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진 교체·주주환원’ 팽팽한 활 시위…표 대결 뜨겁다

주주제안 안건 상정 기업, 올해 34개사로 약 2배↑
'G 개선→수익성 제고' 인식 확산… 주주권행사 '쑥'
"주주 대리할 감사위원 진입, 주주환원율 상승 기대"
제도 정비 발 맞춰 이해관계자 공동 노력 지속돼야
  • 등록 2023-03-14 오전 5:00:00

    수정 2023-03-14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행동주의 펀드가 들어 올린 활 시위가 국내 저평가 기업들을 빼곡히 겨누고 있다. 이사회 교체와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 운동이 거세지면서 올해 주주총회 시즌은 역대 가장 첨예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실질적 변화를 감지한 소액주주들의 동참 행렬도 길어질 전망이다. 글로벌에서 외면받던 한국 증시에 빛 한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이달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한 12월 결산법인 상장사는 34개사로 전년 동기(18개사)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총합(28개사)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올해 안건별로는 △이사, 감사, 감사위원 선임(22건)이 가장 많다. 이어 △현금, 주식 배당(20건) △정관변경(15건) 순이다.

주주제안 상정과 이사회와 표 대결로 나타난 실질적인 변화는 주주권 행사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주총에서 에스엠(041510)의 감사를 선임한 이후 지배주주와의 부당 거래 문제를 매듭지었고, 연말연초 회사 변화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들썩였다. 백재욱 한국ESG연구소 센터장은 “경영 관행을 고쳐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투자자들에게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먹튀 우려’에 대해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기업의 근본적 변화로 이뤄진 주주가치 제고는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국내 행동주의 캠페인은 감사위원 선임 등 이사진 교체와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 최대주주의 의결권 3% 제한 등 규정이 발판이 됐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주주행동 대상 기업들의 변화 인식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대부분의 표 대결은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한다”며 “최근 법원이 주주제안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사례만 봐도 거스를 수 없는 공감대가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일반 주주를 대리하는 더 많은 감사위원의 진입, 주주환원율의 의미 있는 상승을 주목한다”고 부연했다.

기업 소유구조 변경 시 주주보호 강화, 배당절차 개선, 전자주주총회 법제화 등 제도 정비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국제적 표준에 부합하는 일부 개선 방안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한국 증시 지적 사항과도 맞닿아 있다. 백 센터장은 “주주권 행사 역사가 길지 않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기업 지속가능성과 주주가치가 고려되는 환경이 후퇴하지 않도록 기관투자자, 의결권 자문사, 상장사, 정부 등 주총 이해관계자 공동의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고양이 닮은꼴...3단 표정
  • 아스팔트서 왜?
  • 한혜진 시계가?
  • 이런 모습 처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