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損益비교④)보험모집인 `최대 피해자`

보장성보험 확대시 `실업사태` 불가피
고객도 `꺾기` `불완전 판매`피해..가격인하 `기대일뿐`
  • 등록 2004-09-27 오전 10:15:00

    수정 2004-09-27 오전 10:15:00

[edaily 홍정민기자] 지난해 9월 방카슈랑스 도입 이후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된 보험상품이 신규 생명보험판매의 65%를 차지하면서 설계사 등 기존 모집조직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내년 4월부터 설계사 수익기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장성 보험이 방카슈랑스 범위에 포함되면 설계사의 대량 실업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은행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누구도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것. 고객의 경우 은행의 대출과정에서 보험가입을 권유하는 `꺾기`나 불완전 판매의 폐해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각종 설문조사에서는 `꺾기`나 불완전 판매를 경험했다는 개인이나 기업 고객이 속출하고 있어 이 부분도 분명한 개선의지가 약속되어야 한다. 1차 때 미흡했던 보험료 인하 효과가 2차 때는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은 고객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여기에는 은행과 보험업계의 협조라는 전제조건이 있다. ◇설계사 실업·수익기반 약화 우려..보험업계, 4년간 절반 감소 주장 지난해 9월 연금, 저축, 신용보험 등을 대상으로 한 1차 방카슈랑스가 도입된 이후 설계사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은행측은 이를 바탕으로 설계사 대량실업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계사 증가는 설계사 신규 계약 건수의 90%, 소득의 85%가 1차때 제외되어 있는 종신보험, 암보험 등 보장성 보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다. 더구나 지난 6월까지 은행이 생보 신규 보험판매액의 65%를 차지하는 등 시장점유율 잠식이 급속히 이뤄지면서 설계사들의 수익기반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판매상품에서 저축성이 3분의2를 차지하는 생보사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올 5월까지 설계사 개인의 저축성 보험 판매실적이 14% 줄었고 신규 판매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에서 23%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2차 방카슈랑스가 시행돼 판매상품이 보장성 보험으로 확대되면 설계사들의 실업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2차 방카슈랑스 도입시 3만명 가량의 설계사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동차 보험매출 8조원중 설계사 비중이 98%로 2차 방카슈랑스가 도입될 경우 이 가운데 28% 정도가 은행채널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생보협회에서는 현재 20만명에 달하는 설계사 수가 2006년에는 38%(7만명) 줄어들 것이며 2008년까지는 52%(10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년만에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것. 실제로 호주의 경우 방카슈랑스 도입 이후 7년이 지난 뒤 설계사들의 시장점유율이 46% 감소했고 설계사 수는 4년만에 1만4000명에서 4500명으로 무려 7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사 조직, 은행 흡수도 기대難 과거 우체국이나 농협에 보험판매가 허용됐을 때처럼, 2차 방카슈랑스 실시로 설계사 조직이 은행 보험판매 인력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방카슈랑스 지점당 보험판매직원이 2인이내로 제한돼 있고,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대부분 은행들이 인력확충보다는 행내 직원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감안하면 인력 흡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측은 "방카슈랑스 도입 취지가 모집조직 중심으로 형성된 보험산업의 비효율성을 개선하자는데 있는데 이제 와서 설계사 조직 와해를 이유로 시행연기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논거를 펴고 있다. `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른 대량 실업은 불가피하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 따라서 은행측이 이에 대한 대책을 갖고 있을 리 없다. ◇꺾기·불완전 판매 고객피해 발생..고아 고객도 `우려` 은행의 보험판매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면서 `꺾기`, 불완전 판매 등 불공정 행위에 따른 고객 피해와 불편도 우려되고 있다.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가 7월말부터 한달간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중 14.6%(131명)가 대출과정에서 보험가입을 권유받았고 이중 절반이 넘는 73명(55.7%)은 자신의 의사에 반해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대출과 관련해 은행에서 보험가입 권유를 받은 기업이 조사대상 기업중 30%, 이 가운데 실제로 가입한 기업이 69%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흡한 직원 교육과 과도한 평가로 고지의무나 상품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객 피해를 초래하는 불완전 판매 피해도 이미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무동의, 자필서명 미이행이나 거래관계에 기초한 당부 및 양해성 계약으로 가입후 조기에 효력이 상실되거나 해약되는 경우가 많았다. 은행 직원이 보험가입시 건강고지 의무를 고객에게 설명하지 않아 질병 재발이나 사고 발생시 보험금을 받지 못하거나 계약이 해지된 경우나 연금액, 상품종류, 이율, 조건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으로 엉뚱한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차후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도 있다. 은행측에서도 `꺾기`나 `불완전판매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은행측은 "시행 초기에 나타나는 시행착오에 불과하다"며 "은행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판매인원 제한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설계사 대량 실업사태가 가시화될 경우 계약을 관리해주는 설계사가 없는 소위 `고아고객`이 늘어나 실효나 해약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경우 고객들의 피해가 속출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생보협회는 실직률을 감안할 때 `고아고객`이 현재 1000만명(전체 45%)에서 2008년까지 2237만명(87%)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계사 1인당 관리고객도 현재 129명에서 300명 수준에 육박해 정상적인 고객 서비스 및 관리 부실화도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2차 도입시 보험료 인하 기대..은행·보험 협조 `관건` 방카슈랑스로 인해 보험료 인하는 실제 기대할 만한 것일까. 1차 방카슈랑스 도입 대상인 저축성 보험의 경우 사업비가 낮아 은행들이 수수료를 내려도 보험료 인하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2차부터 허용되는 보장성 보험은 사업비가 높기 때문에 수수료를 낮출 경우 보험료 인하 요인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이나 보험업계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다만 1차 방카슈랑스 도입시 미미했던 보험료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양측이 서로 책임을 떠 넘기고 있다. 현재 은행은 "가격은 보험사가 결정하는 것이며 보험사들은 설계사 판매상품과의 가격차를 고려해 보험료를 내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보험업계는 "은행이 1차때와 같이 계열 생보사의 수수료를 높이는 행태를 반복한다면 2차때도 보험료는 크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결국 보험료 인하요인을 가격에 반영하는 양측의 노력과 원활한 의견조율이 있어야 2차 방카슈랑스에 따른 고객 혜택의 극대화된다는 얘기다. 이것은 방카슈랑스 확대의 전제조건이 아니며 다만 기대사항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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