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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폐렴 진단을 받고 9일째 입원 중이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이 교황 입원 이후 그의 병세를 설명하다 ‘위중하다’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교황청은 “교황이 오늘 오전 천식과 비슷한 지속적 강도의 호흡 곤란을 보여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다”며 “오늘 혈액 검사에서 빈혈과 연계된 혈소판감소증 역시 나타나 수혈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직 의식은 있는 상태다. 병세가 다소 악화하기는 했으나 병실에서 주변에 반응하며 일상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교황이 의식이 있고 오늘은 안락의자에서 보냈지만 어제와 비교할 때 더욱 피곤한 상태였다”며 “현시점에서 향후 상태는 계속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교황의 담당의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교황이 양쪽 폐에 앓고 있는 폐렴으로 겪을 수 있는 패혈증을 중대한 우려로 지목했다.
알피에리 박사는 “(기존) 호흡기 문제와 그의 연세를 고려하면 그가 패혈증에 걸린다면 회복하기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교황이 자신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이런 사실을 전하라고 우리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전날 기준으로 교황에게 패혈증 징후는 없었다며 복용 약물이 잘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난 점은 우려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혈소판 수치 감소는 약물의 부작용이나 감염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교황청은 교황의 사임 소문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사임한다는 소문에 “불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요한 것은 교황의 회복과 복귀”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건강 등의 이유로 생전에 자진 사임한 전임자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높이 평가해왔다. 또한 건강 악화로 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사임 서한을 작성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파롤린 추기경과 교황의 수석 교회법학자가 비밀리에 병원을 찾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교황이사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교황청은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초 ‘다균성 호흡기 감염’으로 복합적 임상 상황을 겪고 있다고 전해졌다. 지난 18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
교황의 모든 외부 일정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23일까지 취소됐다.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어오던 주일 삼종기도를 지난 16일에 이어 23일에도 집전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