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24% 대폭락…WTI 30달러 선 위태

골드만 "브렌트유 가격전망, 2Q·3Q 30달러로 하향"
  • 등록 2020-03-10 오전 6:10:27

    수정 2020-03-10 오전 6:10:27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국제유가가 9일(현지시간) 20% 대의 대(大) 폭락장을 연출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24.6%(10.15달러) 미끄러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0달러 선을 겨우 지켰다. 이러한 낙폭은 일일 기준으로 1991년 걸프전 당시 이후 최대치다. 앞서 WTI는 지난 6일에도 10.1% 폭락한 바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 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3.83%(10.79달러) 급락한 34.48달러에 거래 중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 공포가 지속한 가운데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공조체제’ 균열에 이어 ‘유가 전쟁’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4개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OPEC 플러스)는 지난 6일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추가 감산은 물론 이달 말 종료 예정인 기존 감산합의 연장 여부에 대해 논의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이에 사우디는 4월 인도분 아랍 경질유의 가격을 낮추는 한편, 내달부터 증산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를 다시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내는 동시에, 유가 폭락을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사우디의 OPEC과 러시아는 명백하게 ‘유가전쟁’을 시작했다”며 오는 2분기·3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30달러로 하향 조정했으며, 20달러대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국제금값은 조금 뛰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2%(3.30달러) 오른 1675.7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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