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부른다]국내편 ①신비의 섬 우이도

  • 등록 2006-07-14 오후 12:00:00

    수정 2006-07-14 오후 2:31:12

[스포츠월드 제공] 목포에서 뱃길로 3시간. 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을 요리조리 빠져나간 쾌속선은안개에 휘감긴 섬에 사람들을 부려 놓는다. '소 귀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섬, 우이도다. 사람들이 총총걸음으로 하나둘씩 사라져 간 부둣가에는 파도소리만 무시로 몰려온다. 세상과 잠시 인연의 끈을 놓는 순간이다.

우이도는 작은 섬이다. 진리와 돈목 두 마을을 합쳐 150여가구가 전부다. 성촌 등에 마을이 있지만 여름 한철 성수기에만 민박을 칠 뿐 다른 계절에는 비워놓는다.

진리와 돈목은 찻길이 없다. 전깃줄이 넘어가는 오솔길을 따라 1시간을 걸어야 한다. 따라서 이 길로 걸어서 다니는 이들은 흔치 않다. 배를 자가용처럼 부리는 섬마을 사람들이라 배편으로 오간다. 뱃길로는 진리에서 돈목까지 15분거리다.

▲ 돈목해변에서 캔 은조개.
진리와 돈목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업을 잇는다. 도초면 우이출장소가 있는 진리는 어업으로 먹고 산다.

돈목은 관광이 주업이다. 항아리처럼 오목하게 들어앉은 돈목해수욕장의 그림같은 해변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해안사구가 해변의 오른쪽에 자리한 것도 관광객의 발길을 끈다. 따라서 관광객들이 ‘우이도 간다’면 돈목을 지칭한다고 보면 된다.

우이도는 조선후기의 실학자 정약전의 이름 석자를 오늘까지 전해지게 한 섬이다. 신유박해로 형 정약용이 전남 강진으로, 정약전은 우이도로 유배를 온다.

그는 이곳에서 13년간 머물며 ‘자산어보’를 저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긴긴 가뭄이 들자 주민들과 함께 흑산도로 이주했고, ‘자산어보’는 흑산도에서 빛을 보게 됐다.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집필할 수 있게 한 것처럼 우이도는 ‘물고기의 보고’로 불린다.

현지인들은 이곳의 바다를 ‘수족관’이라 부른다. 언제든지 그물만 쳐놓으면 먹을 만큼 고기가 난다. 우이도에서라면 외지인들도 귀한 ‘자연산 활어’맛을 볼 수 있다.

우이도는 조용한 섬이다. 휴가철에도 한적한 해변이 오히려 미안할 만큼 사람이 적다. 신안군 문화관광과 남상율 계장은 “평소 부부관계가 소원했던 이들도 이 섬에 며칠 머물면 다시 금술이 좋아진다”며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 해안에 탐스럽게 열매를 맺은 산딸기.
돈목항에서 조그만 고개를 넘으면 돈목이다. 조그만 종루가 서 있는 예배당의 담에는 인동초가 피어났다. 골목길을 돌아내려가면 돈목해변이다. 해변 왼켠에 어선 두어척이 서 있다. 해변 끝에는 그 유명한 해안사구가 빤히 내려다보인다.

잔잔한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을 감싸고 삐비꽃이 한창이다. 발끝만 스쳐도 솜털처럼 하얀 꽃이 하늘하늘 날린다. 꽃밭 속에서 몇마리 흑염소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방인의 발길을 지켜보고 있다.

아낙 몇몇이 소일 삼아 은조개를 캐러왔다. 은조개는 신안군에서 우이도만 나는 귀한 조개다. 결이 고운 껍질은 은빛으로 빛난다. 마치 줄긋기 놀이를 하듯이 호미를 해변에 박은 채 뒷걸음질치며 조개를 캐는 아낙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돈목 해변에서 몇 걸음 더 보태면 성촌마을이다. 휴가철을 앞두고 개장 준비에 부산하다.

자라목처럼 오목한 곳에 자리한 성촌마을을 지나면 또 커다란 해변이다. 남쪽을 바라보는 돈목해변과 반대로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 성촌해변이다. 이곳은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낯선 무인도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성촌해변에서 남쪽으로 언덕을 오르면 해안사구다. 높이 50m, 폭 70m에 이르는 동양 최대 크기의 해안사구다. 잘록한 이 고개로 성촌해변과 돈목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모래를 실어나른다.

밀물 때 파도가 밀어놓은 모래를 밤새 바람이 사구 위로 밀어올리는 것이다. ‘우이도 처녀들은 모래 서 말 먹고 시집간다’는 말도 이 사구에서 생겼다. 사구에는 밤새 바람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물결 무늬가 곱게 새겨져 있다.

사구에서 바라보는 돈목해변과 우이도의 풍경은 평화롭다. 활 시위처럼 잔뜩 당겨진 돈목 해변 너머로 자리한 사람의 마을과 초록이 깊어지는 숲이 다도해 푸른 바다에 자리한 우이도를 한폭의 그림으로 빚어준다.

<우이도 여행정보>

가는길

자가운전으로 간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한다. 목포 나들목으로 나와 목포여객선터미널로 간다. 서울 기준 4시간 30분 소요. 장시간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KTX가 편리하다. 서울 기준 3시간30분 소요.

