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의 9세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넘게 가둬 숨지게 한 계모의 잔혹한 범행 방법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습니다. 심지어 아이가 숨진 사실을 몰랐느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계모가 “장난치는 줄 알았다”며 황당한 답변을 해 공분을 자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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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방 속에 갇힌 아이, 목 90도 꺾였을 것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살인·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죄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검찰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1심에서 선고한 22년형은 가벼우므로 중한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A씨는 지난 6월1일 오후 12시쯤 천안 자택에서 동거남의 아들 B(9)군을 7시간 이상 여행용 가방에 감금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시 A씨는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B군을 3시간 감금했다가, 또 4시간 가까이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가뒀습니다. 두 번째 가방은 B군의 몸보다 작아 현장 조사 결과 가방 속에서 B군의 가슴과 배, 허벅지가 밀착돼 목이 90도로 꺾였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한 숨을 쉬기 위해 B군이 가방 지퍼 부분을 떼어내고 손가락을 내밀자 테이프를 붙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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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일 의도는 없었다”…계모, 선처 호소
이날 A씨는 재판부가 던진 질문에 황당한 답변을 내놔 방청객이 술렁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친자녀들이 B군이 숨을 쉬지 않아 이상하다고 말했다는데 맞느냐는 질문에 피고인은 “장난치는 줄 알았다. 눈으로는 확인이 안 됐고 안아 보니 팔이 축 처져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119에 신고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엔 “B군을 가방에서 꺼내 안고 흔들었는데 손이 축 처져 기절한 줄 알았다”고 대답해 방청객들을 술렁이게 했습니다.
“인간도 아니다”, “감형 안 돼”…누리꾼 부글부글
숨진 아이에 대한 사죄 없이 ‘살인 의도가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A씨 태도는 국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아이디 ‘hanji****’ 누리꾼은 관련 기사에 “사람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지, 기사를 읽는 데 저도 숨이 막힐 것 같다. 생명을 잃은 아이도 불쌍하고 남은 아이들의 인생도 어찌하나. 아이를 고문하고 잔인하게 죽였는데 절대 선처해줘선 안 된다”라는 댓글을 남겨 1200여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외에도 누리꾼들은 “끔찍한 상황에서 아이가 장난을 치겠나”, “입에서 선처라는 말이 나오다니, 인간도 아니다”. “부디 제대로 된 판결로 아동 학대 범죄의 선례가 되길 소망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9일에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