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양육비 미지급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방송인 이다도시의 전 남편이 10년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배드 파더스’에 신상정보가 공개된 데 이어 지난 7일엔 중학생이 양육비 지급을 거부한 친아버지를 고소하는 등 양육비 미지급 사례가 잇따르면서 열악한 국내 양육비 실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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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도시는 ‘양육비를 주지 않는 아빠들’(배드 파더스·bad fathers) 공식 홈페이지에 전 남편 A(58)씨의 이름과 사진, 거주지 등 신상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1993년 A씨와 결혼해 두 아이를 둔 그녀는 2008년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 2010년 이혼했습니다. 두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은 이다 도시가 갖고 A씨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매월 일정 금액의 양육비를 준다는 조건으로 이혼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지난 10년 동안 양육비를 단 한 푼도 주지 않았고, 미지급된 양육비는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다도시는 2015년 여성가족부 산하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양육비 이행명령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A씨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 양육비를 받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다도시는 탐사보도매체 셜록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 아빠를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바로 신상 공개를 하지 않았지만 법적으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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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엔 중학교 1학년 B(13)군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아버지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부모가 아닌 자녀가 고소장을 제출하는 건 처음으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시민단체 양육비해결모임(양해모)는 B군을 도와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습니다.
B군은 9살 때 아버지가 가출한 이후 양육비를 한 번도 받지 못했습니다. B군은 고소장에 “(아버지는) 재혼 후 (또 다른) 자식을 낳아 그 아이를 위해 양육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동등한 입장에서 보호를 받아야 할 저희 남매에게는 어떠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양육은 순전히 엄마의 몫이었다”고 적시했습니다.
한부모가족 73.1% “양육비 전혀 지급받지 못해”
현행법상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더라도 형사처벌은 불가능합니다. 양육비 지급을 강제하기 위해 양육비 채무자의 급여에서 우선 지급하도록 하는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제도’가 있지만 회사를 그만두거나 주소를 옮기는 등의 방식으로 이행의무를 피하고 있어 실효성에 한계가 있습니다.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고 응답한 한부모는 310명(15.2%)에 불과했습니다.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국회 문턱 넘을까
양육비 미지급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양육비를 미지급한 부모들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양육비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을 아동에 대한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어길 시 처벌하는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에 대한 금지행위로 규정돼 처벌이 가능해집니다. 이에 따라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에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신 의원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행위는 아동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아동학대”라며 “아동복지법에 양육비 지급에 대한 강제 규정을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