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LED TV 기틀 다진 장은주 펠로우
삼성전자가 2002년 도입한 펠로우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핵심 기술 인재에게 부여되는 직책으로, 삼성전자 기술직은 이를 ‘최고 영예’로 여긴다. 무척 까다로운 선발 요건으로 내부적으로 ‘삼성 노벨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장 펠로우는 사내에서 다수의 여성 최초 기록 타이틀을 보유한 인물이다. 지난 2012년 마스터(임원급 전문가)에 선임된 것도, 2015년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수상한 것도 모두 여성으로서 그가 처음이었다.
이 같은 영예는 포기를 모르는 그의 끈질긴 승부사 기질 덕분이었다. 포항공대와 오타와대에서 촉매를 연구하던 그는 200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입사했지만 1년 반 만에 촉매 과제가 끝나며 위기를 맞았다.
이에 장 펠로우는 촉매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퀀텀닷(양자점)에 흥미를 느끼고 홀로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친환경 차세대 유망기술이라고 확신했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퀀텀닷을 연구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2002년부터 13년 동안 끈질긴 연구 끝에 그는 2015년 카드뮴이 없는 퀀텀닷 기술을 독자 개발해 SUHD TV를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퀀텀닷은 빛을 흡수하고 발광하는 특성 때문에 광 디바이스 응용에 활발히 연구되긴 했지만 카드뮴 등 중금속 때문에 기술적으로 확산되지 못했지만 이를 극복한 것이다.
퀀텀닷 기술은 삼성전자가 내놓은 프리미엄 제품인 QLED TV를 만드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학력주의 없다” 고졸 신화 남정만 상무
3분기 말 현재 삼성전자 임원 1050여명 가운데 현재 최종학력이 고교인 임원은 남정현 글로벌기술센터 제조혁신팀장(상무대우)과 황대환 무선 글로벌제조센터 담당 상무, 2명으로 극히 드물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그는 냉장고 개발 한길만을 묵묵히 걸어오며 전문성을 인정 받았다. 1986년 전남기계공고를 졸업한 그는 냉공조사업부 냉장고개발그룹 책임으로 입사한 이래 냉기개발그룹 수석, 냉장고기술파트장, 냉장고기술그룹 등 냉장고 관련 업무를 담당해왔다.
김주년(48)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2실 담당 전무도 남 상무보다 앞서 고졸 신화를 쓴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고졸 제조직으로 1986년 입사해 ‘애니콜’ 휴대전화를 만들던 1993년 무선 단말 개발 업무에 합류했다.
그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데 큰 공을 세우며 입사 25년 만에 상무를 달았고 이번 인사에서 6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두 번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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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받던 장학생, 디자인 총괄로…이돈태 부사장
이번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돈태(사진·49)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은 삼성전자에 2015년 영입됐지만 삼성와의 인연은 2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4년 전 삼성 장학생이 삼성 디자인 혁신을 주도하며 부사장까지 승진한 셈이다.
기업 성과를 함께 고민하는 ‘디자인 경영자’로 알려진 이 부사장은 런던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해 세계적 디자인 꼽히는 영국 탠저린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당시 그는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영국항공 비즈니스석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2002~2006년 삼성물산 주택건설 디자인 고문으로서 래미안 주거공간 디자인에 참여하며 삼성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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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부터 삼성까지 아우른 반도체 전문가 박용인 부사장
시스템 반도체 분야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꼽히는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LG반도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을 거친 그는 2009년부터 5년 가까이 지금의 DB하이텍(동부하이텍(000990))에서 대표를 지냈다.
2014년 3월 동부하이텍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박 부사장은 한 달여 만에 삼성전자에 전무로 합류했다. 이후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차세대제품개발팀장을 맡다가 2015년부터 센서제품개발팀을 이끌고 있다.
센서는 사물인터넷(IoT)과 빅 데이터 활용이 늘어나면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분야로 그간 성과와 중요도를 고려해 이번 승진 인사에 포함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제품군이 다양화하는 데도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