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너무 어렵네"..믿고 샀던 국내 업체 TV, 구매자 불편 이어져

중소기업은 폐업하고 대기업은 무상수리 거부
부품 수급 원활하지 않고 잘못 인정도 한정적
"불량 언제나 날 수 있고, 대응 매끄럽지 못 해"
  • 등록 2017-07-22 오전 9:00:00

    수정 2017-07-22 오전 9:00:00

국내 한 제조사가 만든 TV 제품. 이 업체는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폐업했으니 수리는 위탁업체를 통해 유상으로만 가능하다’는 안내를 하고 있어 소비자 불편이 제기되고 있다.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제품이 다양해지고 제조사가 난립하면서 TV에 대한 사후서비스(A/S)에 대한 불편과 불만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판매 이후 ‘나 몰라라’ 식의 태도도 나타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2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일부 중소기업의 TV 제품에 대한 무상 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 제품에서도 불량이 나타나면서 역시 소비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회사가 망했어요’ 구매자는 무슨 죄?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A씨(57)는 얼마 전 황당한 상황을 겪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단지 내 케이블 유선방송 업체가 회선 교체 작업을 완료해 디지털 방송 수신이 가능해졌으니 ‘채널 자동 등록’을 다시 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정품 리모콘을 분실해 호환 리모콘을 구해 쓰던 A씨는 이 기능을 실행하지 못해 제조사 홈페이지를 찾았는데, 회사가 폐업했다는 소식만 덩그러니 있었다. 제조사는 공지문을 통해 “다른 서비스 업체를 통한 유상수리만 제공되고 있으니 양해해달라”는 안내만 남겨 둔 상태였다. A씨는 “회사 홈페이지를 가보기 전까지는 알 수도 없었던 상황”이라며 “구입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무상수리를 받을 수 없게 됐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각종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SNS)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더러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업체라 외산보다 사후 지원이 원활할 것을 기대하고 구매했지만, 회사가 부도나거나 폐업하면서 제대로 지원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도 ‘할인 판매했던 TV에 대해 보증기간 내 교체를 요구하니 할인금액을 추가로 내라고 하더라’, ‘부품이 없다면서 수리를 거부한다’는 등의 불만사항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업도 ‘고객님 사정’ 외치다 부랴부랴 진화

대기업도 마냥 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다. 최근 LG전자(066570)는 2014년~2015년 사이 생산된 일부 LED(발광다이오드) TV 제품에서 하얀 점이 생기는 문제가 불거져 논란이 됐다. 당초 LG전자 측은 “(초기 구입자의 경우)무상보증기간 2년이 지나 더 이상 무상수리 대상이 아니다”라며 수리비를 요구했지만, 피해자들이 커뮤니티를 결성하고 언론에 제보하는 등 문제가 커지자 입장을 바꿔 무조건 무상수리를 결정했다. 하지만 일부 제품에만 한정하고 있고, 하얀 점 수준이 아닌 화면이 아예 어두워지는 현상까지 나타난다는 주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사설 수리업체 관계자는 “쉬쉬하고 있을 뿐, 삼성전자나 동부대우전자 등 다른 대기업 제품에서도 일부 기종에서 불량이 발견된다”며 “제조업의 특성상 불량이 없을 수는 없는데 고객 응대는 항상 매끄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 기업 제품이라도 어차피 생산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지고, 설사 한국산 제품이라도 불량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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