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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사진) 미국 대통령이 오직 ‘돈’을 위해 이슬람 국가(IS)에 맞서 싸운 ‘동맹’ 쿠르드족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쿠르드족이 주로 거주하는 시리아 북부 지역에 대한 터키의 침공을 사실상 ‘나 몰라라’하면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를 향해 “도를 넘지 말라”며 경고에 나섰지만, 여당인 공화당은 물론, 국제사회에서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등 논란을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쿠르드족은 우리와 함께 싸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돈과 장비를 지급받았다”고 적었다. 전날(6일) 백악관은 터키와 접한 시리아 북동부 국경에 주둔해온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같은 결정의 배후가 결국 ‘돈’이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그러면서 “쿠르드족은 수십 년 동안 터키와 싸우고 있다”며 “나는 거의 3년 동안 이 싸움을 막았지만, 이제 이들 말도 안 되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고 거듭 철군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그동안 IS 무장세력 소탕을 위해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와 동맹을 맺고 전쟁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IS가 세력을 잃자, 쿠르드족을 테러 세력으로 간주하는 터키 정부에 동맹을 사실상 넘긴 셈이다.
이에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제사회까지 이번 철군 결정을 두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쿠르드족을 버리는 건 미국의 명예에 오점을 남길 수 있는 재앙”이라며 “이 계획이 진행될 경우 상원에서 결정의 번복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미국의 철군 결정은 “IS를 다시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를 향해 “내가 전에도 강력하게 말한 걸 다시 되풀이하자면, 나의 위대한 지혜에 근거해 터키가 도를 넘는 것으로 간주된다면 나는 터키의 경제를 완전하게 파괴하고 말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의회전문매체 더 힐 등 미 언론들은 “쿠르드족을 내팽개쳤다는 비난을 진화하기 위한 차원의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미 국방부도 이날 성명을 내어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것처럼 우리는 북시리아에서 터키의 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군은 (터키의 작전을) 지원하지도, 포함되지도 않을 것”(조너선 호프먼 대변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