지원자를 보면 세상에 못할 짓을 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어요. 급기야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왔고 면접 대상자들 앞에서 눈물을 참기 어렵게 되더니 하루 16시간씩 잠을 자거나 무단결근을 하는 날이 잦아졌어요. 회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다 자살 충동을 느끼고 나선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 사표를 제출했죠.”그의 나이 불과 29살때였다. 퇴사 후 정신과의사의 권유로 자문자답 치료를 시작했다. 자신의 블로그에 고민을 써내려간 후 다른 계정으로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고민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기회였다.그러던 중 그를 상담사라고 생각한 청년들로부터 고민을 털어놓는 이메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동질감을 느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로 마음먹었다.“그때 내가 올린 질문이 ‘왜 나는 죽도록 달렸는데 여기로 왔을까. 우울증의 나락으로’였고 거기 스스로 단 댓글이 ‘너는 열심히 달려왔다. 근데 트랙을 모르고 갈지자로 뛰었으니 땀만 나지. 그래 갖고 너한테 무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하는 거였어요. 그런 걸 보고 어떤 사람이 메일을 보냈어요. ‘블로그 닫으셨나요. 이제 상담 안 하시나요. 저도 비슷한 경우인데 제 것까지만 상담받아주시면 안 돼요’ 하고. 또 다른 사연을 보낸 사람도 있었어요. 고민에 대한 해답을 주지는 못해도 들어주는 것만으로 그 청년에게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이 일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는 온라인 전문 상담소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 페이스북 페이지)일상적 고민, 행동으로 이어주기하나둘 고민을 들고 방문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다 보니 그의 인생만 불운하고 억울한 것이 아니었다. ‘세상이 다 이랬구나, 우리 또래가 다 이랬구나’ 하고 깨달았다고 했다.“같은 고민처럼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민의 지점들이 다 달라요. 원칙이 하나씩 생겼죠. 아이들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아이들이 답을 원해도 제가 그래요. ‘내가 답 주면 할 거야. 네가 결정해야지.’ 모든 사람은 다 다르다. 월권 하지 않는다. 나는 선생님도, 강연자도 아니고 그냥 언니다. 심리상담은 하지 않는다. 심리상담이 필요하면 병원으로 보낸다.”요즘 장 대표의 화두는 일상적인 고민을 작은 행동으로 어떻게 이어지게 할 수 있느냐다.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청년들의 일상적 고민을 행동으로 풀어내는’ 본보기로 지자체와 사회적 기업 등 17개 단체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만 9개의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요즘 제일 큰 화두는 ‘그들의 일상적 고민을 어떻게 작은 행동으로라도 이어지게 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먹고사는 데 급급해서 그 어떤 횡적인 유대도 가지기 어려운 청년들. 막다른 골목에 다 달은 청춘들이 맘 놓고 고민을 털어놓고 용기 있게 한 발 내딛게 하는 것. 그 방식을 찾고자 하고 있죠.”
2018.11.03 I 김민지 기자
  • [스냅타임] “안정성 택했죠”…공기업 자회사 눈돌리는 취준생
  • 임금, 모회사 50~60% 수준…고용 안정성 보장 “中企보다 낫다” 정부서울청사 로비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근로자들.(사진=연합뉴스)최근 공기업 자회사로 눈을 돌리는 청년 구직자가 늘고 있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발맞춰 장규직 전환이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임금은 모 회사에 절반 또는 그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지만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 ‘공기업 메리트’가 훨씬 크다고 말한다.실제로 지난해 7월부터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진행한 결과 그중 절반은 자회사를 만들어 정규직 전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고용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자회사도 간접고용에 불과하다’는 비판 속에 ‘안정성 측면에서는 중소기업보다 낫다’며 공공기관 자회사에 눈을 돌리는 청년 구직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자회사 일자리의 임금 수준은 모회사에 비해 낮지만 안정성은 보장되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소속회원들이 공공기관 자회사 전환에 대해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1일 “한국철도공사 청소 직무는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화했다”며 “철도공사의 주된 업무인 철도의 유지·관리가 아닌 청소 직무는 자회사로 전환해 자회사에서 3500여명의 인력을 관리하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학계에서는 자회사로 전환하려는 직무가 △모회사의 주요 업무인지 △해당 업무 인력을 직접 양성하는 것이 필요한지를 자회사 전환의 기준으로 삼는다.즉 철도시설의 유지·관리가 주 업무인 철도공사는 청소인력을 직접 관리하는 것보다 자회사에서 청소 근로자들의 교육훈련과 경력관리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자회사로 전환했다는 것이다.