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인사 태풍…"신관치" VS 금융전문가 모시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추천 외부 입김 의혹
이석준 전 국조실장, NH 회장 선임도 논란
우리금융 등 관출신 인사 추가 낙점 가능성
5대 시중은행 상임감사 모두 금감원 출신
"금융지주 회장 선임, 당국 관여 사항 아냐"
"임종룡 재임했던 농협금융 성공사례"
  • 등록 2022-12-14 오전 5:00:00

    수정 2022-12-14 오전 5:00:00

[이데일리 노희준 전선형 기자] ‘윤석열 정부의 신관치냐, 힘있는 금융전문가 영입이냐’.

연말 금융그룹 CEO(최고경영자) 인사절차가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관피아’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금융그룹 회장 하마평에 경제관료 출신 이름이 잇따라 오르내리자, 한동안 잠잠하던 관치가 윤석열 정부 들어 신관치로 부활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반면 정치권과 선이 닿는, 힘있고 경험 풍부한 관료가 오면 오히려 그룹에 도움이 되는 만큼 ‘금융전문가 모시기’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줄줄이 관피아?


‘신관치’ 논란이 시작된 것은 BNK금융그룹이 최근 외부인사가 회장에 오를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면서다. BNK금융은 2018년 내부 승계로 회장을 선임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운영해왔다. 사실상 외부 출신 회장 후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단 의중이다. 현재 BNK금융그룹 회장 유력 후보로는 내부출신인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를, 외부 출신으론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이현철 전 한국자금중개 사장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이팔성 전 우리그융지주 회장,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등 1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추린 후보군은 총 18명이다.

지난 8일 예상을 엎고 신한금융그룹이 조용병 회장 대신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한 것도 당국과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신관치’ 논란을 키웠다.

‘신관치’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것은 12일 NH농협금융 ‘넘버1’ 회장 자리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선임되면서다. 당초 NH농협 출신인 손병환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이 많았으나, 예상을 깨고 기획재정부 차관,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거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내정됐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은 7대 회장이 되는 이석준 전 실장을 제외하고도 앞선 6명의 회장 중 4명(2대 신동규·3대 임종룡·4대 김용환·5대 김광수)이 관료 출신이다.

일각에선 최근 금융권 내 ‘관치금융’의 힘이 세지는 만큼 추가로 관출신 인사들이 낙점될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른바 ‘관피아’ ‘모피아’ 여론이다. 우리금융그룹 회장에도 벌써부터 관료출신 인물들로 하마평이 돌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이지만, 차기 후보에 대한 말들이 오가고 있다. 차기 회장 후보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입에 오른다. 물론 내부에서 후보로 꼽히는 부행장들도 서울대를 졸업했거나, 대부분 현 정권과 인연이 있는 인물들로 알려진다.

금융전문가 모시기

정반대 시각도 없지 않다. 경험 많은 금융 전문가가 회장직에 오르면 오히려 그룹에 득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NH농협의 경우 스스로 관료를 선호하는 결과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농협금융은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 산하 한 조직으로 농협은 조합장이 선거로 선출되는 특성상 예전부터 정권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완전 민영화된 우리금융 차기 회장과 정부(기획재정부)가 63.7% 지분율로 최대주주인 기업은행(024110) 차기 행장 하마평에 관료 출신 인사가 오르내리는 것도 달리 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기업은행장은 법상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핵심은 ‘외부 인사가 어디 출신이냐’ 보다는 ‘그들이 성과를 냈느냐’에 있다는 지적이다. 농협금융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임종룡 전 회장 시기를 거치며 ‘쌀집 DNA’를 버리고 이전보다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했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임 전 회장 시절 농협금융은 KB금융(105560)과 인수합병(M&A)대전에서 맞붙어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뚜렷한 성과도 냈다.

금융그룹들이 관 출신 상임감사를 모시기 위해 경쟁을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은 내년 3월이나 정기주총일에 임기가 만료되는 상임감사위원 후임을 물색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들 은행은 유력한 후보로 금감원 부원장보(임원) 출신의 양현근 전 한국증권금융 부사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감사는 모두 금감원 임원이나 국장 출신이다. 조성열 하나은행 감사는 금감원 일반은행 검사국장 출신이다. 우리은행 장병용 감사 역시 금감원 일반은행 검사국 부국장과 저축은행 감독국장을 거쳤다. 이익중 농협은행 감사도 금감원 특수은행 검사국장으로 일했다. 임기가 2023년 12월말로 같은 김영기 KB국민은행 감사와 유찬우 신한은행 감사도 금감원 부원장보를 역임한 인사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과 당국 수장 중 소위 누가 힘이 세냐”며 “한쪽으로 힘이 완전히 쏠리는 게 아니라면 금융지주 회장 선임은 당국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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