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치과·신경외과 약, 한번에 먹어도 되나?

부작용 여부 DUR이 점검..."주치의와 상의해야"
  • 등록 2012-09-17 오전 7:00:00

    수정 2012-09-17 오전 7:00:00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60대 강경분씨(가명, 여)는 요즘 세가지 약을 동시에 먹고 있다. 5년전부터 매일 복용하고 있는 고혈압약에, 임플란트 시술과 허리디스크 치료로 치과와 정형외과에서 처방받은 약까지 복용한다. 약 갯수만 15개. 먹으면 한동안 약에 취한 듯 몽롱한 기분이 든다. 한번에 이렇게 많은 약을 복용해도 되는 것인지 고민이다.

고령화로 인해 노인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강씨와 같이 여러가지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9년 분당서울대병원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들은 평균 두세 종류의 약을 먹고 있었고 10가지 이상의 약을 먹는 사람도 2%나 됐다.

그러나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상호작용을 하는 약의 특성상 서로 다른 약을 동시에 먹었을 때 예측한 치료효과와는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조사에서도 노인 입원 환자 가운데 7%는 중복해서 먹는 약의 부작용 때문에 병이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관절염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기관지염으로 내과에서 항생제를 처방받아 함께 복용하면 경련이 일어날 수 있다. 함께 먹어서 안되는 로이친캅셀(진통제)와 씨프로바이정(항생제)를 동시에 먹는 경우다.

협심증약을 복용하던 남성이 비뇨기과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뒤 실신한 사례도 있다. 협십증약과 발기부전치료제를 동시에 복용했는데, 혈관확장작용 증가로 저혈압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약의 부작용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서는 의약품안심서비스(DUR)이라는 제도를 통해 의사가 약을 처방하고 약사가 약을 조제하는 단계에서 함께 먹어서는 안되는 약을 걸러준다. 본인 먹고 있는 약이 병용금기, 연령금기, 임부(임산부)금기, 안전성 관련 사용 중지 의약품에 해당되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전체 병·의원, 약국의 98.4%(올해 3월말 기준)가 DUR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의사나 약사가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약을 동시에 먹어도 큰 문제는 없다. 그래도 궁금하다면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의 의약품안심서비스에서 처방받은 약을 입력하면 복용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김경수 임상약리학회 이사장은 “나이가 들면 다양한 질환이 나타나기 때문에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간이나 심장이 안 좋거나, 특이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면 DUR 점검을 받은 약은 중복복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 앞에서 소개한 강씨는 세가지 질병으로 처방받은 약을 함께 먹어도 되나? 원칙적으로는 ‘그렇다’이지만 노하우도 필요하다. 의사가 처방해준 약은 모두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강씨가 처방받은 약 중에서 고혈압약은 복용해야 하지만, 허리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진통제 등은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잠시 복용을 중단해도 무방하다. 여러가지 약을 동시에 먹어야 하다면 의사와 상담을 통해 복용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

김 이사장은 “약을 먹고 몽롱한 기분이 든다는 것은 심리적인 요인일 수도 있다”면서 “혼자 약 중단여부를 결정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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