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은 자신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무대로 옮긴 연극 ‘휴먼 푸가’에 대해 “신비로웠다”고 말했다. 한강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휴먼 푸가’ 공연 이후 진행한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해 이번 공연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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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푸가’는 원작 소설을 연극적 서사로 재구성하지 않는다. 대신 배우들이 소설의 문장을 각자의 방식으로 체화해 무대 위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와 몸짓으로 표현해낸다. 배요섭 연출은 “‘휴먼 푸가’는 소설을 무대서 표현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었다”며 “‘소년이 온다’라는 소설 텍스트는 우리를 광주로 안내해주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초연과 연습, 그리고 이번 재연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공연을 봤다는 한강은 “볼 때마다 매번 다른 연극 같다”며 “존재가 흔들리는 감동을 받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소년이 온다’ 속 문장들은 광주에서 영혼이 된 분들, 또는 그 사건을 목격한 것만으로 영혼이 부서진 분들의 마음이 내게 들어와서 쓰게 된 것”이라며 “‘휴먼 푸가’ 또한 그분들의 마음이 무대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휴먼 푸가’는 올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지난 5월 서울과 광주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돼 11월 관객과 만나게 됐다. 공연창작집단 뛰다는 이번 ‘휴먼 푸가’를 끝으로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한강은 “‘휴먼 푸가’가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매년 5월 공연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먼 푸가’는 오는 29일까지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