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 미술관.
넓은 전시장에 옷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옷들이 줄지어 수북하게 쌓여있는 모습이 마치 공동묘지를 연상시킵니다.
무언가 섬뜩한 느낌이 드는 이 전시회는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하려는 프랑스의 예술가 볼탄스키의 작품들입니다.
옷들을 잡아 올리고 흩뿌리기를 반복하는 다섯 개의 손가락 같은 육중한 기계는 신을 형상화 한 것입니다.
(인터뷰)크리스티앙 볼탄스키/설치미술가
제 삶을 사랑하지만 죽음은 좋아하지 않아요. 아기들을 보더라도 언젠간 이들도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죽음은 정말 정상적인, 삶의 한 부분입니다.
전시장의 중심부에는 무려 10m 높이의 옷들이 수북하게 쌓여있습니다.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신이 사람들을 하나 둘씩 하늘나라로 데려간다는 황량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살리기 위해, 전시장 내에 모든 난방도 꺼버렸습니다.
평소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삶과 죽음에 대해 이름을 붙이고 되돌아보게 하는 흥미로운 전시였습니다. 우리는 보통 우리의 심장소리를 들어보지 못하잖아요.
이 밖에 전시장 한쪽에는 관람객들이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듣고 삶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뒀습니다.
우리 돈 8000원을 내면 자신의 심장소리를 직접 녹음해 가지고 갈 수도 있습니다.
황량함을 통해 삶과 죽음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 주는 이번 전시회는 다음 달 21일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월드 리포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