자회사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이 일자리로서 가장 아쉬운 점은 ‘임금’이 꼽힌다. 철도공사는 자회사 근로자의 급여가 모회사의 50~60% 수준에 그친다. 다만 1~2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 용역업체와 달리 모회사와 장기계약을 맺는 자회사 일자리가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오 연구위원은 “자회사에서의 고용은 대부분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용역기간 만료에 따른 계약 갱신 때마다 고용불안이 이어졌다”며 “이와 비교해 공공기관 자회사 근로자들의 고용 지위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간 공공부문의 자회사 정규직은 근로조건을 개선하지 못해 불신이 매우 컸다”며 “자회사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자회사라고 해도 모회사의 사업과 구별되는 독자사업을 꾸리거나 독립적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관은 임직원 급여나 일반적 처우에서 모자기관이 대등한 때도 있기 때문이다.이 교수는 “공기업의 계열인 자회사가 고용의 안정성은 보장한다”며 “자회사가 전문성과 자립성을 통해 스스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11.01 I 한정선 기자
  • [스냅타임] 대학 성적 따라갔더니…내쳐버린 학창시절
  • 가고 보니 허탕…선택지 없어 졸업 기다리거나 편입하기도대학 내 비리 수면 위로…학생들 ‘대학 이미지 망가질까 두려워“대학생 10명 중 3명이 대학생활에 만족 못해직장인 김정현(28?가명)씨는 전문대 3년제의 전자과를 졸업했다. 입학하기 싫었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입학해야만 했다. 한 학기 등록금 400만원을 웃도는 금액에 비해 수업과 실험 환경은 너무 부실했다. 김씨는 “전공과 관련한 지식이 하나도 없을뿐더러 어정쩡한 학점은 취업의 걸림돌이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현재 직장을 다니며 학자금을 갚느라 정신이 없다”라며 “내가 왜 이 대학을 나왔는지 후회된다”라고 토로했다.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시민들이 꽃구경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입학을 앞두고 캠퍼스 라이프를 꿈꾼다. 하지만 말 그대로 꿈일 뿐 누구나 즐길 자격을 주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보장돼야 할 권리임에도 누군가에게는 소망이자 특권이다.진학 후 비싼 등록금을 충당하기 위해 알바는 물론이요, 제대로 된 학교생활은 꿈도 꿀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재수가 두려워 들어간 대학은 간신히 졸업장 하나 건질 뿐이다. 결국 남는 것은 등록금 고지서와 취준생에게 닥친 현실의 벽이었다.지난 9월 교육부에서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를 대학마다 통보했다. 정부가 선정한 부실대학 11곳을 제외하고도 문제점을 개선해야 할 대학들이 늘어 청년들의 고민은 나날이 깊어져 가는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입학한 대학에 청년들은 이른바 ‘현타(현자타임)’를 느낀다. 전북에 위치한 대학교가 폐교 수순을 밟을 것으로 알려진 2일 오전 학생들이 교정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 2월 전북에 위치한 대학교가 폐교했다. 학교 총장의 비리로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폐쇄명령을 예고했다. 하루아침에 갈 곳 잃은 방랑자 신세가 된 대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편입이나 취업을 준비해야했다.직장인 신수지(24?가명)씨는 폐교한 이 대학교를 졸업했다. 신씨는 “졸업장이 있어도 없느니만 못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부모님께 죄송해 억지로 4년을 버텨 졸업장을 받았다”라며 “회사 지원 후 면접을 볼 때마다 자존심 상해 눈물을 참아야 했던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라고 토로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교정(사진=뉴시스)지난해 잡코리아에서 ‘대학생활’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학생 10명 중 3명이 현재 대학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대학 내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학생들의 불안이 고조된 시점이다. 어느덧 대학 내 만족도는 성적과 비례하는 추세가 돼 버렸다. 과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문구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에 입학을 꿈꾸는 예비대학생들은 어느 대학을 가야 되나 걱정만 앞설 뿐이다.대학생 임수용(22?가명)씨는 지난해 인서울 대학교로 편입했다. 편입 전 몇 달여의 기억은 임씨에게 잊고 싶은 악몽과 같았다. 당시 수원에 위치한 대학교에 재학 중이었던 그는 학교 내 상당한 불만을 가진 상황이었다. 총장의 사학비리로 기부금 수입처리, 이사회 부당 운영, 부적절한 교원 재임용 등의 문제를 일으켜 대학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것이 원인이었다.임씨는 “학교가 학생에 대한 애정과 진정성이 없다”라며 “내가 왜 이런 학교에 다녀야 하나 의문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신입생의 설레는 대학 생활이 학교 내 문제들로 박살나버렸다. 학교에 대한 애정이 변질해 미움으로 바뀌다 결국 떠나야만 하는 상황을 연출했다.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재정지원사업 매뉴얼 개정을 통해 입시·학사비리 등 부정·비리가 적발된 대학에 대해서는 재정지원 수혜를 보다 엄중히 제한함으로써, 대학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2018.10.22 I 박창기 기자
