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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알란이 양로원 탈주 후 우연히 갱단의 돈가방을 훔치면서 펼쳐지는 황당한 에피소드와 과거 100년 동안 의도치 않게 근현대사의 격변에 휘말리며 겪은 모험이 유쾌하게 교차하는 극이다. 알란의 100년 인생을 압축한 만큼, 멀미 날 만큼 빠른 템포로 진행된다.
알란의 삶 속에 등장한 60여 명의 인물들과 코끼리, 개, 고양이까지 단 5명의 배우가 전부 소화하는 ‘캐릭터 저글링’과 성별에 얽매이지 않는 ‘젠더 프리 캐스팅’이 시선을 붙든다. 5개의 배역이 전부 ‘알란’(100세 알란, 알란1, 알란2, 알란3, 알란4)이고, 알란에 남녀 구별은 없다. 배우들은 가슴에 이름표를 붙여 배역을 알려준다.
알란의 삶은 파란만장하다. 스페인에서 프랑코 장군의 목숨을 구하고, 미국에선 핵 개발에 참여한다. 중국에선 마오쩌둥의 아내를 구출하며, 러시아에선 스탈린을 만나고 노동교화 수용소에 감금되기도 한다.
2009년 출간 이후 전 세계 35개국에서 1000만 부 이상 팔린 동명의 스웨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 등 국내 창작진을 통해 재탄생됐다. 지난해 초연 당시 “기발하고 놀라운 공연”, “재미와 감동 둘 다 잡은 작품” 등 호평받으며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았다.
지이선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미래를 향해 정진해서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면서 “극의 주제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 초연과 비교해 몇몇 부분을 수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쾌한 웃음과 잔잔한 감동으로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극이다. 배해선, 오용, 김아영, 오소연, 오종혁, 이형훈, 최호승, 김보정, 임진아, 전민준이 출연한다. 공연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내년 2월 2일까지. 관람료는 4만~5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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