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수첩 속 깨알 메모...'타버린 볍씨'까지 챙겨

  • 등록 2019-04-06 오전 11:47:32

    수정 2019-04-06 오후 4:12:5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6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상황실에서 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수첩에는 메모가 빼곡했다.

이날 다수 매체의 카메라에 포착된 이 총리의 수첩에는 ‘해야할 일’이라고 시작하는 메모가 번호가 붙어 나열해 있었다. 첫 번째는 ‘잔불정리·뒷불- 감시-현지’, 두 번째는 ‘이재민 돕기 식사·숙박·의복·의료·학생공부·농업 등 시급한 생업’ 등의 내용이었다.

이 총리의 이러한 메모 내용은 전날 그가 직접 만난 강원도 산불 피해 이재민의 호소였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제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당부사항이 적힌 메모장을 보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강원도 강릉시 이재민 대피소를 찾은 이 총리는 “집이 다 탔다. 좀 살려달라”, “어디가서 어떻게 사나”, “신도 못 신고 나왔다”는 말에 “말씀 드리겠다”며 이재민과 함께 바닥에 둘러 앉아 설명을 시작했다.

TV조선 ‘씨브라더’가 공개한 당시 모습을 담은 영상에 따르면 이 총리는 “우선은 여러분들 이렇게 합시다잉”이라고 말하며 이재민이 대피소에 있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돕겠다고 안심 시켰다.

이 총리는 생필품과 의약품, 농기구, 거처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저도 시골 출신이지만 시골 사는 사람들은 멀리 가면 안 되잖나. 임시 거처 컨테이너도 기왕이면 사시던 곳에서 가까운 쪽으로 해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타버린 볍씨까지 무상 공급하겠다”며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TV조선 ‘씨브라더’ 방송 캡처
또 “걸레 하나도 못 갖고 나왔다”며 눈물을 흘리는 이재민에게는 “그렇게 하시길 잘 하신 거다. 괜히 거기 들어갔다가 더 다친다”고 다독였다.

이 총리의 이러한 모습에 누리꾼은 “뜬구름 잡는 얘기 하나 없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설명만 확실히 해줬다”,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공감능력만으로 이재민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총리는 6일 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관련해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 대통령께 건의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수첩 속에 있던 내용을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라며 5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또 “이번 강원산불 피해를 최단 시일 내에 복구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필요하면 내일이나 모레 다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사후 관리 상황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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