김동연, 상속세·유류세 인하-가상화폐·구글세 과세 검토(종합)
  • 김동연, 상속세·유류세 인하-가상화폐·구글세 과세 검토(종합)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 “청와대·부처 등과 계속 협의 중”이라며 다음 주에 대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제공][세종=이데일리 최훈길 조진영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고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가상화폐(암호화폐) 과세, 구글세(디지털세)를 도입엔 적극적인 대책을 모색한다. ◇“중소기업 상속세 애로, 전향적 검토”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께까지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조세 정책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는 중소기업과 서민의 과세 부담을 줄이고, 가상화폐 과세 등 새로운 과세 기반을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구글세는 국내 기업의 역차별을 해소하는 측면도 있다. 김 부총리는 상속세와 관련해 “중소기업들이 가업상속(세금)에 대해 애로를 많이 호소하고 있다”며 “조금 전향적인 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에 따라 상속세가 강화됐다. 현재는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인 가업영위 기간이 10년이면 200억원, 20년이면 300억원, 30년이면 500억원까지 상속재산 세금을 공제해 준다. 올해부터 가업영위 기간이 작년보다 늘어나 세법이 강화됐다.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라며 “평생 축적된 자산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절망하는 중소·중견 기업인들을 많이 만났다”며 상속세 인하를 촉구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상속세 전반(개편)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중소기업 관련 가업상속에 대한 의원 말씀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부총리는 유류세에 대해선 10% 넘게 인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부총리는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이 ‘유류세 10% 인하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하자 “일리 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30%까지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도 유류세가 굉장히 높다. 10%를 인하하면 1년에 세수가 2조6000억원 정도 (줄어드는) 부담이 있다”고 답했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 13일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등이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하 시점·기간·수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대중·이명박정부 당시 한시적 인하 선례, 교통·에너지·환경세법(2조)에 따르면 약 2~10개월간 최대 30% 이하로 인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4일 오전(잠정)에 김 부총리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유류세 한시적 인하안을 포함한 ‘최근 고용·경제 동향과 대응방향(잠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시행령 입법예고, 국무회의 의결 절차 등을 고려하면 내달부터 휘발유·경유·LPG 부탄에 붙는 유류세가 인하될 전망이다. 휘발유 평균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다. 2015~2017년은 평균치, 올해는 10월 둘째 주 기준. 단위=원/ℓ.[출처=한국석유공사 오피넷]◇“가상통화 과세 조사..구글세 TF 만들 것”김 부총리는 가상화폐에 대해선 과세 검토 입장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과세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조사·분석을 했다”며 “가상통화 전반적 방향과 국조실(국무조정실)과 궤를 맞추기 위해 같이 페이스(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무조정실, 기재부,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은 가상화폐 정의, 과세, ICO(가상통화공개) 허용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 앞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감에서 ICO에 대해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두 달간의 실태조사를 통해 10월 말에 결과가 나오면 11월에 정부 입장을 형성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정부가 블록체인에 대해서 진흥을 시키겠다고 하는 의지는 분명하다”며 “(저는 ICO에 대해) 상당히 전향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구글세도 본격 논의된다. 구글을 비롯한 외국계 기업의 과세 사각지대와 관련해 대응팀이 구성될 전망이다. 