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줄섰다…'틈새'소형아파트 인기몰이

소형아파트 취득세 1%
4%대 오피스텔보다 저렴
전입신고 편해 세입자 선호
  • 등록 2015-07-13 오전 5:00:00

    수정 2015-07-13 오전 5:00:00

△공급 부족에다 저금리 영향으로 전용면적 60㎡ 미만의 소형아파트가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매입 수요는 많은 데 매물이 많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GS건설이 지난달 서울 하왕십리동에서 분양한 소형 주택 위주의 ‘왕십리자이’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방문객이 몰려 북적이고 있다. [사진=GS건설]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 여의도에 있는 증권회사에 다니는 권모(35)씨는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얼마 전 살고 있던 오피스텔을 처분하면서 속앓이를 했다. 권씨는 2013년 말 영등포구 당산동 지하철 2·9호선 당산역 인근에 있는 오피스텔(전용면적 28.4㎡)을 2억 2000만원에 매입했다. 당시 2000만원만 더 주면 나중에 신혼집으로도 쓸 수 있는 방 2개 짜리 소형아파트(전용 44㎡)를 살 수 있었지만 아파트보다는 오피스텔의 투자가치가 더 높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당산역 주변에 신규 공급이 집중되면서 입주 10년차인 그의 오피스텔은 2년새 1500만원 가량 가격이 빠졌다. 반면 그가 매입을 염두에 뒀던 소형아파트는 같은 기간 3000만원이나 가격이 뛰었다.

“대기 수요 많은데 매물이 없어요”

전용 60㎡ 미만 소형아파트가 주거용 오피스텔에 비해 적은 세금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세까지 겹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분양 수익이 많이 나는 전용 84㎡형 위주로 공급량을 늘리면서 소형아파트는 입주 물량이 오히려 줄며 희소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수도권 소형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 9831가구로 전년(3만 6966가구)보다 2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입주량이 가장 많았던 2011년(5만 758가구)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대체재 성격을 띠는 오피스텔의 입주 물량이 2010년 6164실에서 올해 2만 2462실(예정)로 5년만에 4배 가까이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소형아파트는 수요 증가에 다 희소성까지 더해져 매매·임대차시장에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젊은층 임차 수요가 많은 마포구 서교동에 들어선 ‘대우미래사랑’ 아파트(전용 28~84㎡ 366가구). 소형 위주로 구성된 이 단지는 집을 사려는 대기자가 줄을 서고 있다. 그런데 매물이 워낙 없다보니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 정도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 곳 전용 43.68㎡짜리 아파트는 올해 초 2억 4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했으나 지난 5월 2억 7000만원에 팔렸다. 임대료도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선으로 인근 같은 면적 오피스텔(보증금 1000만원·월세 90만원)보다 비싸다.

서교동 도은공인 관계자는 “소형아파트는 취득세가 1% 수준으로 4%대인 오피스텔보다 훨씬 낮고 전입신고 등도 편해 집주인·세입자 모두 선호하면서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은 구입할 때 매입가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야하지만 업무용일 경우 이를 돌려받는다. 그런데 오피스텔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면 주거용으로 판정돼 부가세를 환급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못하게 막는 경우가 많다. 세입자 입장에선 전입신고를 못하면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고 보증금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 수단인 확정일자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세입자 입장에선 전입신고와 관련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소형아파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틈새 면적으로 1순위 청약 대박 행진

소형아파트의 가치가 날로 빛을 발하면서 분양시장에서는 신규 물량마다 동나고 있다. 건설사들도 전용 59㎡형만 공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틈새면적의 소형아파트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대우건설(047040)이 지난 4월 서대문구 북아현동에서 ‘아현역 푸르지오’ 아파트(전용 34~109㎡ 315가구)를 분양하면서 전용 34·44·49·53·59㎡ 등 무려 8개 타입의 소형 주택을 선보였다. 이들 소형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최소 16대 1, 최고 52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전 가구 완판됐다.

지난달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에서 GS건설이 공급한 ‘왕십리자이’ 아파트(전용 51~84㎡ 713가구)도 소형 틈새면적인 전용 51㎡형을 선보여 수요자를 사로잡았다. 방 2개와 거실, 주방 등으로 구성된 전용 51㎡형은 분양가(3억 7900만~4억 1400만원대)도 전용 59㎡형보다 1억원 가량이나 낮춰 청약 대박을 터트렸다. 전용 51㎡A형은 전체 평형 중 가장 높은 19.13대 1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소형아파트는 최근 몇년간 공급이 줄어든 탓에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몸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커뮤니티 시설이나 주거 환경 면에서도 오피스텔보다 우위에 있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10~2015년 서울·수도권 오피스텔과 소형아파트 입주물량 변화 추이. 올해 물량은 예정치. [자료=부동산114·단위=가구 및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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