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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하루 전날 밤 친구인 최모 군과 함께 해당 모텔에 투숙한 심 군은 8일 오후 2시 40분께 일어나 최 군의 소개로 알게 돼 두세 번 만난 김모 양에게 ‘같이 놀자’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김 양은 이를 수락하고 오후 3시30분께 해당 모텔을 찾았다.
TV를 보던 심 군은 오후 4시께 결막염 치료를 위해 안과에 가는 최 군을 따라가겠다며 김 양을 혼자 두고 모텔에서 나갔다. 최 군이 모텔 인근 안과에서 진료를 받는 사이 심 군은 근처 슈퍼마켓에서 공업용 커터 칼 두 개를 샀다.
4시 40분께 최 군과 함께 모텔로 돌아간 심 군은 최 군이 오후 7시 30분께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겠다”며 모텔을 떠나자 사전에 계획한 범행에 착수했다. 커터 칼로 김양을 위협하며 성폭행을 시도했다. 김 양이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려 하자 심 군은 김 양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심 군은 범행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이어 심경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피해자를 향해 “활활 재가 되어 날아가세요. 난 지옥에 가고 싶었어요. 악감정 따위도 없었고 좋은 감정 따위도 없었고 날 미워하세요”라며 “눈의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으니 난 오늘 개만도 못한 인간이었죠. 지옥 가서 벌 달게 받죠. 이제 편히 쉬세요.”라고 했다. 또 “이 세상에 없는 존재니 예의를 지키죠”라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 당신의 용기를 높게 삽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내겐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젠 메말라 없어졌다. 오늘 난 죄책감도 슬픔도 분노도 느끼지 못했고 아주 짧은 미소만이 날 반겼다”라며 “오늘 이 피비린내에 묻혀 잠들어야겠다”고 적었다.
심 군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최 군의 권유를 받아들여 10일 오전 0시 30분께 용인동부경찰서에 찾아가 자수했다. 심 군은 살인·사체오욕·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같은 해 10월 수원지법에서 열린 심 군의 첫 공판에서 “피고인은 평소 인체 해부에 관심을 두던 중 피해자를 강간, 살해한 뒤 해부하려 마음먹고 범행을 계획했다”라고 밝히며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우발적 살인이 아닌 인체 해부를 위한 계획적 살인이라는 것이었다.
2013년 12월 1심은 심 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신상정보 공개 20년을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성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피해자를 강간미수, 살해 후 사체 간음 및 손괴, 유기하는 등 범행이 잔인했다. 흉기가 부러지면 다시 구입하는 방법으로 무려 16시간 동안 시신을 훼손했다. 그럼에도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범행 일부를 부인해 극형에 처할 사정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나이가 어리고, 범죄 전력이 없고, 개선·교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영구적인 사회 격리로 참회할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의 출소에 대비해 재발 억제를 위한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고 덧붙였다.
항소심도 1심과 마찬가지로 심 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착용 30년을 명했지만, 신상정보 공개 기간만 “피해자가 범행 당시 청소년이었으므로 공개 및 고지 기간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년이 상한”이라며 10년으로 줄였다. 대법원은 2014년 8월 28일 심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