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이종만 대표, "교세라 창업자의 꿈"

  • 등록 2007-02-05 오전 10:00:00

    수정 2007-02-05 오전 9:48:40

[아비코전자 이종만 대표] 전자부품을 만드는 회사 대표라고 하면 열 명중 아홉은 일본의 교세라라는회사처럼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표본이 되는 회사가 바로 교세라 (KYOCERA)다.

창업자이면서 지난 10년 전부터 명예회장으로 있는 이나모리 가즈오 (稻盛和夫) 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여러 방면에서 많이 들었다. 나도 저렇게 해 봤으면, 우리 회사도 저렇게 커졌으면 하는 생각이 많았다.그러다 보니 나의 회사 목표가 되기도 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무기재료인 세라믹 관련 회사에 입사해(전기애자를 만들던 곳) 일을 배우다가 1959년 우여곡절 끝에 교토세라믹 주식회사(교세라의 전신 회사임)를 7명의 주주와 28명의 종업원으로 창업했던 일.

그리고 혼신을 다해 회사를 일으키고, 세계적인 회사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IBM 등과 경쟁하면서 성장해 나간 이나모리 회장의 스토리는 가히 입지전적이라 할 수 있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차입으로 회사를 일으켰기 때문에 늘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업을 이끌었고, 무차입 경영을 이룬 뒤에는 종업원을 위해, 이웃과 시민을 위해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으로만 일한 사람.

J리그 쿄토 퍼플상가라는 프로 축구팀을 만들고, 특이한 인간경영 철학으로 이끌고 있으며 거대한 NTT에 도전하여 KDDI라는 통신업체를 설립해 이용자들에게 저렴한 혜택을 누리도록 한 사람.

요즘 잘 나가는 전자조립회사 치고, 교세라와 거래하지 않는 회사가 없고, 거꾸로 교세라 제품이 없으면 회사 경영이 안 되는 회사도 많다. 이렇듯이 전자부품 회사 이면서, 전자 제품을 좌지우지 하는 매출액 5조엔, 종업원 5만8000명의 거대 회사. 이 회사의 얼굴인 명예회장의 스토리를 책으로 읽게 되었다.

지금은 후임으로 이토 겐스케 (伊藤謙介)회장이 바톤을 이어받아 아메바 경영으로 불릴 정도로 규모가 크면서도 날렵한 회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익을 내는 최소 단위를 아메바로 하는 경영을 하는데 총 3000개가 넘는 조직이 있다고 한다.

단위 조직이 몇 명에서 20~30명에 그치지만 매달 부가가치를 산정하여, 성장하면 분화하기도 하고 실적이 미달하면 사라지기도 한다고 한다. 매달 총 매출액을 아메바 조직이 지출한 비용을 제한 후에 구성원 총 노동시간으로 나누어 시간당 부가가치를 산출하는 방법으로 흑자, 적자를 판단하고, 이를 평가한 뒤 존립 여부를 판단 한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고 무시무시하기까지도 하다.

이렇게만 보면 정말 지독한 회사다 싶은데, 이나모리 회장의 경영 이념을 보면 그렇지 만도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좌우명, 회사의 경영이념이 敬天愛人!(회사 현관 입구에 지금도 현액이 걸려 있다고 한다.가 보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생각은 반드시 실현된다”,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운이 없을 때 주저 앉지 말라”

이런 것들이 오늘의 교세라를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깊은 고뇌와 평정심, 그리고 배려등이 속에 녹아 있었다.

사람은 세가지 독(毒)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탐(貪), 진(嗔), 치(恥) 라는데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라고 하고, 이 세 가지가 가장 힘든 것이라고 했다. 부처님의 백팔번뇌중 세 가지 라는데 여기서 벗어나는 마음으로 회사를 경영해 왔다고 하니 정말 따라 하기 무척 힘들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교세라를 키워서, 돈 많이 버는 회사를 만들기 보다는 이웃과 인류를 위해 싸고 좋은 제품을 만들려 노력을 했다니, 애 저녁에 흉내내기 조차 어렵게 되어 버렸다.

한 술 더 떠서 하느님과 부처님께 돌아갈 때 육바라밀을 외우며 평가 받으려 한다니, 그래서 불가에 귀의 하려 했는데, 때마침 위암 수술로 인하여(위를 3분의 2를 절제했다고 한다) 못한 것이 좀 한이 되는지 여운이 있어 보인다.

그가 책의 제목으로 “소호카의 꿈”이라고 썼다.

번역자도 그대로 '소호카' 라고 하기에, 생소하고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봤더니 소봉가(素封家 : 관직이나 영지는 없어도 재산이 많은 사람 또는 재산가)라고 써 있다. 이게 그의 꿈이었는가? 그렇다면 아마도 청년 시절의 그의 꿈이라기 보다도 사업을 하고 돈을 벌고회사를 키우고 나서 그의 꿈이 이것이었나 보다 싶다.

자신의 퇴직금 6억엔(우리돈으로 한 50억 되나?)을 모교를 포함한 교육기관에 모두 낸걸 보면 인재교육을 향한 그의 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그의 그림자라도 밟을 수 있을 까? 나의 경영 방향은 그를 따르고 있지만, 그 만큼은 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도 소호카의 꿈을 꾼다. 꿈꾸는 것도 죄 이랴!

 
이종만 사장
<약력>
서울대 및 대학원 졸업
행진개발 주식회사 (1981년~1989년)
아비코전자 주식회사 (1990년~)
아비코전자주식회사
1973년 한일합작으로 시작,저항기 제조
1978년 지분 100% 인수
1989년 칩저항,리드인덕터 제조
1996년 칩인덕터 제조
2002년 코스닥 등록
2004년 파워인덕터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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