김 부총리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구글세 관련해 빨리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자 “네”라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구글세(디지털세) 과세권 확보가 필요한데 미비한 것이 사실”이라며 대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세청의 ‘2013~2017년 외국계 기업의 법인세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총 외국계 기업 1만 152곳 중 법인세가 0원인 곳은 4638곳(45.7%)에 달했다. 2013년 49.9%에서 지난해 45.7%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2곳 중 1곳은 법인세를 내지 않고 있었다. 한국에서 한해 5조원 가량 매출을 올리는 구글은 200억원도 안 되는 세금을 내고 있다.(참조 이데일리 10월18일자 <[단독]매출 1조 넘는 외국기업 10곳 중 2곳은 법인세 ‘0원’>)이는 한국의 법인세가 ‘매출 발생지’가 아니라 ‘법인 소재지’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외국 국적의 IT기업 서버(법인)는 해외에 있으면서 국내에 서비스를 제공해 법인세 과세 (사각지대) 문제가 있다”며 “EU(유럽연합)는 매출의 3%(655억원 상당액인 5000만 유로 이상을 버는 인터넷기업 기준)를 세금으로 걷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논의 중이고 우리도 적극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제실, 국세청에 분석을 해보라고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2015년 이후 주세 납부액이 감소하는 추세다. 정부 개편에 따라 주세가 변동될 수 있다. 납부액 기준. 단위=억원.[출처=기획재정부,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4캔에 만원’ 바뀌나..“주세 전면 검토”소주·맥주에 붙는 주세도 개편될 수 있다. 김 부총리는 “(주세 개편은) 생맥주 문제, 외국자본 문제를 같이 연립 방정식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라며 “맥주 뿐 아니라 전체 주류에 대한 종량세 (도입) 문제에 대해 전면 검토를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맥주의 가격에 비례해 세금이 붙는 종가세 방식이다.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가격(과세표준)’이 달라 국산보다 외국산 맥주의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된다. 이 결과 ‘4캔에 1만원’ 수입맥주 할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맥주업계에서는 “국산 맥주에 세금이 더 붙어 가격 경쟁력에 뒤처지고 있다”며 출고량 기준의 종량세 개편을 요청했다. 국내 업계는 오비맥주, 하이트진로(000080), 롯데칠성(005300)이 경쟁하는 구도다. 종량세는 과세 대상의 무게나 부피, 농도, 개수 등의 기준으로 세율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개편하면 국산·수입맥주 모두 리터당 세금이 붙는 구조로 바뀌게 돼 수입맥주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김 부총리는 “국산 맥주가 리터당 1200원 정도인데 종량세를 (도입)하게 되면 350원 정도 세금이 떨어진다. 반면 생맥주는 60% 정도 세금이 올라간다”며 “생맥주가 서민들에게 주는 의미, 가격을 어떻게 할지 등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OB맥주는 브라질 자본이고 그 회사가 세계 맥주자본의 1위”라며 종량세 개편 시 외국자본에 대한 특혜 논란도 고민 중임을 내비쳤다. 이어 “‘만원에 네 캔의 맥주를 계속 먹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 소주 값을 인상하면 안 되는 문제 등을 다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뉴스1 제공]◇“이재명 국토보유세, 신중 검토 필요”김 부총리는 국토보유세 도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김 부총리는 “국토보유세는 여러 개념이 있을 수 있다”며 “모 교수, 모 광역자치단체장의 국토보유세라면 이런저런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토보유세와 관련해 “그 정도의 증세 규모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토보유세를 주장했다. 토지 과세를 강화하고 이 재원으로 기본 소득을 지급하자는 게 핵심 주장이다. 이 지사는 지난 달 11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만나 “전국 단위로 일괄 시행하면 부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현 의지가 있는 시도에 선택적으로 도입 여부를 선택하도록 조례에 위임하자”고 주장했다.김 부총리는 취·등록세 등 부동산 거래세 인하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부동산 안정화에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어서 거래세 인하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거래세 인하는) 장기적인 과제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2018.10.19 I 최훈길 기자
"준비한 답변 잘 못해서"… 면접 후 후회하는 취준생
  • "준비한 답변 잘 못해서"… 면접 후 후회하는 취준생
