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 전기자동차 배터리 관련 특허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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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가 미국 지식재산권 정보서비스업체 렉시스넥시스의 툴을 이용해 지난 10년 간 전기차·재생가능에너지용 혁신 배터리 개발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 작년 말 기준 유효한 특허는 총 986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이 과반 이상인 5486건(약 56%)을 보유해 가장 많았고, 일본(1192건), 미국(719건), 한국(595건), 프랑스(12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나트륨이온 배터리 부문에서 특히 강세를 보였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안전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저장 용량은 뒤떨어지지만 주 원료인 나트륨의 매장량이 풍부해 생산 비용을 60~70%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중국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관련 특허 보유량은 지난 10년 동안 109배 급증했다.
특허의 질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점수로 환산한 결과에서도 중국이 4930점으로 압도적 선두를 유지했다. 다음으론 미국(2630점), 일본(2260점) 등의 순이었다. 2014~2018년 일본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특허의 40%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 분야에서 중국이 존재감을 급격하게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추진하는 ‘에너지 분야 과학기술 혁신을 위한 14차 5개년 계획’에서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에 도움이 되는 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나트륨이온 배터리 연구에 주력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닛케이는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은 올해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양산해 전기차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라며 “실용화 측면에서도 중국이 다른 국가에 크게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토요타자동차와 닛산자동차, 교토대학 등이, 한국에서는 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