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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특수수사과는 7일 오전 수사관 13명을 투입,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있는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해 공사 관련 자료와 세무자료, 계약서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한항공이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중 상당액을 인천 영종도 호텔 신축 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한남동 자택 보수 공사 비용을 삼성물산 측이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 지난 5월 25일 공사를 맡은 업체를 압수수색한 경찰은 해당 업체 세무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 측의 이런 비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회장 자택 공사비로 회사 공금이나 과거 조성한 비자금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금의 출처를 조사중이다. 삼성 측은 “인테리어 공사비로 지불된 수표는 정상적인 이 회장의 개인 돈”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택 공사비용은 개인이 지출해야 하지만 호텔 공사비에서 해당 비용을 충당한 범죄 혐의가 있어 수사 중”이라며 “문제가 된 비용 총액은 아직 정확히 특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러나 “배임 혐의는 대한항공 법인이 받고 있다”며 “조양호 회장이 (개인 신분으로) 혐의를 받을지 말지는 수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대한항공 측은 “향후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현재 자체적으로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이 삼성에 이어 대한항공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관련 수사가 재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 측은 “(현재로서는)재벌 총수 자택 보수 비용을 회사 측에 떠넘기는 불법적 관행이 많다거나 적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