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혁신, 연결 그리고 친환경…더 진화한 '스마트홈'

글로벌 가전기업들, 코로나 이후 일제히 '연결성'
삼성·하이센스·TCL·보쉬 등 IoT '스마트홈' 전시
'최고혁신상' 스프링클러·물 재활용 샤워기 눈길
  • 등록 2022-01-09 오후 1:39:30

    수정 2022-01-09 오후 9:23:39

[라스베이거스(미국)=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집은 어디까지 더 똑똑해질 수 있을까. ‘스마트 홈’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의 단골 주제였다.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최근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주거 공간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올해 ‘CES 2022’를 장식한 스마트홈 제품들은 ‘연결성’과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보쉬의 CES 2022 부스. 스마트 홈 플랫폼인 ‘홈 커넥트’를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하이센스가 CES 2022 전시관에 마련한 스마트홈 ‘커넥트 라이프’ 존.(사진=신중섭)
글로벌 주요 가전 기업, IoT 기반 ‘연결성’ 내세워

지난 5~7일(현지시간) 진행된 CES 2022에서 글로벌 주요 가전 기업들은 하나같이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연결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IoT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며 이미 수년 전 가전 업계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으나 기대만큼 시장 성장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기술이 완전히 무르익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한 기업의 생태계 안에서만 연결되는 독자·폐쇄적인 플랫폼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기술 발전과 함께 플랫폼 역시 다양한 기업의 제품을 아우르는 개방형으로 나아가면서 IoT 기반의 ‘스마트홈’이 다시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CES 2022의 기조연설을 맡은 한종희 삼성전자(005930) 부회장도 고도화된 연결성과 맞춤화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삼성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여러 가전제품을 통합 컨트롤 하는 태블릿 제품 ‘홈허브’를 새롭게 내놨다. 별도의 IoT 허브가 없어도 스마트 홈 환경을 구현해주는 소프트웨어 ‘스마트싱스 허브’도 선보여 올해 출시 예정인 가전제품부터 적용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제품 간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등 글로벌 가전 업체들과 손잡고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를 발족, 가전에 최적화된 IoT 표준 정립에도 나서기로 했다.

해외 주요 가전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센스와 TCL은 이번 CES 2022 부스에 IoT 기반의 스마트홈 시연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하이센스는 ‘커넥트라이프’라는 이름의 플랫폼을 들고 나왔다. TV 분야로 세계 4위에 올라 있는 하이센스는 동유럽 최대 백색 가전 업체 슬로베니아 고렌예와 스웨덴 가전 브랜드인 아스코를 인수해 자사의 스마트 TV 플랫폼 VIDAA와 연결하며 스마트홈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TCL 역시 △스마트 리빙룸 △스마트 키친 △스마트 베드룸 등으로 구성된 스마트홈 시연 공간을 마련, 자사 제품들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독일 보쉬 역시 이번 CES에서 전시 부스 전면에 자사 스마트홈 서비스인 ‘홈 커넥트’를 전시했다. 보쉬는 AI와 IoT의 연결에 중점을 둔 청사진을 발표, 올해부터 모든 전자 제품 카테고리에서 연결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커넥티드 전동 공구, 가전제품, 난방 시스템의 매출은 2020년 400만 개에서 2021년 600만 개 이상으로 한 해 동안 50% 성장했다.

왼쪽은 캐나다 기업 오토의 스마트스프링클러 ‘오토론’. 오른쪽은 레인스틱의 ‘레인스틱샤워’.(사진=신중섭 기자)
최고혁신상 스마트홈 기업 특징은 ‘친환경’

스타트업들도 집을 더욱 ‘똑똑’하게 만들어 줄 혁신 제품들을 쏟아냈다. 특히 CES 2022 혁신상 중에서도 최고의 혁신 제품에만 수여되는 ‘최고혁신상’을 받은 스마트홈 업체 오토(OtO)와 레인스틱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두 업체는 스마트 기능을 통해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요소까지 갖췄다.

캐나다 기업인 오토는 스마트 스프링클러 ‘오토론’으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공기청정기나 가습기의 모습과 흡사한 이 스프링클러는 작은 크기에다 전선 연결 없이 태양광을 통해 충전해 이동이 편하다. 특히 잔디밭이나 정원의 모양을 인식해 자동으로 구획을 나눠 물 낭비를 막는다. 인터넷으로 날씨 정보를 스스로 체크해 날씨에 따라 물의 양을 조절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만난 알리 사브티 CEO는 “정원 관리를 하면서 돈과 시간이 많이 들었던 경험을 토대로 제품을 개발했다”며 “오토론을 사용할 경우 수도 요금을 최대 50%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캐나다 기업인 레인스틱은 샤워 시 사용한 물을 다시 쓸 수 있는 샤워기 ‘레인스틱 샤워’로 최고 혁신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샤워기는 샤워를 하며 쓴 물을 샤워기 하단부에 있는 펌프로 끌어올린 후 필터링과 자외선 살균을 거쳐 다시 나오도록 하는 제품이다. 레인스틱에 따르면 물 소비량과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80%까지 절약할 수 있다. 부스에서 만난 창업자 알리샤 맥페트리지는 “어린 시절 물이 부족한 캐나다의 한 골짜기에서 자라면서 물을 아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며 “레인스틱 샤워를 통해 매년 평균 500~700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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