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은 두번째 빅스텝 단행, 소비 투자심리 위축 막아야

  • 등록 2022-10-13 오전 5:00:00

    수정 2022-10-13 오전 5:00:00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 한은은 어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로 0.5%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은 지난 7월에 이어 두번째다. 4, 5, 7, 8월에 이어 이달까지 5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도 한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향후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지속할 것임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 연준(Fed)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입장을 바꿨다. 한 미간 기준금리 역전 폭이 0.75%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환율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환율 폭등은 만병의 근원이다.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를 부추길 뿐 아니라 자본유출 위험을 키워 경제위기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한은이 빅스텝으로 선회한 것은 물가와 환율 방어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여겨진다. 다만 회복 단계에 있는 국내 경기가 치명타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그제 발간한 ‘10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가 지난달 82에서 이달에는 73으로 급락했다. 이는 기업의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로 국내 10대 기업들은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임기 5년간 총 10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하반기에 예정됐던 대규모 투자 사업들이 줄줄이 내년 이후로 미뤄지고 있다. 가계빚이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상황에서 물가와 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가계의 소비여력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돌아보면 고환율 시기마다 수출이 급증해 위기 극복과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환율이 1400원을 넘고 있는데도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의 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20.2%나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와 소비를 위기 극복의 동력으로 삼을 수 밖에 없다. 고금리와 고환율이 소비와 투자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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