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가격에 원하는 먹거리 살 수 있도록 하는 식량안보 절실"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①이정환 GS&J 이사장
"농업경영체 위험 줄이고 데이터 위주 스마트농업 키워야"
"민간 주도의 필수 농산물 비축제 구축, 정부는 지원 역할"
  • 등록 2022-05-29 오후 3:21:00

    수정 2022-06-16 오전 8:51:39

[이정환 GS&J 인스티튜트 이사장·정리=이명철 기자] 20세기 세계 각국은 농산물을 포함한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 이동을 이상(理想)으로 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구축하고,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그 이상에 서둘러 도달하고자 했다.
이정환 GS&J 인스티튜트 이사장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순식간에 국경과 항만이 폐쇄되고 각국은 필요에 따라 수출을 금지해 WTO의 이상은 무너졌고 식량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

최근엔 세계 최대 곡물 산지인 우크라이나가 전란에 휩싸여 식량 안보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세계는 강대국 간 세력 다툼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분쟁이 빈발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식량 안보는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먹거리를 항상 적정한 가격에 조달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국내산 고추와 마늘을 항상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어야 하고 보통의 소비자가 한우 고기를 사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식량 안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목표로는 첫째, 농업이 직면할 수밖에 없는 위험을 완충해 농업경영체가 뜻밖의 벼락을 맞아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해야 한다. 경영 위험이 클수록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하려 하지 않고 투자를 기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작황 위험을 낮추기 위해 매우 탄탄하고 다양한 작물보험제도를 대부분 작물에 적용하고 있다. 또 중요 농산물의 가격 위험을 완충하기 위해 가격이 지나치게 하락하면 일부를 기준연도 재배면적에 따라 보전하는 가격손실보전(PLC)제도를 오랜 세월 운용하고 있다.

둘째 우리나라 농업 전반을 데이터에 의존하는 스마트 정밀농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건을 정비해야 한다. 현재 우리 농업경영주의 거의 반을 차지하는 70세 이상 농업인력은 속속 농업을 떠날 수밖에 없고 빈 자리를 메우던 외국인 노동자는 언제 공급이 차단될 지 모른다. 개별 경영체가 스마트 농업을 단독으로 시행하기 어려우므로 지역 단위로 스마트농업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가 생성,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흉작, 국제 분쟁, 물류라인 장애 등으로 일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거나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필수 농산물 비축제도를 식량안보의 핵심 수단으로 구축해야 한다. 유럽연합(EU) 가입으로 역내 조달이 항상 가능해지기 전까지 매년 1월에 한 해 동안 필요한 먹거리의 부족분을 전량 비축하는 제도를 국방 차원에서 운영했던 노르웨이와 스웨덴 사례를 배워야 한다.

비축을 위해 정부가 창고를 지어 쌓아두는 방식으로 비용을 들일 필요는 없다. 해당 식품을 수입하거나 거래하는 민간기업이 자체 시설에 보관하고 정부가 정보통신(IT)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재고를 관리하면서 추가 저장 비용을 지원하면 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정환 GS&J 인스티튜트 이사장은 누구


△서울대 농과대학 졸업 △일본 북해도대 농업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일본 동경대 객원연구원 △미국 하버드대 객원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한국농업경제학회 회장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줄 길게 선 김호중 공연장
  • 칸의 여신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