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탈당…"편가르기·내로남불·토착왜구 취급, 동의 못해"

"마지막 항의 뜻으로 탈당계 낸다"
  • 등록 2020-10-21 오전 7:19:03

    수정 2020-10-21 오전 7:19:03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2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당을 떠날 계획을 전했다. 그는 “공수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다. 당 지도부가 바뀐 지도 두 달이 지났다...하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탈당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금 전 의원은 “합리적인 토론도 없었다.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다. 당의 판단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성실히 분석하고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며 “그저 어떻게 해야 가장 욕을 덜 먹고 손해가 적을까 계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도 적었다.

금 전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제가 떠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 전 의원은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며 당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된 배경에 다른 이유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며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이 이끌던 민주당, 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금 전 의원은 “다른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도 문제로 거론했다.

금 전 의원은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며 자신의 행동에 따라온 후과들에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적 불리함과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비난을 감수하고 해야 할 말을 하면서 무던히 노력했지만,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정리했다.

금 전 의원은 “지금처럼 집권여당이 비판적인 국민들을 ‘토착왜구’로 취급한다면 민주주의와 공동체 의식이 훼손되고 정치에 대한 냉소가 더욱더 판을 칠 것”이라며 정부여당의 태도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과거에만 집착하고 편을 나누면서 변화의 중대한 계기를 놓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편가르기에 대한 거부감을 거듭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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