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급식에 '모기약' 넣은 교사…"먹은 아이 20분간 코피 쏟아"

  • 등록 2021-01-30 오전 12:04:00

    수정 2021-01-30 오전 12:04:0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서울 금천구의 한 유치원에서 원아들의 급식에 알 수 없는 물질을 넣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급식을 먹은 아이들은 두드러기와 복통, 코피 발생 등 심각한 증상을 보이고 있는데 피해 원아의 학부모는 교사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금천구 병설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유해물질을 먹게 한 특수반 선생님의 파면과 강력한 처벌을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자신을 금천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피해 아동의 학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유치원에서 근무하던 특수반 선생님이 아이들의 급식과 물, 간식에 유해물질을 넣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1월 발생했다. 유치원 교사 A 씨는 당시 서울 금천구 한 병설 유치원 특수학급의 6세 아동 11명이 먹을 급식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넣은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교사들의 급식에도 이 액체를 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가 원생들의 급식에 넣은 액체로 추정되는 약병 8개의 성분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고, 그 결과 모기 퇴치제·화장품 등에 들어가는 성분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 아동은 총 17명으로 고작 5, 6, 7세 밖에 되지 않았다”며 “가해자는 교육청 소속의 교사 신분으로 아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자임에도 일말의 반성도 없이 어떻게든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맛있게 밥을 먹는 아이들, 심지어 밥과 반찬을 더 달라고 하는 아이들 영상을 보며 부모들은 이미 일어난 일인데도 먹지 말라며 소리를 치고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그러면서 청원인은 “급식을 먹는 아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두통, 코피, 복통, 구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며 “20분 넘게 코피를 흘린 아이, 어지럼증에 누워서 코피를 흘리는 아이, 끔찍한 복통을 호소하며 식은땀을 한 바가지 흘리는 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급식을 먹은 아이들 대부분 이상 증상을 호소했다”며 “뒤늦은 행정처리로 사건 발생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진행된 아이들의 혈액에서 알러지 수치가 급식을 먹지 않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최대 14배까지 높게 나왔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가해자가 일말의 반성도 없이 어떻게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행사실이 CCTV에 찍혔음에도 불구하고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고 유치원 원장 역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말한 것과는 반대로 가해 교사에 대한 법적 조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CCTV열람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이번 사건은 아동학대이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중대한 범죄다.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가해 교사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고 파면돼 다시는 교직으로 돌아올 수 없도록 강력한 조치를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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