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랜드가 중국서 명품 대접 받는 까닭은

여성·캐주얼 등 15개 브랜드 매출 전체 1~2위권 차지
`충분한 시장조사·현지화 전략` 먹혀 들어..`연착륙` 성공
  • 등록 2008-04-06 오후 12:00:00

    수정 2008-04-05 오후 11:22:17

[상하이(중국)=이데일리 유용무기자] 지난 4일 찾은 중국 상하이에 있는 빠바이빤 백화점.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고객들로 북적인다. 중국 내 매출 부동의 1위 백화점답게 빠바이빤 백화점에는 루이비통·샤넬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즐비해 있다.

이런 세계적인 패션브랜드들 틈 사이로 국내에선 친숙한 이름의 매장 한 곳이 눈에 들어온다. 이랜드 `스코필드` 여성복 매장이다.

`스코필드`란 브랜드는 사실 국내에선 매우 낯이 익다. 90년대 초중반까지 중저가형 캐주얼 브랜드로 꽤 이름을 날렸었다. 하지만, 이후 고객들로부터 멀어지면서 3~4년전 자취를 감췄다.

▲ 중국 상하이 빠바이빤 백화점 3층 스코필드 여성복 매장
하지만 중국 현지에선 명품(名品) 부럽지 않은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한국에선 경쟁상대가 되지 않았던 제일모직 `빈폴`과 세계적 브랜드 `폴로`보다도 인지도나 지명도면에서 훨씬 우위에 있었다.

스코필드란 브랜드가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겐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광경일 것이다.

매장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봤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분위기는 예전 한국에서 봤던 매장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 특히 주위의 명품 매장과 비교해 결코 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가격은 더 놀라웠다. 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여성 정장 1벌 가격은 5000위안(1위안=1400원). 우리 돈으로 70만원대다. 중국 사람들 대졸 초임이 2500위안~3000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선뜻 물건을 골라 값을 치른다고 한다.

이 매장의 현지인 매니저는 "평일 60명, 주말에는 100명 정도의 고객이 스코필드 매장을 찾는다"며 "매달 평균 3억~5억원 정도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런 광경은 스코필드 매장에서만 나타나는 일이 아니다. 이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10여개의 다른 이랜드 브랜드 매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1990년대 중반 스코필드·이랜드 등 여성 캐주얼 브랜드 런칭을 시작으로 중국 내 패션시장 공략에 닻을 올린 이랜드는 현재 중국 내 130개 도시, 500개 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매장 수만도 1700개에 이른다.

특히 이랜드가 선보인 여성·아동·캐주얼·내의 등 15개 브랜드 모두는 매출면에서 1~2위권을 다투고 있다.

국내에선 그저 그런 브랜드로 취급받던 옷들이 중국 대륙에선 대접을 달리 받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오기학 이랜드 중국법인 대표는 `현지화` 성공을 첫 손으로 꼽았다. 그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중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하고,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려 한 이랜드의 노력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랜드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현지에서 별도로 디자인해 생산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패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 중국 상하이 빠바이빤 백화점 3층 이랜드 매장
또한 중국인들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사명을 옷을 사랑하는 기업이란 뜻의 `이리엔(衣戀)`을 사용하고 있으며, 매장의 로고 색상도 중국 문화의 특성을 반영해 빨간색으로 택했다. 이 모든 게 중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세심한 배려였다.

여기에 손쉽게 점포를 확장할 수 있는 대리점 체제 대신 꾸준한 관리와 비용이 들어가는 직영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현재의 이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국내의 가두점 매장 형태에서 탈피, 부유층이 즐겨찾는 백화점을 타깃으로 잡은 것. 이랜드 중국법인은 현재 100% 직영체제며, 백화점 입점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중국인들에게 각인받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자, 승부수였다.

미래를 예측하고 던진 승부수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7년간 매출 성장률이 79%, 이익 성장률이 63%에 이른다. 앞으로 2년 뒤면 외형규모가 2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도 성공한 사례로 이랜드를 꼽고 있다.

이랜드 중국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올만한 이유다.

하지만 오기학 대표는 이랜드 중국법인 현재 상황을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무한한 성장성을 갖고 있는 중국 패션시장에서 토종 브랜드 `이랜드`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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