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도 연기하는 배우…정려원 "'졸업'으로 불안 벗어나, 인생작"[인터뷰]①

정려원, tvN '졸업' 서혜진 역 연기
"제안 받자마자 인생작 예감"
"시원섭섭? 시원함 없고 섭섭하기만 해"
  • 등록 2024-07-10 오전 7:00:15

    수정 2024-07-10 오전 7:00:15

정려원(사진=블리츠웨이스튜디오)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졸업’은 제 콤플렉스였던, 저 스스로를 잘 믿지 못하고 못 미더워하는 그런 불안에서 벗어나는 작품이었어요.”

배우 정려원이 tvN ‘졸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려원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졸업’이 뿌듯한 작품이었다며 “제 인생작이다. 촬영 전에도 인생작이 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촬영을 마치고 나서도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스태프분들에게 ‘이 작품은 내 인생작인데 함께해 고맙다’는 얘기를 했다. 인생작으로 만들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고 미소 지었다.

‘졸업’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 대치동에 밤이 내리면 시작되는 설레는 미드나잇 로맨스를 담은 이야기. 우리가 미처 몰랐던 학원 강사들의 다채롭고 밀도 있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정려원은 빈틈없는 다정함, 포기를 모르는 인내심의 소유자이자 인근 고등학교 내신 국어 만점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스타 강사 서혜진 역을 맡아 출연했다. 서혜진은 8등급 꼴통 준호를 3년 내내 붙들고 가르쳐 기적의 1등급으로 만들며 강남 대치동에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스타 강사. 제자에서 남자로 돌아온 이준호와 열애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삶을 겪게 되는 인물이다.

정려원은 사교육의 중심인 대치동의 스타 강사인 서혜진 역을, 그리고 남자가 되어 돌아온 제자 이준호에게 흔들리는 여자 서혜진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졸업’의 명대사인 “‘행간’ 읽었죠?”라는 대사를 인용하자면, 정려원은 ‘행간’까지 표현하고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 열연 덕분에 ‘졸업’은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으며 ‘인생 멜로’로 꼽히기도 했다.

정려원(사진=블리츠웨이스튜디오)
정려원은 “너무 뿌듯했다”며 “한편의 긴 연극이 잘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서헤진도 잘 보내고 있는 중이고, 작가님과 감독님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는 생각이 들어 전반적으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정려원과 ‘졸업’은 운명 같이 만났다. 정려원이 일기에 ‘안판석 감독님과 작품을 하고 싶다’는 문장을 적고 3개월 만에 만남이 성사됐다. 정려원은 “일기를 쓴 지 얼마 안됐는데 제안을 받아서 읽지도 않고 ‘한다고 그래’라고 말을 했다”며 “간절히 원하고 바라고 내가 준비가 되어 있으면 만나게 되는 구나 싶었다. 대본을 읽지도 않았는데 ‘인생작이구나’라고 신나서 대본을 읽었고 읽다 보니까 ‘내가 하게 되겠구나’, ‘내가 잘 하게 되겠구나’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정려원은 “서혜진 나이가 35살인데 제가 그 나이대였으면 이 연기를 잘 못했을 것 같다. 지금 마흔 둘이니까 지금의 나는 잘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려원은 과거에는 불확신과 싸웠다며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잘했어’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욕구가 깔려있다. 그런데 어떤 작품을 하며 만났던 감독님들은 그런 말을 해주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때 ‘내가 만족하고 넘어가야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걸 보면서 어느 정도 내려놓고 하는 법, 만족하는 법을 터득하니까 불확신이 안 생기니까. 의심을 하지 않게 되더라”고 전했다.

‘졸업’은 ‘졸업’만의 스타일로 사랑을 얘기했고, 그 덕분에 수많은 명대사를 남겼다. 정려원은 기억에 남는 대사를 묻자 “5부부터 본격적이었다. 대본을 집어던지면서 소리를 질렀다. ‘행간’이라니”라며 감탄한 순간들을 떠올렸다. 이어 “국어 강사 다웠다. 보통 말 싸움을 하면 삼천포로 빠지는데 이미 행간을 읽고 있지 않나. 계획이 아니라 마음을 묻는 건데요, 행간 다 읽었죠? 등은 국어 강사들만 할 수 있는 대화라 기억에 난다”고 말했다.

이어 서혜진의 ‘준호를 안 좋아할 수 있나’라는 대사도 기억에 남는 다고 꼽았다. 그는 “알에서 깨어나고, 또 다른 혜진이가 보였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라 이 대사를 꼭 잘 하고 싶었다”며 “열심히 하는 것처럼을 안 하고 싶었는데 소영 역할을 맡은 황은후 배우가 잘 쳐줘서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털어놨다.

정려원(사진=블리츠웨이스튜디오)
정려원은 결말에 대해서도 만족했다. 그는 “제가 학원에 계속 있다면 준호가 성장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했다. 제 밑에 있을 것 같았고”라며 “궁극적으로 준호가 스승이자 선생이 되는 것이 저의 졸업이었다.

그리고 준호는 혜진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주는 것이 준호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3년 후 이야기까지 나온다면 시우가 전국 수석을 해서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이준호 선생님 얘기를 하고. 그 날도 비가 오는 거다. 이준호가 ‘선생님이라고 불러보세요’라고 말을 하면 그땐 완벽히 선생님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인터뷰 내내 ‘졸업’에 대한 진심 가득한 애정을 보여준 정려원은 마지막 촬영 후 눈물을 보인 것에 대해 “저보다 위하준이 더 많이 울었다. 저는 현장에서 많이 울지 않는 편인데 카메라 감독님이 ‘이젠 안녕’을 틀어줘서 울었다”며 “시원섭섭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전 시원하지도 않고 그저 섭섭하다”고 ‘졸업’을 떠내보내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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