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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 폭설 덮친 한반도…5배 치솟은 ‘배달비’
지난 6일 저녁 서울 등 수도권에 내린 폭설로 퇴근길 교통상황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서울 주요 도로는 차량이 꼬리를 문 모습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 와중에 ‘음식 배달 대란’도 벌어졌다. 폭설로 배달 주문량이 급증하자 일부 지역에선 배달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는 배달 수수료(건당)로 1만5000원을 내걸기도 했다. 평소 해당 지역의 배달 수수료가 건당 3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무려 5배나 늘어난 것.
문제는 배달 수수료의 인상뿐만 아니라 배달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였다. 미끄러운 눈길에 넘어지고 경사가 가파른 언덕에 고립되는 등 불편을 겪었다. 결국 배달 노동자들은 폭설 속에서는 배달 업무를 수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배달 중단’을 촉구했다.
폭설이 이어지자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이츠 등 배달 대행 플랫폼별로 대응은 천차만별이었다. 일부 플랫폼은 배달을 중단했지만 곧바로 재개한 곳도 있었고, 일부 거리 제한을 두면서 배달을 강행한 곳도 있었다.
“폭설에도 배달 강행…대책 마련하라”
기상 악화에도 배달에 나선 이들이 있다. 폭설과 같은 악천후에 높은 배달료가 책정되기에 무리하게 배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폭설이나 폭우처럼 배달을 정상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배달제한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지만 배달대행업체 각 지사의 재량에 맡기다보니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배달노동자들이 프리랜서인 탓에 발생하는 산업재해보험 사각지대도 문제다.
배달 노동자들은 배달 대행업체와 같은 플랫폼 회사 소속으로, 배달 앱 등을 통해 일감을 얻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다. 배달대행업체 노동자 중엔 보험비 부담 때문에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사고 보상을 못받는 운전자 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폭설이나 폭우처럼 오토바이 배달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재해 상황에는 즉각적인 운행을 중단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산업안전보건공단이 마련한 매뉴얼에는 폭설시 ‘브레이크를 살살 잡아라’와 같은 기초적인 지침밖에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배달대행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사각지대 또한 넓은데 배달노동자-배달업체-정부 및 지자체의 3자 협의체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강제성있는 배달노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