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에 연초효과 정점 1분기…2분기는 '기대반 걱정반'

[회사채 투자 열기]②
작년 신용시장 경색으로 대기 자금 1분기에 쏠려
연초효과에 금리인하 기대까지 더해져 회사채 '활황'
2분기, 금리 인하 기대감 옅어지고 연초효과도 사라져
  • 등록 2023-04-03 오전 3:30:00

    수정 2023-04-03 오전 6:20:06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올해 1분기 회사채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겪은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연초효과에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에 자금이 모여든 것이다. 다만 2분기부터는 연초효과가 사라지는데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1분기와 같은 활황을 다시 겪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순발행 전년보다 두 배 늘어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33조297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기록했던 25조4754억원보다 약 2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발행액(회사채 발행에서 상환을 뺀 금액)은 15조3601억원으로 전년 7조4491억원보다 두 배가량 늘어났다. 회사채 상환보다 발행이 많았다는 것으로 자금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 기업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 1분기 회사채 시장이 역대급 활황을 기록한 데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연말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사실상 일찍 문을 닫으면서 대기 자금이 쌓여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통상 연초 기관이 장부를 채우는 연초효과가 더해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올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멈추고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수요 폭발에 한몫했다. 연초 금리가 가장 정점일 것이라는 의견이 확산하면서 현재 높은 수준의 금리로 수익을 얻는 것은 물론, 향후 금리 하락시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까지 노리는 투자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만 해도 수요예측만 했다하면 조(兆)단위 자금이 몰려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 가장 처음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KT(030200)(AAA)에는 2조885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고, 이어 포스코(005490)(AA+)와 LG화학(051910)(AA+) 수요예측에는 각각 3조9700억원과 3조8750억원의 자금이 쏠리는 등 수요예측 한 번에 4조원에 가까운 뭉칫돈이 몰려들기도 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 경색으로 작년 발행이 급감하면서 전반적인 물량 부족으로 수급 여건이 개선된 영향”이라면서 “연초 자금집행 연기금 수요, 고금리를 제시하는 금고·신협· 농협, 보험사 상품판매, 연기금 대체투자 대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회사채 비과세 등 전방위적인 크레딧 수요 증가로 연초 크레딧 발행도 크게 증가했고 강세 발행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1분기 뜨거웠지만…2분기는 ‘글쎄’

다만 2분기는 뜨거웠던 1분기와 비교하면 다소 차분해질 전망이다. 우선 연초보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꺾인 상태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총재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으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가득했던 시장에 찬물을 뿌렸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회사채 시장 수요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은 국채 금리 수준은 크레딧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아직 글로벌 은행 불안과 국채 금리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연초와 같은 발행 주도의 강세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회사채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역시 여전히 회사채 시장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건설업종에 대한 악화한 투자심리는 회사채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당장 이달 말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세계건설(034300)(A)은 모기업 ‘신세계’라는 뒷배경에도 불구하고 2년물 800억원 수요예측에 단 10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는데 그치면서 건설업종에 대한 여전히 싸늘한 시장의 시선을 확인해야 했다. 한국토지신탁(034830)(A-)과 한신공영(004960)(BBB) 등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업체들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했고, PF 비중이 높은 현대차증권(001500)(AA-)이 미매각을 기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뿐만 아니라 한솔제지(213500)(A)와 한일시멘트(300720)(A+) 등 이번주 수요예측에서 모집 물량을 채우며 흥행에 성공한 기업들도 발행 금리가 민평(민간채권평가사) 평가 금리 대비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되는 등 연초와는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정 연구원은 “기업 신용등급 하향 조정, 부동산 PF 부실 등 연내 크레딧 이벤트 우려들은 연내 지속될 것”이라면서 “이런 부담들이 우량등급으로 투자자 수요를 집중시켜 등급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