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2시간만에 전체회의 끝' 정무위를 둘러싼 우려

21대 국회 정무위 첫 전체회의, 1시간 49분만에 종료
소위도 없이 전체회의..질의시간은 30분 남짓
'3차 추경처리' 강조하며 여당, 상임위 및 본회의 강행
20대 국회 폐기 규제법안 올라와..금융업권 불안 가중
  • 등록 2020-07-02 오전 5:32:00

    수정 2020-07-02 오전 5:32: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빨라서 좋긴 한데 이렇게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지난달 29일 오후 5시30분부터 개최된 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는 1시간 49분 만에 끝났다. 총 24명의 국회의원이 성원인 정무위원회지만 이번 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위원장을 포함해 총 15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14명과 정의당 의원 1명이었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국무조정실, 국무총리실, 공정거래위원회, 국가권익위원회, 국가보훈처의 기관장들과 실무진들도 모조리 출동했지만 의원들의 질문 시간은 30분 남짓이었다. 한 참가자는 “질의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을 대비하고 준비해갔는데 별 얘기 없이 넘어갔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산업은행 1조6521억원, 중소기업은행 4845억원, 신용보증기금 출연 2조4597억원 등에 대한 편성을 담은 추경안은 정무위 문턱을 넘었다.

민주당의 단독 국회 운영은 총선 직후부터 예고됐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은 300석 의석에서 과반을 훌쩍 넘는 177석을 따냈다.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 수도, 법안을 통과시킬 수도 있다. 상임위도 마찬가지다.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려면 과반 의원 출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 정무위원은 총 24명. 이 중 민주당의 정무위원 수는 14명이다.

민주당은 추경 편성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이유를 댄다. 코로나19 피해는 확산하고 있는데, 정부가 지난 4월에 제안한 3차 추경이 이미 두 달 넘게 늦춰졌다는 얘기다. 특히 정무위에서 산업은행이나 신용보증기금 등의 출자를 확정해야 기업·서민 금융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무위를 비롯한 각 상임위를 넘어간 3차 추경안은 3일께 본회의에서 통과할 전망이다.

문제는 추경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다른 법안들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0회 국회에서 야당에 가로막혔던 법안들을 다시 제출하고 있다. 보험사가 보유한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 당시의 원가가 아닌, 현재 시장가로 평가해 3%가 넘으면 처분토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의 경우, 지난 20대 국회에서 ‘삼성이라는 특정 회사만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이유로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부업계의 금리를 기존 24%에서 20%로 내리는 이자 제한법 개정안도 다시 발의됐다. 당시 야당에서는 저축은행의 금리가 18~19%인 상황을 언급하며, 자칫 서민들이 제도권 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사채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법안도 이번 회기에서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물론 재발의한 법안이 악법이란 것은 아니다. 다만 이미 쟁점이 있었던 법안들이 충분한 숙의나 토론 없이 처리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21대 국회를 바라보던 한 은행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여당이 입법하면 이제 다 통과된다고 봐야죠. 그저 여당 안에서 견제나 업권에 대한 검토가 잘 이뤄지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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