목포 여객선터미널(061-240-6060)에서 도초도를 거쳐 우이도로 가는 배는 매일 1회(12:10) 운항된다. 3시간 20분 소요. 우이도에서 목포로 나오는 배는 오전 7시30분에 있다. 배편은 날씨와 시즌에 따라 자주 바뀐다. 신안군청 관광문화과(061-240-8355)

먹을거리

우이도는 뭍에서 먼 섬이다. 따라서 공산품을 제외한 대부분이 먹을거리는 자체 해결한다. 돈목마을은 식당이 따로 없고 민박집에서 손님이 원하면 음식을 낸다.

돈목마을 이장 박화진씨가 운영하는 다모아민박(061-261-4455)은 ‘섬맛’이 느껴지는 음식을 차려낸다.

바닷물을 간수로 직접 만드는 손두부와 은조개, 병어찜, 산에서 뜯은 고사리 등 푸짐한 상차림(사진)을 낸다. 1인분 5000원. 4만원을 더 내면 주인장이 직접 그물에서 건져낸 자연산 회도 먹을 수 있다. 손님이 원하면 함께 그물 걷으러 나간다.

돈목마을에서는 10여집이 민박을 한다. 우림장(061-261-1860), 한승미민박(061-261-1740). 1실(4인 가족 기준)에 3만원 내외다.

섬으로 가는 여행상품

섬여행은 최소 1박2일은 잡아야 한다. 여름 휴가에 맞춰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면서 제대로 쉬려면 최소 2박3일이 필요하다. 자가운전으로 갈 경우 교통비와 뱃삯, 숙식비 등이 만만치 않다. 이럴 때는 여행사에서 마련한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숙박이나 교통편 예약 등의 불편함까지 덜 수 있다. 휴가철을 겨냥한 여행상품의 경우 해수욕을 포함한 섬에서의 휴식도 충분히 배려하고 있다.

솔항공사는 우이도 2박3일 상품을 내놨다. 첫날 우이도에 도착하면 오후 4시30분. 석양이 질 때까지 돈목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둘쨋날도 우이도에서 하루 종일 보낸다. 마지막 날은 우이도에서 나와 함평으로 이동, 가수 은희가 운영하는 민예학당에서 염색체험을 하고 함평해수찜으로 마감한다. 매주 금요일 출발하며 1인 13만9000원. 목포까지 오고가는 것은 자비부담이다. (02)2279-5959

우리테마투어는 KTX를 이용한 흑산도∼홍도 2박3일 상품을 내놨다. 첫날 KTX와 쾌속선을 이용해 홍도로 들어가면 오후 4시 30분. 몽돌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겨도 충분한 시간이다. 둘쨋날은 유람선을 타고 홍도와 흑산도의 비경을 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셋쨋날은 오전 10시30분까지 자유시간. 이때 육로 관광을 하거나(옵션) 해변에서 자유시간을 보낼 수 있다. 15일부터 매일 출발하며 1인 25만원. (02)733-0882

옛돌여행은 거문도와 백도를 돌아보는 2박3일 상품을 내놨다. 전세버스를 이용하는 이 상품은 첫날 고흥 나로도항에서 쾌속선을 이용해 거문도로 간 후 오후에 백도 해상관광을 한다. 둘쨋날은 오전에 동백숲길과 등대, 어시장을 돌아본 후 오후에는 해수욕을 한다. 숙박은 저녁에 나로도로 나와서 한다. 셋쨋날은 나로도 해상관광과 편백나무숲 산책을 한 후 나로도해수욕장을 거쳐 서울로 돌아온다. 15일과 8월 3일 2회 출발하며, 2인1실 기준 19만5000원. (02)953-1313.

섬 여행시 주의할 점

섬은 뭍과 다르다. 따라서 여행시 주의할 점이 많다.

우선 일정을 여유있게 잡는 게 좋다. 기상이 갑자기 변해 파도가 높을 경우 배가 뜨지 않기 때문이다. 섬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 만약을 대비해서 하루쯤 일정을 비워놓는 게 좋다. 차를 가져갈 수 없는 섬의 경우 짐을 최대한 줄인다. 짐이 많으면 배를 타러 오가는 길에 녹초가 된다.

짊어질 수 있는 배낭에 짐을 정리해 가족이 나눠질 수 있게 한다. 간단한 응급약과 비상식량, 모기약 등은 기본으로 챙겨야 한다. 차를 가져갈 경우에는 가급적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간다. 섬에서는 생필품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거나 있어도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다. 야영을 할 경우 먹을거리와 조리도구 등도 꼼꼼하게 챙겨가야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섬은 물이 귀하다. 차를 가져갈 경우 마실 물은 생수로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또 섬에서 해수욕을 한 후 샤워를 할 때도 가급적 물을 아껴 써야 한다. 가뭄이 심한 섬의 경우 물을 둘러싸고 현지인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다.

바다는 섬사람들의 삶터다. 특히 갯벌 등은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관리해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개를 캐거나 갯벌에서 놀 때는 출입이 금지된 곳인지 미리 확인해 말썽의 소지를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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