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사람 있어요…” 신림동 반지하 발달장애 가족, 폭우에 참변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간밤에 쏟아진 폭우로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이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애초 침수 신고를 했지만, 경찰과 소방 당국이 도착했을 땐 반지하로 물이 가득 들어찬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부근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사진은 침수현장 (사진=연합뉴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26분께 신림동 한 주택 반지하에서 여성 A(47)씨와 그의 언니 B(48)씨, 그리고 A씨의 10대 딸 C(13)양이 사망한 채 순차적으로 발견됐다.

전날 A씨는 지인에게 침수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지인이 전날 오후 9시께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주택 내에 폭우로 물이 많이 들어차 있어 배수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소방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배수 작업이 끝난 후 이들 가족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반지하에서 함께 살던 숨진 자매의 모친은 사고 당시 병원 진료를 위해 집을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은 숨진 자매 중 언니인 B씨가 발달장애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전날 주민들이 방범창을 뜯어내고 이들을 구하려고 사투를 벌였지만 물이 몇 초 만에 차올랐다”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에 경찰은 이들에 대한 의사 검안 이후 부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