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여행되려면… 약 넉넉히 챙기고 예방접종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지의 질병 정보를 충분히 알아본 후 필요한 의약품을 처방받고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이 때 여행지별로 우려되는 감염 질환뿐만 아니라 평소 갖고 있는 지병 악화를 막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염 교수는 “실제로 감염 질환보다 흔히 발생하는 문제는 본인이 갖고 있던 만성 질환의 악화다.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이 대표적으로 이에 해당되고 뇌졸중 위험군의 경우에도 유의해야 한다”면서 “여행 전 병원을 찾아 상담 후 약을 충분히 챙겨갈 수 있도록 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해 영문 처방전을 챙겨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예방접종의 경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보통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행 이전 최소 1개월 정도의 여유를 갖고 여행자클리닉을 찾는 것이 좋다. 출발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우선 내원해 접종을 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고 떠나야 여행 중 여러 위험 요소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개발도상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의 경우 상담 후 지역에 따라 A형 간염, 장티푸스, 콜레라, 홍역-볼거리-풍진, 수두, 황열 등의 예방접종과 말라리아 예방화학요법이 필요하다. A형 간염의 경우 국내에서도 감염 위험이 있어 예방접종이 필요하지만, 특히 35세 미만 여행자가 신경써야 할 예방접종에 해당된다. 국내 역학조사 결과 35세 이상은 보호항체를 보유한 경우가 많았지만 35세 미만 여행자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질병에 따라 시간 차를 두고 2회 이상 접종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면 가능한 빨리 여행자클리닉을 찾아 미리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 국가에서 쉽게 발생하는 황열은 1회 예방접종을 받으면 거의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 국가들은 입국 시 여행자에게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접종 효과가 주사 후 10일은 지나야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미리 접종을 해야 한다. 황열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발생하며 고열, 두통, 오한, 식욕부진, 황달, 구토, 출혈성 징후 등의 증상을 보인다. 종종 맥박이 느리게 뛰는 서맥이 동반되기도 한다.
유럽행 티켓을 끊었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최근 유럽에서는 홍역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역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항체 검사를 반드시 하지 않아도 괜찮고 여행 2주 전 즈음 통상 1회, 경우에 따라서는 좀 더 시간 차를 두고 2회 접종이 필요하다. 중국, 필리핀, 태국 등 또한 홍역 위험국에 속한다.
이 같은 여행지에서 찾아오는 말라리아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삼일열 말라리아와는 성격이 달라 치료 시기를 늦추면 뇌 손상과 같은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보통 고열, 오한,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호흡곤란, 섬망, 혼수, 발작 등이 발생한다.
◇ 감염 매개체인 모기 접촉 조심해야
△모기 퇴치법
-긴팔 셔츠, 긴바지, 모자를 착용한다.
-실외에서는 DEET 성분의 곤충기피제를 사용한다.
-냉방시설이 가동되고 자외선이 차단되는 숙소에 머문다.
-뿌리는 형태의 스프레이타입 살충제를 옷이나 모기장에 뿌린다. 항공 이용으로 스프레이를 가져가기 어려울 경우 로션 타입 살충제를 사용하며, 평균적으로 3~4시간마다 다시 바른다.
물과 음식 섭취에도 신경써야 한다. 열대 지역 등 수돗물이 비위생적인 국가에서 체류한다면 양치질을 할 때도 수돗물 대신 식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가능한 판매하는 물을 구입해 먹는 등 꼼꼼히 신경써야 설사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식품 위생이 우려되는 지역에서는 날 것을 피하고 익힌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다.
염 교수는 “특히 해산물은 껍질이 두꺼워 익혀도 균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지역을 여행한다면 말라리아, 수막구균 등을 포함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도 경계 대상 중 하나다. 메르스 또한 특별한 예방접종이 없어 손을 자주 씻고 의심 환자를 멀리하는 등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 감염 수칙을 지키고 낙타와 낙타유,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우선 고열, 설사,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났다면 빠르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염 교수는 “약 복용에 그치지 않고 가능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적인 처치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