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7일(현지시간) 진행된 CES 2022에서 글로벌 주요 가전 기업들은 하나같이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연결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IoT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며 이미 수년 전 가전 업계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으나 기대만큼 시장 성장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기술이 완전히 무르익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한 기업의 생태계 안에서만 연결되는 독자·폐쇄적인 플랫폼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기술 발전과 함께 플랫폼 역시 다양한 기업의 제품을 아우르는 개방형으로 나아가면서 IoT 기반의 ‘스마트홈’이 다시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CES 2022의 기조연설을 맡은 한종희 삼성전자(005930) 부회장도 고도화된 연결성과 맞춤화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해외 주요 가전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센스와 TCL은 이번 CES 2022 부스에 IoT 기반의 스마트홈 시연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하이센스는 ‘커넥트라이프’라는 이름의 플랫폼을 들고 나왔다. TV 분야로 세계 4위에 올라 있는 하이센스는 동유럽 최대 백색 가전 업체 슬로베니아 고렌예와 스웨덴 가전 브랜드인 아스코를 인수해 자사의 스마트 TV 플랫폼 VIDAA와 연결하며 스마트홈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TCL 역시 △스마트 리빙룸 △스마트 키친 △스마트 베드룸 등으로 구성된 스마트홈 시연 공간을 마련, 자사 제품들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독일 보쉬 역시 이번 CES에서 전시 부스 전면에 자사 스마트홈 서비스인 ‘홈 커넥트’를 전시했다. 보쉬는 AI와 IoT의 연결에 중점을 둔 청사진을 발표, 올해부터 모든 전자 제품 카테고리에서 연결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커넥티드 전동 공구, 가전제품, 난방 시스템의 매출은 2020년 400만 개에서 2021년 600만 개 이상으로 한 해 동안 50% 성장했다.
|
캐나다 기업인 오토는 스마트 스프링클러 ‘오토론’으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공기청정기나 가습기의 모습과 흡사한 이 스프링클러는 작은 크기에다 전선 연결 없이 태양광을 통해 충전해 이동이 편하다. 특히 잔디밭이나 정원의 모양을 인식해 자동으로 구획을 나눠 물 낭비를 막는다. 인터넷으로 날씨 정보를 스스로 체크해 날씨에 따라 물의 양을 조절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만난 알리 사브티 CEO는 “정원 관리를 하면서 돈과 시간이 많이 들었던 경험을 토대로 제품을 개발했다”며 “오토론을 사용할 경우 수도 요금을 최대 50%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캐나다 기업인 레인스틱은 샤워 시 사용한 물을 다시 쓸 수 있는 샤워기 ‘레인스틱 샤워’로 최고 혁신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샤워기는 샤워를 하며 쓴 물을 샤워기 하단부에 있는 펌프로 끌어올린 후 필터링과 자외선 살균을 거쳐 다시 나오도록 하는 제품이다. 레인스틱에 따르면 물 소비량과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80%까지 절약할 수 있다. 부스에서 만난 창업자 알리샤 맥페트리지는 “어린 시절 물이 부족한 캐나다의 한 골짜기에서 자라면서 물을 아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며 “레인스틱 샤워를 통해 매년 평균 500~700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