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 목격자 "콘크리트가 제트기처럼 날아 들어와..죽는줄 알았다"

  • 등록 2022-01-12 오전 9:16:04

    수정 2022-01-12 오전 9:43:22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삼풍백화점 무너질 때 같은 그런 생각이 났다”. 광주 도심 고층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사고의 목격자가 한 말이다.

(광주=연합뉴스)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구조물 붕괴 이틀째를 맞은 12일 당국은 안전진단을 거쳐 실종자 수색 재개를 결정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의 모습.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지난 11일 광주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아파트 붕괴현장 바로 앞에서 가게를 하고 있던 A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광주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현대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현재까지 3명이 대피하고 컨테이너 등에 갇혀 있던 3명이 구조됐다. 구조된 사람 중 한 명은 부상을 당해 병원에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씨는 “붕괴된 그 구조물이 저희 상가를 덮쳤다. 주위에 있던 십몇 대의 차량을 지나쳐서 저희 차도 1/3 정도 다 분해가 됐다”며 “(붕괴에 따라 일어난) 바람과 콘크리트가 회오리처럼, 제트기처럼 저희 매장으로 들어와 모든 사람이 놀라서 밖으로 도망쳤다. 저는 무조건 책상아래쪽으로 엎드렸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10초에서 15초 사이에 그런 일이 생겼다. 매장 앞 통유리는 산산조각이 났고 전쟁터처럼 돼버렸다”며 “저는 ‘그냥 죽는구나’라고 생각이 들면서 자식들이 떠올랐다. 밤새 잠도 못 잤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16시간이 지났지만 현재 현장은 추가 붕괴 우려 탓에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고 현장의 작업자 6명은 연락 두절 상태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A씨는 “덜 떨어져 있는 철근이나 콘크리트는 매달려 있는 등 추가붕괴 위험이 있어 보인다”며 6명에 실종자에 대한 수색에 엄두를 못 내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11일 신축 공사 중 외벽이 무너진 광주 고층아파트 현장에서 구조대가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를 들은 진행자가 “평소 그 길로 다니면서 ‘이게 무너질 수도 있겠다’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냐”고 묻자 A씨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다”고 답했다.

A씨는 “상가 앞 입구에서부터 멀쩡하던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며 “내려앉고 지하 주차장에 벽에서 물도 막 이렇게 쏟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안전진단을 해 보니까 건물지하 4층에서 땅을 파는 과정에서 앞 건물이 흔들려 육안으로도 5cm 이상 10cm 넘게 땅이 내려앉았다”며 “저희 상가에서 대책위원회를 설치해서 ‘진짜 학동 참사 있을 때보다 이건 더 문제 있다’고 몇 번이나 말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A씨는 “제 카운터가 멀리 들어와 있어서 살았지 만약에 저도 가게 매장 입구 쪽에 가까운 쪽에 카운터가 있었으면 죽었을 거다”라며 “직원들 안 다치고 손님들 안 다치고 한 것이 많이 다행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방 당국은 사고 2일차인 12일 수색·구조 작업 여부를 판단하고자 현장 안전을 다시 점검한다.

소방 당국은 건물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위해 설치한 140m 가량 높이의 대형 타워 크레인이 붕괴 충격으로 파손, 추가 붕괴 위험이 높다고 봤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8시부터 광주시장 주재 사고 현장 구조 대책 회의를 거쳐 수색·구조대 진입 여부와 시기, 접근 범위 등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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