  • (사진=사람인)[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취준생 10명 중 8명은 면접을 보고 난 후 후회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에이치알(143240)이 구직자 302명을 대상으로 ‘면접 후회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76.5%가 후회한 경험이 있었다고 28일 밝혔다.면접에서 후회를 남긴 이유 1위는 ‘준비한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44.2%·복수응답)였다. 계속해서 △긴장해서 말을 더듬어서(39%)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못해서(31.2%) △끝난 후에 질문에 대한 답이 생각나서(29%) △면접관의 압박 및 유도 질문에 휘말려서(26.8%) △경쟁자들이 나보다 잘 한 것 같아서(20.3%)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들은 후회 경험이 있는 면접 종류로 ‘질의응답 면접’(78.4%)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은 △실무수행 면접(19%) △외국어 면접(13.4%) △토론면접(9.5%) △PT면접(6.9%) 등의 순이었다. 반면 면접을 보고 후회하지 않았던 응답자들(71명)은 그 이유로 ‘떨어지더라도 경험이라고 생각해서’(50.7%)를 첫 번째로 선택했다. 이어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한 것 같아서(31%)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해서(12.7%) △기업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12.7%)등을 꼽았다.응답자 10명 중 8명(81.1%)은 면접 도중 자신의 탈락을 예감했던 경험이 있었다. 탈락을 예감한 순간 1위는 ‘준비한 답변을 제대로 못했을 때’(42.9%)였다. 다음으로는 △면접관의 표정이 안 좋아 보일 때(41.6%) △면접관의 시선이 나를 향하지 않을 때(33.5%) △나에게만 질문을 적게 할 때(31.4%) △다른 면접자의 스펙이 나보다 좋아 보일 때(28.2%) △직무와 관련 없는 질문만 할 때(25.7%) △압박질문이 계속해서 이어질 때(20.8%) 등이 있었다.
2018.09.28 I 권오석 기자
"연휴엔 쉬어야죠"…취준생도 직장인도 '나홀로 추석'
  • "연휴엔 쉬어야죠"…취준생도 직장인도 '나홀로 추석'
  •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내 면세구역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모처럼 찾아온 연휴인데 혼자 푹 쉬려고요.”서울 한 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는 박모(29·여)씨는 이번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고향집은 서울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남양주지만 혼자만의 휴식을 갖기 위해 부모님께 양해를 구했다. 윤씨는 “열 달 넘게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심신이 지쳤다”며 “명절에 고향에 가면 친척 동생들에게 시달려야 하고 여기저기 지출도 많아 차라리 서울에서 혼자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나홀로 추석’를 선택하는 20~30대가 늘고 있다. 주말보다 길게 쉴 수 있는 명절 연휴에 취업준비나 직장생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홀로 쉬며 재충전하겠다는 이유에서다.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아르바이트 O2O 플랫폼 알바콜이 직장인과 구직자 1106명을 대상으로 한 공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추석에 귀향 계획이 없다’는 응답자가 53%로 조사됐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설문에 참여한 2229명 가운데 46.7%는 ‘올 추석 친지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군별로 취준생의 52.8%가, 직장인 중 44.8%가 친지 모임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직장인이나 취업준비생이 혼자 명절을 보내겠다는 이유로는 취업과 직장생활 등에 시달려 기력을 소진한 이른바 ‘번아웃’ 증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성세대와 달리 연휴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걸 하는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명절에도 비용과 시간을 소요하며 스트레스를 받느니 온전히 자신의 휴식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청년이 많아진 것이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윤모(30·여)씨는 “올해 추석은 짧고 연말까지 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서울에 있는 호텔 싱글패키지를 구매했다”며 “명절에 드는 비용으로 좋은 데서 쉬고 맛있는 걸 먹고 영화 보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행 커뮤니티에도 연휴 동안 짧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를 추천해달라는 글이 줄을 잇는다.취업준비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공기업을 준비 중인 김모(28)씨는 “친척들의 관심을 받기 싫어 이번 명절엔 고향에 가지 않기로 했다”며 “혼자 쉴 시간과 공간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조용한 집에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성세대는 특별한 때에 고향을 방문하는 걸 당연시하는 반면 지금의 젊은 세대는 고향을 방문해야 한다는 정서적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며 “연휴에 여행 등 하고 싶었던 걸 하는 청년들의 모습은 요즘 세대의 경향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8.09.24 I 손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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